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일탈’을 꿈꾼다. 높은 건물과 아스팔트 생활에 찌든 이들에게 자연의 기를 받아 재충전한다는 의미에서 ‘나들이’는 역시 아지랑이가 스물 스물 올라오는 봄철이 제격이다. 단순히 삼겹살이나 구워먹고 계곡에서 고성방가와 음주를 하기위한 것이라면 의미가 없다. 복잡하고 시끄러운 놀이시설과 관광지 보다는 풀 내음을 만끽 할 수 있는 곳을 찾아 채비를 서두르자. 몸을 잔뜩 움츠리게 했던 동장군의 기세가 꺾이면서 지친 몸과 마음을 녹여줄 ‘봄 소풍’이 손을 내밀어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가 필요 없는 오산 물향기수목원
2006년 5월에 개원한 물향기수목원은 전철 1호선 오산대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어 굳이 차를 가지고 갈 필요가 없다. ‘물과 나무와 인간의 만남’이라는 테마로 조성된 수목원답게 물을 좋아하는 식물과 관련된 습지생태원, 수생식물원 등이 조성되어 있다. 지난 4월 1일부터는 물향기수목원 해설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데 자원봉사자의 안내에 따라 관람코스별로 수목원을 설명해주고 있다. (일주일전 예약 필수)

물향기수목원은 여러 가지 테마로 구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장이 마련돼 있어 가족 나들이로는 제격이다. 물향기수목원의 명칭은 수청동(맑은 물이 흐르는 곳)이라는 지역의 특성을 살려 지어진 것으로 ‘물과 나무와 인간의 만남’ 이라는 주제로 물을 좋아하는 식물과 관련된 주제원을 위주로 조성했다고 방문자 센터측은 밝혔다.

임업시험장에서 보유하고 있던 기존수림대, 양묘장의 수목 등을 활용, 도심 속의 자연생태 숲으로써 쾌적한 환경 속에 하루를 보내면 모든 노폐물이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우선 채비에 앞서 물향기수목원을 갈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도시락. 도시락을 들고 오지 않으면 수목원 안에서 사먹을 곳이 없기 때문에 목마름과 배고픔에 허덕일 수 있다.

자판기조차 구비하지 않았다. 친환경을 위한 조치라니 이 정도는 이해해야 할 듯 하다. 도시락이 준비됐으면 산림전시관으로 떠나보자. 물향기 산림전시관 앞에 있는 괴목은 수량이 약 500년 된 노거수로(흉고직경 217cm)써 보호수로 지정돼 보호해 왔으나 영양공급이 부족, 전체가 고사해 보호수로서 지정가치가 상실되면서 보호수 지정이 해제됐다.

고사된 노거수이지만 고목으로서 보존가치가 있다는 판단하에 남양주시에서 수목원 내 산림전시관 잔디광장으로 이전했는데 찾아오는 관람객들 마다 ‘공룡’같다는 얘기를 듣는다. 노거수를 지나 산림전시관에 들어가면 아이들의 체험공간이 가득하다. 1,654㎡(500평)규모로 43억 원을 들여 특별상설전시관, 상설전시관(3개), 영상회의실, 수장고 등이 갖춰져 있다.

“숲의 교향악” 컨셉에 맞추다
다양한 생명들이 어우러진 숲의 풍요로움을 5악장의 교향악 개념으로 표현하고 있는 산림전시관은 산림과 습지의 다양한 생태를 감상과 체험을 통해 배워나가는 교육과 문화체험의 장으로 꾸려졌다.

1악장 “깨어나다”
1층 도입부의 경우 매화꽃이 피고지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영상과 음향을 통해 자연이 깨어나는 듯한 생명력 넘치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또한 2층 전시실은 산림과 관련된 책자를 구비해 정보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북 카페와 대형 원목표본의 나이테를 보며 세계사, 한국사, 임업사 등을 비교하면서 우리나라 107종의 자생수종과 이들 숲의 특성과 용도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2악장 “숲과의 즐거운 만남”
촉각, 후각, 청각 등의 오감을 통해 숲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씨앗, 열매 등의 모형과 실재를 만지고 냄새를 맡고, 벌레· 새·시냇물 등의 소리를 직접 체험하게 된다. 녹색 댐 캐릭터 푸름이가 등장해 황폐했던 산림을 현재의 모습으로 가꾼 ‘사방사업’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3악장 “물가의 정경”
숲속길이 연상되는 곳에 전시된 꽃누르미 액자와 곤충 표본, 동물박재를 관람할 수 있는 숲길 갤러리와 습지환경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전시물속 실제 서식하는 생물 등을 통해 습지의 생태를 보다 자세히 관찰 할 수 있다.

4악장 “위대한 숲의 힘”
입체영상 ‘애벌레의 꿈’을 통해 나비와 잠자리의 변태과정을 재미있게 묘사, 이해를 높이고 미디어아트 ‘사계’로 사계절동안 변화하는 나무와 동물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장이 마련 돼 있는 게 특징이다. 또한 숲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과 이를 지혜롭게 이용하는 사람들의 모습 등을 담은 일러스트로 전시관의 궁극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5악장 “기쁨과 감사의 노래”
시즌별로 특별 기획전시나 야생화 사진전등이 이루어지는 곳으로 체험 프로그램에서 완성한 작품들을 전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