조류 인플루엔자 및 구제역 등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재해는 전세계적으로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도 영국, 인도네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해 감염 및 사망까지 이어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감염 발생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과거 피해 경험을 가지고 있는 만큼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이와 관련 더욱 효율적인 조류 인플루엔자, 구제역 방역 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하 검역원)은 지난 3월 간담회를 갖고 조류인플루엔자 방역대책 및 구제역 특별방역대책 계획 등 2008년도 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조류 인플루엔자의 경우 올해 들어 총 16개국에서 H5N1 AI가 발생, 인도 북동부에서 시작 후 농가의 방역의식 부족 및 비협조 등으로 인해 방글라데시 등 인근 국가로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등 14개국은 이번 AI 발생으로 366명이 감염되고 32명이 사망했다.

강문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장은 “전 세계적으로 AI 등의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피해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상황으로 우리나라도 미리 확실한 대비책을 마련해두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그동안 발생했던 피해상황에 대해 긴급 대응하는 사후 복구식에 의존한데다 중·장기적인 관점의 업무 리모델링이 미흡함을 인식, 올해의 경우 조류인플루엔자, 구제역 등 국가 재난형 질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예방적 방역 활동(기술) 체계 구축에 더욱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류인플루엔자 최근 2년간 총 7건 발생

	(그림1) 조류인플루엔자 국내 발생현황

우리나라는 2004년 3월 이후부터 조류인플루엔자 청정국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2006년 11월 22일부터 다음해 3월 6일까지 104일간 전국 3개도 3개시에서 총 7건의 조류인플루엔자 감염이 발생하면서 청정국 유지관리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질병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 방역조치를 실시, 발생농장 감수성 동물 및 인근지역 사육가금류를 살처분·매몰하고 방역대 설정(오염·위험·경계지역) 및 이동제한을 실시했다.

또한 검역원을 비롯해 농림부와 시·도, 시·군에 비상방역 대책상황실을 설치·운영에 들어갔다. 우리나라의 경우 AI바이러스 유입은 철새에 의한 가능성이 가장 크며, 발생 농장으로의 질병 유입은 오염된 철새 분변 등이 사람, 차량을 통한 기계적 전파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철새와 텃새, 오리 그리고 민통선 지역 텃새 등 야생조류에 대한 예찰활동을 철저히 진행했으며, 그 결과 국제수역사무국(OIE) 규정에 따라 마지막 발생지(천안)의 살처분 종료(07.3.17) 이후 3개월이 경과되는 시점에 공식 통보해 지난해 7월 고병원성 AI 청정국 지위를 회복했다.

	(그림2) 구제역 국내 발생현황(2000년, 2002년)

2002년 6월 이후 구제역 청정지위 유지

	검역원 질병관리과 김동욱 수의사무관은 이번 간담회에서 조류인플루엔자 대책에 대해 "AI 대비를 위해 오리항체 검사방법을 신규도입하고 검사체계를 개선하며 특별방역대책 기간 이후에도 오리 AI 예찰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발표 마지막 순서로 '디지털가축방역통합시스템' 시연을 가졌다.

구제역의 경우, 강도 높은 방역 대책으로 2002년 6월 이후 구제역 청정지위 지속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서 수입건초·해외 여행객·남은 음식물 등 유입 경로별 효과적인 국경검역 조치로 병원체 유입을 사전에 차단하고, 가상 방역훈련 및 상황실 운영 등으로 질병 발생 시 신속한 대응체계 확립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효율성 높은 방역을 위해 발생 예방에 대비한 소독활동 정례화와 소독실태를 점검하고 구제역 혈청검사도 벌였다. 이와함께 외국인근로자 방역지침을 마련해 배포하기도 했으며, 특히 몽골과 협조체계를 재구축해 구제역과 관련한 공동 연구 및 북한 구제역 발생에 따른 방역지원에도 나섰다. 또 국가위기능력 제고를 위한 국가재난 대응 종합훈련을 실시, 검역원을 비롯해 농림부, 9개 시·군 150명이 참여했다.

