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11일은 9.11 테러가 발생한지 7주년이었다. 9.11 테러 7주년을 6일 앞서 한국기술사회 사무실에서는 9.11 테러 당시 세계무역센터 붕괴사고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더블유. 진 콜리 박사(Dr. W. Gene Corley)와 박연수 소방방재청 차장 등 전문가들이 ‘한국과 미국의 재난재해 발생 시 인명을 보호하고 재산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주요 구조물의 설계기술 및 방재시스템’이란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좌담회는 ▲한국과 미국의 주요 재난재해 사고의 조사결과 및 사후조치 ▲재난재해 대비 구조물 설계 기술 및 제도 현황 ▲향후 재난재해 피해 최소화를 위해 필요한 기술·제도적 대책 순으로 진행됐다. 진 콜리 박사는 “세계무역센터의 경우 비행기(보잉 767) 충돌로 인해 내화물질이 모두 떨어져 나가면서 피해 규모가 커졌다”며 “초고층 빌딩의 경우 강재(철판)를 보호하는 내화물질의 품질과 시공 방법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난포커스는 언론매체로는 단독으로 이 좌담회에 참석, 좌담회 내용을 10월호에 게재하게 됐다.

<좌담회 참석자>   - 더블유. 진 콜리 박사(Dr. W. Gene Corley) 미국기술사시험위원회(NCEES) 위원장   - 박연수 소방방재청 차장   - 장승필 전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명예교수(전 토목학회장, 전 지진공학연구센터 소장)   - 김상식 인하대학교 건축학부 교수(전 콘크리트학회 회장)   - 이원호 소방방재청 국립방재연구소장   - 백이호 한국기술사회 전무 <일시> 2008년 9월 5일(금) 오전 10:00∼12:00 <장소> 한국기술사회 사무실(서울역삼동 과총회관 신관 2층 다사랑방)

진 콜리 박사는 누구인가? 더블유. 진 콜리 박사(Dr. W. Gene Corley)는 토목공학에서 40여년간 몸담으면서 170여 편의 논문과 저서, 다수의 수상 경력을 가진 저명한 구조공학자이다. 콜리 박사는 일리노이 구조공학위원회 위원으로서 지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또 미국엔지니어링/측량시험위원회인 NCEES(National Council of Examiners for Engineering and Surveying)에서 지난 2002년부터 2004년까지 부위원장, 2007부터는 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특히 NCEES 내의 구조공학 자격의 시험관리, 고문역 등의 소위원회 활동에 활발히 참여했다. 현재는 국제교량구조학회 등 국제학회, 미국기술사협회 등에서도 활동 중이다. 최근에는 공학행정가로서 다양한 정책 개발에 기여하고 공학교육과 토목 관련 기술의 발전에 기여한 점 등 리더십을 인정받아 AAESNEA(American Association of Engineering Societies' National Engineering Award)를 수상했다. 콜리 박사는 지진, 화재, 폭풍 등에 의해 피해를 입은 건물들의 조사, 대규모 건물의 안전성 평가 및 보강수리 등에 관해 폭넓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이러한 전문성을 인정받아 미국토목공학회(ASCE)와 미연방재난관리청(FEMA)에서 실시한 1995년의 오클라호마 폭탄테러지역의 건물조사위원장, 2001년 11월에는 세계무역센터 붕괴상황조사단의 조사단장 등 미국의 주요 재난 관련 사건들의 조사에 있어 중책을 맡은 바 있다.

