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만 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태안 현장을 찾았지만 준비 없이 찾아간 자원봉사자들을 나름대로 적절히 활용하는 운용체계는 갖추어 있지 않았다. 자원봉사자 배치에서 작업 장비 활용 등에 이르기 까지 많은 혼란과 낭비가 있었다. 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재난의 규모는 예측하기 어려우며, 대규모 재난 시에는 항상 일상적 대응능력의 열세성을 갖고 있어 자원봉사자의 활동이 필요하다. 정부는 재해가 일어날 가능성이 적다는 것 때문에 재해대비에 대한 불확실한 투자보다는 오히려 고용, 범죄나 레저, 매춘 등에 관심을 더 집중하고 있다. 재해관리를 중요 우선순위로 보지 않는 지방조직이 재해발생시 직접 재해를 관리해야하는 책임을 맡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재해현장 자원봉사본부 운영모델이 개발돼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을 체계적으로 전개할 필요가 있다.

안전과 방재문화위한 교재 매뉴얼 보급해야
태안 현장에서 동원된 방제세력에 방제자재 및 소요물품 보급을 담당하는 방제대책본부 보급지원반 운영에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방제대책본부는 정확한 물자관리와 체계적인 보급을 위해 모든 물자를 만리포로 집중하면서 태안읍을 거쳐 가야 하는 태안군의 지리적 특성상 150km가 넘는 해안가와 수백여 곳의 방제 현장을 고려하여 물자공급처를 태안읍에 두거나 몇 군데 나누어 두는 방안도 고려했어야 했다.

미국의 연방재난관리청 소속 재난구호교육기관인 EMI(Emergency Management Institute)와 같이 관련 기관과 국민의 안전 및 방재문화를 고양시키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교재, 매뉴얼 등을 개발해 보급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지난해 12월 18일 보건복지여성부의 ‘기름유출 사고 의료분야 등 대응상황’ 자료에서 사고 발생 열 이틀째 날까지 오염 현장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는 모두 12,593명으로 집계됐다. 일부 환자는 중복 증세를 보였으며, 두통·감기·구토 진료 11,283건, 피부 질환 420건, 외상 73건, 눈질환·복통 등 기타 증세 1,543건 등이다.

또 임시 진료소에서 대응할 수 없어 후송된 사례도 6건이 있었다. 서울대 의대 홍윤철 교수는 “사고 발생 후 5일간 40∼50%의 기름이 증발했다면 초기 방제 투입자들은 고농도의 유독성 물질에 노출된 것이다. 주민과 군인, 자원봉사자들의 건강 영향조사에 즉각 나서야 한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자원봉사자에 대한 건강영향조사 해야 한다 주장

	기름 방제작업에 나선 자원봉사자들은 남은 기름을 제거하는데 여념이 없다.

태안 기름 유출 사고 현장에서 방제 작업을 하는 주민과 자원봉사자, 군인들에 대한 건강 영향조사를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자원봉사활동이 이루어지기 위해 △자원봉사자 활동의 통합적인 관리체계 △신속한 재해현장 이재민 욕구조사 △효과적인 구호품 전달체계 △구호활동의 전문성 강화 △자원봉사자 지원체계 강화를 내용으로 한 의견이 개진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추진체계에서는 미국의 NVOAD나 일본의 전국안전회의 등과 같은 지역자율방재조직 중간조직을 육성, 이를 위해 민관협의체의 모델을 개발하고 보급해야 할 것이며, 민간단체가 중심이 되어 안전문화운동을 전개할 수 있는 법체계 강화가 선행돼야 한다.

또 재난현장 자원봉사단체 합동 상황실 운영 모델 개발 △이재민 수용소 운영 매뉴얼 개발 및 보급 △의료봉사단 이재민의료관리 지침 개발 및 보급 △이재민 상담봉사원 양성 및 상담소 운영 △재난 업무진단을 통한 대체인력 소요량 추정 및 자원봉사인력 확보 방안 강구 △피해조사 전문 봉사원 교육과정 개발 및 전문봉사원 양성 △일반 재난자원봉사자 교육용 테이프 제작 및 보급 △재난 봉사자관리 리더 양성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지원체계에 있어 △재난 봉사자 보호체계 강화 △재난현장 자원봉사자 활동프로그램 개발 △재난현장 봉사자 관리프로그램 개발 △국가안전관리정보시스템 운영에 자원봉사단체 참가 △재난현장 봉사자 행정지원체계 강화 △재난현장 자원봉사자 비상통신체계 지원 △재난봉사자 양성을 위한 예방예산 확대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는 만큼 향후 행보를 둘러싸고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