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이 재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 세계에서 자연재해와 안전사고·테러 등 각종 재난이 끊이질 않는 상황이다. 과거에도 재난 발생 가능성이 상존했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온난화로 전혀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가 빈발하고, 안전사고·테러도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점점 대형화되는 추세가 뚜렷하다. 재난은 철저히 대비하면 예방하거나 피해를 줄일 수 있지만, 자칫 소홀할 경우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를 불러온다. 이런 사례는 무수히 많다. 올 초 전 세계를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은 아이티 지진과 칠레 지진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대비가 없었던 아이티는 끔찍한 대참사를 빚은 반면, 아이티보다 훨씬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음에도 칠레의 피해는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구동성 칠레의 지진대책을 칭찬했다. 지진 같은 자연재해뿐 아니라 안전사고도 마찬가지다. 사고가 터지기 전에 미리 대비하면 그만큼 피해가 줄어들기 마련이다. 세계 여러 나라들이 안전기준을 강화하는 등 대비책 마련에 힘을 쏟는 건 피해를 줄이기 위함이다. 이에 <재난포커스>는 무엇보다 안전을 중시하는 지구촌 여러 나라의 움직임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 재난포커스 - 이주현 기자  yijh@di-focus.com >

안전이 최우선 분위기 확산
세계시장 안전 수요증가·시장대응 분석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올 2~3월 세계 각지의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를 통해 새로운 안전 및 보안시장 동향을 조사·분석한 보고서를 선보였다. 코트라 본사에선 3월말 16개 KBC가 작성한 보고서들을 종합해 지역별 안전 및 보안에 대한 수요 증가와 그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분석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안전에 대한 내용을 정리한다. <편집자 주>

코트라는 보고서를 통해 ‘세계시장, 안전 민감증’이란 보고서에서 미국 9·11사태를 비롯한 일련의 테러, 불특정 다수를 향한 범죄 증가 등 개인과 사회의 안전을 저해하는 요소들이 확산되며, 안전과 보안에 대한 높아지고 관련 상품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 밝혔다. 코트라 보고서는 “새로운 장수 시장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는 ‘코쿠닝(Cocooning)’에도 안전에 대한 욕구가 깔려있다. 최근의 도요타 리콜사태에서도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안전에 대한 민감증이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도요타 부품 안전성 문제로 위기
코트라 보고서 내용처럼 제너럴 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빅3’ 자동차회사를 비롯해 세계 유수의 자동차회사를 누르고 세계 제1의 자동차회사로 군림하던 일본 도요타 자동차가 올 초부터 대규모 리콜사태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도요타 리콜사태는 부품의 안전성 문제 때문에 발생했는데, 최근까지 현재진행형이다. 리콜사태로 인해 올 2월 도요타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급락하고 말았다. 이처럼 안전은 세계 최대의 자동차회사조차도 한순간에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잃고 위기에 빠지게 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다.

도요타 사태를 계기로 세계 자동차회사들은 많은 교훈을 얻었을 것으로 보인다. 안전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안전기준이 강화되는 추세는, 기업에게 위기인 동시에 기회가 된다. 도요타처럼 안전에 소홀하거나, 문제가 불거지자마자 바로 적극 대응하지 않고 요행을 기대하다간 최고 기업이라도 위기를 겪을 수 있다. 토요타가 부품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 바로 사실을 인정하고 적절한 조처를 했다면 지금과 같은 사태로까지 발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안전민감증은 위기이자 기회
반면 안전 민감증 확산 움직임이 기업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는 경우도 많다. 최근 중국의 차량용 어린이 안전제품관련 기업들은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중국 차량용 어린이 안전제품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코트라 칭다오KBC 쪽은 올 3월 발표한 시장동향 보고서를 통해 최근 들어 중국에서는 어린이 승차 안전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형성되고, 중국정부가 올해 초 카시트 장착을 의무화하는 법규를 제정해 관련 기관에 제출한 상태여서 차량용 어린이 안전제품 수요량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어린이 승차 안전의식 수준이 낮은 편이었다.

