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방재청(청장 박연수)이 올해를 ‘화재피해저감 원년’으로 정하고 ‘화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일본인 관광객 등 15명의 목숨을 앗아간 지난해 11월14일 부산 실내사격장 참사와 같은 후진적 화재사고를 뿌리 뽑고 화재 사망률 10% 이하 저감 목표를 이루기 위함이다.

소방방재청은 6일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 3층 국제회의장에서 박연수 청장과 이기환 차장을 포함해 17개 소방본부장 및 185개 소방서장 등 220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 소방지휘관 워크숍을 열고 ‘화재와의 전쟁’ 선포식을 가졌다.

소방방재청이 ‘화재와의 전쟁’ 선포라는 이벤트까지 기획한 데에는 국내 재난사고 가운데 교통사고를 빼면 화재사고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소방방재청 발표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05~2009년) 평균 다중이용업소 화재발생건수가 12.8% 늘어나고, 화재로 인한 인명·재산피해도 각각 4.5%와 31%씩 증가하고 있다.

소방법 위반(최근 5년간 평균 5887건·미납율 24.5%)과 소방시설 관리소홀(미작동율 22%), 사용능력 미흡(미사용율 42%) 등도 문제다. 게다가 비상구 폐쇄·물건적치에 따른 과태료 부과율도 전년대비 3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화재에 대한 국민의 안전의식과 책임감 부족으로 매년 확대되는 인명·재산피해를 줄이기 위해 ‘화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고 소방방재청은 설명했다.

이날 전국 소방지휘관 워크숍에서 박연수 청장은 화재와의 전쟁 선포식에 앞서 올해 소방방재청 주요정책 방향과 핵심과제 설명회를 통해 ‘원천적 화재저감과 사회안전망 확충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소방관서 중심의 일반적ㆍ전수적 소방검사가 건물주에 의한 자체점검과 소방관서의 선택적ㆍ집중적 특별조사체제로 전환된다.

특히, 화재취약대상, 자체점검 부실대상, 국가행사대상, 대형화재 발생건물 등에 대한 특별조사 결과 적발된 위반행위자에게 부과되는 과태료를 현행 2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확대해 처벌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소방방재청은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의 연내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인명피해 발생 가능성이 큰 시설의 화재보험 의무가입 등 화재보험제도 개선방안도 마련된다. 특정소방대상물과 비교해 인명피해가 건당 2.2배나 높은 다중이용업소 17만7144개소는 면적과 업종에 상관없이 자력배상확보를 위해 화재보험에 의무 가입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다중이용업소 인ㆍ허가에 화재보험 가입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안전등급과 동일건물 내 5년간 손해율에 따른 보험료 할인ㆍ할증대상을 확대ㆍ적용하며, 화재보험 가입업소 표시제도 도입할 예정이다.

그밖에 지하층, 무창층 등 밀폐공간은 규모에 상관없이 모두 스프링클러를 설치토록 하는 스프링클러 소화설비 설치대상을 강화하고 담뱃불 화재(30.2%)를 줄이기 위한 화재안전담배 기준개발, IT기반 화재관리시스템 표준기준 연구개발 등이 추진된다.

이날 워크숍에서 박연수 청장은 “원천적 화재저감과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해 불난 책임, 불낸 책임, 불끄는 책임을 명확히 하고, 국민과 함께 하는 소방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며 “‘부주의’가 전체 화재원인의 48.1%를 차지하는 만큼 대국민 홍보와 국민의 협조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화재와의 전쟁’ 선포문
소방방재청은, 국민과 함께 국민 안전에 관한 우리사회의 자기책임 실현 풍토를 조성해 나가면서, 화재로 인한 사망률을 10% 줄이기 위하여 2010년을 ‘화재피해저감 원년의 해’로 정하고, 우리 모두는 다음사항을 실천해 나갈 것을 다짐한다.
하나. 우리는 원천적 화재저감대책과 화재피해에 대한 사회안전망 확충을 추진한다.
하나. 우리는 구조구급역량 선진화를 최대한 앞당긴다.
하나. 우리는 능력있고 신뢰받는 소방관을 추구한다.
위와 같은 국민과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하여 전국 소방지휘관들은 힘과 뜻을 모아 안전선진국으로의 도약의지를 천명하면서 ‘화재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2010년 3월 6일 소방방재청장 박연수

< 재난포커스 -  이주현 기자  yijh@di-focu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