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학교 주거환경소비자학과 유현정 교수

1990년대 이후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국민의 일상생활과 관련된 안전사고들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안전사고발생은 국민의 생활에 불안을 야기 시키는 것은 물론 기업과 국가적 차원에서도 큰 손실을 가져오게 된다. 이에 따라 기업과 국가는 리콜제도 등을 통해 안전사고 발생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는 사후 대응적 차원에 의한 관리 체계일 뿐 국민생활의 위해요소를 궁극적으로 차단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국민생활안전의 문제는 사고를 경험하고 위험에 노출되는 대상이 모든 국민으로 그 범위가 매우 광범위할 뿐만 아니라 사고 발생 원인이 되는 위해요소 또한 생활 전반에 걸쳐 분포되어 있으며, 환경적 요소로 인한 사고에 대해 개인적 부주의를 원인으로 생각하는 잘못된 통념 때문에 사고발생자체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아 관리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안전이라는 것이 매우 상대적인 개념이므로 일반 성인에게는 위험으로 인지되지 않은 요인들이 아동이나 노인, 장애인, 저소득층 같은 취약소비자들에게는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즉 신체적 기능이 완전하지 못하거나 경제적 능력이 떨어지는 취약소비자들의 경우 안전사고에 노출될 빈도가 높으며 안전사고를 경험할 경우 이에 대한 대처능력이 일반성인들 보다 현저히 떨어지므로 이들에 대한 안전관리는 일반성인과 동일한 기준에서 다루어져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 국민생활안전관리는 계층별 특성에 따라 위해의 수용기준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계층별 안전관리체계가 분리되어 적용되어야 한다.

	국민안전사고는 자연 및 인적 재해와는 다소 다른 재해 범위를 가지고 있다. 위험에 노출되는 대상이 장소를 불문한 국민 전체이며, 특히 어린이와 노인 등 에서 심각한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계층별 안전사고에 대한 적절한 안전관리체계 방안이 시급히 마련되야 하는 실정이다.

소비자 안전사고, 매년 증가추세
위험이란 단순히 드러난 위해만을 포함하는 것이 아니다. OECD(1983) 보고서에 의하면 위해(Hazard)란 소비자들의 신체, 재산이나 환경에 해를 줄 수 있는 잠재적인 상황을 의미한다. 급속한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하루에도 수많은 혁신품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으며, 최첨단 과학기술의 복합체인 혁신품은 그 기술이 날로 복잡해져 소비자들은 제품에 대한 완전 정보를 얻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게 됐다.

이로 인해 제품결함과 취급부주의, 제품 오사용 등으로 인한 많은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압력밥솥 폭발사건이나 휴대폰 배터리 폭발사건, 휠리스 운동화를 타던 아동의 사망사건, 컵젤리를 먹던 중 기도가 막혀 뇌손상을 입은 아동사건 등은 국민의 일상생활이 얼마나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소비자보호단체가 집계한 고발건수를 살펴보면 안전문제를 포함한 물품에 대한 불만이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신종 안전문제들(예 : 환경호르몬, 유전자 재조합 식품, 기술혁신품의 복잡한 사용설명서로 인한 안전문제 등)이 대두되고 있다.

소비자안전문제가 가장 많이 제기된 영역은 의약·위생 관련 제품, 가전제품, 서비스, 공공 서비스, 주택 관련 영역, 주방-정수기, 자동차-기계, 아동용품 순이었으며 가장 문제시 되는 소비자 안전문제의 영역으로는 인체에 해로운 유해물질과 위행문제가 가장 많이 거론됐고 의약품 위해, 안전사고, 환경안전, 감전·누전화재, 식품첨가물, 주택결함, 자동차 안전 순으로 심각성이 제기됐다. 또한 수입품의 안전문제 역시 그 심각성은 일반적인 사회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며 이러한 국제적 안전문제는 국제사회시대의 또 다른 쟁점을 야기 시키고 있다.

소비자 안전확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
소비자기본법 제3조에서는 모든 물품 및 용역으로 인한 생명·신체 및 재산상의 위해로부터 소비자가 보호받아야 하다는 소비자의 안전한 권리를 선언하고 있으며 동법에서는 소비자의 위해방지기준 제도를 규정하고 있다(소비자기본법 제6조).

또한 소비자기본법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에서는 경제정책국 아래 소비자정책과를 두어 소비자기본법과 제조물책임법,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 등 소비자 관련 법률을 소관하고 있으며 그 외에 소비자의 안전과 소비자민원상담 업무 등을 처리하고 있다. 또한 경찰서와 소방서, 보건소, 종합병원 및 병원, 양호실이 있는 초·중·고등학교, 등록 소비자단체, 기타 등을 통하여 위해정보를 수집하고 위해정보보고기관을 통해 기획재정부장관에게 보고되고 있다.

