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구제역 등이 발생하는 이유와 방지책은 무엇인지 설명해주십시오.

구제역(口蹄疫, FMD: foot and mouth disease)은 발굽이 2개로 갈라진 우제류(소, 돼지, 양, 염소, 사슴 등)에 주로 전염되는 질병으로서, OIE(Office International des Epizooties :국제수역사무국)에서도 가장 위험한 가축전염병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치사율이 최고 55%에 달하는 치명적인 가축전염병이지만 다행히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습니다. 구제역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A, O, C, SAT1-3, Asia-1 등 7가지 혈청형에 80가지 이상의 아형(subtype)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A형과 O형이 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구제역은 공기전염과 직·간접 접촉전염으로 발생하며, OIE가 정하는 구제역의 잠복기간은 14일정도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전염성이 높은 우제류(偶蹄類)가축의 급성·열성(急性·熱性)전염병으로 구강점막(口腔粘膜:소의 혀(舌)의 상피세포의 조직배양에서 증식)·제관(蹄冠)·제간(蹄間)부에 수포(水疱)를 형성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구제역은 원래 유럽에 이어 남미와 동남아 국가에서 발생했으나 수년전부터 필리핀과 대만을 중심으로 동아시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작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구제역의 유입원인은 동북아시아 국가 외국인 근로자의 직접고용과 농장주가 동북아시아를 여행한 후 소독 등 방역조치 없이 농가에 들어갔기 때문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구제역 바이러스가 신발 및 의복에서 60∼100일 생존할 수 있기 때문에 해외여행에서 전파된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감염을 일으키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동물보건기구(OIE, Office International des Epizootics)의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피해농가와 국내 축산업에 미치는 직·간접적 피해규모는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최초 발생원인과 최초 발생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원인은 다르므로, 이에 대한 분석과 대응책 수립이 요구됩니다. 즉 도축차량, 사료공급차량·검역관계자들의 이동경로, 방역초소의 허술한 운영 등 구제역 확산 저지에 실패한 방역시스템의 허점을 면밀히 분석하여 대처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구제역이 발생상황의 정부 대응과 재난 발생시 조치와 정부의 대응의 문제점과 개선과제를 밝혀주십시오. 2010년초 발생한 두 차례의 구제역이 종료된 후 정부는 축산업 선진화와 구제역 방역시스템 강화대책을 발표하였고1), 9월부터는 예방차원에서 가을철 구제역 방역대책을 추진한 바 있습니다2). 그리고 구제역 바이러스의 상존 가능성 때문에 가을철 이후 구제역 발생을 예측하고 대응하였는데도 이의 추가발생을 막지 못하였습니다. 11월 29일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경기, 강원, 충북 지역으로 확산기미를 보이자 정부는 구제역 예방 접종을 실시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정부는 12월 29일 구제역 확산과 관련해 가축질병 위기정보 단계를 경계(Orange)단계에서 최상위 단계인 심각(Red) 단계로 격상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강화된 구제역 방역시스템은 현장까지 뿌리 내리지 못하여 확산저지가 목적인 초기 대응에 실패하여 각 시도로 확산되고 그 공포는 국가적 재난에 미치고 있습니다. 그동안 고려하지 않던 구제역 예방백신이라는 처방은 국가 차원의 가축전염병방역시스템이 그 시행체계나 실행력 확보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음을 드러낸 반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농식품부는 축산업 선진화와 구제역 방역시스템 강화대책으로 지침수준의 방역시스템 강화를 실시하였지만, 실제 현장방역시스템 가동에 필요한 각 단계에의 후속조치는 미흡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현장의 가축전염병 방역시스템이 사전예방적 측면보다는 여전히 사후대처 측면에 치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번 안동지역에서 시작한 구제역의 예방이나 확산저지에 실패하였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구제역 사후관리체계에 영향을 주는 구제역예방백신을 어떤 상황에 실시해야 하는 지, 사후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었다는 점은 우리나라 구제역방역시스템이 현장성, 신속성에 얼마나 취약한 지를 나타내 주고 있는지 보여주는 현실입니다.

