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 보은군에서 규모 6.8 지진이 발생하면 전국에서 2만2465명이 사망, 100만3031명이 부상할 것이고 건물은 전파가 38만1888동, 반파가 66만2156동, 부분손실이 242만6225동에 달할 것이란 끔찍한 소방방재청의 예측 결과에 대한 대책을 시급히 세우세요.”(재난포커스 창간호 참조) 소방방재청에 대한 제18대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조진형) 첫 국정감사의 포문을 연건 ‘충격적인 지진 예측 결과’였다. 지난 10월10일 국회 본관 4층에서 열린 소방방재청(청장 최성룡)과 한국소방검정공사(사장 황정연)에 대한 국정감사의 첫 질의는 김태원 위원(한나라당)이 맡았다.

김 위원은 “소방방재청이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충북 보은 지역에 규모 6.8 지진이 발생할 경우 끔찍한 예측 결과가 조사됐는데 전국적으로 공항, 항만, 댐, 터널, 교량, 지하철, 학교, 종합병원 등 주요시설의 내진 설계율이 32%, 전국 3층 이상 건물에 내진 설계율은 16.3%에 불과했다”며 최성룡 소방방재청장에게 시급히 대책을 강구토록 요구했다. 최성룡 청장은 “지난 1995년부터 내진 설계 대상 시설을 확대했고 지난 3월28일 지진대비대책법도 제정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내진 보강 의무화 제도 등을 마련하는 데 전력하겠다”고 답변했다.

경기도 사망자 6285명, 전국 최대
소방방재청은 올해 ‘재난대응 안전한국 훈련’(2008.5.26~28)을 하면서 지난 5월27일 오후 1시50분 충청북도 보은군(산외면 동쪽 3.66km)에서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가정하고 지진피해를 예측한 결과 전국적으로 2만2465명이 사망하고 100만3031명이 부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역자치단체(시·도)별로 사망자의 경우는 △경기가 6285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예측됐고 △충북 4443명 △서울 4108명 △대전 2137명 △경북 1514명 △충남 1304명 △전북 817명 △대구 721명 △인천 581명 △강원 199명 △광주 166명 △울산 104명 △경남 56명 △부산 21명 △전남 9명 등의 순이었으며 제주의 경우 사망자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역자치단체(시·도)별 부상자도 △경기가 29만393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예측됐고 △서울 19만725명 △충북 17만5521명 △대전 8만6405명 △경북 6만5374명 △충남 5만8177명 △전북 3만8593명 △대구 3만4793명 △인천 2만7715명 △강원 1만525명 △광주 9005명 △울산 5860명 △경남 5143명 △부산 2994명 △전남 1808명 등의 순이었다.

건물피해는 건물이 전부 파손된 경우(전파) △충북이 10만3958동(붕괴 2만3407동, 비붕괴 8만551동)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 6만7012동(붕괴 1만5442동, 비붕괴 5만1570동) △충남 4만7629동(붕괴 1만410동, 비붕괴 3만7219동) △경기 4만2171동(붕괴 9778동, 비붕괴 3만2393동) △대전 3만3367동(붕괴 7801동, 비붕괴 2만5566동) △서울 3만457동(붕괴 7190동, 비붕괴 2만3267동) △전북 1만9440동(붕괴 4384동, 비붕괴 1만5056동) △대구 1만2166동(붕괴 2890동, 비붕괴 9276동) △강원 6872동(붕괴 1566동, 비붕괴 5306동) △인천 6292동(붕괴 1481동, 비붕괴 4811동) △경남 3612동(붕괴 770동, 비붕괴 2842동) △광주 3568동(붕괴 875동, 비붕괴 2693동) △부산 2498동(붕괴 611동, 비붕괴 1887동) △울산 1546동(붕괴 375동, 비붕괴 1171동) △전남 1300동(붕괴 306동, 비붕괴 994동)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건물 전파, 충북·경북·충남·경기 순 최대
건물이 절반 정도 파손(반파)된 경우는 △경북이 10만1198동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10만529동 △충북 9만3967동 △충남 8만8096동 △서울 7만3791동 △전북 4만7548동 △대전 3만7419동 △대구 2만9498동 △강원 2만1114동 △인천 1만6521동 △경남 1만5784동 △광주 1만2696동 △부산 1만993동 △전남 6633동 △울산 6369동 등의 순이었다.

건물이 부분적으로 손실(부분손실)된 경우는 △경기 39만5412동 △경북 31만7809동 △서울 31만1678동 △충남 25만368동 △전북 19만4361동 △경남 14만8768동 △충북 13만1664동 △대구 12만6366동 △강원 12만1842동 △부산 9만5937동 △인천 8만2235동 △광주 7만5400동 △전남 7만2943동 △대전 5만8189동 △울산 4만3253동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비록 예측이긴 하지만 지진으로 인한 인명과 건물피해가 큰 것은 우리나라 건물 대부분이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소방방재청이 김태원 위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현재 학교, 공항, 댐, 터널, 교량, 도시철도, 항만, 종합병원 등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주요시설물 3만4196곳 가운데 내진설계된 시설물이 1만934곳으로 내진설계비율이 32%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항만·다목적댐·용수댐, 내진 설계 전무
항만(297곳)과 다목적댐(15곳), 용수댐(12곳)은 내진 설계된 곳이 한곳도 없으며 △철도 교량의 경우 5.5%(2599곳 중 144곳) △철도 터널은 8.3%(527곳 중 44곳) △도시철도는 30.4%(23곳 중 7곳) △학교시설은 13.7%(1만7734곳 중 2429곳) △종합병원은 46.4%(97곳 중 45곳) △도로 교량은 61.3%(1만1940곳 중 7318곳) △공항은 66.7%(15곳 중 10곳)가 내진설계 된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전국에 있는 3층 이상 건축물의 경우 내진설계비율이 16.3% 밖에 되지 않았다. 국토해양부가 김태원 위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7년말 현재 전국의 3층 이상 건물 101만152동 가운데 내진 설계된 건물은 16만4621동뿐이다.

지역별로 내진설계 비율은 △대구 12.4% △서울 12.6% △제주 12.9% △인천 13.3% △부산 13.5% △강원 15.5% △충북 15.9% △대전 17.0% △경북 18.9% △경기 19.0%, △전남 19.7% △충남 20.1% △울산 21.2% △전북 21.2% △광주 22.1% △경북 22.6%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발생한 중국 쓰촨성 대지진의 경우 지진규모가 7.8이었다. 6.8 규모의 지진에도 이런 피해가 발생한다면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 그 피해가 어떠할 지는 상상하기 조차 아찔하다.

지난 10월5일과 6일에도 중국과 중앙아시아에 규모 6.6 이상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는 등 중국, 일본 등 최근 인근 국가에서 지진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지진 발생횟수가 증가하고 있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지난 1978년 지진 관측 이후 지난해까지 총 770회의 지진이 발생했는데 1978년부터 1996년까지는 연평균 18.4회(총350회 발생)의 지진이 발생했지만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연평균 38.1회(총 420회 발생)나 발생했다. 김태원 위원은 “이렇게 지진피해를 예측만 할 것이 아니라 소방방재청이 주축이 돼 인명과 건물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정부차원의 방안도 함께 시급히 마련하라”고 최성룡 청장에게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