지난해에 공정거래위원회 산하로 편입된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안전국 아래 리콜제도팀, 위해분석팀, 생활안전팀, 식의약안전팀을 두어 소비자의 안전에 관한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특히 위해분석팀은 위해정보를 수집·분석·평가하고 위해 다발 품목에 대해 심층적인 조사 및 제품의 안전성 시험검사를 통해 소비자 안전과 안전 제도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으며 소비자 위해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하기 위해 CISS(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를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에서는 소비자기본법에 의해 전국 80개 위해정보 보고기관과 소비넷(http://www. kca.go.kr), 소비자 위해정보 신고 직통전화인 핫라인 (080-900-3500), 모바일(4545#0)을 비롯한 국내외 언론사 등을 통해 소비자 위해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취약계층인 어린이의 안전 확보를 위하여 어린이 안전넷(http://isafe.go.kr)을 설치해 각종 어린이 안전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정부·학계·의료계·법조계 등 각계의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위해정보평가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수집·분석된 위해정보는 관계 기관에 리콜 및 제도개선을 건의하고, 사업자에게 시정을 촉구하며, 소비자에게 안전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 안전 확보에 활용된다.

미숙한 아동 위한 생활지도 필요
도시화와 핵가족화, 출산율저하로 가족 구성원 중 아동의 지위가 상승하면서 기업 등에서는 아동소비자 시장의 세분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아동에 대한 소비자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안전사고에 대한 심각성이나 안전사고대처에 대한 판단능력이 미숙한 아동이 사고에 직면했을 때 올바른 대처능력을 기대하기란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발생한 안전하고는 경미한 상해로 종결될 수도 있지만 자칫하면 후천적 장애나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기까지 한다. 이와 관련한 소비자안전관련 법률로는 아동의 놀이시설에 관한 법률과 아동놀이 용품에 대한 법률 등이 있다. 아동 놀이시설에 관한 법률은 주택건설촉진법에 의한 주택건설 기준에 관한 규칙에 아동놀이시설 4종에 대한 시설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아동소비자의 안전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내용도 다루고 있지 않다.

	1. 어린이 교통안전사고에 대한 대비를 위해 '어린이보호구역' 등의 관련 표지판 관리가 상시 이뤄져야 한다  2. 어린이들의 경우 사고 발생 시 올바른 사고대처법을 기대하기란 매우 어렵다. 아직 '사고' 및 '안전'에 대한 정확한 개념확립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벼운 안전사고로 끝났을법한 행위가 더욱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아이들에게 안전에 대한 인식과 태도 등을 심어주기 위한 생활지도의 필요성이 시급하다.

아동소비자의 안전사고실태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아동사망의 주요 원인 중 50% 이상은 각종 사고로 인한 사망이며, 14세 이하의 아동의 사고 사망자수는 총 1,269명으로 이중 9세 이하 아동의 사고발생률이 82%(1,043명)를 차지한다. 사고로 인한 상해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장소는 아동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가정 내로 나타나 가정에서의 안전사고 관리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1세부터 4세까지의 유아들은 가정내 안전사고 발생율이 높게 보고된바 있으며, 취학전 자녀가 있는 가정의 51.8%가 가정내에서 어린이 안전사고를 경험하고 어린이 가정사고의 71.3%가 보호자가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생활안전사고의 유형으로는 각종 생활 용품 및 구조물(시설물)에 충돌, 추락, 감전, 화상, 중독, 질식 등의 위해 사고가 상당수 보고되고 있으며, 영유아의 가정내 생활안전사고의 유형으로는 물품이나 시설물에 신체의 일부가 끼이는 사고가 23.7%로 가장 많고, 바닥에 미끄러지거나 물체에 걸려 넘어진 사고가 20.9%, 시설물이나 가구 등에서 떨어져서 생긴 사고가 16.1%, 부딪힘 11.3%, 화상이 10% 등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아동의 안전사고 발생 원인에 대한 연구 결과, 본인 부주의한 행동과 타인과의 장난이 가장 큰 안전사고 발생 원인으로 풀이되고 있으며 안전하지 못한 시설·설비, 기구에 대한 지식부족 및 조작미숙, 안전생활지도 부족이 그 다음 순을 이루고 있어 아동소비자의 안전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함양시키고 생활지도 필요성이 시급하다.

노인안전사고, ‘신체적 취약성’이 원인
노인소비자는 양적 규모의 증가와 실질구매력 상승으로 최근들어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노인소비자는 노화에 따른 신체 기능이 저하되어 건강에 대해 관심 높고, 안전과 보장을 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할 수 밖에 없다. 이로 인해 최근 노인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건강기능식품의 사기문제가 날로 늘어나고 있으며, 중국산 수입한약재와 같이 안전성이 다소 떨어지는 재화들로 인해 노인소비자 문제들이 심각하게 부각되고 있다.

더욱이 혁신품들이 하루가 다르게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전문가가 아니면 이해하기조차 어려울 정도의 전문적인 내용을 담은 혁신품의 사용설명서 등을 노인소비자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잠재적 안전사고를 불러일으킬 위험이 있다.

