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부터 우리나라는 정보화에 치중했고 그 결과 우리나라는 세계적 수준의 정보화 강국으로 발전했다. 인터넷이용자가 3412만명에 이르고 초고속인터넷에 1404만 가구가 가입돼있다. 전체 IT산업규모가 267조원으로 GDP대비 16.9%이다. 또 전자정부의 경우 UN평가에서 2~5위를 유지했고 브라운대 평가 2년 연속 1위를 차지해 세계적인 선도국가로 평가받았다.

IT환경은 다양한 네트워크 기술이 통합, 연계되고 BT·NT 등과 융합해 새로운 유비쿼터스 사회환경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런 순기능 측면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했으나 정보보호 재난관리는 정보화 발전 속도에 따라가지 못했다. 정보화수준이 세계 2위인 것에 반해 정보보호 수준은 세계 51위를 기록했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유해정보 등으로 국민의 불안과 사회적 혼란이 가중됨에 따라 국가정보원, 지식경제부, 방송통신위원회, 한국정보보호진흥원과 합동으로 ‘정보보호 재난관리 중기 종합계획’을 마련해 7월22일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해킹ㆍ개인정보 재난 지속 발생
지난 3월 국내 최대 오픈마켓 운영업체인 옥션이 해킹당해 1081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정보보호재난이 발생했다. 이어 5월에는 모아저축은행 등 7개 은행에서 300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등 정보보호 재난관리 수준이 상대적으로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지난해에만 공공기관 7588건, 민간 2만7728건으로 총 3만5316건의 해킹 등 사이버상의 재난이 발생했다. 또 단순해킹시도는 감소하고 있으나 고도화, 지능화된 해킹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휴대폰 스팸, DDoS 공격 등 해킹경로와 공격방법이 다양화되고 해킹수법의 지능화 복잡화로 대응이 어렵고 피해규모도 커졌다. 공격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피해규모가 재해, 재난 수준으로 확대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 민간의 사이버 공격 대응 전문기관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기관의 경우는 국정원 ‘국가사이버안전센터’에서 사이버침해 사고를 탐지, 분석하고 행정안전부 ‘사이버침해대응센터’에서 해킹, 바이러스를 탐지하고 차단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민간의 경우 방송통신위원회의 ‘인터넷침해사고대응센터’에서 침해를 탐지하고 분석한다. 실시간 감시하고 대응체계를 구축해 네트워크 위협 사전 방지와 대응을 하고 있다.

ISP 등 네트워크 중심으로 관제를 수행하기 때문에 전 민간기업을 보호하기에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해킹으로 인한 사이버 재난과 함께 개인정보 관리소홀로 인한 재난도 대두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포털의 회원제 운영 등을 위해 필요 이상의 개인정보를 수집한다. 특히 주민등록번호 수집비율이 서류는 47.7%, 정보파일은 80.4%에 달한다. 주민등록번호 노출은 대표적인 개인정보 침해 사례로 현재 사회적 논란이 있는 사안이다.

대부분의 기관, 사업자가 주민등록번호를 기본정보로 활용하기 위해 주민등록번호 DB를 모든 기관과 기업에서 보관하고 있다. 구글 검색 및 공공, 민간 웹사이트 등에서 주민등록번호를 포함한 개인정보 관리소홀로 인한 재난이 지속적으로 발생했고 작년에 공공기관 3만4644건, 민간 27만3210건으로 총 30만 7854건의 개인정보 관련재난이 발생했다. 또 수집 목적 외에 개인정보 이용에 따른 개인정보 오남용이 심각한 상황이다.

개인정보 취급자가 업무 목적 외 열람을 하거나 사업자의 고개정보를 무단으로 제공, 판매하는 등 개인정보 오남용 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 4월 하나로텔레콤 등은 사전 동의 없이 텔레마케팅 업체에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제공해 600만건의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있었고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국민연금공단이 가입자 개인정보에 대한 관리를 매우 부실하게 해왔다고 드러났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지난 7월21일 공개한 지난해 보건복지부의 양대 공단에 대한 ‘개인정보 보호실태 특별감사 결과보고’에 따르면 두 공단에서 가입자들의 개인정보 열람이 제대로 기록되지 않았고 조회사유를 밝히지 않고서도 무단 조회 할 수 있었다. 이들은 유명인사를 보려고 혹은 가출한 아들을 찾으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무단 조회한 것이다.