더블유. 진 콜리 박사(Dr. W. Gene Corley)는 토목공학에서 40여년간 몸담으면서 170여 편의 논문과 저서, 다수의 수상 경력을 가진 저명한 구조공학자이다. 콜리 박사는 일리노이 구조공학위원회 위원으로서 지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또 미국엔지니어링/측량시험위원회인 NCEES(National Council of Examiners for Engineering and Surveying)에서 지난 2002년부터 2004년까지 부위원장, 2007부터는 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특히 NCEES 내의 구조공학 자격의 시험관리, 고문역 등의 소위원회 활동에 활발히 참여했다. 현재는 국제교량구조학회 등 국제학회, 미국기술사협회 등에서도 활동 중이다. 최근에는 공학행정가로서 다양한 정책 개발에 기여하고 공학교육과 토목 관련 기술의 발전에 기여한 점 등 리더십을 인정받아 AAESNEA(American Association of Engineering Societies' National Engineering Award)를 수상했다. 콜리 박사는 지진, 화재, 폭풍 등에 의해 피해를 입은 건물들의 조사, 대규모 건물의 안전성 평가 및 보강수리 등에 관해 폭넓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이러한 전문성을 인정받아 미국토목공학회(ASCE)와 미연방재난관리청(FEMA)에서 실시한 1995년의 오클라호마 폭탄테러지역의 건물조사위원장, 2001년 11월에는 세계무역센터 붕괴상황조사단의 조사단장 등 미국의 주요 재난 관련 사건들의 조사에 있어 중책을 맡은 바 있다.

	장승필 전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명예교수(전 토목학회장, 전 지진공학연구센터 소장)

장승필      바쁘실텐데 좌담회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미국의 주요 재난 관련 사건들의 조사에 있어 중책을 맡은 바 있는 진 콜리 박사와 함께 토론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콜린 박사에게 세계무역센터, 펜타곤, 오클라호마 건물의 붕괴에 대한 조사결과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진 콜리      연방재난관리청(FEMA, 재난포커스 8월호부터 4회에 걸쳐 FEMA 조직 소개 중)으로부터 조사를 의뢰받은 이유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FEMA는 전통적으로 미국에서 어떤 사고가 발생하면 제일 먼저 나타나 구조작업을 벌이고 적절한 대책을 수립하는 등 사건 처음부터 마무리까지 모두 책임지는 조직입니다.

보험회사 감당 어려울 때 FEMA 관여
사고가 발생하면 지역경찰과 소방서가 바로 나섭니다. 대부분의 경우 인명피해가 크지 않으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그 지역에서 처리합니다. 예를 들면 가정집에서 화재가 발생한 경우가 그런 경우에 속합니다. 이런 때는 대부분 보험에 들어있기 때문에 보험회사에서 비용을 지출해 복구 작업을 하게 되고 그 이상은 아무도 관여할 필요가 없지요. 한국의 경우는 토네이도가 없겠지만 미국의 경우는 많이 발생합니다.

토네이도처럼 재난이 커지면 대응책도 광범위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다음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주정부차원의 대응이 시작되고 각 주정부에 있는 방재관리청이 관여하게 되지요. 주정부에서 대응하고 보험회사에서 비용을 모두 책임질 정도인 경우에는 더 이상의 대응은 필요 없어요. 하지만 허리케인이나 홍수 등 재난이 더 커지고 보험회사에서 감당할 수가 없을 때는 최종적으로 FEMA가 관여할 수밖에 없어요.

주의 재난관리청이 현장 조사해 필요한 조치와 비용 등을 계산해서 주지사에게 보고하고 주지사는 이를 근거로 FEMA에 재난을 처리하도록 요청합니다. 이러한 절차는 매우 신속하게 진행됩니다. 어떤 경우에는 몇 시간 안에 이뤄지고 늦어도 2~3일내에 절차가 끝납니다. 하지만 그 사태파악이 확실치 않을 경우는 의사결정 하는데 일주일이 걸리는 경우도 있어요. 자동적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FEMA가 주의 요청을 거절하고 그 주에서 처리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일단 FEMA가 관여하게 되면 몇 가지를 조치합니다.

미공병단, 파손 잔해 제거·복구 지원
우선 즉각 사태를 수습할 수 있는 각종 자원을 동원하는 일이지요. 허리케인이나 대형 토네이도가 지나간 후에는 지역주민들이 파손된 잔해들을 제거하고 복구 작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인력을 동원해요. 미공병단이 주로 이 역할을 맡지요. 공병단의 임무가 많지만 그 중의 하나가 이 역할입니다. 물론 그들이 직접 이 일을 하는 것보다는 지역에 있는 시공업자들을 고용해 처리합니다.

