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여년 동안 온갖 풍상을 견뎌온 국보 1호 숭례문이 지난 2월10일 화재로 5시간 만에 잿더미로 변했다. 국보 1호가 불타고 붕괴되는 모습을 본 국민들의 가슴은 무너져 내렸고 목재 문화재에 대한 소방시설 미흡도 도마 위에 올랐다. 숭례문화재는 70대 남성이 사회를 비관하고 방화를 저질러 발생했고 참사가 아닌 방화에 의한 인재였다는 것은 더욱 충격이었다. 임진왜란은 물론 병자호란을 꿋꿋이 버텨내고 한국전쟁마저도 이겨낸 숭례문이 맥없이 무너지자 기본적 위기관리 대응시스템 부재도 책임이 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불이 발생한지 5분 만에 소방관들이 속속 도착, 소방차 90여대와 소방대원 300여명이 동원돼 불을 끄기 시작했지만 3시간 동안 진화돼지 못했다. 지붕이 특수기와인데다 한식구조 특성상 어려웠다는 소방관계자의 말은 한마디로 어떻게 불을 꺼야 하는지 몰랐다는 것이다. 결국 5시간 만에 2층 누각에 이어 1층 누각까지 붕괴됐고 문화재 화재에 대한 대응책이 미비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줘 언제 또 발생할지 모르는 각종 재앙에 대비한 매뉴얼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됐다. (3월호 5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