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대학교 환경공학과 권영호 교수

지난 7월 8일부터 사흘간 일본 홋카이도 도야코에서 열렸던 G8 정상회담이 막을 내렸다. 주요의제는 온실가스 감축, 국제원유가 및 식량가격 급등, 북핵문제, 아프리카 지원 등에 관한 것이었다. 그중 주요 이슈는 단연 지구의 기후변화를 최소화하기 위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문제였다.

주요 이슈는 ‘온실가스 감축’
현 지구는 기상이변으로 인한 재해가 늘어가고 있고 생물종이 급감하는 등 지구 온난화로 인한 문제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전 지구적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은 인간 활동에 의해 발생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으면 1세기 안에 인류의 존속은 위협받게 된다. 지구 안전과 인류 평화를 위해 온실가스 감축에 각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렇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대부분 안건에 대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주요 이슈였던 온실가스 감축문제에 대해 실효성 있는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특히 기후변화의 책임과 대처방안 등을 놓고 상당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우선순위를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둘 수밖에 없는 개도국에게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자는 장기목표를 공유하자는 선진국들의 발언은 어불성설인 것이다.

또한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자는 말만 있을 뿐 얼마나 어떻게 삭감해야 하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목표는 제시하지 않았다. 참가 정상들 중 2050년까지 현직에 있을 사람은 아무도 없기에 그 합의의 실효성도 크지 않다. 정작 2012년 만료되는 기후변화협약인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교토의정서 대체할 논의조차 못해
게다가 장기목표에 대해서도 한국, 인도네시아, 호주를 제외한 신흥 5개국 중국, 인도, 브라질,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분명하게 반대의사를 밝혔다. 중국, 인도, 브라질,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대표하는 개발도상국의 입장에서 보면 산업혁명 이후 공업화에 앞서간 선진국들이 대기오염과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며 그러기에 오늘의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선진국들이 2020년까지 1990년에 비해 온실가스를 25~49% 감축하고 2050년까지 80~95%까지 감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선진국들이 솔선해서 더 큰 부담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마땅하다 생각한다. 결국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G8정상회담 기후선언에는 2050년 중기감축목표가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선진국들이 감축목표를 지켜나가는 모범을 보여야 개도국의 노력을 요구할 수 있는데, G8정상들은 국제협의의 과정을 가속화 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박탈해 버린 꼴이 돼버렸다. 이미 국제사회는 기후변화를 둘러싸고 숨 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세계 시장은 저탄소 친화형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고 새로이 구축되는 기후체계 속에서 각국이 서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 치열한 쟁탈전이 벌여지고 있다.

각국 주도권 잡기 치열한 ‘쟁탈전’
이번 회의 주체국인 일본은 2050년까지 최대 80%까지 줄이겠다고 천명하고 있으며 태양광 발전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계획과 함께 다양한 국민 실천 프로그램을 내세우고 있다. ‘기후 원조’를 통해서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독일 역시 2020년까지 1990년 대비 40%까지 온실가스를 감축 하겠다는 목표 아래 신재생에너지 주도권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교토의정서 상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OECD 가입 국가이며 온실가스 배출량 6위, 에너지부분 이산화탄소 배출량 10위인 우리나라에 대한 국제 사회에 대한 요구수준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맞춰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국민적 합의를 모아 202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국가중기목표를 내년 중 발표하겠다”며 “기후변화와 에너지 분야에서 만큼은 얼리 무버(early mover)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그렇지만 G8회담이후 탄소감축이 국가 또는 지역경제와 연관되는 ‘탄소경제’가 불어 닥칠 전망이나 아직 우리나라는 뚜렷한 대책을 세우고 있지 않는 실정이다.

세계 선진국들은 이미 교토의정서를 통해 탄소배출량을 일정기준으로 줄여야 하는 감축기준에 합의를 했다. 이 합의는 우리나라에도 곧 적용될 예정이다. 모두 국가에서 탄소배출량에 맞춰 탄소배출사업이나 탄소배출권을 구매하는 가운데 탄소배출문제가 국가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거라는 건 두말 할 필요가 없는 사실이다.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에 중점 둬야
이를 대비하기 위해 크게는 정부가 다양한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세워 노력해야할 것이다. 특히 대체에너지인 신재생에너지(태양열, 태양광발전, 풍력, 수소력, 폐기물에너지 등) 기술개발에 중점을 둬 현재 세계에너지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화석연료에너지의 의존도를 줄여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탄소포인제도를 도입해 과다배출 기업에게는 과징금이나 부가금 부여를 통한 규제정책과 탄소포인트제도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기업에게는 이익을 부여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유지 감시기능 체계를 가동해서 세계의 추세에 맞춰갈 필요가 있다.

작게는 시민들에게 다양한 온실가스 감축 실천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홍보, 교육을 강화해 시민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노력만으로 한계가 있기에 우리 모두 동참하여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작은 습관(실내온도 적정유지, 대중교통 이용,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 하는 생활습관) 등을 길러야 할 것이다. 또한 자전거타기 범시민 운동을 통해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각 지자체별에서 인센티브 제공수단을 마련하고 자전거를 편리하게 이용수할 수 있는 여건(자전거 전용도로 확충, 자전거 이용자를 보호할 수 있는 각 지자체별 조례 제정) 등을 마련토록 해야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처한 상황을 위기로만 생각하기 보다는 우리나라가 좀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우리는 수출주도형 경제구조로 세계체제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머지않아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문제는 국가적이 아닌 세계적 위기상황으로 봉착할 것이다. 하지만 IMF 등 국민적 위기 상황에서 우리는 슬기롭게 대처 했듯이 이제 새롭게 다가 올 이런 도전도 어쩌면 새롭게 상승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머리 속에 각인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