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화사해 진 봄볕만큼 새로운 활기와 생기 넘쳐나는 즐거운 한 달이다. 특히 올해는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에다 석가탄신일까지 겹쳐 주변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뜻 깊은 달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여름을 목전에 두고 있어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로 풍수해와 같은 재난에 대비하는 준비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시기도 바로 5월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재난대비훈련과 점검을 실시하고, 방재의 날(5월25일)을 지정, 민·관 방재업무종사자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동시에 방재우수사례를 발굴·전파하는데 적극 노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국제방재산업기술전(DEMEX)이 방재의 날 행사와 함께 개최되면서 방재안전을 체계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지난해 개최됐던 DEMEX 2007과 올해 더욱 큰 규모로 개최될 예정인 DEMEX 2008을 미리 살펴본다

전시회 통해 방재역량 토대 마련
오는 5월 20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코엑스전시장에서 개최되는 제2회 국제방재산업기술전(DEMEX 2008)은 재난관리주무부처인 소방방재청과 한국자연재해저감산업협회, 코엑스가 함께 개최하는 국내 유일의 재난관리·방재안전 전문전시회다.

이번 전시회는 크게 두 부문으로 구분되는데, 첫째는 자연재해, 시설·환경재해 등 재난유형별 방재제품과 기술을 대거 전시하는 부문으로, 민·관 재난관리업무 담당자들이 미처 접하지 못했던 최신 제품을 직접 접하고 도입을 검토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재난대비 총괄부처인 소방방재청 개청 후 5년을 맞고 있는 올해, 지자체별로 재난관리 전담부서의 신설과 강화가 진행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무엇보다 요구되는 것은 이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해 줄 시스템과 설비 도입이 현안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다시 말해 방재란 재난으로 인한 인적·물적 피해를 예방하고 경감시키는 것이 그 목적이고, 재난 자체가 이미 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기 때문에, 결국 보다 과학적이고 선진화된 방재시스템의 구축만이 실제 방재역량을 강화하고 해당분야의 재난피해를 경감시키는 지름길인 셈이다.

다음으로 방재우수사례 및 재난안전문화에 대한 체험의 장으로, 현실감 넘치는 자료와 전시물을 통해 우리 국민들에게 방재의 중요성과 안전실천방안이 소개된다. 이웃한 일본은 잦은 지진과 태풍으로 재난위험도가 절대적으로 높지만, 국민들의 안전의식수준이 높아 그만큼 재난피해가 적게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풍수해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이천 냉동창고 폭발사고, 숭례문 소실 등 아직까지도 안전불감증에 기인하는 재난들이 끊이지 않는 우리나라의 경우, 안전의식 개선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러한 때 방재산업전과 같은 매년 정기적으로 방재안전을 이슈화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일은 긍정적인 변화의 시작으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분야별 우수 방재설비와 신기술 대거 참가
이번 DEMEX 2008은 자연재해방재, 시설·환경방재, 재해관측·종합상황시스템, 방재IT, BCP(업무연속성계획), 재해복구, 비상구호, 재해보험·방재컨설팅 등이 총 망라되어 전시된다. 주요 참가업체와 품목을 살펴보면, 먼저 우리나라의 재난관리역량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는 SK C&C의 국가재난관리시스템(NDMS)과 국민 생활 속 재난안전 지킴이가 될 KT의 방재안전시스템이 참가, 재난안전과 IT의 이상적인 접목을 보여줄 예정이다.

또한 우리나라 재난피해의 약 70%를 차지하는 풍수해와 관련해서 다양한 기능의 아이디어제품들이 선보이는데, 이 중 중앙종합기계는 수문으로 유입되는 부유물을 단시간 내 제거해 홍수피해를 예방하는 제진기를 새롭게 개발해 소개한다.

이외에도 활발한 산학협동 및 R&D연구를 통해 개발된 자연재해저감신기술들은 재난취약지역 관계자들에게 해당지역의 재난안전도를 향상시킬 묘안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실제 지엠지와 바이텍코리아 등에서 출품하는 첨단 사면관리시스템은 산악과 절개지가 많은 한국 지형에서 산사태 발생위험을 최소화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해외 참가업체로서는 EADS시큐어네트웍스가 재난발생 시 긴요한 통합무선망 구축을 위해 TRS시스템을 소개하고, 스위스의 지오브로그사가 선진 산사태방재시스템을, 일본 토요오토메이션사가 지진방재선진국답게 첨단 지진계측장비를 선보이며, 최근 재해가 잇따르고 있는 중국에서는 중국재해방어협회가 참가하여 재난안전을 위한 국제적인 교류협력 방안도 모색할 예정이다.

