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의 국가 주도 재난대응훈련이 지난 5월 28일까지 3일간 실시됐다. 한승수 국무총리 주관으로 중앙부처 21곳, 지자체 246곳, 공공기관 115곳, 전국 1만 9000여 초·중·고교가 참여한 대대적인 훈련이었다. 지난해 5월 실시된 ‘2007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에 이은 두 번째 행사다. 이 훈련에 대한 종합평가 보고회가 7월 말로 예정돼 있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많은 기관과 공무원들이 각종 상을 받게 된다. ‘채찍과 당근’만을 위한 평가가 아니고 훈련의 비전과 목표 달성을 위한 평가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매년 훈련 때 마다 지적된 사항이 올해도 반복됐다. 특단의 대책이 강구돼야 할 때이다. <재난포커스>는 이런 바람에서 지난 6월 15일까지 일주일간 ‘2008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평가업무’를 담당한 중앙부처(18곳), 지자체(67곳)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훈련에 대한 설문조사를 긴급 실시했다. 

최근 중국에서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초대형 지진이 발생해 그런지 역대 최대 규모의 ‘2008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 참여가 의외로 높았다. 훈련기간 중앙부처, 지자체, 공공기관 모두가 동시다발적으로 조직 특성에 맞는 풍수해, 지진, 해일, 문화재 화재 훈련을 실시해 우리나라 방방곡곡은 연일 ‘풍수해, 지진, 해일, 화재’로 ‘몸살’을 앓았다.

물론 결과는 매년 똑같지만 국민이 묵시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 수준의 ‘풍수해, 지진, 해일, 화재 피해’만 입었고 훈련 참여자들은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실제 훈련에 참여했고 훈련 평가업무까지 담당한 공무원들의 생각은 어떨까? <재난포커스> 설문조사 결과 비관적인 입장이 많았다. 물론 지난해에 비해 개선됐다는 의견도 다소 있었다.

무엇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까지 제시한 경우도 있었다. <재난포커스>는 실제 훈련에 참여했고 훈련 평가업무까지 담당한 공무원들의 생각을 가감 없이 게재키로 했다. 공무원들의 의견이 내년에도 실시될 ‘2009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에는 많은 부분이 반영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Q 아쉬웠던 점과 훈련 자체의 문제점은?
- 훈련이라는 것이 평가를 중심으로 업무가 추진되기 마련 이지만 실제 재난 대응방식 또는 역량에 대한 평가보다 지휘관 관심도, 대국민홍보 등에 대해 많은 평가항목을 배치한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훈련의 취지에 많이 벗어난 것으로 생각되며 아쉬운 부분이다.
- 훈련이라는 일반 시민들의 협조가 부족했다. 자기와 직접 이익이 되지 않으면 하지 말라는 식이었다. 행사당일에는 훈련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과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 제한된 시간과 인원, 장비를 가지고 동시에 도상훈련, 현장훈련, 상황전파시스템 입력훈련, 시군구재난관리시스템 운영훈련 등 일인 다역을 할 수밖에 없는 일선 시군의 사정을 고려할 때 충분한 시간과 알찬 계획을 갖고 심도 있는 훈련을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 소방방재청 주관인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훈련으로 훈련주관을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시달해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따라서 인명구조 등 현장훈련은 소방서 주관으로 실시하는 훈련이 대부분으로 훈련주관 체계에 혼선이 있었다. 현장훈련시 소방서의 인명구조 등의 훈련 없이는 훈련의 현장감이나 효율성이 떨어지며 현실적으로 현업무에도 바쁜 소방서에서는 주관도 아니며 가상훈련인 관계 소방서에서도 적극적인 관심과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장훈련 역할에서 지방자치단체는 응급복구외엔 계획이 없다.
- 훈련 주관부서인 소방방재청에서 준비가 철저하지 못한점이 있었다. 관련 시스템자체도 약간은 불안전한 감이 있었으나 계속 보완한다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 소방서의 자체 훈련과 겹쳐 장비 및 인력지원에 어려움이 있었으며 민방위훈련중 풍수해 대비훈련이 6월로 예정돼 있어 기관 및 부서간 협조에 어려움이 있었다.
- 국민의 참여도가 낮은 것 같다. 예산 책정도 적었다. 유관기관과의 공조체제가 미흡했다.
- 너무 평가위주의 훈련으로 치우친 감이 있다. - 대부분의 기업이 재난에 대비한 훈련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실시 시점이 농번기에 있어 훈련인원 동원에 어려움이 있다.
- 농번기와 훈련기간이 겹침에 따라 주민참여가 저조했다. 참여인원을 늘리기 위해 초등학교 4,5,6학년생들을 참여시켜 여름철 풍수해에 대한 체험을 습득하게 했다
- 유관기관, 민간단체 등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의 인식부족이 심했다.
- 도상훈련이라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훈련기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 현황

