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항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석좌연구위원, 전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실장, 예비역 육군 소장

창의력은 전략과 어떠한 관계를 가지고 있을까? 전략이 제일 먼저 태동한 군사 분야에서 우선 생각해 보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전사를 연구할 때 "전승 불복"의 원칙이라는 것이 있다. 전승불복(戰勝不復)이란 전쟁에서 이미 한 번 사용한 방법으로는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뜻이다.

이 말의 뜻은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이미 한 번 사용했던 방법으로는 안되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쟁은 손자가 말했듯이 국가존망지도(國家存亡之道)이다. 그러니 한 나라의 운명이 걸린 전쟁을 기획함에 있어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인바, 이미 한번 전장에서 사용된 전략은 이미 더 이상 전략으로서의 가치를 가질 수 없을 것이다.

전략이란 자신에게 유리한 경쟁의 틀을 만드는 것이라는 정의에 비춰볼 때도 기존의 전략은 그러한 자신에게 유리한 새로운 형태의 경쟁의 틀을 구상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사를 공부하는 목적은 그 당시 사용되었던 전략이나 전법을 공부해서 그 전장 환경에서 적용되었던 원칙을 도출하여 현재의 상황에 적용하고자 하는 의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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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과 전략
창조란 새로운 생각으로 시작하는데, 진정한 의미에서 창조란 없다는 뜻에서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라는 말이 있다. 그렇지만 그 의미는 정도의 차이라는 것이다. 창의적 또는 창조적이라는 것은 복사, 벤치마킹, 발명의 단계를 갖지만 그것은 그 정도에 따라 모두가 창조적이다. 복사라고 하지만 그 복사의 내용(Cotenrs)을 아무도 모르는 환경에서는 창조적 의미를 가지며 그러한 복사내용을 가지고 승리의 새로운 틀을 만들 수 있다. 미국에서 유행한 스타벅스가 한국에 분점을 설치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 다음 단계인 벤치마킹은 원래의 환경과 새로운 환경의 차이를 가미하여 알맞게 변형시킨 것을 말한다. 스타벅스를 예로 들면, 커피의 맛을 좀 더 한국적으로 한다든지 대학가에는 학생들이 노트북을 가지고 와서 숙제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든지....하는 것이 벤치마킹이다. 마지막으로는 기본 원리는 이미 있었더라도 전문가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새로운 사실을 만들어 내는 것, 그런 것이 발명이다. 뉴턴이 중력 가속도를 발견하여 현대 물리학의 새로운 장을 열었지만 그 근저에는 아리스토텔레스로 부터 신세를 졌다는 것이 정설이다.

전략에서 창의력이 중요한 이유는 불리한 상황에서 유리한 상황으로 경쟁의 틀을 바꿔야 하는 것이기에 기존의 존재 방식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기존의 시스템을 뛰어넘는 새로운 방법론이 요구되는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창의력이다.

직관과 전략
직관의 사전적 의미는 "판단, 추리, 경험 따위의 간접수단에 따르지 않고 대상을 직접 파악하는 일, 또는 그 작용"이라고 정의 하고 있다. 그렇다면 직관은 인간 지식의 범주를 벗어나는 그 무엇이라고 봐야한다.
세상을 살다보면 불가사의한 일들이 많다. 이집트의 피라미드 등 세계적 불가사의도 있고 우리의 고대 문화문물을 보아도 불가사의한 것이 많다. 과학문명의 절정이라고 말하는 오늘의 과학으로도 풀 수없는 경주의 석굴암 축조기술이라든지, 봉덕사 신종도 그 좋은 한 예다.

그러면 이러한 것들은 도대체 어떻게 이뤄졌을까? 많은 과학자들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였지만 그 해답을 찾지 못했다. 다시 말해 그것은 인간의 능력을 초월한 일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직관은 어떻게 얻어지는 것일까? 직관은 우주의지가 인간에게 전달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뇌내혁명의 저자 '하루야마 시게오'에 의하면 인간 몸의 구성 성분은 지구의 구성 성분과 다르며 그것은 우주의 성분과 유사성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인간의 DNA 가 저 먼 우주에서 날아와 지구에 안착, 오래세월을 두고 진화 발전하여 오늘의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의 DNA는 부지불식간에 우주의 의지와 상호 교통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다시 말해 일정한 조건이 형성되면 우주의 의지가 인간의 DNA에 전달되어 우주의 의지가 인간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그 조건은 어떠한 상태를 말하는가? 그것은 지극히 간구하고 - 그 간구하는 것이 인간의 사리사욕의 범주가 아니고 우주의 의지와 같은 맥락이면서 - 그 간구하는 기도가 지극할 경우에 그러한 조건이 이뤄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석굴암을 예로 들어본다면 석굴암 축조를 맡은 장인이 정말 부처님의 위대함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중생에게 가르치기 위하여 부처님을 모실 편안한 장소를 만들고자 지극 정성으로 몰입하여 기도한 결과 그러한 능력이 주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시 말해 장인은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손발이 움직이는 대로 행한 결과 그러한 걸작이 나온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인간 지식의 범주 안에서는 해석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우주의 의지가 전달된 현상, 직관에 의해 이뤄진 것이다.