디지털 가축방역시스템으로 선징형 질병관리체계 구축
검역원은 바이러스 전염에 의한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부터 가축 방역에 있어 사전예방 위주의 대책에 초점을 맞춘다. 먼저 조류인플루엔자, 구제역 등 주요 악성가축전염병의 집중관리를 강화한다. ‘조류인플루엔자 특별방역 대책기간’을 설정, 중앙과 지자체의 상황실 운영을 통한 24시간 비상체계를 가동하고 집중관리지역(14개 시·군), 철새도래지(41개소)에 대한 예찰활동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또한 현장중심의 맞춤형 질병진단 서비스 제공으로 질병피해 최소화에 나섰다. 질병 현장의 문제 해결을 위해 질병별 담당자 지정을 통한 진단 서비스 및 전문성을 배가하고, ‘질병진단센터’ 운영으로 신속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더불어 국제수준의 표준화된 진단기술을 확립하고 보급해 질병진단시스템을 구축, 국제인증도 추진키로 했다. 이외에도 축산단체·전문가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방역활동의 효율성을 증가시키고, 디지털 가축방역시스템(DIMS)을 가동해 과학적 가축방역을 바탕으로 한 선진형 질병관리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2월 현재, AI 국내유입 징후 없어

	(그림3) 07/08년 특별방역대책 추진 현황

검역원은 국내 및 국경으로 구분해 조류 인플루엔자 방역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국내에는 닭·오리 등 가금류 사육농가 중심의 자율적인 차단방역을 유도한다. 또한 AI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은 경로의 지속적 예찰활동에 앞서, 지난 2월 광범위한 예찰 결과 현재까지 고병원성 AI의 국내 유입의 징후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자체 가축방역 담당공무원에 대한 교육·홍보 강화에 주안점을 두고, 이미 지난해 10월에 ‘AI 방역실시요령’ 및 ‘긴급행동지침’ 개정판에 대한 교육과 시·도 가축방역관 AI 검사담당자 진단기술 전수교육이 열렸다. 같은해 12월에는 조류인플루엔자 국제 심포지움도 개최했다. 국경검역의 경우 가금육 교역국 등에 대해서 AI 발생 동향에 따라 신속하게 검역조치토록 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11월엔 영국 AI 발생에 따라 영국산 가금·가금육을 수입금지시켰으며, 올 1월엔 인도와 방글라데시 내 AI 확산에 따라 국경검역을 강화했다. 올해 5월까지 바이러스 관련 각 검사법을 시·도 검사담당자 교육을 통해 기술이전도 실시한다. AI 특별방역대책 기간 이후에도 오리 AI 예찰은 지속적으로 실시될 예정이다.

국경검역과 국내방역 강화에 주력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주요업무 추진계획에 대한 출입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임원진들의 모습

구제역 방역책의 기본 방향은 철저한 국경검역과 국내방역으로 발생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다. 검역원은 위험기간인 3~5월을 ‘특별대책기간’으로 지정해 강도 높은 대책을 추진한다. 국경 검역에 대해서는 병원체의 유입경로별 차단검역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게 되는데, 수입건초 소독·입국자 신발소독·휴대축산물 검색(위험국 운항 노선 집중)·밀수 축산물 단속·외국 농업연구생 입국시 교육 등의 조치들이 이에 속한다.

또한 해외 여행객에 대한 국경검역 교육 및 홍보도 소홀히 하지 않을 계획이다. 입·출국자에 대한 교육·홍보, 축산농가 방문자제, 인터넷 홍보, 캠페인 등을 실시토록 했다. 국경검역 상황 점검 및 유관기관 협조체계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한편 해외 가축질병 발생 동향을 신속하게 파악하기 위해 해외동향 정보분석팀을 운영하고 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효율적인 국내 방역을 위해서 공동방제단(1만5천명)을 동원해 연 20회 소독 및 실태 점검에 들어간다.

의심이 되는 가축의 감염여부 조기 발견을 위한 예찰활동도 강화되며 혈청검사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특별 방역대책기간 중에는 상황실을 운영하고 비상연락체제를 상시 유지키로 했다. 이때 검역원을 포함, 농림부, 지자체, 시, 도 가축방역기관이 24시간 비상연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외에도 ‘가축방역협의회’ 운영을 정례화하고 방역상황 등을 수시로 점검하는 것은 물론, 구제역 도상훈련 확대를 통한 지자체의 초동 대응능력 배양에도 심도있게 대처함으로써 발생가능성을 차단하는 방법론으로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