이러한 문제 등을 책임지는 노인소비자 안전에 관한 법률은 노인의 안전에 관한 법률과 소비자 안전에 관한 법률로 나뉘는데, 노인 안전에 관한 법률은 통일된 하나의 법률로 제정된 것이 아니라 사회복지법의 노인복지법과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서 다루어지고 있으며 노인의 생활안전을 보장해야한다는 추상적인 조항을 내세우고 있을 뿐 구체적인 안정보장 내용은 명시되어 있지 않다.

노인 소비자 안전에 관한 법률체계 또한 노인에 관련한 단일한 법률로 명시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노인만 대상으로 하는 소비자안전 관련 법률은 찾아볼 수 없다. 다만 소비자기본법이나 이와 관련된 여러 관련법에서 소비자 안전에 관련한 조항들을 명시하고 있으며 노인 소비자 역시 이러한 소비자 관련 법률의 적용대상이 되고 있다.

노년기 건강에서 노인안전사고가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어지는 배경은 평균수명의 연장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고령화 사회가 지속되면서 노인들의 삶의 질이 현안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노인기의 삶의 질을 보장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건강이다. 따라서 노년기의 주 건강 문제인 만성퇴행성 질환과 노인안전사고에 대비한 건강증진과 예방적 접근은 노년기의 일상생활 능력의 향상뿐만 아니라 의료비 절감을 위한 비용효과 면에서도 중요하다.

노인들의 가정 내 안전사고 유형을 살펴보면, 걸려 넘어짐이 40.7%로 가장 많고 미끄러짐이 36.7%, 떨어지는 사고가 8.4%의 순이었다. 노인의 경우 신체적으로 다른 가족구성원에 비해 취약한 상태에 놓여있고 제품을 다루는 능력의 미숙함이 그 이유다.

아동소비자, 체계적인 교육과 구체적 법·제도마련 시급
아동소비자의 안전관리를 위해 다음과 같은 5가지 전략을 내세울 수 있다. 첫째, 아동과 부모 그리고 지역사회를 연계한 안전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다. 아동 안전과 관련한 많은 선행연구들을 살펴보면 아동과 부모, 지역사회를 연계하여 교육을 실시한 결과 교육 받지 않은 집단에 비하여 안전의식, 안전실천행동이 높게 나타났으며, 안전사고발생률 역시 낮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아동과 부모, 보건소 등 지역사회를 연계하여 안전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은 아동소비자의 안전을 관리하는 좋은 예방책이 될 수 있다. 둘째, 아동소비자의 안전과 관련된 구체적 법적·제도적 장치마련이 시급하다. 우리나라 일반 아동에 대한 건강권과 복지에 대해서 법률은 모든 국민이 아동의 건강과 복지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으나 그 내용이 매우 추상적이라는 점에 한계성을 드러내고 있다.

아동소비자의 안전관련 법률과 행정체제 역시 제정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셋째, 아동소비자의 물리적 환경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아동이 활동하는 공간의 물리적 환경을 개선함으로 인해 아동소비자의 안전을 저하시키는 요인을 제거 해야 한다. 넷째, 아동교수자 양성과정 및 재교육 과정에 ‘아동 안전교육’ 관련 과목을 개설하고 이를 수료할 것을 의무화 하여 아동의 생활을 지도하는 교수자의 안전의식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학교안전사고예방 및 보상법의 보상범위 조정이 필요하다. 일본이나 독일의 경우 학교안전사고 보상법이 우리나라에 비해 적용범위가 넓고 과학적이고 조직적으로 발전되어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안전사고보상 범위에 일사병 등 일부 안전사고들이 누락된 경우들이 있기 때문이다.

노인안전사고 관리 교육·환경요인 병행해 이뤄져야
노인소비자의 안전관리 전략은 다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로 노인소비자의 주변 환경 개선이다. 양로원과 같은 시설 노인의 경우 규칙적인 생활과 일반적으로 허용된 범위 내에서 일상 활동을 하는 경우 사고 발생률이 타 거주 형태의 노인에 비하여 낮게 나타났으며, 일반적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30~50%까지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다.

특히 노인안전사고 중 가장 빈번히 발생하는 낙상을 예방하는 첫 단계가 위험한 환경적 요인을 개선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노인소비자를 대상으로 안전사고 예방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여야 한다. 노인을 대상으로 안전예방 프로그램을 실시한 결과 노인의 안전사고에 대한 지식, 태도 및 예방행위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는 연구가 이어져왔다.

세 번째로 평생교육프로그램개발을 통한 노인소비자의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최근 은퇴시기가 빨라지고 노년층 인구가 급증하면서 노인소비자의 외부활동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노인대학이나 평생교육원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사회활동을 하는 노인들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평생교육프로그램을 통하여 노인소비자를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