전략이란 약자가 강자을 반드시 이겨야 하는 절대 절명의 위기에서, 예를 들면 국가의 안위가 풍전등화와 같은 상황에서 이겨야 하는 순간에 필요한 것이다. 전략가는 국가의 운명과 국민의 생명을 고려할 때 정말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면서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전략가는 순수하게 국가의 운명과 국민의 안위를 생각하면서, 전략을 간구한다면 우주의 의지가 작용하여, 직관이 전략을 만들 수 있는 혜안을 제공해 줄 것이다.

전략은 어려운 여건에서 창의적인 새로운 방법론을 찾아내야 하는 과정이므로 각고의 노력과 깊은 사고가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고도의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능력을 초월한 직관의 힘이 필요하며 직관이 뒷받침되는 전략은 승리를 보장하는 전략이 될 것이다.

통찰력과 전략
통찰(洞察)의 사전적 의미는 '전체를 환하게 봄, 또는 예리하게 꿰뚫어 봄'이라고 정의 되어있다. 영어로는 insight라고 쓰는데 단어를 찬찬히 뜯어보면 '속을 들어다본다'는 의미다. 그러니 통찰은 어떤 사물이나 사안의 전체를 예리하게 속을 꿰뚫어본다는 뜻이 된다. 이렇게 볼 때,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전략의 대상을 통찰할 능력이 없으면서 제대로 된 전략을 수립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안이 처한 상황을 통찰해야 하고 사안에 관련된 제반 사실의 관계와 속성을 통찰해야 하고 그 사안이 진행되어갈 미래를 통찰해야 한다.

통찰력이란 다른 각도에서 살펴보면 사안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관계를 알고 있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통찰력이라고 보아도 틀림이 없다. 전략 수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과관계를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므로 전략의 전체적 맥락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통찰력이다.

전략이란 '추구하는 목표를 가장 효율적으로 달성하는 방법론' 이며 그 방법론은 ‘자신에게 유리한 경쟁의 틀로 바꾸는 것’ 이라는 정의에 비춰볼 때 통찰력은 상황을 분석하여 대안을 수립하는 과정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전략가의 능력이다. 전략을 수립하려면 관련된 사안의 구조를 훤히 꿰뚫고 있어야 한다. 그 사안의 시작과 끝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하여 훤히 꿰뚫어보는 통찰력이야 말로 전략을 수립하는데 필수불가결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이런 통찰력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복잡한 21세기 정보화 사회에서 모든 것을 직접 경험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니 간접 경험을 통해서 통찰력을 키울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책을 읽거나 명상을 통한 공부를 통해서 세상의 이치를 터득하고 우주 변화의 원리를 알아야 한다. 이런 공부는 동양학 접근 방법이 더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서양학문은 개별 사상을 분석 종합하여 결론을 내리는 귀납법이 주종을 이루기 때문에 사안의 본질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이에 비해 동양학은 일반론적으로 사안의 본질부터 파악하여 개별 사안에 적용하는 연역법이 기초다. 그러니 동양 고전을 공부하면 우주, 천문, 지리, 병법, 의학 등 제반 사항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귀납적 학문 방식을 중심으로 하는 서양에서는 전략가가 배출되기가 어렵다. 서양의 전략이란 것이 리델 하트 이전에는 요즘 기준으로 보면 전술이나 작전술 정도에 그칠 뿐이다. 직접 전장에서 현장의 대응조치를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어온 것에 불과하다. 영국의 유명한 전략가 리델 하트는 아마 손자병법을 읽고 서양에는 없었던 간접전략이라는 개념을 이해한 듯하다.

제갈량이 적벽대전에서 동남풍을 이용한 것은 아주 좋은 예다. 픽션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제갈량은 동남풍을 불게 만든 역학적 능력을 가지고 있었던지, 아니면 적어도 동남풍이 불 것이라는 자연 현상의 변화를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는 자연의 변화에 대한 통찰력을 이용하여 적의 수많은 함선을 화공으로 침몰시켰던 것이다.

