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아이들만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조그만 불에도 대처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만 집에 두기에는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실제로 지난 2004년 서울 천호동 화재로 잠을 자던 11살 큰 딸과 8살과 6살 배기 두 아들이 숨졌는 데 경찰관 아버지는 철야근무로, 어머니는 새벽 신문배달로 집을 비운 사이 발생한 참사여서 안타까움을 더한 적이 있다. 이처럼 매년 반복되는 화재사고 예방과 풍수해 체험, 낯선 지진체험을 몸소 경험하고 소방관들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안전의식을 심어주는 곳이 있어 찾아가 보았다.

지난 2002년 11월 경기도 부천시에서 부모가 신문배달 나간 사이 네 남매가 참변을 당했다. 집안에 켜 있던 촛불이 화근이었다. 이처럼 맞벌이 가정의 경우 불을 본 아이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대피하지 못하기 때문에 화재사고로 목숨을 잃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이는 사전 체험교육을 통해 해결 능력을 꾸준히 키워야 한다.

서울시민안전체험관이 국내에선 유일하게 이런 두려움과 싸우고 의연히 대처하는 법을 배우는 곳으로 유치원생들의 단체견학은 물론 가족단위 체험객들도 급증하고 있다. 이는 모 방송사에서 안전을 테마로 재미있게 풀어 설명하는 프로그램 영향도 한몫하고 있다. 이날 시민안전체험관을 찾은 정재원(8살) 아동처럼 “불을 봤을 때 무서워서 어떻게 했어요?”라는 질문에 “무서웠어요. 도망가고 싶었어요”라고 말하는 게 일반적이다.

불이 나면 유치원에서 배운 요령도 모두 잊고 부모만 애타게 찾으며 발을 동동 구르게 마련인 것이다. 따라서 아이들만 집에 둘 수 밖에 없다면 반드시 화재대응 교육을 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부모 역시 외출할 때는 가스밸브를 잠그고 불필요한 전기코드를 뽑는 등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자녀들의 귀한 생명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타지 시민 멀리 서울까지 체험
능동 어린이대공원 정문 옆에 자리한 ‘서울시민안전체험관’(safe119.seoul.go.kr, 02-2049-4000)은 평일에도 항상 붐빈다. 사전예약은 필수. 시민안전체험관에는 유압으로 작동되는 장치로 진도 1~7까지의 가상 지진을 느껴 볼 수 있는 체험관, 순간 초속 30ｍ 정도의 비바람을 맞는 풍수해 체험실이 설치돼 체험을 하고 있으며 소화기 사용법과 각종 재난 상황 대피법을 배우는 체험실도 마련돼 운영하면서 어린이들의 대처능력을 높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 체험에 앞서 찾아온 방문객들을 위해 소방담당관이 유의해야 할 점을 교육하고 있다.  2. 초속 30m/s의 태풍 세기를 실감할 수 있는 '풍수해' 체험관은 언제나 인기가 있다.

평택에 살고 있는 김모씨 가족은 휴가를 이용, 최근 재해로 인한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재해 대처법을 익히기 위해 서울시민안전체험관에 다녀왔다. 참가자들은 지진 체험, 풍수해 체험, 연기 체험 등을 통해 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재해를 간접 경험해 보았다. 이 날 현장 학습을 마친 어린이들은 안전에 대해 생각하고 사고에 주의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태풍의 힘 무서워요”
1층의 지진체험 공간에서는 지진발생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다. 학생들은 지진발생 체험이 시작되자 가스 밸브와 전기를 차단하고 건물이 흔들리면 문이 열리지 않으므로 출입문을 열어두고 식탁과 책상 밑으로 대피하여 방석으로 머리를 보호하였다. 또한 지진체험관 옆쪽에 있는 풍수해체험에서는 태풍의 세기를 직접 체험해 보게 된다.

그리고 2층의 응급구조체험에서는 코피가 났을 때의 올바른 응급조치를 배우며, 연기피난체험에서는 연기가 나오는 컴컴한 방에서 어떻게 탈출할 수 있는지 체험하는데 실제로 독성이 없는 연기가 자욱한 곳을 빠져나와야 해 다소 공포를 경험하게 되는데 배운데로 다들 천천히 빠져나오는 경험을 한다. 연기가 다소 매케하게 느껴져 실제상황처럼 느껴진다.