그래서 공병단은 계약을 체결하고 작업을 지휘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들이 각종 쓰레기를 치우고 장비를 운전하고 어떤 경우에는 구조작업까지도 합니다. 추가로 FEMA가 복구 작업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하지요. 기본적으로 그들이 하는 역할은 자금대여를 제공하는 것이에요. 그 대여금은 다시 갚지 않아도 되는 무상대여지요. 홍수로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개인들은 그 복구 작업을 위해 상당한 액수를 받습니다.

모두 무상이지요. 만일에 그들이 복구 작업을 위해 그 지역에서 돈을 빌렸을 경우에는 갚아야 됩니다. 건물이 완전히 파괴됐다면 FEMA는 그 건물을 100% 대체할 만한 비용을 지불합니다. 하지만 조금 손상된 경우에는 지원금을 주지 않아요. 만일 대학이 자체 건물에 피해를 입었다면 FEMA는 그것을 대체할 금액을 지불하지요. 손상에 그쳤을 때는 경우에 따라 지불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어요.

FEMA, 재난방지대책 수립 업무 담당
FEMA의 또 다른 역할은 재난방지대책을 세우는 것입니다. 그 중 하나는 어떤 구조물을 다시 건설할 때에 내진설계기준 및 내진시방서에 맞게 그 구조물을 건설토록 하는 것들이지요. 이것이 바로 인프라구조물을 더 안전하게 미래의 재난에 견디도록 하는 것입니다. 내진 설계는 이제 겨우 50년밖에 되지 않았어요. 1950년 이전에는 내진설계를 잘 이해하지 못했지요.

그래서 그 이전의 건축물은 지진에 대항하는 능력이 제한적이에요. 지난 10년 내에 건설된 구조물들만이 제대로 내진설계에 맞게 설계됐지요. 어쨌든 FEMA는 미래의 사고에 더 견고하게 견딜 수 있도록 건설하려고 노력합니다. 또 그들은 연구하고 그 구조물의 성능이 향상되도록 건물설계기준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제가 강풍 관련 연구프로젝트에 참여했었어요.

허리케인이나 태풍들로부터 피해를 줄이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연구한 것이지요. 이 연구결과들이 설계기준을 작성하는 사람에게 제공돼서 빌딩의 건축에 이용되고 있어요. 그래서 건물설계기준이 더 개선된 것입니다. 물론 허리케인에 견디려면 훨씬 더 개선돼야 하겠지만 실제 많은 구조공학자들이 필요한 만큼 충분한 실력을 가지고 있어요. 엔지니어가 아닌 아무나 지을 수 있는 소규모의 주택이나 매우 작은 건물의 공사에는 기술사가 서명할 필요가 없어요.

또 어떤 빌딩들은 각 지역의 건물설계기준에 맞게 만들어져야 됩니다. 그 지역의 건물설계기준들도 이제는 매우 높은 수준에 이르러 있어요. 제가 강풍에 대해 연구했던 것들이 아마도 FEMA가 사고조사반에 참여시킨 이유일 것입니다. FEMA가 팀을 구성하고 사고조사반원들이 일할 수 있도록 돈을 지불했어요.

장승필      조사비용은 충분하게 지불합니까?

진 콜리      돈 때문에 일하는 것은 아니지요. 전문기술사의 의무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로 판단했기 때문에 열심히 한 것입니다. FEMA가 제공할 수 있는 또 하나는 이러한 팀들에게 모든 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입니다. 그들은 지역의 공무원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일이 되도록 해주는 등 우리가 요구하는 모든 것을 도와줍니다. 우리는 매우 효율적인 협조를 받고 있어요. 특히 각 관청의 협조가 원활했어요.

만일에 오클라호마시처럼 연방 건물이 폭파되면 즉시 구조작업이 완료되면서 범죄수사를 위한 작업이 시작됩니다. 범죄수사 작업이 끝날 때까지는 FBI와 ATF 등 두 기관이 현장을 장악하고 관리합니다. 이러한 작업들이 끝난 후에야 우리들이 들어가 작업을 할 수 있어요. 3년 전에 뉴올리언스에 허리케인이 왔을 때 연방정부의 기관들 사이에 협조가 되지 않아 문제가 있었다고 들었을 것입니다. 사실 깊숙한 속을 들여다보면 서로 잘하려고 하다가 그런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러한 연방정부 기관들 사이에 존재하고 있는 문제를 경험한 적이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훨씬 개선돼 협조가 비교적 잘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아직은 확실하게 시험해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단언할 수는 없지요. FEMA가 일단 하나의 연구를 하기로 결심하면 다른 연방정부 기관과 협조해 일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가 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인 접근이 가능하지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외부의 사적인 조사가 필요할 때이지요. 제가 개입하게 된 것은 두 곳인데 그것은 오클라호마시와 세계무역센터입니다.

