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전국 각지의 주요 시설물에는 풍수해의 위험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나 해마다 되풀이 되는 여름철 재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특히 지난해 태풍 '나리'의 피해를 입은 일부 지역의 경우 예산부족과 피해복구공사 지연 등으로 올해도 풍수해 재발생 가능성이 아주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포커스>는 이명박 정부의 ‘2008 여름철 풍수해 관리대책’에 대해 긴급 점검한다.

행정안전부와 소방방재청은 지난 5월 15일부터 오는 10월 15일까지를 올해 여름철 자연재난 대책기간으로 정하고 국가 풍수해 관리시스템 정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미 지난 3월 15일부터 지난 5월 14일까지 풍수해 대책 사전대비기간으로 설정하고 중앙 및 지방이 총력대비에 나섰다. 619개 재해위험지구 점검과 대규모 사업장 수방대책을 강구했고 수방자재·민방위·소방장비 합동점검 및 공동 활용체계를 구축했다.

또 하천, 하수도, 배수펌프장 등 각종 재해저감시설을 일체 점검·정비했고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2일까지 지자체 사전대비실태 중앙합동점검 및 미흡사항에 대해 보완 조치를 마쳤다. 특히 재해위험지구, 노후 댐·저수지 등 100개소 피해우려지역을 선정해 특별 관리에 들어갔다.

수해복구 아직도 못한 곳 많아
정부의 철저한 대비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6년과 지난해 피해를 본 수해지역의 복구사업이 상당부분 완료되지 못해 올해에도 또 다시 대형 재난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가 파악한 1만 7118건의 피해 공공시설 중 1만 6381건만이 6월 20일 현재 완공된 것으로 파악돼 737건은 아직도 풍수해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풍수해에 노출돼 있는 737건의 공사중 사업장 중 681건은 우기전 완공을 목표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우기전 완료가 어려운 56건의 사업장을 대상으로 피해재발방지 특별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 1570개 동에 달하는 주택 중 6월 20일 현재 1514개 동이 완공됐고 25개 동은 6월 말까지 완공 예정이지만 주택의 특성을 고려할 때 어느정도 강수량에 피해는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택 1570개 동 중 자금부족으로 공사가 지연되고 있는 27개 동과 준공기한이 도래하지 않은 4개 동 모두 31개 동은 오는 8월말 완공 예정으로 있어 특별관리가 중요할 것으로 지적받고 있다.

장마·태풍 지난해 수준 예상
자연재해의 특성상 강수량과 태풍의 정도에 따라 피해가 불가피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619개소 재해위험지구와 노후 댐, 저수지 등 100개소 피해우려지역의 경우는 기상청의 전망과 예보에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피해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 상황에서 대피명령만을 기다리는 꼴이다.

기상청은 지난 4월 23일과 지난 5월 23일 각각 올해 여름철 기상을 전망했다. 지난 4월 23일 기상청은 올해는 5월부터 7월까지 강수량이 평년(328~805㎜)과 비슷한 수준이고 장마전선은 6월중 북상, 7월까지 지역에 따라 많은 비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올해 태풍 발생횟수는 예년과 비슷하나 9월중 많은 강수량 예상과 장마기간 중 국지적 집중호우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23일에는 6월부터 8월까지 강수량은 평년(346~676㎜)과 비슷하겠고 장마는 6월 하순에 시작해 7월말까지 지역별 편차가 큰 강수량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태풍은 평년(11.2개)과 비슷한 11개에서 12개가 발생할 것이고 2개 내지 3개가 상당한 피해를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통 평년에는 2.4개 정도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상당한 피해를 주고 있다. 결국 올해는 지난 2006년이나 2007년보다 강수량, 장마, 태풍에 있어 비슷하거나 더 심할 것으로 예상돼 상당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민·관·군 협력이어 올해는 보험까지
정부는 올해 풍수해에 대비해 지난 6월 1일부터 일주일간 하천, 하수도내 유송잡물 등 지장물을 제거하는 풍수해 대비 국토대청결 운동을 실시했고 ‘마을 안전지도 만들기’ 등 사전 훈련과 위험지역 예찰을 위해 162개(4만 2309명)지역 지역자율방재단을 재난예방 대응에 참여시키고 있다. 또 16개 시도와 13개 향토사단, 232개 시군구와 187개 대대급 부대와 협력해 시군구와 지역부대 상호 지원협약을 체결하고 핫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피해 주민들의 재난대비 인식도를 높이기 위해 풍수해보험 가입도 적극 홍보했다. 풍수해보험의 경우 지난해까지 31개 지역에 시범사업을 거쳐 지난 4월부터 전국으로 확대시켰다. 동부화재와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나타난 미비점을 보완해 삼성화재와 현대화재도 풍수해보험을 영업할 수 있도록 확대했다. 지난 5월 22일까지 풍수해보험 가입실적은 주택이 2만 4507건, 온실이 301건, 축사가 64건으로 모두 2만 4872건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 예·경보와 홍수관리대책 추진
정부가 풍수해 대책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사항은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재난예·경보체계를 강화해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상특보 등 재난예상시 예·경보 채널을 다양화했다. CBS 재난문자방송을 읍·면까지 세분화했고 발송권한도 지자체와 유관기관으로 확대했다. 145개소의 자동우량경보시스템과 232개소의 자동음성통보시스템도 운영 강화하고 있다.

DMB를 활용한 재난방송 전달체계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731개소의 인명피해 우려지역에 대해 미리 지정하고 ‘책임담당제’도 시행해 유사시 재난 안전선(Safety Line)을 설치해 출입을 통제할 방침이다 또한 홍수관리대책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하천관리를 국토해양부, 지자체 등 소관별에서 유역별로 전환시켰다. 유역내 댐, 저수지, 소하천, 지방하천, 국가하천 정보를 연계하고 관계기관 합동으로 23개 유역에 ‘홍수대책비상기획단’을 구성,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