소화기체험에서는 소화기의 사용법을 배운 뒤 3층의 영상관에서는 지진, 풍수해 등 자연재해와 붕괴, 화재사고가 발생했을 때 소방관 아저씨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학습하게 되고 구조·구난에서는 그물과 사다리를 이용해 위급상황에서 탈출하는 방법을 배운다.

“엄청난 태풍의 힘! 그러나 안전의 힘이 더 세지요!” 시민안전체험관을 찾은 어린이들이 태풍이 만들어 낸 바람의 힘을 체험하면서 인기코스로 알려지고 있다. 장마철만 되면 국지적호우와 집중적인 폭우로 많은 피해를 입었던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자연 재해의 피해를 줄이고 안전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어린이들의 관심과 열의가 높다.

“리히터 규모 7 ?…직접 느껴봐”
지진체험실`은 말 그대로 지진을 직접 체험해보고 대피 요령도 알아보기 위한 체험실이다. 체험관의 관계자는 최근 우리나라가 지진안전지대가 아닌만큼 지진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높이고, 또 대국민 안전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 지진체험실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한다.

	1. 서울시민안전체험관은 많은 시민들이 찾아오는 만큼 실내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썼다.  2. 지진규모 7까지 체험하면서 집안에서 행동해야 할 요령을 실습해 볼 수 있어 색다른 경험으로 다가온다.

그럼 지진체험실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우선 6인승 규모의 지진 시뮬레이터와 관람객이 직접 지진파의 종류와 지진계의 작동원리를 볼 수 있는 지진계가 설치, 관람객이 리히터 규모 약 7까지의 지진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가상체험 설비가 운영되고 있다.

또, 기초과학관 지구과학 코너에는 지진과 해일의 원인과 피해, 우리나라의 지진과 원자력발전시설의 안전성, 지진 발생시 대피요령 등을 설명하는 전시품과 태풍의 위력을 체험할 수 있는 `태풍체험실도 함께 설치돼 운영되고 있어 가족단위 체험장으로는 더없이 좋은 산 현장체험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서울시민안전체험관은 생활안전 체험학습의 장으로 지진, 풍수해, 연기피난, 응급구조, 소화기, 라이드영상관 등의 재미와 안전의식을 느끼도록 체계화된 체험프로그램으로 무장돼 있어 주말을 이용, 아이들과 함께 가면 재미있는 체험학습을 통해 생활안전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안전의식을 높이는 더 없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1. 가족이 알아두면 좋은 '심폐소생술'을 배워본다. 실제 교육에 참가한 시민들은 생각보다 어렵다고 말했다.  2. 소화기를 쉽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안전핀 제거부터 손잡이 쥐는 방식에 따라 소화기 사용 유무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개관시간은 오전10시부터 17시이며 하루3회(10시, 13시, 15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와 관련 인천시와 평택시에서도 벤치마킹을 위해 다녀갔으며 심지어 일본에서도 시설상태를 보기위해 방문이 이루어지면서 활발한 교류가 이어지고 있다.

평택소방서내에서도 비바람을 동반한 풍수해 체험실, 지진 체험실, 소화기 체험실, 응급구조 체험실을 설치키로 했다. 이처럼 각종 재난·재해 상황을 가상으로 체험하면서 대처 방법을 배우는 ‘시민안전체험관’이 조심스럽게 설립계획 운영안을 마련해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2005년 15만6천292명이 방문, 2006년 15만9천348명, 지난해 16만2천115명, 올 1월만 1만3천213명이 이곳을 체험했다.

개관이후 총 이용객은 77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가운데 하루 평균 500여명, 월평균 1만여 명이 다녀간 셈이다. 서울시민안전체험관이 가족단위와 유·초등부 수준이라면 성인을 위한 체험관도 건립예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보라매 공원에 건설예정인 체험관은 20여 종의 체험실을 갖추고 세분화 한 뒤 군부대와 교사, 기업체, 일반 성인들을 교육하고 체험토록 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