미토목학회, 세계무역센터 사고 조사 주도

	박연수 소방방재청 차장

미국토목학회가 조사를 주도했지요. FEMA가 형식적으로는 토목학회에 요청했고 토목학회는 저에게 요청한 셈이지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함께 참여하게 됐어요. FEMA가 개입하게 되면 대부분 토목학회가 일을 하게 되고 끝까지 책임을 집니다. 그들은 그렇게 하고 싶어서 해요. 강풍연구는 조금 다르게 진행됐어요. 강풍연구팀은 FEMA가 허리케인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기 위해 직접 조직한 것입니다.

제가 그 팀에 참여하기 전에 이미 그들은 두어 개의 허리케인에 대응하는 방안을 연구했어요. 제가 참여한 후에는 다가올 2개의 허리케인에 대응하는 것이었는데 첫 허리케인이 너무 작아져서 별로 할 일이 없었어요. 우리는 허리케인으로 인한 많은 피해 복구 작업이 완료된 후에 다시 방문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 때 두 번째 허리케인이 쳐들어왔어요.

우리는 현장을 방문해 우리가 제안한 개선안으로 인해 피해가 감소됐는지 여부를 알아보려고 했어요. 그것은 1999년에 발생한 토네이도 피해에 대한 것이었지요. 뉴올리언스에 발생한 카트리나 피해는 주로 홍수피해였지요. 그 건에 대해서는 다른 팀이 참여했어요.

다른 팀이 참여해서 많은 복구 작업을 감독하고 지휘했지요. 다행히 이번주 월요일(9월1일)에 있었던 허리케인이 그곳을 지나갔지만 잘 견딜 수 있었어요. 더 큰 허리케인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추가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번에 경험한 허리케인은 카트리나보다 작았지만 어쨌든 그곳에 다른 팀이 있어서 연구를 수행했고 향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 보고서를 작성하고 건의서를 제출했습니다.

장승필      박연수 차장님, 만일 우리에게도 세계무역센터 사고 같은 것이 발생한다면 우리나라 소방방재청은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 설명해주실 수 있습니까?

박연수      소방방재청이 설립되기 전에는 내무부에서 그러한 재난을 관리해 왔습니다. 소방방재청이 설립된 후에 그 시스템은 과거에 비해 매우 좋아졌어요. 소방방재청은 소방, 자연재해, 인적재난 관련 국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소방, 자연재해, 인적재난이 모두 한 기관에 속해 있는 것이지요. 그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아주 협조가 잘되며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세계무역센터 사고 같은 일이 우리나라에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 많은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재난이 있었습니다. 삼풍백화점이나 성수대교 붕괴사고와 같은 인재를 당하면서 우리 한국의 재난관리시스템은 크게 발전했습니다. 성수대교 붕괴 사고 후에 아주 기본적이고 주요한 재난관리법인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도입됐습니다. 그 전에는 재난법이 매우 빈약했었어요.

장승필      삼풍백화점 사고가 1995년이었는지 1997년이었는지 가물가물합니다.

	백이호 한국기술사회 전무

백이호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는 1995년에 발생했습니다.

장승필      법의 명칭 무엇이었지요?

박연수      그해(1995년)에 제정된 재난관리법(1995.7.18 제정됐으며 2004.3.11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으로 이관되면서 폐지됐음) 입니다. 그때까지는 자연재해대책법(1967.2.28 풍수해대책법으로 제정돼 사용돼 오다가 1995.12.6 자연재해대책법으로 법령변경 및 개정됐음)이 유일하게 재난에 대비한 법이었지요.

백이호      삼풍백화점 사고가 1995년에 발생했으니까 실제로는 그 후에 아마도 법이 제정됐을 것입니다.