해마다 14세 이하 중국 어린이 1만8500명 이상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데, 이는 유럽의 2.5배, 미국의 2.6배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중국인들의 어린이 승차 안전의식은 미흡해, 어린이를 둔 중국 가정의 84.5%가 어린이용 차량 안전보호 장치를 전혀 갖추고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인들의 인식이 바뀌고 관련 법규가 제정되면서 어린이 카시트가 신흥 산업으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보고서는 또 관련 법규 제정 및 안전 기준이 마련될 경우 중국은 세계 최대의 아동용 카시트 소비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판단되며, 카시트 뿐 아니라 유아용 안전벨트 및 가드, 차량 문 끼임 방지 센서, 후방감지카메라 등 새로운 안전제품의 판매 호조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호주, ‘녹색정책’ 안전문제로 위기
호주 정부가 그린 정책에 발맞춰 지난해 야심차게 시작한 에너지효율 홈 패키지(Energy efficiency home package) 프로젝트가 안전성 문제로 위기를 맞고 있다. 에너지효율 홈 패키지의 핵심 프로그램인 홈 인슐레이션(단열재) 프로그램에 따라 단열재를 설치하던 기술자들이 잇따라 감전사하는 등 안전사고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이에 호주 정부는 이 프로그램을 재검토함은 물론 환경부장관을 문책하기까지 했다. 코트라 시드니KBC에서 올 2월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에너지효율 홈 패키지는 호주 정부가 제조, 물류, 설비 분야에서 수천개의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며 지난해 6월부터 본격 추진한 경기부양 정책 가운데 하나다.

기후 변화 컨퍼런스, 에너지 효율 제고 등 그린 정책에 발맞춰 시작됐으며, 주택에 사는 집주인이나 세입자에게 주택 천장 단열재를 무료로 설치해주는 게 핵심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기부양책이면서, 동시에 가정의 에너지 효율을 높여 이산화탄소 발생과 에너지 낭비를 줄이기 위한 녹색정책인 셈이다. 에너지효율 홈 패키지는 홈 인슐레이션(단열재) 프로그램과 솔라 핫 워터(태양열 온수) 리베이트로 구성됐다. 특히 홈 인슐레이션 프로그램은 이 패키지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집주인이나 세입자는 두 프로그램 중 하나만 선택해 지원받을 수 있는데, 홈 인슐레이션 프로그램의 경우 가구당 최대 1600 호주달러까지 정부가 지원한다.

이 프로그램은 천장에 단열재가 설치되지 않았거나, 단열재가 설치돼 있어도 효과가 거의 없는 주택을 대상으로 한다. 주택 천장에 단열재를 설치하면,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으로 에너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시공비가 저렴한 것도 장점이다. 단열재 설치로 인해 최대 40%까지 냉난방 비용을 절약할 뿐 아니라 벽과 천장에 물방울이 생기는 응축현상을 줄일 수도 있다. 홈 인슐레이션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단열재는 호주 정부의 인증을 받고, 정부가 요구하는 규격을 충족해야 한다. 정부가 요구하는 조건에 맞는 단열재 설치 업자들은 정부에 등록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홈 인슐레이션 프로그램은 처음 4개월은 매우 성공적으로 운영됐다.

50만 가구 이상에 단열재가 설치돼 에너지 비용을 절감했다. 하지만 곧 위기에 부닥쳐야 했다. 호일(FOIL) 단열재를 설치하던 업자들이 감전사하고, 단열재를 설치한 주택에서 화재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14일과 11월18일 호주 북동부 퀸즐랜드주에서 호일 단열재 설치 업자가 감전사했다. 이어 11월24일에도 남동부 뉴사우스웨일스주(NSW주)에서 호일 단열재 설치 업자가 전기에 감전돼 목숨을 잃었다. 게다가 프로그램 시작 후 단열재를 설치한 주택 93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친환경정책보다 안전이 우선
결국 피터 개러트(Petter Garrett) 환경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프로그램 변경을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 변경 내용은 홈 인슐레이션 프로그램의 최대 지원금액을 1200 호주달러로 줄이고,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호일(FOIL) 단열재를 설치할 때 못이나 스테이플러 등 금속 사용을 금지한 것이다. 리베이트 감액은 설치 업체들 사이에 경쟁을 유도해 설치비를 줄이고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호일 단열재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시는 설치 업자들의 감전사와 단열재 설치 가정에서 발생한 화재를 막기 위한 조처다.

