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범순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정책과 서기관

행안부가 안전문화 업무 총괄
왜 이런 현상이 반복되는 것일까? 안전이라는 것이 우리 생활 속에 깊이 관련되어 있지만 ‘설마 나한테 그런 일이 벌어질까’하는 안일함과 아울러 쉽게 지킬 수 있는 안전수칙을 무시하는 데서 그 원인이 있다고 본다. 또한 정부에서조차도 국민의 안전의식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부처별로 흩어져 있는 안전관리간 연계성이 부족한 형편이다. 뿐만 아니라 사고가 발생한 직후나 단편적인 조치로 인하여 국민의 마음속에 안전에 대한 중요성과 경각심을 가슴속 깊이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

그 동안 우리정부의 안전업무는 각 부처에 분산되어 있었기 때문에 부처별로 제각기 안전교육 및 홍보 등을 전개하였다. 그러나 정부 부처 간 상호 조정 없이 안전업무를 추진하다 보니 국가 전체적인 시너지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안전문화 운동은 단기적인 처방에 그치고 말았다. 이에 대한 반성으로 행정안전부는 올해 2월 소방방재청으로부터 안전문화 총괄업무를 넘겨받게 되었다.

단순한 일회적 행사성 사업추진 형태에서 과감히 탈피하여 중앙정부 부처,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과 함께 모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안전문화 선진화 추진방향을 마련하고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는 국가 안전문화 총괄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다. 2월부터 안전문화 총괄업무를 맡은 행정안전부에서는 생활·교통·산업·시설안전 등 부문별 안전문화 활동을 통합·조정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한편, 중앙·지자체·공공기관·민간단체 등의 관련활동을 지원·육성·평가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

안전문화 선진화 추진 방향
올해는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더 큰 대한민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기를 마련해야 하는 해이다. 이를 위해서 금년에는 성숙한 시민문화를 보여줌으로써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고, 향후 2015년까지 우리나라 안전문화를 OECD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안전문화 선진화를 위해 첫째, 각 부처별로 분산되어 있는 안전문화 업무에 대한 정부부처별 역할과 기능을 정립하고, 정부 및 민간단체의 안전문화 운동을 종합·지원하기 위한 민관협의체로서 안전문화협의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종래의 관 주도에서 벗어나 공공기관과 민간이 같이 협력하여 안전문화 활동을 추진하는 한편 각 부처별로 흩어져 있는 안전관리 분야를 총괄 조정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게 된다. 둘째, 안전문화 선진화 추진 관련 법적근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 동안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다양하고, 분야별로 확산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취약하였다.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은 대규모 재난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사소한 국민의 안전수준까지 포괄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최근 원유철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민생활 안전에 관한 법률’은 이러한 고민 속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동 법률이 제정될 경우 국민의 안전수준은 한 단계 올라갈 것임을 확신한다. 셋째, 유치원·초·중등학교의 안전교육을 내실화하고, 직장 내 안전교육을 확대하는 한편, 주부, 노인, 장애인 등 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국민을 대상으로 안전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지역사회 안전학교’를 개설, 안전교육을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제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분야별 재난·사고유형을 중심으로 중점 대상과 타깃 계층, 실천항목 등을 선정하여 범정부적으로 민관합동 실천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이와 함께 가정, 직장, 시설·업소, 직능·지역 등 공동체 기반의 자율적 안전문화 운동을 촉진하기 위한 ‘안전공동체 운동’도 하나의 아이디가 될 수 있다.

안전문화 선진화=안전사고 줄이기
정부는 국민생활 속의 안전사고 수준을 지속적으로 낮추어 2015년까지는 현재 OECD 26위에서 15위 이내 수준으로 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정책과 전략적 수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관계 중앙부처, 민간단체, 국민들이 함께 참여할 때 가능한 일이다. 이를 위해 소관 안전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중앙부처에서는 안전문화 선진화 방안을 구체화하고 실행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안전관련 민간단체에서는 국민들이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사회분위기 조성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하여 국민들이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삶을 살고, 우리 후손에게 안전한 대한민국을 물려줄 수 있도록 각 기관 및 단체의 지속적인 안전문화 활동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