이외에도 금전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개인정보 취급자가 불법적으로 유출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내부자의 정보유출 차단 대책도 시급하다. 시장이 포화상태이고 경쟁 과열로 마케팅을 위한 개인정보 확보 수요에 따라 관련 재난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적 재난관리 인프라 취약
PC, 네트워크, 서버 등 기술적 보안인프라가 정부는 55.4%의 수준에 머물렀고 민간의 경우 20.9%로 위험한 수준이다. 각종 해킹과 악성 바이러스로부터 정부기관 및 공공기관의 주요 정보통신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인프라구축이 시급하다. 또 정보보호제품을 생산하는 대부분의 업체가 재정적으로 취약해 고급기술 개발 및 안정적 기술지원에 한계를 가지고 있다. 자본금이 30억원 미만인 업체가 85%에 이르며 이것은 일반 IT기업의 21% 수준이다.

또 대부분의 업체 평균매출액이 50억원 이하이고 과다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도산하거나 사업축소 되는 등 악순환을 겪고 있다. 종업원이 50명 미만인 업체는 71%이고 평균근무기간이 10개월 정도이다. 이는 중급이하 기술자가 66%를 차지, 고급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술개발에 한계가 있다. 기술수준은 선진국 대비 기술격차 1.4년으로 85%수준까지 접근했지만 기업의 영업실적 부진과 R&D 저투자로 인한 기술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정보보호 재난관리 인식도 낮아
그동안 정보보호에 대한 사회전반의 인식이 낮아 정보보호 재난관리에 소홀했다. 공공기관의 경우 정보보호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관련 예산 확보와 전담조직 설치 및 전문인력 배치 등에 소극적이었다. 기업에서는 직원들의 인식 수준이 미흡하고 경영진의 관심도가 낮은 편이었고 개인의 경우 정보보호 재난관리의 중요성은 공감하고 있지만 정보보호를 위한 학습이나 실천력이 그 중요성에 조금도 미치지 못했다.

또 개인정보 침해로 인한 재난에 대한 신고, 권익구제 인식률도 50% 수준에 머물렀다. 이용자의 88%가 해킹을 우려하나 보안성이 높은 일회용 패스워드 이용률은 2%에 불과했고 이용자의 48.2%는 개인정보 관리소홀로 인한 재난 신고 여부를, 44.3%는 신고 절차나 연락처 등을 모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보보호 재난관리 담당자에 대한 교육과 훈련은 행정기관의 경우 사이버침해 대응절차 훈련이 34%, 일반보안교육이 50%로 미흡했고 민간은 5인 이상 사업장 중 23% 기업에서만 보안교육을 실시하고 담당자 실무 교육은 59%, 책임자급 교육은 49.1%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정보보호 재난관리에 대한 교육이 부실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보호 재난관리 중기 종합계획
행정안전부가 설명한 ‘정보보호 재난관리 중기 종합계획’은 2010년까지 제도개선 및 정보보호 재난관리 인프라를 조성해 정보보호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고 2012년까지 우리나라의 국제 정보보호 재난관리 순위를 세계5위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중점 추진과제를 요약하면 올해 하반기 ‘개인정보보호법’을 제정, 개인정보 이용을 엄격히 통제한다.

새로 제정되는 ‘개인정보보호법’에는 ‘개인정보보호 OECD 8원칙’ 등 국제기준이 반영된다. OECD 8원칙은 수집제한, 정보의 정확성, 목적 명확화, 이용제한, 안전성 확보, 공개, 개인 참가, 책임의 원칙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개인정보 이용에 대한 사회적 환경 및 관행도 개선한다. 주민등록번호, 운전면허번호 등 고유정보는 법령에서 허용된 경우 이외에는 수집이나 저장, 유통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전자서명, I-PIN, 휴대전화 인증 등을 사용해 주민등록번호 수집률을 69%에서 30%이내로 낮출 계획이다.

정보보호 인프라의 경우 55.4%에서 90%까지 확충할 예정이다. 2008~2010년까지 3900억원을 투입, 2011~2012년까지 3100억원 총 5년동안 국비와 지방비 약 7천억원을 투자하여 정보보호 인프라를 확충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중소기업 및 일반국민을 위한 사이버공격 대응서비스를 제공하고 정보보호 및 사이버범죄수사 국제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정보보호 기술 및 산업을 육성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