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홍수·호우·강풍·풍랑·해일·대설 등 풍수해로 주택이나 온실이 피해를 입었을 경우 필요한 복구비의 최대 90%까지 지급하는 풍수해보험 상품이 판매된다. 소방방재청은 올해 풍수해보험 국비지원사업비 68억원을 통해 4월1일부터 세입자 동산 침수보험금 지급액 2배 인상, 온실 보험료 평균 12.9%인하 등 새로운 제도를 적용한 상품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 재난포커스 - 이주현 기자  yijh@di-focus.com >

풍수해보험은 피해보상을 위해 소방방재청에서 운영하는 정책보험으로, 2006년 3월3일 공포된 ‘풍수해보험법’에 따라 같은 해 5월 16일 9개 지역에 시범사업이 실시되고, 2008년 4월1일부터 전국사업으로 확대됐다. 소방방재청은 올해 3월3일 풍수해보험심의위원회를 개최해 풍수해보험 상품개선을 심의·의결하고, 4월1일부터 동부화재·삼성화재·현대해상 3개 보험회사를 통해 판매중이다.

57~64% 정부지원…주민 36~43% 부담
풍수해보험은 전체 보험료의 57~64%를 정부에서 지원하고, 주민은 36~43%만 부담한다. 따라서 적은 비용으로 풍수해 피해를 입었을 때 실질적 복구비를 확보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이에 대해 소방방재청은 “주택, 온실(비닐하우스 포함)을 소유한 국민은 예상치 못한 태풍이나 집중호우, 대설 등과 같은 풍수해 피해에 대비하기 위해 풍수해보험에 가입하길 권한다”고 밝혔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지난해엔 풍수해보험이 전국사업으로 확대된 첫 해인 2008년에 비해 가입자가 크게 늘어나 국비지원 보험료 68억원이 8월말에 동이 났다. 이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에는 많은 주민이 보험에 가입하지 못했다.

2008년 12월말 풍수해보험 가입실적은 24만3434가구였으나, 지난해는 8월말까지 46만885가구가 풍수해보험에 가입했다. 이처럼 풍수해보험 가입자가 크게 늘어난 데 대해 소방방재청은 “재해피해 발생 시 정부의 무상지원금제도에서 벗어나 태풍, 홍수, 호우, 대설 등과 같은 풍수해에 스스로 대비하려는 인식이 점차 확대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며 “올해의 국비지원 풍수해보험료 예산이 지난해와 같기 때문에 보험 가입을 희망하는 국민은 정부 보조금이 떨어지기 전에 서둘러 가입해야 한다”고 권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지구촌이 몸살을 앓아 세계 곳곳에서 풍수해가 속출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최근 들어 지역별 시간당 강우량 차가 커지고 집중호우가 빈번해 정부 대응에 한계가 있으므로 주민 스스로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게 소방방재청 설명이다. 게다가 “올해 여름은 대기 불안정으로 인한 국지성 호우가 잦을 것이라는 예고가 나오고 있어 풍수해보험이 안전지킴이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자치단체는 물론 보험회사의 적극적인 가입홍보와 주민들의 관심이 매우 중요하다”고 소방방재청은 강조했다.

온실 12.9% 인하…동산 피해 2배 인상
소방방재청 풍수해보험팀에 따르면, 올해 풍수해보험 상품 주요 개선사항은 주택의 경우 세입자 동산 침수피해 때 기본침수보험금 2배 인상 등이 포함됐다. 예컨대 보험가입 금액 비율 50%형 50㎡이하일 경우 세입자 동산 기본침수보험금이 12만원에서 24만원으로 인상된다. 또 공동주택 실손형인 풍수해보험 Ⅲ형으로 계약자 임의선택이 가능한 계약자가 임의선택 할 수 있는 자기부담금(10만원~50만원) 특별약관을 새로 만들었다. 온실의 경우엔 2006부터 지난해까지 실적 손해율을 반영해 전년대비 보험료를 평균 12.9% 인하했다.

