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위기관리시스템 제대로 작동하는가? 
<일본 대재해의 교훈 복합위기와 리스크 관리>

다케나카 헤이조·후나바시 요이치 편저/김영근 옮김/도서출판 문 펴냄 / 16,000원

일본 대지진 위기관리 국가적 패러다임 변화 필요
일본은 물론 전 세계에 크나큰 충격을 주었던 ‘동일본대지진’(일본에서는 ‘동일본대진재’라고 함)이 발생한 지 벌써 1년이 되어 간다. 이 책은 “동일본대진재라는 미증유의 재해 문제가 비단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아시아의 지역적 문제, 나아가 전 세계적인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 하에서 일본이 대재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였으며, 이를 통해 어떠한 교훈을 얻을 수 있는가?”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그 해답을 제시하려는 의도에서 집필된 것이다.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일본이지만 건물의 내진설계가 잘 되어 있을 뿐 아니라 쓰나미 대책도 잘 갖춰져 있어 일본은 안전하다는 일종의 신화가 일본 사회에 뿌리 깊게 존재해 있었다.

한국에서 신행주대교와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잇달아 발생했을 때 한국의 안전불감증을 비웃었던 일본이었던 만큼 2011년 3월 11일에 발생한 동일본대진재의 충격은 실로 컸을 것이다. 일본의 안전신화가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려 일본 국민들은 자국 정부의 발표를 신뢰하지 못하게 되었으며, 일본의 위기관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마저 제기되고 있을 정도다.

위기 시스템 작동 부실 등 일본 사회에 내재된 문제
3·11 동일본대진재 이후 지금까지의 일본의 위기관리시스템은 일본 사회에 적합한 것인지를 분석하려는 다양한 노력이 있었으며, 지난 1년 동안 일본 정부가 취한 조치들이 올바른 것이었는가에 대한 문제제기도 많았다. 그렇지만 이에 관한 국내에서의 논의는 일본 국내의 피해상황과 복구상황이나 부흥정책의 소개에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3·11 동일본대진재를 일본 사회의 복합위기로 규정하고, 그 실체가 무엇이며 어떻게 전개되어 왔으며, 이 복합위기에 대해 일본 정부와 관료, 민간부문이 어떻게 대응했는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서 지금까지 논의된 것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인간안보와 관련된 ‘리스크 관리’라는 글로벌 이슈에 대한 일본의 정책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분석을 이해하고 저자들이 발신하고자 하는 일본의 교훈이 무엇인지를 점검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