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성진 최고위원

유가 폭등, 남북관계 경색, 미국 쇠고기 협상 무효화 투쟁, 촛불집회 등으로 총체적 국가위기상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최고위원인 공성진 의원을 주축으로 구성된 ‘위기관리포럼’이 지난 6월 출범했다. 이 포럼은 전쟁, 테러, 환경, 전염병 등 전반적인 국가위기관리의 법, 제도적 혁신방안을 연구하고 국방, 경제, 생활, 기반체계 관리문제의 효과적인 대안을 수립하기 위한 국회 내 연구모임이다. 이 포럼의 대표를 맡고 있는 공성진 의원은 “사회안전망 구축은 일개 부처나 두세개 중앙부처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행정 각 부처가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행정안전부와 소방방재청의 역할 조정에 있어서도 “조직 내부는 물론 외부의 여건들이 제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것 같은데 근원적인 한계가 있으면 인정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창의적 발상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각 부처 공동 노력해 ‘사회안전망 구축’ 해야

이명박 대통령님께서 행정안정부에 ‘사회안전망 구축’을 지시하셨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님께서 이야기하신 ‘사회안전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대통령님께서 말씀하신 사회안전망 구축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과제입니다. 21세기 들어와 세계화가 급속히 진전됨에 따라 국가 안전(security)의 개념이 포괄적 안보 개념으로 전환됐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경제적 파산이나 실업 상태 혹은 최근의 먹거리로 인한 건강권 침해까지도 국가 위기관리 차원에서 다루어야 합니다. 결국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일상생활에서 각종 위협요소로부터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 때 국가 전체적인 안전보장이 달성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행정부가 이런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대통령님께서 말씀하신 사회안전망의 구축은 일개 부처나 두세개 중앙부처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행정 각 부처가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일 때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회 차원에서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행안부에서 모든 재난 담당하는 것 아니다.

행정자치부가 행정안전부로 바꾸면서 기존 ‘국가위기관리체계’ 자체가 행정안전부로 통폐합됐습니다. 자연재해, 인적재난, 사회적 재난 모든 재난재해를 행정안전부에서 담당하게 됐는데 이렇게 된 것에 대해 의원님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글쎄요, 정확하게 표현하면 자연재해가 아니라 자연재난이라고 해야겠지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의하면 자연재난입니다. 재해는 재난으로부터 발생한 피해라고 이해해 주십시오. 용어 하나하나까지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국회나 행정부, 언론에서 마저 올바른 용어를 사용하지 못한다면 국민들이 얼마나 큰 혼란을 겪겠습니까. 또 모든 재난을 행정안전부에서 담당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 재난관리의 일차적 책임은 지방자치단체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행정안전부에서 담당하는 것이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모든 부처들이 모두 재난관리와 일정부분 관련성들이 있고 실제로도 재난관리에서 중요한 역할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재난을 행정안전부에서 담당하게 되었다는 표현은 약간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국가위기관리체계’ 자체가 행정안전부로 통합돼 기존 소방방재청과 불협화음이 많습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실과 소방방재청 간의 불협화음(업무중복 등)입니다. 이에 대한 의원님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참으로 조심스러운 부분입니다. 국가위기관리체계가 어느 부처로 통합되었기 때문에 불협화음이 생긴 것처럼 이야기 하면 안 됩니다. 설령 그렇다하더라도 국민과 국가를 위해 만들어진 조직들이 업무 중복이 생겼으면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맞는 것 아닙니까. 또한 특정 부처의 특정 조직을 공개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새롭게 만들어진 조직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국민의 한사람으로서의 제 의견입니다. 사실은 앞에서도 언급을 자제했던 부분입니다만, 위기관리 전문가들과 함께 더 논의를 해 보려는 사항이 있습니다.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긴급서비스 등이 보다 전문화되고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국민과 국가라고 생각합니다. 소방방재청의 어려움 듣고 있다.