예컨대 지난해엔 500㎡ 철재파이프하우스를 가진 주민이 70%형 풍수해보험에 가입할 경우 보험료로 25만3000원을 부담해야 했으나 올해는 22만원으로 줄었다. 축사는 지난해 3월5일 농어업재해보험법이 개정돼 올해 1월1일부터 농작물재해보험으로 판매되며 풍수해보험에서 상품판매가 폐지됐다. 또다른 개선점은 국비로 지원하는 부가보험료를 100%에서 90%로 10% 축소하고, 기초생활수급자 지원 위험보험료를 90%에서 85%로 5% 축소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소방방재청은 “국가재정의 건전성을 도모하고 주민자율방재 의식을 고취하기 위해”라고 설명했다.

풍수해 보험상품은 시설물 복구기준액 대비 70%, 90%를 각각 보상하는 2종으로 구성되며, 주택에 한해 50% 보상상품을 운영한다. 주택, 온실 소유자가 풍수해보험에 가입하려면 합법시설물이아야 한다. 특히 비닐하우스는 농림부가 고시한 표준·내재해형 시설만 가능하다. 다만, 표준·내재해형이 아닌 비닐하우스도 전문기관 구조해석 결과 시설강도가 내재해시설 설계강도 기준 이상이거나 농림부가 정한 보강시설을 설치한 경우 가입할 수 있다.

보험료 840만원으로 1억 이상 보상
소방방재청 재해보험팀은 풍수해보험이 시범사업으로 실시된 2006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31일까지 613건에 대해 보험금 17억2100만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재해보험팀 발표에 따르면, 풍수해 보험금을 받은 613건 가운데 전남 나주시 온실 소유자는 보험료 840만원을 납부하고 피해를 입어서 2007년 12월 보험금 1억1000만원을 수령했다. 또 2006년 7월 보험료 9800원을 납부한 경북 예천군의 주택에 대해 보험금 1500만원이 지급된 경우도 있었다.

풍수해보험의 필요성에 대한 우리 국민의 인식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방재청이 지난해 12월말 SIS리서치컨설팅에 의뢰해 실시한 풍수해보험 가입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풍수해보험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2008년에 비해 4.7% 상승한 98.0%에 달했다. 특히 긍정적 만족의사 표시는 2008년 대비 0.8% 상승한 93.1%로 조사됐고, 재가입 의사를 밝힌 경우도 79.5%에 이르렀다.

풍수해보험 상품은 보험설계사 등이 개별 보험가입자를 상대로 한 일반적인 판매방식으로 진행되며, 필요한 경우 사업홍보 등에 지자체 공무원이 협조하고 있다. 단독주택(동산포함)에 한해선 4월과 10월 지자체를 통해 단체가입하면 주민부담 보험료 10%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또 필요시 단체로 가입할 수 있는 기간을 연장할 수 있으며, 공동주택도 단독주택과 같이 정액보상 상품으로 가입할 경우 단체가입 할인이 가능하다.

풍수해보험 전문 손해평가인 양성
한편 소방방재청은 대규모 풍수해 발생 시 피해조사 등을 위해 ‘풍수해보험법’ 제16조에 따라 손해사정사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과 별도로 자격요건을 충족한 지역주민 등을 손해평가인으로 양성해 활용중이다. 4월 현재까지 364명이 손해평가인으로 양성됐다. 소방방재청은 국립방재교육연구원 등에서 지역자율방재단원 등을 손해평가인으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소방방재청은 또 풍수해보험 활성화를 위해 교육, 연찬회 등을 통한 담당공무원 역량강화를 추진한다.

소방방재청, 지방자치단체, 보험사 등 관련기관 관계자 등이 모두 참여하는 교육 및 연찬회를 개최하고, 국립방재교육연구원 내 풍수해보험실무자 과정 및 손해평가인 양성 과정을 개설해 풍수해보험 담당공무원의 전문역량을 높이겠다는 게 소방방재청 계획이다. 그밖에 소방방재청은 풍수해보험 우수기관을 선정해 포상하기로 했다. 풍수해보험 전국사업 3년차를 맞아 안정적 추진기반 구축을 위해 우수기관에 대한 표창과 포상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보험가입 실적 및 지방비 부담 정도, 전년 대비 실적 우수, 기관장 관심도 등 객관적 평가지표(공통지표)와 지자체 별 풍수해 피해 이력, 재난 위험도 등 특성화된 지표(차별화지표)에 따라 획득점수를 계량화해 우수기관을 선정하고 표창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8월까지 사업포상(안) 마련해 지자체에 통보하고, 지자체 의견 수렴을 거쳐 12월 우수 기관(지자체)와 보험사(지점)에 표창을 주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