특히 안전사고를 일으킨 호일 단열재에 대해 코트라 보고서는 호주 환경부는 홈 인슐레이션 프로그램을 발표할 때부터 단열재 설치를 위해선, 정부가 요구하는 규격과 요건을 맞는 단열재를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또 설치 업자들은 관련 분야에 경험이 있어야 하며, 그렇지 못한 경우는 정부로부터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그러나 이러한 호주 정부의 조처는 잇단 안전사고에 성이 난 민심을 잠재우지 못했다.

호주 국민은 지난해 말부터 벌어지고 있는 단열재 사태에 대한 개러트 장관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환경부 장관이 책임질 일이 아니라며, 개러트 장관을 옹호하던 케빈 러드(Kevin Michael Rudd) 총리가 손을 들고 말았다. 러드 총리는 올 2월26일 단행한 개각을 통해 개러트 장관이 환경 업무에서 손을 떼도록 했다. 개러트는 환경부 장관에서 신설된 환경보호유산예술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개러트 장관은 환경 업무 대신 환경보호, 유산, 예술 분야를 담당하고, 홈 인슐레이션 프로그램을 포함한 환경 업무는 페니 웡(Penny Wong) 기후변화부 장관이 맡게 됐다.

웡 장관은 홈 인슐레이션 프로그램을 대신할 새로운 에너지 효율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40억 호주달러를 투자해 내년 말까지 진행할 예정이던 에너지효율 홈 패키지 프로젝트가 안전성 때문에 좌초 위기를 맞은 것이다. 이는 일자리 만들기와 경기부양, 주택의 에너지효율 향상 등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진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도, 국민의 안전을 지키지 못하고 사고를 일으킨다면,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입증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안전후진국 시리아서 변화 바람
시리아는 한 시간에 한 번꼴로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중동국가 시리아는 대표적인 산업안전 후진국이다. 안전사고 위험이 상존하는 공사장이나 산업현장에서 일하는 시리아 노동자 대부분은 안전모나 보호복을 착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을 정도라고 한다. 그런 시리아에서도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소식이다. 코트라 다마스커스KBC는 올 2월 말 시리아의 산업안전시장 규모 확대를 전망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시리아에선 경제 발전으로 민간 부문 투자가 늘어나면서, 노동자 수도 증가세가 뚜렷하다. 하지만 안전의식이 정착되지 못해 안전사고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커스에 있는 한 사립병원의 경우, 응급 상황의 65%가 산업현장에서 일어난 사고와 관련됐을 만큼 안전사고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게다가 부상자 대부분이 사회보험 적용대상에서 제외돼 안전사고로 인한 사회 경제적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리아 노동사회부는 올 2월 산업안전협회를 발족시켰다.

안전에 대한 인식 전환의 계기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산업계에 대한 안전의식 확대를 위한 조처다. 시리아 경제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빈번한 안전사고로 인해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경제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데 대한 대책이기도 하다. 결국 산업안전을 강화해 사회 경제적 부담을 줄이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시리아의 노동자 약 600만명 중 300만명은 사회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다. 등록된 300만명 중 160만명은 민간 부문, 나머지 140만명은 공공 부문에서 일하는 노동자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민간 부문으로, 산업안전장비가 부족할 뿐 아니라 안전사고가 발생해도 불이익을 겁내 사고를 드러내지 않으려는 경향이 노동자들 사이에 팽배하다. 이에 따라 안전장비 보급 및 보험에 대한 인식 확대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상황이다. 시리아 사회노동부를 포함해 공공 및 민간 기업들, 비정부기구들도 산업안전 강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안전기준 글로벌스탠더드로 강화
시리아 산업안전협회는 지난해 7월 노동사회부가 발표한 규정 제2156호에 의해 발족했다. 협회는 작업현장에서 작업 안전과 건강 문화를 홍보하고 적절한 환경 제공, 장비 및 재료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안전이 보장되지 못한 작업 환경에서 생기는 질병, 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해 세계 안전 및 보호 규정에 맞춰 산업안전 기준을 세울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시리아에선 1959년 산업안전 기준을 1959년 노동법 개정을 추진해 노동자의 안전을 위한 안전기준 표준화 작업을 하고, 1962년에도 개정을 했다. 노동법 180조에 의하면 고용주는 피고용인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모든 필요한 수단을 확보해야 한다.

