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현 국회위원

참여정부 5년간 전자정부서비스 수준은 세계 1위였지만 정보보호 재난안전관리 정책은 방치돼 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개인정보보호심의위원회 회의는 지난 4년간 단 1차례 개최됐고 공공기관 개인정보 침해 증가에도 불구하고 관계자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쳤는가 하면 공공기관 보유 개인정보 파일의 폭발적인 증가에도 불구하고 관리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정부 등 모든 공공기관 중 개인정보보호책임관을 지정한 곳은 7%에 불과했고 주민번호 수집 관행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근거를 들어 유정현 위원은 지난 10월7일 행정안전부 국정감사에서 참여정부의 개인정보보호 정책에 대해서 ‘총체적 부실’로 규정하고 전면적인 실태파악을 통해 강력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참여정부, 정보보호정책 뒷걸음질
지난 5년 동안 정보보호정책은 오히려 더욱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UN 전자정부 평가의 경우 지난 2005년에는 세계 4위였으나 지난 2007년에는 2위로 올라섰다. 반면 WEF(세계경제포럼)의 정보보호 평가는 우리나라가 지난 2005년에는 43위였으나 지난 2007년에는 51위로 조사됐다. 지난 7월 ‘정보보호 중장기 대책’ 국무회의자료에 따르면 올해 정보화 예산(전 정부 때 편성)은 총 3조원에 이르지만 정보보호예산은 4.3%에 불과한 1400억원(미국은 9.2%, 약 60억 달로, 7조원)에 그쳤고 공공기관에서 정보보호를 담당하는 조직과 전담인력을 설치한 기관은 중앙부처가 24%, 자치단체가 19%, 민간은 1.4%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보보호를 위한 기술 인프라 역시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7년 현재 정부와 민간 부분에 정보보호를 위한 기술 보안인프라 설치 현황은 정부 각 분야 평균 55.4%, 민간 보안인프라 구축 비율 평균 20.9%로 정말 심각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개인정보 침해 사건이 증가하고 있고 공공기관의 침해 사례가 민간에 비해서 더욱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개인정보 침해사고는 지난 2005년 1만8206건에서 지난 2007년 2만5965건으로 증가했고 사이버 침해사고도 민간의 경우 지난 2005년 4만9726건에서 지난 2007년 2만7728건으로 증가했고 공공부문도 지난 2005년 4549건에서 지난 2007년 7588건으로 급증했다.

개인정보보호심의위원회’ 1차례 개최
개인정보 관리의 총체적 부실은 ‘개인정보보호심의위원회’ 회의가 4년 동안 단 1차례 열렸다는 것 자체가 방증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심의위원회는 위원장이 당시 행정자치부 차관, 정부 당연직 위원으로는 국가정보원, 교육부, 보건복지부 관계자와 외부의 민간 전문가(법률, 정보통신, 시민단체 등)로 구성 돼 개인정보보호정책을 심의 의결하는 최고 기구이다.

지난 2005년부터 지난 2007년까지 공공기관 개인정보 침해가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징계를 받은 공무원은 총 94명에 그쳤다. 징계 자체도 ‘솜방망이’ 처분이 많았다. 지난 2005년 17건(해임 1건, 정직 1건, 견책 5건, 경고 10건), 2006년 22건(견책 12건, 경고 10건), 2007년 55건(정직 1건, 견책 1건, 경고 53건)으로 이중 견책은 18건, 경고는 73건으로 나타났다.

개인정보보호책임관 지정 7%에 그쳐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제20조의 2”에 의해 공공기관 개인정보보호정책을 실질적으로 관장하고 각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개인정보파일을 관리하는 개인정보관리 책임관을 임명하도록 하고 있으나 지난 정부에서 방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2008년 9월 현재 이명박 정부에서 1차로 취합된 자료만 보면 가장 많은 파일을 보유하고 있는 교육청 및 각급 학교, 정부투자기관의 책임자 지정 현황이 파악 안 되고 있는 실정이다.

유정현 위원은 “개인정보의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정보수집단계에서 주민번호 말고 ‘개인식별번호(pin: persobnal identity number)’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 할 수 있도록 예산상 또는 행정상 지원책을 활용해야 한다”며 “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개인정보 파일 현황, 개인정보관리책임관 지정 현황 등을 전면적으로 실사해 불필요한 파일의 삭제, 확실한 관리, 최소한의 개인정보수집 등을 통해 전자정부 1위, IT강국에 걸맞은 정보보호정책을 수립할 것”을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