박연수      인위재난을 관리하는 법은 그 때 제정됐습니다. 재해 하나하나가 발생할 때마다 그 경험을 코드에 반영했어요. 그래서 한국의 코드는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발전되고 또 강화됐습니다. 현재 한국의 관리시스템과 코드는 매우 잘 돼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진에 대한 대비도 상당한 수준입니다. 지난 1995년에 제가 지진에 관한 부분을 법제화하기 위해서 자연재해대책법에 한 항목으로 포함시켰습니다. 그리고 올해에는 지진재해대책법으로 분리 독립돼 제정됐어요.

진 콜리      박연수 차장님이 이야기한 코드라는 것이 건물설계기준을 말하는 것 같은데, 미국의 것과 비교해서 어떤지 예를 들어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박연수      콜리 박사님이 이미 말한 것처럼 미국에도 50년 전에는 건물내진설계기준이 없었지요. 한국에는 내진을 고려한 설계기준으로 원자력발전소 같은 중요토목구조물은 초기부터 내진설계를 적용해왔고 건축구조물에는 1988년부터 적용돼 대략 20년 동안 도입됐습니다. 한국에는 흥미로운 시스템인데 토목구조기술사와 건축구조기술사가 서로 다릅니다. 건축구조기술사들은 1998년부터 면적이 넓거나 높이가 높은 대형빌딩의 내진설계 기준을 적용하기 시작했어요.

이원호 내진설계기준이 처음 적용된 1988년에는 6층이상의 건물에 대해서, 그리고 최근 KBC-2005가 제정되면서 내진설계기준의 적용 층수가 3층 이상으로 강화 됐습니다.

박연수      사실 기본개념은 미국의 UBC코드에서 도입됐지요.

백이호      그러면 그때부터 교량에 대해서도 내진 코드를 적용하기 시작했습니까?

박연수      지난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가 발생한 후 연속해서 1995년 1월에 일본 한신대지진이 발생했고 이어 1995년 6월에는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습니다. 그래서 한국 정부는 크게 충격을 받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원호      미국의 건축허가제도에 대해 설명해주시겠습니까?

	김상식 인하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진 콜리      미국에 건축허가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 주별로 별도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세계무역센터는 뉴욕시에 있는 건물이고 뉴욕시에는 별도의 빌딩국이 있어 건축허가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건축허가를 내주기 전에 빌딩국은 건축장소를 검토하고 설계자인 건축사와 엔지니어는 뉴욕 빌딩 건축설계기준의 요건에 맞게 설계해야 하지요. 뉴욕시는 별도의 자체 건물설계기준을 가지고 있고 현재의 것은 널리 사용되고 있는 국제건물설계기준(IBC)와 비슷합니다.

이원호      세계무역센터도 뉴욕의 건물설계기준에 맞게 건축한 것입니까?

진 콜리      그 당시 세계무역센터를 개발한 뉴욕항만청이 지금은 뉴욕과 뉴저지의 항만청(PANYNJ)으로 바뀌었습니다마는 그들은 건물설계기준을 따로 갖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것이 그 당시에는 뉴욕시 건물설계기준보다 더 현대화돼 있었지요. 뉴욕시 건물설계기준은 그 개정작업이 매우 느렸기 때문이지요.

장승필      세계무역센터의 설계에는 문제가 없었나요?

진 콜리      우선 건축허가 과정부터 설명하지요. 건축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설계자인 건축사가 건물의 모양을 결정하고 계단을 포함한 수직 공간, 방화재 등 모든 안전기구 등에 대해서도 책임지고 설계합니다. 이때 건물설계기준을 변경하기 위한 협상도 가능하지요. 그리고 건축사가 서명하면 모든 설계가 건물설계기준에 따라 설계됐다는 책임을 지게 됩니다. 이때 구조기술사는 건물구조의 설계에 관한 권한을 가지고 있어요. 기본설계가 확정된 후에 건설에 관해 협상하기 위해 시공회사를 끌어들일 수도 있어요.

