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소방방재청은 지난 4월 4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 청룡교 인도 붕괴사고를 계기로 ‘88올림픽 관련 시설물’에 대한 긴급안전점검을 실시했다. 8일부터 16일까지 잠실종합운동장 내 5개소 등 88 올림픽 개최 경기장 21개소, 올림픽공원 내 교량 7개소 및 상징조형물 1개소 등 29개소를 대상으로 진행한 안전점검 결과 107건이 지적됐다.

< 재난포커스 - 이주현 기자  yijh@di-focus.com >

88올림픽 관련 시설물 긴급안전점검을 위해 소방방재청은 시설안전과장을 반장으로 2개조 13명으로 이뤄진 중앙점검반을 포함해 각 분야 학자, 기술자 등 100여명으로 구성된 중앙안전점검단을 운영했다. 중앙안전점검단에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시설안전공단,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이 참여했다. 주요 점검사항은 △시설관리 법령이 규정한 안전점검 실시여부 및 조치현황 △유지관리계획 수립·시행의 적정성 △안전점검 또는 진단 결과에 따른 보수·보강의 적정성과 위험요소에 대한 안전대책 및 현장통제의 적정성 등이다. 소방방재청은 긴급안전점검에 앞서 “점검 결과 경미한 사항은 현장에서 시정조치하고, 재난발생위험이 높은 경우는 보수·보강이 지연돼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신속한 위험 정보 전파 및 출입제한 등 긴급안전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라 밝힌 바 있다.

준공 후 20년…관리 미흡·구조 결함
21일 소방방재청은 88올림픽 관련 시설물 긴급안전점검결과를 발표했다. 소방방재청 발표에 따르면, 이번 긴급안전점검은 소방방재청과 시설물 소관 재난관리책임기관별로 이뤄졌다. 안전점검 대상 시설물 29개소 가운데 올림픽 주경기장, 잠실체육관, 올림픽공원 내 교량 및 상징조형물 등 11개 시설물은 중앙점검반이, 나머지 18개 시설물은 지자체 및 소관 관계중앙행정기관 등 18개 재난관리책임기관이 자체점검을 실시했다.

소방방재청이 발표한 88올림픽 관련 시설물 긴급안전점검결과는 그동안 관리에 미흡한 점이 많았음을 알려준다. 이와 함께 준공 후 20년이 지난 노후 시설들이어서 구조적으로도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 안전조치 필요사항으로 지적된 게 107건에 달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주요 지적사항을 살펴보면 잠실종합운동장의 경우, 2008년과 지난해 정밀점검 및 정밀안전진단에서 지적된 문제점에 대한 조치가 지연됐음이 밝혀졌다.

2년간 이뤄진 정밀안전진단 등을 통해 올림픽 주경기장 3층 계단실 벽체에서 콘크리트가 떨어져 철근이 노출되고, 잠실체육관 지붕 철골트러스 접합부위 볼트가 탈락하는 등 22건에 대한 보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예산문제 등을 이유로 2008년 지적된 4건 등 11건이 올 4월 이후 또는 2011년으로 미뤄지는 등 보수가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소방방재청은 지적했다.

지붕 철골트러스 휘고 다리 교각 균열
올림픽 공원에 있는 올림픽 상징 조형물 ‘평화의 문’은 20m가 넘는 대규모 구조물임에도 정기적인 점검이 실시되지 않고 있었다. 이에 대해 소방방재청은 “조형물은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나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이 정한 의무 점검이나 진단 대상은 아니지만, 이번 점검에서 계단실 내력벽체에 구조적 요인으로 추정되는 균열이 발견되어 향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 하여금 자체적으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의한 특정관리대상시설로 지정해 관리를 강화하도록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잠실종합운동장과 올림픽공원은 준공 후 20년이 지나 노후된 탓에 일부 구조적 문제가 나타났다. 잠실체육관 지붕 점검통로 부근의 철골트러스가 국부적으로 휘어져 있었고, 올림픽 공원 내 한얼다리와 구중교 교각에서는 균열이 발견됐다.

체조경기장에는 피복재로 덮여 있어야 할 지붕 강선 케이블 일부가 노출돼 부식 우려가 있었다. 또 지하의 H형강 용접이 완전하게 되지 않은 부재가 있었고 관람석 하부 구조물의 볼트가 충분하게 조여지지 않은 부분이 있어 신속한 보수가 필요하다고 소방방재청은 진단했다. 그 밖에도 소방방재청은 고정 불량 관람석, 낙하위험이 있는 모르타르, 전기·소방 설비 미비 등 24건에 대해선 관람객 안전을 위해 현지에서 시정조치토록 했다.

국토부에 정기 정밀안전진단 요구
소방방재청은 국방부, 경기도 등 8개 재난관리책임기관이 소관 시설에 대해 자체 점검한 결과도 일부 발표했다. 상무체육관에선 지붕 철골트러스 연결부위 1개소에 볼트 3개가 풀려있는 것이 발견되고, 성남공설운동장에서는 2층 통로에 위치한 기둥하부에 균열이 있는 등 63건의 안전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긴급안전점검결과 제도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소방방재청은 주무부처 등에 제도개선을 요청하는 등 필요한 대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잠실체육관에 대한 정기 정밀안전진단 실시 요청 등이 그것이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잠실체육관은 1979년 준공 후 30년이 지난 노후시설임에도 시설물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상 2종 시설물에 해당돼 정밀안전진단이 아닌 정밀안전점검만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지붕 철골트러스가 일부 변형되고 노후된 점을 감안할 때 구조체 전반에 대해 안전성 확인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소방방재청은 잠실체육관처럼 2종 시설물임에도 많은 국민이 이용하는 체육관 등에 대해 정밀안전진단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도록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에 요청하고, 서울시엔 잠실체육관에 대해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토록 권고했다.

국토해양부 고시 ‘시설물의 안전점검 및 정밀안전진단 지침’에 따라 정밀안전진단은 정밀점검에 비해 현장조사 범위가 확대되고 구조안전성 평가 등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한편 소방방재청은 “이번 안전점검대상 시설들이 준공 후 20년이 경과한 노후 시설들로 일부 관리상 미흡한 점과 함께 구조적 문제도 드러남에 따라 관리를 더욱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안전조치를 요구한 20건에 대해 조치여부를 추적·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