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시작과 함께 미국 남동부지역에 ‘물폭탄’이 떨어져 큰 피해가 발생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현지시각으로 지난 1~3일 미국 남동부 테네시주·미시시피주·조지아주 등을 강타한 폭우로 인해 28명 이상이 숨지고 많은 이재민과 재산피해가 뒤따랐다. 테네시주에선 1~2일 500㎜가 넘는 폭우가 내려서 17명이 목숨을 잃고 수천 명이 대피했다. 테네시주 남서부 미시시피강 기슭에 자리한 항구도시 멤피스는 1일 250㎜ 이상의 강수량을 기록한 데 이어 2일에도 최고 200㎜가 더 쏟아졌다.

셸비 카운티에선 침수피해에 대비해 해군기지 직원과 연방교도소 재소자 등 수백 명이 피난길에 나섰다. 테네시주의 주도 내슈빌에서는 시내를 관통하는 컴벌랜드강의 범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도로가 폐쇄되고, 인근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테네시 고속도로 순찰대는 40번 주간고속도로에 고립돼 있던 일부 운전자들에게 음료수와 식량을 긴급 공급했다.

필 브레드슨 테네시 주지사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폭우가 계속돼 주 방위군에 지원을 요청했다”며 “침수된 도로와 주택가의 물이 빠진 뒤라야 정확한 피해 규모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지난 4월24일 시속 약 241㎞에 이르는 토네이도로 10명이 사망한 미시시피주도 폭우 피해를 입었다. 미시시피주 북부 라파예트와 벤튼 카운티·유니언 카운티에서는 2일 쏟아진 폭우로 6명이 숨졌다. 이튿날 새벽엔 조지아주가 폭우의 영향을 받았다.

지아주 애틀랜타 등에 홍수가 일어나고, 하츠필드 잭슨 국제공항에선 일부 항공기 운항이 늦춰졌다. 그밖에도 폭풍우가 서진하면서 켄터키주 중부와 인디애나주 남부지역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되고, 일부 고속도로가 폐쇄됐다. 켄터키주에선 이번 폭우로 4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3일 스티브 베쉬어 주지사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연방 정부의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번에 폭우 피해를 입은 미시시피주를 포함한 루이지애나주 등 미국 남동부 지역은 지난해 11월에 허리케인 ‘아이더’에 따른 폭우로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멕시코만 해안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진 바 있다.

< 재난포커스 - 이주현 기자  yijh@di-focu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