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퀸즐랜드주는 1893년 이래 최악의 홍수를 겪고 있다. 중서부 투움바 일대가 이미 물에 잠겼다. 해발 610m 고지대에 위치한 투움바는 최근 10년간 극심한 가뭄으로 농부들이 인근 계곡에서 물을 끌어들여 농사를 지을 정도로 메마른 지역이었다. 하지만 하루 종일 쏟아진 폭우로 투움바강이 갑작스럽게 범람하고 주정차 중이던 차량들이 강물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바람에 인명 피해가 커졌다. 재난 관련 매체인 Continuity Central은 호주 홍수 지역이 프랑스와 독일 국토를 합친 면적보다 크다고 말했다. Continuity Central에 소개된 호주 홍수에 관한 내용을 전한다. 또 상수원 수질 악화로 사상 초유의 식수난을 겪고 있는 파나마의 실상도 소개한다.

<재난포커스 - 이정직기자(jjlee@di-focus.com)>

호주지역 대홍수, 프랑스, 독일 합친 면적보다 커

지난 2010년 12월 말부터 호주 북동부에서는 대규모 홍수 영향으로 20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피해면적은 프랑스와 독일을 합친 것보다 컸다. 남반구의 여름 기간 동안 호주 북동지역에서는 언제나 폭우와 홍수가 항상 되풀이 되곤 했다. 하지만 이번처럼 폭우로 인해 20만명 이상 피해를 입은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이같이 2010년 지구촌에서는 지진, 쓰나미, 홍수, 화산폭발, 슈퍼태풍, 눈보라, 산사태, 그리고 가뭄으로 인해 분기당 100만 명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그리고 이 같은 위협은 한세대를 뛰어넘어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난 40년간 국제테러보다 자연재해로 목숨을 잃은 경우가 더 많았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보험 연구소 Andreas Schraft,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HSNW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진, 화산폭발과 같은 치명적이고 자연 재난이 지구촌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며 “지진, 홍수, 눈보라 등 2010년 일어난 기상재해의 원인은 지구 온난화를 만든 현 인류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2010년도 12월 말부터 시작한 호주 북동부 홍수는 프랑스와 독일을 합친 지역보다 크며, 그 피해로 인해 20만명 이상 이재민이 발생했다.

호주 퀸스랜드주의 경우 하루 동안 내린 폭우로 강변 둑이 범람했으며, 수 천개의 집과 사무실이 위험에 처했다. 이곳의 주민들은 홍수로 인해 그들의 생활터전을 잃어버렸으며 도로유실과 농작물파괴 등 심각한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퀸즈랜드 주 시장은 “호주 북동부 지역의 경우 남반구의 여름기간동안 폭우로 인해 홍수가 발생하는 일은 흔한 일이지만.

이번처럼 폭우로 인해 피해지역이 큰 것은 매우 드문 현상”이라 말했다. 호주 방송국의 관계자는 “이것은 전례에 보기 드문 비극” 이라며 “22개 지역의 피해주민들은 지금 홍수로 인해 주변이 침수되거나 고립되어 외부와 단절된 도시로 남게 됐다”며 “이는 프랑스와 독일의 국토 면적보다 더 큰 지역이며 이재민도 20만 명에 이른다”고 표현했다. 폭스 뉴스의 기자도 “ 프랑스와 독일의 크기보다 더 큰 지역에서 2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며 “에메랄드의 중심 퀸스랜드 마을의 경우 약 천명이상이 24시간 안에 대피를 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곳 시장은 “고립된 마을 주민들은 식량부족, 정전, 하수오염물질들로 둘러쌓여 있다”며 “주민을 위해 3개 이상 대피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곳 언론들은 잠시 폭우가 지나가고 날씨는 맑아졌지만 바다에서 유입되는 많은 양의 물 때문에 일부 지역까지 범람에 강둑이 위험해 처해있다고 전했다. 또 이곳 주지사 관계자는 물속에 갇혀 있는 지역을 복구하는 데 몇 주 이상 걸일지 모르며 수십억 달러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호주정부는 퀸즐랜드 주 홍수 피해자에 대한 재난구호기금으로 100백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호주 총리 역시 수해지역을 방문하는 자리에서 연방준비금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자료 - Continuity Central