기존산업의 우수제품 활용, 방재산업 바로미터
이번 전시회에서 돋보이는 점 중 하나는 한국철강협회와 한국콘크리트공업협동조합연합회가 회원사 단체관을 구성하여 참가한다는 점이다. 두 협회는 건축·토목 분야에서 흔히 쓰이는 두 가지 자재를 활용한 재해예방·복구용 제품을 소개하는데, 이는 용도를 어떻게 개발하느냐에 따라 제품의 쓰임새가 달라지고 훌륭한 방재산업제품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해 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주변에서 방재산업을 어렵게 생각하는 기업들을 자주 접하게 되는데, 이번 사례처럼 방재는 전혀 다른 분야가 아니라 기존산업의 우수성을 활용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추가적인 노력이 더해질 때 유망한 방재산업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같은 예로, 최근 국내 최대의 복합단지인 코엑스와 무역센터에 첨단 CCTV와 종합상황시스템을 설치하여 그 기술력을 인정받은 아이센텍이엔씨는 이러한 노하우를 살린 재난상황시스템을 개발하여 본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다.

SK케미칼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 희상리인포스와 공동으로 콘크리트 강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특수섬유를 개발하여 내진강화자재로서 자연재해저감신기술 등록을 하고 이번 전시회를 통해 시장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소방차와 구급차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제품력을 지닌 오텍이 재난지휘소차량 개발을 통해 방재분야 진출을 본격화하는 것도 방재산업 진출로 활력을 모색하는 기업들에게는 좋은 참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난상황체험 통해 방재안전 의식 고취
이번 DEMEX 2008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으로 재난특별체험전을 들 수 있다. 현재 재난상황을 체험하는 것은 일부 상설체험관에서만 가능하기에 아직 대다수 시민과 학생들은 쉽게 접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전시회에는 풍수해, 지진재해, 건물붕괴와 화재 등 각종 재난상황을 실제 경험하고 관련 대응방법을 배울 수 있는 대규모 재난체험코너가 운용, 학생 등 관람객에게 유용한 재난체험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이번에 설치되는 재난체험관은 이동식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체험수요가 있는 교육현장에 편리하게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한편, 일반시민이 직접 촬영한 재난사진과 영상자료를 전시하는 제2회 재난사진·영상물전은 같은 시민의 눈높이에서 기록되었기에 ‘누구에게나 재난은 닥칠 수 있다’라는 점을 어떠한 방법보다 더 생생하게 전달해 줄 예정이다.

	1,2 지난 DEMEX2007에서는 비상구호, 산학협동연구를 통해 개발된 기술들이 선보였다. DEMEX2008은 재해복구, 시설, 방재IT, 재해관측 등이 총 망라된다

ISO TC223 유치·방재기술세미나
2004년 발생한 동남아시아 쓰나미의 경우 그 자체는 엄청난 피해를 가져온 대재앙이 되었지만, 대신 국경을 초월하는 대규모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관련 표준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공감대를 불러 일으켰다. 이에 따라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는 재난관리표준화분과(TC 223)를 설립하고 조기에 표준을 수립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데, 그 간 우리나라도 왕성하게 참여한 결과 올해 ISO 재난관리표준화회의가 DEMEX 2008과 동시개최로 이어진다.

이번 회의에는 약 200명에 달하는 국내외 재난관리표준화 전문가들이 참가하여 국제표준수립을 위한 열띤 세미나를 가질 예정인데, 한국의 대표 방재전시회와 함께 개최되는 만큼 앞으로 국산 방재제품이 해외로 적극 진출할 수 있는 반가운 성과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한편, 국내외 재난관리분야 석학들이 대거 초청되는 2008 방재기술세미나에서는 방재업무 종사자들의 비상한 관심 속에 한국의 재난특성 분석과 최신 방재기술 소개 및 재난관리방안 개선 아이디어가 쏟아질 예정이다(자세한 프로그램은 홈페이지 www.demex.co.kr 참조).

경쟁력 강화 노력, 재난관리에서부터 시작해야
최근 수년간 전국의 지자체들은 인구 유입과 산업체 유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곳곳에는 대규모 복합시설이 들어서고, 고층빌딩과 아파트는 매일 같이 생겨나고, 산업시설은 갈수록 대형화되고 있다. 이는 모두 각자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경쟁이 치열해 질수록 경쟁력을 높이는 기본은 재난관리라는 점을 잘 알아야 한다.

일례로, 외국의 유수기업이 국내기업에 투자할 때 해당기업의 재난관리수준을 먼저 묻는 이유는 한 순간에 모든 것을 마비시키는 것이 재난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글로벌 경쟁시대에서는 위기가 닥쳤을 때 이를 얼마나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느냐가 생존의 필수요소로 작용한다. 연초 새로 출범한 이명박정부는 2008년을 대한민국 선진화 원년으로 선포한 바 있다.

대한민국 모든 분야가 선진화를 위해 뛰어들 것으로 예견되는 가운데, 이번 DEMEX 2008이 방재분야의 선진화를 이끄는 구심적 역할을 해냄으로써 올 한해를 ‘대한민국 재난관리 선진화’ 원년으로 만들고, 기업하기 좋고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토대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