정부의 살처분 이후에 나타나는 환경 오염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국가별로는 구제역 방역조치는 다양하지만 보통 가축의 이동제한, 살처분, 예방접종 등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2011년 1월 4일 현재 1703개 매몰지에 78만 1천 두의 가축을 살처분·매몰하였습니다. 바이러스 전염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신속하게 가축을 살처분·매몰해야 합니다. 그러나 가축매몰에 따른 2차 피해인 침출수 및 악취 문제, 토양과 지하수 주변환경에 대한 오염문제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와함께 환경적·생태위생 및 보건적 문제도 심각하게 고려하여 중요한 정책해결 과제로 삼아야 할 것으로 봅니다. 대규모 가축매몰지역의 사후환경관리가 소홀할 때에는 지역주민의 건강은 물론 환경오염이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으로 이에대한 규정과 지침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는 가축매몰지 관리에 대한 부분과 함께 가축매몰방법의 대안이 검토, 환경오염물질 관리 개선방안 등이 다각도로 고려되어야 합니다.

국회에서 구제역에 대해 어떤 해결책을 찾고 있으며 대책마련은 무엇입니까?

2010년에 발생한 구제역은 과거와 달리 날씨가 따뜻해진 봄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추운 겨울에 발생하였습니다. 발생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구제역을 차단하기 위한 상시 예방대책 마련이 절실합니다. 국회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예방을 위한 방역체계 확립 및 축산 환경 개선대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여야가 해결책을 찾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국회에서는 여야 합의로 가축전염병예방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농림수산식품위원회 대안으로 마련하였습니다.

그중에는 가축전염병 발생지역을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른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 건의 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또한 구제역 확산을 효과적으로 막고 신속한 대응책 마련을 위해 가축전염병 발생 국가에 대한 정보 공지, 국경방역 강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신고, 소독 의무 부여, 살처분 매몰지 오염방지 대책 등을 골자로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국회에서 14일 본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가축전염병 예방법 일부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오는 7월부터는 정부가 사전에 공지한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 발생국가에서 입국하는 모든 사람들은 공항과 항만에 있는 검역기관에 반드시 입국신고를 해야 하고, 필요시 소독도 받아야 합니다.

구제역으로 인한 피해와 농민들의 보상대책은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밝혀주십시오. 지난 2000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구제역이 발생한 후 살처분 보상, 수매비용 등 직접적인 피해액만 3,006억 원이었습니다. 2002년의 경우 소·돼지 등 16만 두를 살처분 함으로써 업계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한 바 있습니다.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구체역 발생 이후 소비 심리 위축으로 축산물 소비가 감소하여 가격이 크게 하락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질병의 발생은 국내 축산물 수급과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1월 7일 현재 소·돼지 살처분 마릿수 100만마리, 직접 피해액 1조원 이상이며, 사상 최악의 축산 재앙으로 여겨집니다.

백신접종을 실시한 소만도 50만마리를 넘어섰습니다. 그런데도 구제역은 통제 불능입니다. 발생된 지 40일 만에 전국 6개 광역시·도로 확산됐고 육지의 마지막 청정지역인 호남권과 경남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 있었던 백신접종 실시로 돼지고기 수출금지, 구제역 청정화 지연 등의 피해가 예상됩니다. 청정화 실현을 위해서는 구제역 백신 접종지역에 대한 기록과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합니다. 금번 구제역 발생으로 인한 소·돼지 가격 하락폭은 최대 10% 정도록 예상됩니다. 2011년 사료값 인상 등 축산농가와 업계의 어려움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국내산 쇠고기와 돼지고기에 대한 소비 촉진 홍보를 강화하고, 한우의 경우 계획 출하를 유도해야 합니다.

이와함께 구제역 발생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구제역 차단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예방 방역체계 확립 및 축산환경 개선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농가들의 보상에 있어서는 백신접종 부작용에 따른 피해보상과 백신접종 후 가격 하락에 대한 차액 보상 등에 있어 정부의 책임 있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또한 백신접종 후 (막대한 피해를 입은) 대만과 같은 결과를 낳지 않기 위해선 더욱 철저한 사후관리가 요구됩니다. 이번 기회에 지역별 행정체계를 기반으로 상시방역체계를 구축하는 등 방역환경을 대폭 개선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해야 합니다.

축산 농가도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방역의식으로 중무장해야 합니다. 농장 안팎을 정기적으로 소독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막으며, 차량은 물론 운전자와 차량 내부까지 샅샅이 소독하는 등 위험요소를 최대한 물리쳐야 합니다. 질병 발생지역은 물론 위험·경계지역까지 방문하지 않는다는 의식을 확고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의 축산 위기는 실로 전쟁에 버금가는 국가비상재난사태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와 정치권·지자체·농가 등이 제 위치에서 온 힘을 다해 방역 인프라를 확실히 구축해야 합니다.

<재난포커스 - 김정환기자(knews24@di-f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