파나마, 사상 초유 물사태

파나마의 수도 파나마 시티에서는 ‘물 부족사태’로 지난 한 달간 구획 별 급수통제 등 간헐적 단수로 인해 100만 명 이상에 달하는 시민이 불편을 겪고 있다. 파나마 수도 당국(이하 IDAAN)은 상습 단수지역에 물탱크차량 68대를 비상 동원·순회하면서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으며, 특히 병원, 공항 등 필수 공공시설 등에는 우선으로 지원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물 부족사태와 함께 수돗물 수질마저 악화되면서, 설사환자도 2009년 보다 두 배 가량 폭증하고 있다. 지난 해 12월 말부터 기승을 부리는 ‘생수 품귀사태’로, 급기야 주요 유통망에 생수재고가 동나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물 대란’에 대한 시민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1월 3~4일 파나마시티 내 전면 단수 대란이 터졌고, 수도당국 IDAAN은 1월 6~7일 양일간 파나마시티 내 구획 별 급수통제 일정을 재차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상수원 수질 악화가 “물대란”의 주원인

이 같은 원인은 지난해 12월 7일 이후 중미 일대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지방소도시 침수, 도로 유실, 인명피해 등 상당한 물적·인적 손실을 가져왔으며 이로 인해, 파나마시티 상수원인 Alajuela호수에도 엄청난 토사가 유입됐다. 'Alajuela호수'의 혼탁도는 통상 5~10NTU(혼탁도 측정단위, Nephelometric Turbidity Units)내외로, 이 상수원의 취수 및 정수를 관장하는 ‘Chilibre정수처리장’은 100NTU 이내의 수자원만을 정화하도록 설계돼 있었다. 하지만 지난 폭우로 이 상수원의 혼탁도가 최대 700NTU까지 치솟았고, 한 달가량 지난 1월 정상 범위를 월등히 초과하는 172NTU를 기록하는 등, 좀처럼 수질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IDAAN Manuel Gonzalez청장은 금번 상수원 수질악화사태는 IDAAN설립 이래 최초라고 파나마언론사 Telemetro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설계용량을 초과한 상수원 수질이 결국 ‘Chilibre 정수처리장’에 상당한 과부하를 야기했고, 이는 곧 정수처리량 급감으로 연결, 이번 물 기근을 일으키게 된 것이다. 이번 1월 3~4일 발생한 파나마시티 단수 대란은 ‘Chilibre 정수처리장’의 부하 누적으로 정화약품 공급기 4기 중 2기가 손상을 입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이후 수돗물의 품질이 급격히 떨어지는 계기가 됐으며 수돗물 공급량도 설계용량의 40% 수준으로 위축됐다.

현재 수돗물의 수질은 일반 가정에서도 육안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악화됐으며, 1월 5일 기준 정수 처리된 물의 혼탁도는 37NTU에 육박, 통상 음용수 기준인 1NTU 미만은 커녕,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음용 가능 상한선인 5NTU에도 한참 미달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수도당국측은 장비고장으로 공급이 달리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불완전한 수돗물을 공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대신 별도의 통보가 있을 때까지 가급적 음용을 삼가고 불가피한 경우 끓여 먹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관련 당국의 무대책도 문제

더 큰 문제는 이번 사태의 유일한 실마리가 상수원의 수질개선인데, 당국이 가진 카드로는 상수원 수질 정상화를 기다리는 것 외에 달리 손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IDAAN 정수처리국 Rodrigo Barragan 국장은 “상수원 수질문제는 정수국이 인위적으로 개선할 방법은 없고, 오로지 신의 손에 달렸다”는 언급을 해 당국도 이번 사태에 속수무책임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바 있다. 더불어 파나마 기상당국은 이상기후에 따른 예측불허의 폭우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예고한 바 있고, 한랭전선 접근으로 다시 비를 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상수원 수질 정상화가 언제 이뤄질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간 정수업체도 음용수 공급 장담 못해

정부 당국이 사실상 수도공급과 관련해 뚜렷한 대책이 없음을 공표한 상황에서, 음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민간 생수 공급업체의 공급량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전체 등록업체 34개사 중 8개사만이 독립된 자체 수원을 확보하고 있고 나머지는 수돗물에 의존하고 있어, 수돗물 공급 차질이 지속되면 생수 공급량도 연쇄적으로 감산이 불가피 할것으로 보인다. 현지 생수 제조업체 Aquacai의 판매부사장 Lautaro Seligman은 이번 사태와 관련, 시장이 필요한 만큼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으나, 이미 생수 품귀현상이 시작됐고, 시민의 불안감이 가중되면서 생수사재기 사태 조짐마저 보인다는 것이 실제 시장의 반응이다.

파나마는 그동안 맑은 물을 파나마 최고의 자랑거리이자 자존심으로 여겼으며, 수돗물이 가장 안전한 음용수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물 대란’을 계기로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더불어 음용수 품귀현상까지 겹치면서 정부에 대한 불신을 계속 커져만 가고 있다. 또한 집중호우 등 기상이변 재발 우려로, 이번 물 대란사태가 언제 정상화될지, 또 유사사태가 언제 재연될지 모른다는 공감대에 파나마의 ‘물 대란’은 여전히 안개 정국인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