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 조선은행(現 한국은행 화폐금융박물관)에 화폐운반용 ‘수압식엘리베이터’를 시작한 우리나라의 승강기 역사는 해마다 그 이용량이 증가하고 있다. 1990년대 초만 해도 7만여대에 불과했던 승강기 설치대수는 20년 만에 6배 가까이 증가한 41만여대(2010년 6월 기준)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승강기 안전사고도 승강기 증가속도와 맞물려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승강기안전관리 미흡으로 발생하는 사고나 사용자의 안전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주요 근간을 이루고 있다. 승강기 안전사고의 문제점을 살펴봤다.

<재난포커스 - 박진수기자>

승강기 안전장치 결함 등 안전사고 자주 발생

2010년 10월 26일, 개통한 지 채 1년도 안 되는 경기 양평군 복선전철 용문역사의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 승강기를 이용하던 승객이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용문역사(용문면 다문리) 승강기가 운행 중 1층과 2층 사이에서 멈춰 승강기 이용객 7명이 30분 동안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승강기에 갇힌 이용객들은 휴대폰을 이용해 119에 구조를 요청했고, 양평소방서는 이들을 30분 만에 모두 구조했다.

통상적으로 승강기가 건물 사이에 멈춰 설 경우 수동으로 안전 층으로 이동시켜 구조하지만 이날 사고는 승강기가 전혀 움직이지 않아 보수업체까지 출동했지만, 승강기가 여전히 건물사이의 통로에 끼어 움직이지 않아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같은 승강기 안전사고는 올 1월 3일 부산 지하철에서 발생 39명의 사상자(2명 사망, 37명 부상)를 낸 에스컬레이터 사고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부산교통공사는 승강기사고조사판정위원회의 조사결과 당시 사고는 승강기 핸드레일(손잡이 부분)과 디딤판의 속도차이를 감지하는 안전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발생했다고 밝혔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이 같은 사고에 대해 “승강기 관리. 보수업체에서 속도감지 안전장치를 꺼 놓았거나, 이 장치가 승강기 설치 당시에는 필수점검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아 보수를 제대로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같이 엘리베이터나 승강기가 갑자기 멈추는 바람에 이용하던 승객이 갑자기 고립되거나, 승강기의 안전장치 결함 등으로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상황이 우리 주변에서 자주 접하고 있다. 이런 사고가 자주 발생하자 행안부는 한국승강기안전기술원과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공동으로 승강기 합동점검을 통해 2010년 10월 21일 63대의 불법운행 승강기를 고발조치하고, 관리가 소홀한 승강기 311대에 대해서는 즉시 개선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승강기 안전사고는 지난 2005년 43건에서 2009년 115건으로 증가하였으며, 이는 1990년 이전에 1만8천대에 불과하던 승강기 대수가 2009년도에는 40여만 대로 급격히 증가한 것에 기인 한다. 또한 이용자의 안전의식 부재에 따른 이용자부주의도 한몫 했다. 이에 대해 한국 승강기안전기술원은 안전 캠페인을 통해 “시민들로 하여금 안전한 엘리베이터 이용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안전 불감증으로부터 오는 위험에 대해 각인시키도록 철저한 관리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캠페인을 꾸준히 전개해 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

재난, 안전관리 전문가의 필요성

한편 관련부서인 행정안전부는 승강기시설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관련 업무를 지식경제부로부터 이관 받아 승강기 안전관리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행안부는 승강기 사고에 대해 “사전 예방적 종합 안전관리체계 구축 미흡 등으로 승강기 안전사고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노후 승강기의 증가 및 이용자 부주의에 의한 안전사고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별도 안전관리 대책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 밝히며 제도 개선을 말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종전에 승강기 제조분야와 안전분야를 동시에 다루었던 ‘승강기제조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제조·인증업무는 지경부에 그대로 존치하고 안전관리 업무는 국가재난안전을 총괄·조정하고 있는 행안부에서 관장토록 하는 '승강기시설 안전관리법'으로 개정하여 승강기 안전관리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특히 승강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 위해 ▲ 안전관리 정도에 따른 차등검사제도 신규도입 등 승강기 안전관리 선진화를 위한 승강기시설 안전관리법 정비 ▲ 고층 건물에서 화재 진압 및 피난ㆍ대피용 안전기준 마련 등 검사 기준을 유럽 등 선진국 수준으로 상향 추진하고 있다.
행안부는 특히 지난 10월 4일 승강기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승강기시설 안전관리법’의 일부를 개정하기도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승강기의 유지관리 상태가 양호한 경우 검사주기를 연장하고, 불량한 경우 검사주기를 단축하게 된다. 또 잘못된 보수로 사고가 발생한 경우 원보수업자와 하도업자가 같이 책임을 지도록 했다. 제조업자가 보수업자로부터 보수용 부품 요청을 받는 경우 공급을 의무화하고, 승강기 제조·검사와 사고 이력을 제공·공표해 고장이 잦은 취약부분에 대한 집중관리도 시행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고층 승강기에 대해 설계검사제가 도입되고, 장애인용 승강기 운행시 안전관리가 강화하키로 했다.

승강기 안전 재난관리 측면으로의 인식전환 필요

소기옥 행정안전부 안전개선과장은 “승강기 사고율은 사용자들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도 대폭 감소한다” 며 “관리자와 사용자 모두가 함께 노력할 때, 승강기 안전의식을 높여진다” 고 강조했다. 소 과장은 지난 5년간 기록된 승강기 사고 중 60% 이상이 사용자 과실로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년간의 승강기 사고의 59%가 엘리베이터 문에 기댄다거나 에스컬레이터 핸드레일을 잡지 않는 등의 부주의에 의해 일어났다”며 “사소한 실수가 큰 사고로 연결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고 표현했다.

소 과장은 “아무리 열심히 승강기 검사를 강화하고 유지관리에 힘써도, 사용자가 안전하게 탑승하지 않을 경우 사고는 언제든지 발생 가능하다”며 “사용자의 의식을 고취시키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진국으로 갈수록 국민의 안전의식은 높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안전은 옵션이 아니라 필수인 만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선진 국민’이라는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하루에도 수십 차례 이용하고 있는 생활시설에 대해 효율적인 안전관리의 체계적인 관리의 필요성은 더 강조 되어야한다.

특히 갑자기 발생하는 승강기 사고를 대비 이를 사전에 예방조치하지 하지 못한다면 초대형사고로 이어지는 재난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같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이를 관리 감독할 재난 관련 전문가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승강기 관련 법령은 승강기 이용시 사람이 고립되거나 다칠 경우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에 사고신고를 하도록 하고 있으며, 연1회의 정기검사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근 추진되고 있는 ‘초고층 건물 재난관리법안’에서 고속 엘리베이터의 사고가 발생 한다면 이는 커다란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같은 재난을 사전에 예방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법에는 총괄재난관리자를 지정하여 초고층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재난의 유형을 분석하고 개별적 대응계획을 수립하도록 되어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승강기의 안전관리는 중요한 핵심사항의 하나이며 승강기 유지관리 업체는 단순한 안전관리에서 재난발생시 인명의 손상이 큰 사건으로 전환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야 한다. 또 기존 승강기 안전분야에서 재난관리 측면으로의 인식 전환과 전문지식의 습득이 중요하다는 점도 인지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