자식과 부모 관계에서 부모의 말씀과 가르침은 아이에게는 전략적 사고이고 행동이다. 부모는 이미 아이가 지금 겪고 있는 과정을 직접 경험을 통해서 이미 알고 있다. 다시 말해서 아이가 자라서 어른이 되는 과정에 대한 통찰력을 부모는 직접 경험을 통해서 터득한 것이다. 그러므로 부모는 아이가 보지 못하는 아이의 미래를 짐작할 수 있다. 즉, 부모는 아이 보다 상대적으로 아이의 성장에 대한 전략적 식견을 갖는 것이다.

전략가는 형이상학적/형이하학적으로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고지를 점령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높은 고지에 서서 상대보다 더 멀리 보고 일어날 미래의 일을 상정해야만 그에 맞는 전략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다. 요컨데, 통찰력을 가지면 일의 돌아가는 형편을 알게 되고 - 전략적 상황판단이라고 할 수 있다 - 그렇게 되면 무엇이 문제이고,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이 최적인지 알게 된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전략가들의 통찰력이 어떻게 발휘되었고 그들은 통찰력을 어떻게 개발했는지를 그 시대적 상황에 입각하여 분석해 본다면, 통찰력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이 인천 상류작전을 계획할 때, 모든 참모들이 인천의 지리적 불리 점을 들어 반대했을 때, "여러분들이 반대하는 그 이유가 내가 인천을 선택하는 이유다." 라고 말하면서 인천 상륙작전을 감행하여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

참모들의 눈에는 ‘상륙작전 교범’에 있는 고려사항에 따라 인천을 분석한 결과만이 머리에 맴돌고 있을 때, 맥아더 장군은 북괴군 전체의 전투력 상황과 전선의 배치, 그리고 적장의 생각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을 가졌던 것이다. 적의 옆구리를 찔러 적을 혼란에 빠지게 만들겠다는 생각과 제해권이 유엔군에 있다는 사실, 그리고 북괴군의 병참선이 길다는 전체적 사실을 한눈에 알아보고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이다.

맥아더 장군의 만주 폭격 주장도 장군으로서 통찰력이라고 생각한다. 아무 생각이 없는 트루만 대통령의 정치적 의도에 의해서 좌절되었지만, 만일, 맥아더 장군의 주장대로 만주를 폭격했더라면 중공군의 개입은 불가능했을 것이고 따라서 6.25 전쟁은 지루하게 3년을 끌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되었더라면 남북이 통일되어 반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우리 민족이 겪고 있는 고통과 비용은 지불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당시의 상황으로 중공은 미국에 필적할 수 없었으며 미국이 원하는 바대로 세계사가 움직였을 것이다.

고등학교밖에 나오지 못한 트루만같은 사람의 머리는 통찰력이라는 것이 부족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러니 한 집단의 지도자는 물론 국가의 지도자는 반드시 통찰력이 풍부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그 국민이 불행하지 않다.

요컨데, 길을 가본 사람은 길을 가보지 못한 사람보다 통찰력이 깊다. 길을 가본 사람은 길이 어떻게 이어지고 고개 길이 있는지? 없는지? 노면 상태는 어떤지? 등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길을 직접 가보지 못한 경우라도 산 정상에 올라서서 전개된 길을 바라보면 길의 윤곽과 방향은 알 수 있다. 이러한 것은 직접 길을 가 본 것에 비해 세세한 것을 모를 수는 있지만 길의 전체적인 방향과 길을 가는 계획을 세우는 데는 도움이 된다.

산 정상에 서 있는 사람에 비해 산자락에 있는 사람은 산 넘어 길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통찰력을 키우기 위해서 우리는 직접 길을 가던지 아니면 산 정상에 오르던지 그것도 어려우면 지도를 구해서 열심히 지도를 읽고 연구해야 하는 것이다.

넛지와 전략
리처드 탈러 시카고대학 경제학 교수와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학 로스쿨 교수가 공동으로 저술한 '넛지' 가 2008년 여름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넛지(nudge)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주의를 환기하기 위하여) (남)을 팔꿈치로 쿡쿡 찌르다. 또는 (남) 의 주의를 환기하다" 라고 되어있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넛지를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기술'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넛지가 전략과는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

이 책이 유명해진 것은 '타인의 선택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다'는 이 아이디어를 2008년 미국의 민주당 대선 후보 버락 오바마와 영국의 보수당 당수 데이비드 카메론이넛지를 활용한 정책을 수용하면서 부터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2008년 여름휴가를 앞두고 청와대 수석을 비롯한 모든 직원들에게 넛지 책을 선물한 것이 계기다.

