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방재청이 지난해 3월부터 올 2월까지 세계 주요 고층빌딩과 국내 고층빌딩의 방재시설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지난 10월 4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 결과, 소방방재청은 국내 고층건물 화재에 대한 취약성이 다시금 확인된 셈이라 말하며 미흡한 사례를 언급했다. 하지만 보고서에 언급된 업체중 두산 해운대 위브더제니스의 경우 소방방재청 보고서의 내용과 맞지 않은 부분도 상당수 있다고 두산측이 주장해 진실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재난포커스 - 이정직 기자  jjlee@di-focus.com >

초고층 건축물에 적합한 시스템 갖춰
소방방재청은 지난해 3월부터 올 2월까지 세계 주요 고층빌딩과 국내 고층빌딩의 방재시설을 비교 분석한 결과, 국내 고층건물의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지난 10월 4일 지적했다. 방재청은“세계 주요 빌딩에는 다수의 소방 물탱크를 옥상 등 건물 상층부에 설치해 놓고 있는 등 각종 안전시설에 철저하게 대비하는 반면 국내 고층건물은 이런 안전 시설이 미흡하다”며 63빌딩과 두산 해운대 위브더제니스의 사례를 들었다.

하지만 이 보고서와 관련, 두산 측은 "이번 조사는 사실과 다른 점이 많다"며 "소방 기준은 세계적 수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문제점 제기했다. 두산 측은“방재청 보고서에 따르면 위브더제니스의 경우(현재 72층 골조 공사 중-지하 5층, 지상 총 70~80층 3개동, 1,788세대) 평상시 정원으로 쓰는 공간을 비상 대피용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으로 언급됐지만, 실제로는 대형 대피소를 중간층인 31층과 59층, 2개소 설치하고 있으며, 소형대피소는 건물 북측에 3개층 마다 설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 측은 또“층마다 양방향 피난계단이 있기는 하지만 이격거리가 5ｍ 이내에 불과하다는 보고서의 지적에 대해, 계단 이격거리는 5m가 아니라 10m이며 피난계단 내 통신장비도 북측 대피공간마다 양방향 통신이 가능하도록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승객용 엘리베이터 또한 비상용 전환이 불가능하는 보고서와 달리 비상용엘리베이터 는 24인용 2개소를 설치할 예정”이라 말했다. 한편 두산 해운대 위브더제니스는 보다 안전한 건물을 유지하기 위해 초고층 건축물에 적합한 소화설비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화설비시스템의 경우, 자연낙차에 의한 고가수조방식 및 펌프가압방식 적용, 건축물 특징을 고려한 소화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통합 방재시스템의 경우 주거, 비주거 방재센타를 운영하고 각 동별로 방재센타를 연결하는 등 연동 시스템 구성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신속하고 정확한 피난대피시설을 갖추기 위해, 피난 시뮬레이션을 통한 피난성능실험을 실시하고 있으며, 피난동선을 고려한 유도등 배치 등 만일에 대비한 피난시설에도 각별히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기타 주요 소방시설을 위해 이동통신, 무선통신설비를 설치중이며, 소방차의 상수도 소화전 접근이 용이하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소방방재청 보고서, 국내 고층건물 안전대비 미흡
한편 소방방재청은 당시 보고서에서“국내 고층건물은 대피안전층이 별도로 설치돼 있지 않아, 제연 설비, 내장재, 경보시스템 등 기본적인 피난·방재 시설조차 갖춰지지 않았다”며 “국내 고층 건물인 경우 화재가 발생하면 불에 의한 피해보다는 연기에 질식돼 사망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지적했다. 또 “두산위브더제니스는 평상시 정원으로 쓰는 공간을 비상대피용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 있지만 63빌딩은 그런 용도의 장소가 아예 없다”며“층마다 양방향 피난계단이 있기는 하지만 이격 거리가 63빌딩은 10ｍ 미만, 두산위브더제니스는 5ｍ이내에 불과하다. 피난계단 내 시설도 미흡하기 짝이 없다”말했었다.

현재 국내 법에서는 2009년부터 30층 이내마다 안전구역 또는 층을 두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건물 안에서는 자체 소화전 등 소방설비가 있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는 고층건물에서 화재가 나면 사다리차나 살수차로는 불을 끌 수 없다는 지적 때문이다. 보고서는 소방설비는 수압 때문에 건물 위쪽에 위치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국내는 지하 기계실에만 소방용 물탱크가 있는 건물이 대부분이라 지적했다. 또 화재시 단전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외국의 조사대상 건물은 모두 피난계단 내에 양방향 통신설비가 있어 방재센터의 지시에 따라 효과적으로 대피할 수 있게 하고 있으나 국내 건물에는 통신설비 자체가 없으며 피난계단의 번호 식별 시스템도 국내 건물은 구비돼 있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소방방재청은 당시 이 보고서를 경원대 P모교수에게 연구용역을 주었으며, 이 연구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