이처럼 산업안전관련 법률 및 규정이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재까진 노동법을 위반해도 벌금이나 처벌이 없었다. 때문에 산업안전을 강화하는 특별법 제정과 함께 노동자·고용주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지난 2월 출범한 시리아 산업안전협회는 ‘개인의 안전은 가정의 안전’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노동자들의 안전 보장 및 사고 예방, 산업안전의식 고취 등을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협회는 특히 산업안전문화 보급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보호 장비 사용 및 안전 준수 등에 대한 정기적 교육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리아 산업계도 안전 분야에 관심을 두고 노동자들에게 안전한 작업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산업안전협회는 안전 환경에 대한 집중 교육, 워크숍 프로그램 등을 준비중이며, 방송 및 미디어를 활용해 홍보 캠페인을 펼 예정이다. 또 관련 부처와 협의해 다양한 분야에 필요한 안전 및 보호 수단을 적용할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을 상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크로아티아, 안전한 ‘천 기저귀’ 불티
경제 성장으로 국민의 생활수준이 높아진 크로아티아에서 아기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천 기저귀’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아이는 ‘사회구성원 중 하나’라는 옛 유고연방 시절 사회주의적 관념에서 벗어나, 점차 ‘소중한 내 아기’라는 인식이 확대되며 아기의 건강과 안전에 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코트라 자그레브KBC 지난 2월 펴낸 크로아티아 기저귀 시장 동향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크로아티아 언론을 통해 일회용 기저귀에 독성쇼크물질인 화학흡수제와 발암물질인 형광중백제로 표백한 다이옥신 등의 화학물질 등이 다량 들어 있어 남아 불임, 여아 요도감염, 천식, 아토피 등을 유발한다는 내용이 보도됐다.

크로아티아 소비자보호원(HUZP)의 연구·조사 결과를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이다. 또 크로아티아 육아시민연합이 1955년에는 10% 미만의 아기들이 기저귀 발진을 갖고 있었지만, 일회용 기저귀 사용이 보편화된 1991년에는 기저귀 발진을 가진 아기의 비율이 78% 에 이르렀다는 내용을 발표해 불을 지폈다. 육아시민연합은 기저귀 발진 증가 요인이 일회용 기저귀 사용 증가에 따라 화학물질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 공기 부족, 높은 온도, 뽀송해 보이는 일회용 기저귀 탓에 부모가 기저귀를 자주 갈아주지 않는 것 등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일회용 기저귀 사용에 대한 경고가 이어지자 부모들이 기저귀를 일회용에서 천 기저귀로 대체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게다가 심각한 경기 침체로 생활비 절감을 원하는 부모들이 늘면서 천 기저귀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크로아티아에선 천 기저귀을 사용하면 일회용 기저귀를 쓸 때보다 3~4배 돈이 적게 든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크로아티아 육아시민연합 발표에 따르면, 일회용 기저귀는 편하고 값이 더 싸지만 월평균 166개 2년6개월간 5000개가 필요해 빨아서 여러 번 쓸 수 있는 천 기저귀보다 비용이 훨씬 적게 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로코, ‘안전불감은행’ 퇴출
북아프리카 모로코가 보안시스템을 강화하지 않는 은행은 문을 닫게 하겠다는 행정명령을 공포한 뒤 보안시스템 전문회사가 때 아닌 호황을 맞았다고 한다. 코트라 카사블랑카KBC 보고서에 따르면, 모로코는 아프리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치안이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빈부격차가 심한 탓에 절도, 소매치기 등 생계형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나라다. 도난사고가 증가하자 모로코 내무부 장관은 지난해 모로코 모든 은행을 대상으로 보안시스템을 강화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공포하면서, 보안기준에 못 미치는 은행은 폐쇄시켜버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보안시스템에 큰 관심을 두지 않던 모로코 은행들 사이에 비상이 걸리고 앞다퉈 보안시스템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보안시스템 회사도 덩달아 바빠졌다. 모로코 보안시스템 전문회사인 ES사의 경우 내무부 장관의 행정명령 공포 직후 한 달 만에 약 54개 은행 점포에 보안시스템을 설치했을 정도였다. 2001년 설립된 ES사는 카사블랑카, 탕제, 우즈다, 아가딜 등 4개 지역에 모니터링 센터를 운영중이며, 1000여명의 경비원들이 약 300개 기업에 보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호황을 맞았지만 ES사 제품과 서비스는 모로코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카사블랑카KBC 보고서는 “이 회사 사장은 아직까지 케이블 등 보안시스템 주변제품의 품질이 낙후되고 기술 인력의 전문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앞으로 개선의 여지가 많음을 지적”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서 “신규 보안장비 회사가 증가하면서 제품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제품 품질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이 충분히 신뢰하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최근 모로코에서는 고급 주택단지와 사무실 건물 건축이 활발하며, 여행객 증가로 인해 공항 증설 계획이 발표되는 등 보안시스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콜롬비아, 오토바이 인명피해 급증
오토바이 사고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남아메리카 콜롬비아에서는 오토바이 안전법규를 강화하면서, 오토바이 이용자가 안전법규를 어기면 그 자리에서 오토바이를 압수하는 조치까지 등장했다. 오토바이 안전에 대한 콜롬비아 정부차원의 강경한 대응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지난 2월말 코트라 보고타KBC가 펴낸 동향보고서는 콜롬비아의 오토바이 시장동향과 안전대책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 인용한 콜롬비아 통계청(DANE)의 발표에 따르면, 2003년에는 콜롬비아 전체 가정의 8.5%가 오토바이를 보유했으나, 현재는 2003년과 비교해 대략 2배 정도로 늘어난 전체 가정의 15.1%로 추정된다.

