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포커스] 농협 '해킹 프로그램' 한 달 전부터 계획돼, 수사 쉽지 않아

농협 '해킹 프로그램'이 한 달 전부터 깔려 있었고, 이번 해킹 공격은 최소한 한 달 전부터 치밀하게 계획됐던 사건으로 4월20일 드러났다. 이에 따라 범인 검거에 나선 검찰도 수사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농협 전산망 마비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농협 전산망 해킹 프로그램이 최소한 한 달 전에 농협 전산망과 연관된 IBM 협력업체 직원 한모씨의 노트북에 들어가 잠복해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농협 전산망 마비사건은 일시적으로 일어난 기업재난이 아니라, 한달 이상 정밀하게 준비된, 예고된 기업재난이란 얘기다.

검찰은, 이미 오래 전에 이 노트북에 심어져 있던 해킹 프로그램이, 사건이 발생한 4월12일 오후 5시에 자동으로 작동되면서 농협 전산망 전체가 마비됐다고 설명했다. 전산망이나 데이터센터에 들어오는 미세한 해킹 프로그램 하나가 농협의 운명을 좌우할 정도를 깊은 내상을 입힐 수도 있다는 기업재난 전문가 설명이다.

이번 농협 전산망 해킹에는 이른바 '스크립트 해킹'이라는 신종기법이 사용된 것으로 검찰은 밝혔다. 스크립트 해킹은 이런 내용이다. 수시로 바뀌는 농협 서버의 방화벽과 보안체계를 하나씩 하나씩 벗겨 내는 명령어들을 모아서 하나의 전체적인 치밀한 해킹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검찰 설명이다.

검찰은 국정원, 민간보안업체와 함께 수사를 확대하고 있지만, 한달 전부터 준비된 해킹 사건이기에 수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해킹 수법이, 매우 복잡하게 이루어져 있는 첨단 수법이기에 검찰 수사가 갈수록 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업재난 전문가들은, 농협 전산망 마비 사건 같은 기업재난에 대비해서 전산망 설비 기기 보호를 해주는 데이터센터종합보험 가입은 필수라고 지적한다. 농협도 이번에 전산마비 사건으로 인해, 고객들이 제기한 손배배상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

<재난포커스 - 유상원기자(goodservice@di-f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