향후 ‘국가위기관리체계’에 있어 행정안전부와 소방방재청간의 역할과 책임을 어떻게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먼저, 국회의원이 행정부의 일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행정부처는 책임성을 갖고 어느 것이 보다 더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삼고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국가 위기관리 체계에서 행정안전부는 외청인 소방방재청의 기능과 역할을 다시 고민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금도 많은 경로를 통해 소방방재청의 어려움에 대해 듣고 있습니다.

조직의 위상 및 역할의 한계로 인해 중앙정부 부처들은 물론 지방자치단체들과도 일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이 많은 것 같습니다. 소방방재청의 여러분들이 참으로 열심히 하고 계시는데 비해 조직 내부는 물론 외부의 여건들이 제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근원적인 한계가 있으면 이를 인정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창의적 발상을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하게 열심히 일하는 일선 소방방재공무원들에 대해 감사와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전국적으로 수많은 재해위험지구가 있습니다. 소방방재청에서 지정한 재해위험지구는 매년 계절별로 자연재난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습니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데 의원님께서는 좋은 대안을 갖고 계신지요.
늘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기존의 자연재난관리정책에 무엇인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15년전이나 10년전이나 5년전이나 비슷비슷한 정책들이 포장만 바뀌어서 나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이 질문이 예산 부족을 말씀하시는 것처럼 들리긴 합니다만,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와의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전국적으로 산재되어 있는 모든 재해위험지구를 일률적인 기준이나 틀 속에서 다루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국회에서 국가위기 연구, 늦은 감 있다

위기관리포럼의 창립배경과 현재 조직 구성 등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보이지 않는 위협요소들이 점점 더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전통적인 안보 위협요소는 물론이고 재난 위협요소, 국가사회 운영의 기반이 되는 핵심기반 체계의 마비 위협, 그리고 국민의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먹거리를 비롯한 생활 전반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점점 더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의 대의기구이자 국가의 정책을 논의해야하는 국회에서 국가위기를 연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필요한 사항입니다.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위기관리포럼의 조직구성은 상당히 전향적입니다. 일차적으로 국가 입법 활동을 통해 국정을 논의하는 국회의원은 물론이고 학계의 위기관리 전문가 그리고 실무 인사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분들과의 연계를 통해 전통적 안보 위기, 재난 및 핵심기반 위기, 테러 등의 분과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위기관리포럼에서 하게 되는 일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위기관리포럼은 국회 연구단체로 시작되었습니다. 따라서 국가 위기관리의 각 분야별 정책 과제나 쟁점을 중심으로 연구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학술세미나와 정책토론회 등이 함께 이루어지게 됩니다. 다음으로 위기관리와 관련된 국정 현안 및 쟁점, 갈등들을 다루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국회 차원에서 필요한 법률의 제정 및 개정 등을 해 나갈 계획입니다. 그동안 국가 위기와 관련된 중요한 쟁점들을 행정부에만 맡겨놓았다는 지적이 국회 안팎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제 국가의 생존성을 위협하는 요소들을 국회에서도 다루려고 합니다.

무엇이 올바른지 진지하게 판단해 볼 것

위기관리포럼은 ‘국가위기관리체계’ 전반에 대해 연구하고 정책을 입안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위기관리체계가 어떻게 돼 있는지 의원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말씀하신 것과 같이 위기관리포럼은 국가위기관리체계 전반에 대해 연구하고 정책을 입안할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위기관리체계는 제대로 안착되지 못했다고 평가합니다. 모든 분야가 조금씩 점진적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거치게 마련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합리성에 기반해야 합니다. 따라서 향후 위기관리체계의 올바른 방향 설정부터 다시 따져볼 생각입니다. 특수한 이해관계나 특정 집단의 기득권보다는 국가사회의 안전 보장과 국민의 안전 확보를 전제로 해서 무엇이 올바른 것인지 진지하게 판단해 볼 기회를 갖고자 합니다.

의원님께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간단하게 부탁드립니다.
평소에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각종 재난 위기에 대해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그동안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못해왔던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이제 국회도 개원되었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국회 차원에서 효과적인 국가위기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동료 의원들은 물론 학계 교수님들, 시민사회단체, 대학 연구소, 정부와 함께 노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서도 국회 위기관리포럼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또한 제대로 역할을 못할 경우에는 따끔하게 혼도 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