	이원호 소방방재청 국립방재연구소장

하지만 세계무역센터 구조기술사들은 매우 엄격하게 관리했습니다. 건설회사는 항상 적은 돈으로 더 좋은 것을 추구하기 때문에 조심스러웠지요. 세계무역센터의 주요구조는 트러스와 튜브지요. 건물의 외곽기둥은 튜브로 설계됐고 코어에 60%의 중량을 배치하고 외곽에 40%의 중량이 배치되도록 했어요. 코어와 튜브를 잇는 트러스는 10~20m 정도의 길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원래는 리벳트러스(Riveted Trusses Type)로 계획돼 있었으나 건설회사가 한번에 용접해 붙이는 공법(Bar Joist Type)을 제안했지요. 그 당시 구조기술사는 시험을 통과하기 전에는 그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건설회사가 제안한 공법은 시험을 통과했고 용접사들이 1만여개나 되는 용접부위에 모두 실명으로 서명했습니다. 사고 후에 그 부분들을 조사한 결과 잘못된 점은 찾을 수 없었고 작업솜씨도 훌륭했어요.

이원호      공사 중에 설계변경은 자주 합니까?

진 콜리      큰 도시는 별도의 자체 건물설계기준을 가지고 있지만 작은 도시에는 별도의 건물설계기준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쨌든 모든 주에서 설계자에게 책임을 묻지요. 그래서 만약에 건설회사 등이 설계를 변경하고 싶으면 설계자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허락받지 않고 설계를 변경하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대부분의 건설회사는 책임지고 싶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면 설계변경을 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박연수      감독관이 있었을텐데 허가 없이 설계를 바꿀 수 있었겠습니까? 그들은 무슨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진 콜리      예를 들어 애틀랜타에서 건물붕괴 사고가 있었는데요. 이 건물의 건축주는 등록된 기술사가 아닌 2명의 감독관을 고용했어요. 시 건축국의 담당 감독관도 원래 트럭운전사였기 때문에 감독으로서 자격이 부족했습니다. 다른 관련 관청도 역시 자격부족인 담당자들이 많았어요. 사실은 이 건물의 설계가 특별했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등록된 기술사가 현장에 있어야 했지요. 엔지니어도 또한 건설회사 담당자에게 건물 설계에 대해 제대로 설명을 하지 않았고요. 설계도면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도면과 다르게 시공이 되었는데도 감독관들은 그 것을 몰랐어요. 시공회사의 담당자도 어떠한 질문도 하지 않고 자기 멋대로 시공했지요. 그래서 결국 사고가 나게 된 것입니다.

박연수      만약 비행기가 세계무역센터의 더 높은 곳을 공격했으면 붕괴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공격 지점 윗부분의 무게가 가벼웠다면 아래 부분에서 지탱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진 콜리      낮은 곳을 공격하면 더 빨리 붕괴됐을 것이고 아주 높은 지점을 공격했으면 화재만 발생했을 것입니다. 비행기 공격 이후 1개의 빌딩은 1시간 정도 서 있었고 다른 빌딩은 1시간 40분가량 서 있었기 때문에 설계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말할 수 있어요. 어떤 사람들은 비행기 공격에 의해서 건물이 붕괴됐다고 말하는데 그 이유로 설계 당시에 가장 큰 비행기인 보잉 707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 시험에 통과했으나 실제로 세계무역센터를 공격한 보잉 767은 시뮬레이션에 사용했던 보잉 707보다 더 대형이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707과 767의 크기 차이는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내화재였지요. 내화재가 안 떨어졌으면 빌딩은 붕괴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비행기가 공격했을 때 내화재가 떨어지는 바람에 결국 건물이 붕괴됐다고 판단됩니다. 빌딩을 설계할 때 일반적으로 비행기의 공격을 고려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한 계단을 포함한 수직 공간들이 멀리 떨어지게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무역센터는 3개의 계단을 포함한 수직공간들이 한곳에 모여 있었어요.

박연수      테러리스트의 공격을 방어할 방법은 없습니까?

진 콜리      세계무역센터의 아래 부분은 폭탄에 의해 붕괴되지 않게 설계돼 있습니다. 또 뉴욕에 있는 빌딩들의 설계에 있어서 모멘트 이음과 전단벽들을 많이 도입하고 횡력에 충분히 견디도록 하고 있지요. 그리고 현재 세계무역센터는 화생방무기의 공격에 대비하는 시스템(Anti-Chemical/Biological Attack Systems)을 가지고 있습니다.

