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1일 제4호 태풍 ‘뎬무’가 전라남도 고흥반도 남단 도화면 부근에 상륙해 울산을 지나 독도 동쪽 해상으로 빠져 나가면서 우리나라에 많은 피해를 줬다. 4호 태풍 ‘뎬무’의 영향으로 3명의 인명피해와 103세대 256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132동 이상의 주택이 침수 됐다. 특히 태풍의 진로였던 제주, 전남, 경남의 경우 태풍 ‘뎬무’의 영향으로 많은 인적, 재산적 손실을 입었다.

이와 관련 각 지역에 있는 재난상황관리단이 각 지역의 재난대처상황을 평가, 보고한 내용이 있어 관심을 끈다. 이 보고서는 각 지역의 재난상황관리 실태를 조사ㆍ분석하여 현황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개선사항을 키우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재난지역상황관리단이 보고한 지역은 부산, 울산, 제주 등 7개 지역이며, 보고 인원은 은 14명이다. 그중 태풍 피해가 컸던 제주, 경남 등 재난지역상황관리단의 평가는 어떠했는지 살펴봤다.

< 재난포커스 - 이정직 기자 jjlee@di-focus.com >

제주지역 재난상황대처 상황보고
지난 8월 10일부터 11일까지 2일간에 걸쳐 태풍 ‘뎬무’의 영향으로 제주도는 많은 비와 강한 바람으로 위기 상황을 맞이했었다. 이런 위기상황과 맞물려 제주지역 재난지역상황관리단((주)섬엔지니어링 하경천 이사, (주)윈솔루션 이창종 대표)은 지난 8월 10일부터 11일까지 2일간에 걸쳐 제주지역의 태풍의 진로와 그에 따른 상황실의 근무파악, 재난표준매뉴얼의 이행여부를 살펴봤다.

조사는 표준행동 매뉴얼 및 관련 시스템 확인과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관리모니터링 등을 통해 이뤄졌다. 재난지역상황관리단의 상황보고에 따르면 지난 8월 10일부터 11일까지 2일간에 걸쳐 태풍 뎬무로 영향으로 한라산 윗세오름에 717㎜를 비롯해 진달래밭 654㎜, 어리목 456㎜, 성판악 341㎜, 등의 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특히 윗세오름의 강수량은 제주시의 예년 연평균 강수량 1457㎜의 절반에 가깝게 내렸으며, 봉개동의 강수량은 연평균 강수량의 19.1%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이었다. 반면 상습 침수 지역, 인명피해 우려 지역 등에서는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서귀포시 크레인 2대가 전소되고 시공 중인 방파제 사석과 피복석이 유실되는 등 작은 피해가 발생했을 뿐이었다.

상황관리단은 “제주특별자치도청이 태풍 뎬무에 대비하여 상황판단회의를 개최했고, 재난안전 대책본부를 구성, 재난상황실 등 각 비상근무처 별로 135명을 비상근무 시켰다”고 말했다. 상황관리단은 또 “재난대책본부는 표준행동 매뉴얼에 따라 재난상황실 모니터링을 통해 신속한 예ㆍ경보를 해당지역에 발령했으며, 침수예상지역 및 인명피해 예상지역은 경찰의 협조를 통해 차량 등의 출입통제를 실시하여 인명피해에 대비했다”고 말했다.

특히 “산간지역 호우로 인한 한천, 병문천 등 지난 태풍 나리 때 침수당한 지역을 대비하고 주요 위치에 설치되어 있는 CCTV를 통해 침수상황을 모니터링하며 침수에 대비하고 있었다”고 보고했다. 상황관리단은 “전체적으로 사전준비단계부터의 표준행동 매뉴얼 내용에 준한 재난상황 관리를 하고 있었으며, 부족한 인원에도 재난업무 담당자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재난관리 업무를 하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반면 “인명 피해 발생하지 않았지만, 사전 대비로 예방 할 수 있었던 시설물 피해가 생긴 것은 아쉬웠다” 며 “일부 유관기관의 재난안전대책본부가 실제로 가동했는지 하는 진위여부도 불투명 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지적했다.

재난대처상황 발생 후 개선방안
한편 제주지역 상황관리단은 “재난업무 전문요원 부족으로 인하여 효과적인 상황관리의 어려움이 있었으며 재난업무 담당자의 업무과중 및 재해발생 규모에 따른 대체인력 부족이 시급하다”고 보고 했다. 관리단은 또 “재난업무 전문요원중심으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편성하고 운영하는 조직이 구성되어야 하며 각 비상근무자의 개인별 임무카드를 비치, 더 효율적인 상황관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표준행동매뉴얼에 대해서 “각 재난 상황별로 현실에 맞는 각각의 매뉴얼을 준비하여 쉽게 보고, 이해할 수 있는 매뉴얼이 필요하며, 매뉴얼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재난 전문조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내부조직 및 외부조직(유관기관)간의 긴밀한 협조체계를 위하여 매뉴얼에 따른 합동훈련을 주기적으로 실시하여 실제 재난 발생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리단은 “IT기술 발달로 재난 예·경보시설이 자동으로 작동되는 시스템이 많으나 통신시스템의 고장시에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며 “시스템 고장에 대비하여 자동·수동, 유선·무선 등 복수시스템으로 개선, 확대 설치하고 자동시스템의 경우 상시 정상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자가진단기능을 추가하여 기기 고장시 신속한 정비와 유사시 대체수단을 강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아울러 “현장재난상황관리 및 신속한 대응조치를 강구하기위해 주요하천, 재난위험지구 등에 설치되어있는 CCTV를 통해 수위가 위험수위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위험을 경고해 주는 알람기능 장치를 추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재난안전대책 본부 대처 상황
태풍 ‘뎬무’ 가 한반도로 접근해 오던 11일 새벽 3시를 기해서 부산지역은 태풍주의보 및 폭풍해일주의보가 발효됐다. 당시 부산지역의 강수량은 북구 128mm, 동래구 122.5mm, 해운대 79mm 등 이였다. 다행히 ‘뎬무’는 우리나라 해수면 온도가 낮아 더 이상 발달하지 못하고, 현 상태를 유지한 체 전남 남해안에 상륙한 후, 북동진하면서 점차 세력이 약화됐다.