그 숫자는 약 290만대로, 이는 인터넷 또는 전자레인지를 사용하는 가정의 비율보다도 더 높은 수치다. 오토바이 이용자가 점점 늘어나면서 오토바이 사고로 인한 사망·부상자 수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콜롬비아에서 오토바이 사고 사망자는 하루 평균 5명, 부상자는 하루 평균 약 43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콜롬비아의 오토바이 안전문제가 심각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따라 콜롬비아에선 오토바이용 에어백을 비롯해 헬멧, 안전복, 고글 등 다양한 안전용품이 소개되고 있으며, 콜롬비아 정부 등은 도로교통 관련법규를 강화하는 추세다.

오토바이 안전용품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오토바이 전용 에어백이다. 오토바이 전용 에어백은 연료탱크 위에 설치된 모듈과 에어백 제어장치가 앞바퀴 양 옆에 장착된 4개의 충격센서에서 신호를 받으면서 작동하게 된다. 충격센서로부터 받은 데이터를 통해 차체 움직임의 변수를 비교하고 에어백 전자제어장치(ECU)에 명령을 내려 에어백을 터뜨리는 것이다. 현재 콜롬비아에 소개된 오토바이 전용 에어백은 3개 모델이며, 콜롬비아 도로안전 실험센터에서 기능 평가 및 안전도 테스트를 시행하고 있다.

안전법규 어기면 오토바이 압수
오토바이 운전자는 자동차 운전자보다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때문에 그만큼 안전에 신경을 써야 한다. 세계 여러 나라가 오토바이 안전법규를 강화하는 이유도 위험요인을 줄이는 방법으로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콜롬비아 정부와 관련 단체도 오토바이 안전을 위해 관련 법규를 강화하는 추세다. 콜롬비아 도로교통 관련법규 5조 94항에 따르면, 모든 운전자를 포함한 모든 오토바이 탑승자는 교통부의 지시에 따라 안전 헬멧을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법규에서는 만약 이 같은 지시를 어길 경우 그 자리에서 오토바이를 압수 조치한다는 원칙을 같이 규정했다.

이를 통해 오토바이 안전에 대한 콜롬비아 정부의 강경한 입장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도로교통 관련법규 5조 96항에선 모든 오토바이 운전자는 자신의 오토바이 번호와 같은 숫자를 새겨 넣은 안전 헬멧과 안전 조끼를 착용해만 한다고 규정했다. 특히 야간에는 반드시 노란색이나 주황색의 반사 가능한 조끼를 입도록 제한해 놓았다. 콜롬비아 정부와 함께 오토바이 관련 단체나 오토바이 전문 월간지 등에서는 오토바이 안전운전 매뉴얼, 긴급 상황 대처법 등을 알리기 위해 노력중이다. 더불어 공익광고 등을 통해 오토바이의 위험성과 사고의 심각성을 강조하는 데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