박연수      화생무기의 공격에 대비하는 시스템의 비용은 어느정도입니까?

진 콜리      비싼 편입니다. 사실, 신축 중인 세계무역센터와 미국 연방정부 건물들은 테러리스트의 공격대상이기 때문에 건물을 건설할 때 테러리스트의 공격을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911테러 이후 세계무역센터의 건축주는 비용이 비싸더라도 빌딩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화생방지시스템을 설치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메인빌딩은 보험회사에서 커버할 수 없어 포기해야만 했지요. 메인빌딩 자리에는 ‘자유(freedom)’ 빌딩이 2010년에 완공될 예정입니다.

김상식      테러에 대비해 세계무역센터의 경우 실시간 모니터링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었을 것 같은데요. 진 콜리 박사님, 어떻습니까?

진 콜리      테러 등 인위적 재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교량이나 건축물을 실시간 감시하는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세계무역센터 건물에도 건물 상황실에서 모니터링하고 있지요. 대형 선박이 교량에 부딪히더라도 모니터링시스템이 경보를 보내 주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지요. 특히 다양한 재해로 건물이 붕괴될 때 안에 있는 사람들이 대피하는 시간을 최소화하려면 계단의 분산 배치, 비상출입구의 문이 열리는 방향 등 세부적인 부분까지 고려해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소방관 진입이 가능한 특수 엘리베이터도 필요하지요.

김상식      초고층 대형 복합건축물들이 앞 다퉈 건설되고 있는 데, 재난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진 콜리      미국에는 재난시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해 활동하는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있고 재난 후 후속 처리를 담당하는 일반 기업도 많이 있습니다. 내화물질의 품질이나 시공법 등 방재기술이 발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특히 재난을 막기 위해서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일반 기술사 외에 구조기술사 등 전문 인력을 참여토록 하는 시스템의 정착이 중요합니다.

박연수      환경적인 요소에 대한 고려는 어떻습니까? 한국의 경우 매년 온도가 상승하고 남서풍이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100년간 세계평균 섭씨 0.74도 상승하고 있으나 한국의 경우 1.5도가 상승해 태풍과 같은 재해가 더 강해졌습니다. 특히 집중호우도 2배 이상 많아졌고 해수면의 온도는 세계평균온도보다 높아져 그만큼 재해도 많아졌습니다. 미국에서도 이번 주에 토네이도가 발생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진 콜리      보통 하루에 1번 토네이도가 발생되는데 최근에는 하루에 12번 토네이도가 발생한 적도 있어요.

박연수      뉴올리언스의 시장이 강제대피령을 내려 모든 사람들을 대피시킨 걸로 알고 있고 일부 몇 사람들은 이러한 조치에 대해 비난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진 콜리      만약 카트리나와 같은 수준의 허리케인이 왔었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명을 지키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안전이 가장 중요하지요. 카트리나의 경우 2000여명의 생명을 앗아갔음을 알아야 합니다.

박연수      온난화 현상에 대한 마지막 코멘트가 있습니까?

진 콜리      온난화 현상을 막을 수는 없지만 늦출 수는 있습니다.

$한국에서 미국기술사 시험 본다$
한국기술사회, 내년 4월부터 시험 대행
내년 4월부터는 한국에서도 미국기술사 시험을 볼 수 있게 된다. 한국기술사회(KPEA)는 미국기술사시험위원회(NCEES) 위원장인 더블유. 진 콜리 박사(Dr. W. Gene Corley) 방한을 계기로 미국기술사시험을 한국기술사회에서 대행하는 ‘미국 기술사 시험관리협약’을 맺었다. 한편, 콜리 박사는 지난 9월6일 한양대학교에서 개최된 제2회 전국기술사대회에서 ‘태풍 및 과하중 상태에서의 건물과 교량에 대한 선진기술(Advancing Technology of Buildings and Bridges in Typhoon and Extreme Loading)’이라는 주제의 특별강연을 했다. 콜리 박사는 “미국 4개주는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을 지을 때 기술사에게 구조기술사 자격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자연재해와 인위적 재해의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기술사들의 수준 향상과 훈련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