Q 개선해야할 점은?
- ‘안전한국훈련’은 을지훈련 등과 유사한 훈련으로 어떤 방식으로든 통합되는 것이 바람직 할 것 같다. 통합현장훈련 개소수를 4개소 등에서 1~2개소로 축소 시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훈련주관인 총괄 재난대책본부장(지방자치단체장)으로 해 종합훈련계획과 도상훈련은 지방자치단체장이 주관을 하도록 하고 현장비상대책본부장은 소방서에 일괄 위임해 더욱 현장감 있는 훈련체계를 구축하고 훈련을 시행하게끔 개선했으면 한다.
- 6월에 실시되는 소방서의 훈련과 6월로 예정된 민방위 훈련을 SKX훈련으로 대체.병행하여 추진될 수 있도록 지침 변경 요함. 관심도 제고를 위하여 학생들이 대거 참여. 관람할 수 있도록 학교단위 훈련계획에 공공기관에서 실시하는 SKX훈련 관람을 포함시켰으면 한다.
- 위기대응 훈련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지나치게 형식적이고 전시행정적 훈련으로 비효율성을 초래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비상기획부서와 협의해 을지연습과 통합해 훈련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좀 더 내실 있는 훈련을 위해서는 훈련시기를 조정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특히 현장훈련을 할 경우 농촌지역은 5월이면 농번기이기 때문에 주민의 참여 부분에서 다소 미흡할 수 있다.
- 기업들이 평소에 재난에 대비한 자체 훈련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을지훈련과 통합할 경우 효율적으로 업무 연속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에 들어가는 예산을 시범지역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일선시군에 효율적으로 예산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정책을 바꿨으면 한다.
- 국가 차원에서 홍보를 강화했으면 한다.
- 한국농촌공사 하부기관(107개소(지역본부 9개소, 지사 93개소, 사업단 5개소)) 모두NDMS를 설치해 재난상황 발생시 유관기관과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 도상훈련과 현장훈련을 시차를 두고 분리해 시행했으면 한다.

Q 지난해 대비 달라진 점은?
- 지난해와 다르게 올해는 1일차 풍수해, 2일자 지진 및 해일, 3일자 문화재 화재 등으로 재난상황을 가상해 도상훈련과 현장종합훈련을 실시했다. 빈도가 적을 수밖에 없는 여러 분야의 재난상황을 다양하게 접하고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나가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 현장훈련에 참여한 13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여행자보험을 가입 만약의 사고에 대비하였음. 매월 4일은 안전점검의 날, 5월 15일은 방재의 날 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랜턴형 볼펜 500개를 제작 훈련참여 기관 및 관람객에게 배부 방재의식 고취에 기여했다.
- 실제 상황을 가상한 훈련이지만 아무래도 현실감이 떨어졌다. 지진대피 훈련은 중국 쓰촨성 대지진을 간접 경험하면서 적극적으로 훈련에 임했다. 홍보는 중앙에서 각 방송사의 TV, 라디오, 인터넷 매체에 배너 게재 등 중앙집중식 홍보로 전환했다.
- 중앙평가 통합훈련을 실시함에 있어 한전, KT, 코엑스 등 일부 기업들은 자진해 훈련에 참여했고 자위소방대 등 자체 재난대응훈련을 실시하는 사례도 있었다.
- 소방, 경찰, 군 등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협조로 현장감과 생동감 있는 훈련이 됐다. 재난대응 체계 구축이 신속하게 진행된 훈련이었다.
- 해마다 거듭되는 훈련으로 유관기관, 민간단체 등 협조, 공조체제 구축과 위기 대처 능력 등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 - 우리나라 주변 국가들의 재난으로 인해 동기유발이 됐는지 훈련의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 지역자율방재단의 주도로 훈련함으로써 자율방재단의 역량이 향상되는 계기가 됐다.
- 훈련 참여기관의 적극적 참여와 훈련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을 통해 위기대응의 능력향성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