이날 부산지역의 재난안전대책 상황은 전 구, 군 재난관리책임기관의 비상연락체계가 준비가 되었으며 시, 구, 군 재난안전대책본부의 근무 체계를 강화했다.
특히 16개소 배수 펌프장을 가동시켜 태풍ㆍ호우ㆍ폭풍해일 대비했다. 다행히 별도의 인명피해는 없었으며, 지역별 피해상황은 총 229건(주택침수5, 도로침수1, 토사유출1, 차량파손12, 간판1, 기타27 등)으로 주택침수(명지동(5)), SK아파트(장전2동)공사장 토사유출, 해운대 한화콘도앞 차 11대 파손 등 재산 피해가 있었다.

재난대처문제점 및 보완방향
한편 부경대학교 김창수 교수와 한국폴리텍 7대학 박태진 교수로 구성된 부산지역 재난상황관리단은 보고서를 통해 태풍 ‘톈무’발생으로 인한 비상대응과 관련 문제점을 지적했다. 우선 보고서에는 비상근무 운영시 전문 인력의 부재를 지적했다. 보고서는 “소방방재 본부와 같은 체계적 운영 및 시스템이 갖추져 있지 않아 행정 낭비 및 피해 집계에 따른 통계자료 작성에 어려움을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비상근무 운영에 따른 재난대처 능력부족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재난상황 지역의 집중화 및 다발적 전화 신고 폭주로 전 직원의 업무를 신속하게 처리 할 수 없었으며, 동일한 지역의 피해상황이 중복 접수되는 등 피해 집계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관리단은 소방방재 본부와 같이 체계적 운영 및 재난상황 대처능력을 가진 전문 인력 양성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울산지역, 재난안전대책 본부 대처 상황
울산지역 재난상황관리단(목원대학교 김윤호 교수, 양산대학교 전성균 교수)은 태풍 ‘톈무’발생 이후 울산시 관내 5개 구ㆍ군의 상습침수지역과 과거 피해발생 지역, 재해위험지구 공사장 등을 위주로 재난 점검에 들어갔다. 관리단은 “시 실무반과 구ㆍ군 재난부서 담당과장들이 긴급대책회의를 개최하여, 태풍정보에 따른 단계별 비상근무 태세를 유지하고, 신속한 대응체제를 준비토록 독려하는 한편 재난상황실 근무자들에 대한 행동요령 교육도 실시했다”고 말했다. 또 울산지역의 배수펌프장 등 방재시설을 사전점검 하는 등 재해위험지구사업장의 안전 점검으로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고 보고했다. 반면 부서별 표준행동매뉴얼에 의한 정기적인 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남지역, 재난안전대책 본부 대처 상황
태풍 ‘톈무’와 관련 경남지역 상황관리단(경남대학교 박태진 교수, 주성대학교 조남형 교수)는 비상조직체계(사전대비 및 비상체계)임무 및 현황파악 그리고 현지조사ㆍ분석 체크리스트에 의한 범위 및 항목별 조사를 시도했다. 또 태풍으로 인한 재난상황 발생 시 경남지역의 지리적ㆍ물리적 취약지역 파악 과 그 피해 상황등도 조사했다.

상황관리단 조사결과 취약지역에 고화질 CCTV설치와 감시카메라교체, 대체조명설치 등의 필요성을 제기 됐다. 이는 각 시ㆍ군의 취약지역에 설치되어 있는 CCTV 감시카메라의 화질이 열악하여 상황실 모니터를 통해 현장의 피해상황을 정확히 감지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특히, 카메라 전방으로 향하는 조명시설이 구축되지 않아 주변의 조명이 없을 경우 상황판단이 더욱 어려웠다.

관리단은 또 CCTV 감시카메라 구조개선 필요성도 제기했다. 관리단은 “CCTV 카메라가 고정식으로 설치되어 있어 상황실에서 주변의 피해상황을 살필 수 없었으며, 줌인 줌아웃 이 가능한 CCTV 감시카메라의 구조 변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관리단 “‘뎬무’에 대한 국ㆍ내외 기상청 자료를 다양하게 분석하고 조기에 대처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다”고 보고했다.

관리단은 “이는 경남도와 시 기관들이 지역, 지형의 특성에 맞게 실전배치용 재난대비상황관리 매뉴얼을 제작 배포함으로써 태풍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이루어졌으며, 저지대 및 산간 위험지역에 대해 조기순찰을 강화하고, 사전에 홍보 및 대피를 유도함으로써 인명피해를 줄였다”고 말했다. 또 각 시ㆍ군에 현장 상황지원관을 파견함으로써 재난안전대책본부로부터의 지휘통제가 신속히 이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