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도(東京都)는 2월2일 ‘행정의 BCP’(신종 인플루엔자편) 초안을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행정 BCP 초안은 도쿄도에서 신종 플루(강독형) 유행에 대비해 각각 2005년 12월과 2007년 3월에 마련했던 행동계획과 대응 매뉴얼에 지난해 4월에 발생한 신종 플루(약독형) 사태로 얻은 교훈을 덧붙인 것이다.

< 재난포커스 - 김용삼 기자 >

도쿄도 총무국은 이번 행정 BCP 초안에 대해 “신종 플루 발생 시 수도 도쿄의 행정 시스템을 명확히 했다”며 “직원 40%가 결근하는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면서 바이러스 감염력이나 독성, 치료약의 유효성 등에 따라 탄력적·기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행정 BCP 초안은 ‘도쿄도민 생명과 건강을 지킨다’ ‘도쿄도민과 수도 도쿄의 도시 기능을 유지한다’의 2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본방침으로 예방 철저, 보험의료시스템 강화 등을 들었다. 또 신종 플루 예방을 위해 도민과 기업 사이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확립, 불필요한 외출 자제, 학교의 휴교, 집회 및 이벤트 자제 요청 등 도쿄도민과 관내 구 및 시읍면·사업자등과 일체가 된 대책을 추진한다.

행정업무 연속 위한 각종 대책 제시
보험의료시스템 강화는 상담체제의 강화와 의료체제 확충, 도민생활의 유지는 도민생활과 기업에 대해 지원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이 가운데 기업지원 방안으로 도쿄도는 중소기업 BCP 책정을 지원하는 일뿐 아니라 신종 플루 감염 확대에 따라 운용자금 확보가 곤란해지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제도융자를 실시하는 것까지 포함시켰다. 도시기능 확보와 관련해선 전기, 가스, 수도 등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라이프라인 기능 유지, 도민의 안전·안심 확보, 위기관리체제의 3개를 대책을 마련했다.

도쿄도의 행정 BCP 초안은 특히 라이프라인 기능 유지에 대해 업무를 계속하는 데 꼭 필요한 인원을 확보하기 위해 경험자나 퇴직자를 활용할 방침이다. 도쿄도는 신종 플루 대책을 추진할 때 결근 등으로 직원이 현저하게 줄어드는 가운데서도 감염 확대 방지책, 위기 관리상 필요한 업무 등 도민의 생명을 지키고 도시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업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각 부서에서 ‘새로 발생하는 업무’ ‘계속 업무’ ‘축소 업무’ ‘중지 업무’를 명확하게 했다.

또 ‘축소 업무’ ‘중지 업무’를 맡은 직원들을 필수 업무 지원에 활용하는 것으로 계획했다. 구체적인 인원 배정 계획은 올해 안에 수립할 ‘각 국별 BCP’를 통해 확정할 방침이다. 도쿄도 쪽은 “앞으로 초안에 대한 도쿄도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반영해 3월 말 행정 BCP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견수렴 기간은 2월3일부터 2월26일까지다.

재난관리 우수기업 저리융자
BCP 등 물류업체 종합방재시스템 구축 지원
방재 대처 능력이 우수한 기업을 대상으로, 그 기업의 재난관리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우대금리로 융자해준다. 일본정책투자은행(DBJ)은 2006년 4월 민간기업의 재난관리 시스템 구축을 지원하는 ‘방재격부융자’ 제도를 도입했다. 일본정책투자은행의 전신은 국영 정책 금융기관으로 1951년 설립된 일본개발은행이다. 1999년 일본정책투자은행으로 이름을 바꾸고, 2008년 10월1일 민영화됐다. 일본정책투자은행은 방재격부융자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2007년 4월까지 10개 기업에 융자를 했다.

초기 융자대상은 대부분 지진 대책 관련 사업으로 10건 중 3건이 건물의 면진 사업이었다. 이후에도 꾸준히 재난관리 우수기업에 자금을 빌려주고 있다. 방재격부융자는 내각부 중앙방재회의에서 만든 ‘방재에 대한 기업의 대처’의 자기평가 항목을 바탕으로 일본정책투자은행이 구축한 독자 평가 시스템을 통해 방재에 대한 대처가 뛰어난 기업을 평가·선정한 뒤 이뤄진다. 최근엔 지난해 12월25일자 오사카의 항만운송회사 사쿠라지마(櫻島)부두가 방재격부융자를 받았다.

사쿠라지마부두의 재난관리 시스템을 평가하고 BCP 책정과 같은 방재사업에 대해 저리 융자를 해준 것이다. 사쿠라지마부두는 오사카항 중심 사쿠라지마 지역에서 물류 중계업을 하는 종합 항만운송 사업자다. 많은 기업이 자리한 간사이권을 배후로 해 입지 조건이 좋고 약 19만㎡ 부지에 대형 외항선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와 대형 크레인 등을 갖췄다. 원재료를 중심으로 액체화물, 냉동화물 등 다양한 화물을 취급중이며 재난이 발생하면 고객 화물의 안전을 확보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이번 융자에 대해 일본정책투자은행은 “지진에 대비해 지진 방재 규정과 예방 규정을 책정하는 등 전사적 지휘명령체계를 정비하며 창고·탱크 등에 대한 내진화도 추진하는 등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양쪽에서 방재사업을 진행하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쿠라지마부두는 위험물을 취급하는 사업 특성에 맞춰 기름 처리, 탱크 냉각 등 2차 재해에 대처하기 위해 철저한 훈련을 실시하고 백업시스템 정비 등에 힘쓰고 있다.

	일본 정책투자은행

또 오사카항 내 자치단체 및 관련 기업과 공동 방재 등을 실시해, 자사뿐만 아니라 지역과 관계사가 함께 참여하는 방재시스템 만들기를 추진하는 것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쿠라지마부두에 대한 융자는 부두시설 방재기능 유지·강화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오사카 지역 항만 운송 사업자 가운데 첫 방재격부융자 대상으로 선정된 사례다.

일본정책투자은행은 사쿠라지마부두에 대해 “앞으로 시설 안전성 향상을 착실하게 진행함과 동시에 각 기업이 공급망 방재 대책을 실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류사업자로서 재해 전반에 대응한 업무연속성계획(BCP) 책정에 의해 고객이나 수송 업자 등과 협조한 종합 방재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