전략은 그 오랜 역사를 통하여 다양한 의미로 쓰여 지고 있어, 넛지와도 연관성을 부분적으로나마 가지고 있음이 확실하다. 적어도 넛지는 은근히 또는 넌지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므로 전략이 갖는 '간접적'의미와 같은 영역을 공유하고 있다. 그러니까 넛지를 하면 그 자체가 전략적 냄새가 난다. 소위 바로 대놓고 말하거나 지시하지 않고 무언가를 암시하거나 목적은 감춰두고 그에 영향을 미칠 어떤 것을 하게 만들어 그 목적을 달성한다는 의미에서 확실히 전략적이다. 아이에게 근면성을 교육시키기 위해서 용돈을 그냥 주지 않고 매일 아버지의 구두를 닦게하고 그 댓가로 용돈을 주는 것도 넛지의 하나다.

넛지에 대한 아주 쉽고 재미있는 사례가 있는데 암스테르담 공항에서는 소변기에 파리 모양 스티커를 붙여놓은 아이디어만으로 소변기 밖으로 새어나가는 소변 량을 80%나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화장실을 깨끗이 사용하라는 경고의 말이나, 심지어 파리를 겨냥하라는 부탁조차 없었다고 한다. 어떠한 금지나 인센티브 없이도, 인간 행동에 대한 적절한 이해를 바탕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어낸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넛지와 전략은 어떠한 관련성이 있는가? 넛지는 기본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간접적인 방법을 사용한다. 주어진 전략적 상황에서 인간이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의도자가 추구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알든, 모르든 상관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행위를 함으로써 의도자의 목표를 달성하게 한다는 측면에서 지극히 전략적이다.

위에서 예를 든 암스테르담 공항의 "소변기의 파리 스티커"는 대부분의 사람들로 하여금 소변기에 붙어있는 파리를 소변줄기로 떨어뜨리고 싶은 본능이 작용하게 한다. 설사 소변을 보는 남자가 그 파리 스티커는 소변이 밖으로 새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붙여 놓은 것이라는 것을 아는 경우에도 상관없이 본능이 작용한다. 왜 그럴까? 그것은 재미를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재미있다고 생각하면 아무 의미 없는 행동도 하는 것이 인간이다. 인간의 재미있는 행동을 하고 싶어하는 본성을 활용하여 소변이 밖으로 새어 나가는 것을 방지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전략적이라는 또 다른 의미는 소변이 화장실 바닥에 떨어져 냄새가 나는 것을 방지하고 청소하는 번거러움을 없애고자 하는 공항 측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직접 소변을 화장실 바닥에 떨어뜨리지 말라는 경고문이나 방송을 한다면 많은 사람들은 그것들을 싫어할 것이다. 인간은 '하라면 하지 않는 속성이 있다.' 자신이 간섭받거나 구속을 당한다고 생각하면 반발한다. 이처럼 넛지는 인간의 본성을 정확히 파악하여 직접적 접근을 피하고 간접적 접근을 통하여 목표를 달성한다는 측면에서 대단히 전략적이다.

블루오션과 전략
블루오션은 전략과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가? 블루오션이란 경영에서 주로 써왔던 개념으로 경쟁자가 없는 영역을 의미한다. 즉, 경쟁자가 없는 새로운 영역에서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이런 블루오션은 그 수명이 길지 못하다. 당장은 블루오션이지만 머지않아 모방 또는 벤치마킹하는 기업이 나타나는 순간 레드오션으로 변한다.

더 직접적으로 예를 들면 어떤 고깃배가 운이 좋게, 아니면 철저한 연구를 통해서 '물반 고기반'의 어장을 발견했다고 하자. 처음 혼자서 고기를 잡을 때까지는 블루오션이다. 그러나 소문을 듣고 찾아온 고깃배들이 같이 고기를 잡기 시작하면 레드오션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그러니 블루오션을 유지하려면 항상 연구를 거듭하여 다른 사람보다 먼저 시작하고 다른 사람이 따라오면 또다시 새로운 영역에 가 있어야 한다. 그러니 부단한 변신을 거듭해야 하는 것이 블루오션 전략의 기본이다.

블루오션이 전략적이라는 의미는 경쟁의 틀을 전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블루오션에서는 경쟁자가 아예 없으니 그 이상 더 쉬울 수가 없다. 그러니 블루오션은 항상 '무경쟁의 경쟁 틀'을 찾아 노력하는 전략이다. 손자가 말하기를 '부전이승이 선지선자야(不戰而承而 善之善者也) '라고 말한 것처럼 싸우지 않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면 그것이 최고의 전략인 것이다.

기존 경쟁의 틀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의 경쟁의 틀을 만드는 것이 소극적이고 작은 범위의 내연전략이라면 블루오션은 아예 경쟁자가 없는 영역에서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려는 적극적이고 큰 범위의 외연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불루오션 전략은 경쟁의 영역을 선정할 때 외연을 크게 확대하는 것으로서 규모차원에서도 전략적이라는 의미를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전략은 그 구성하고 있는 면의 다양성 때문에 많은 것과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