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기 국회위원

자연재해의 특성상 국가시설과 지방관리시설의 사전예방, 관리 분야에서 각 부처가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나 소방방재청의 종합조정과 관리 기능이 미흡한 실정으로 기획재정부장관을 위원장으로 한 ‘국가방재예산조정위원회’를 조기에 설치해 방재업무를 효율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지적은 최인기 국회의원(민주당)에 의해 3년째 제기되고 있으나 올해 국감에서도 또 다시 제기된 것. 최인기 위원은 “소방방재청의 재해위험지구정비는 점(point) 개념의 위험구조물 개선사업의 성격으로, 선(line) 개념의 제방축제 및 보축을 위한 국토해양부의 수해상습지 개선사업과 추진 목적 및 대상에서 구분돼 있으나 사업 추진과정에서 보다 명확한 정의 및 역할조정과 함께 연계추진을 위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은 또 “소방방재청의 재해위험지구정비사업의 경우 배수개선사업(농림부) 등과 유기적 연계 및 역할 조정이 필요한 실정이나 소방방재청의 통합조정 기능이 미흡해 체계적 관리가 이뤄지지 못한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계추진 부족으로 예방투자 효과 저하
최 위원은 부처간, 유사사업 간의 연계추진 부족으로 예방투자 효과가 저하되는 문제도 지적했다. 소관부처별로 개별사업이 관리됨에 따라 유사사업 간의 연계추진이 미흡, 사전예방 효과가 충분히 발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지방2급 하천에 대한 하천제방사업의 경우 수해상습지 개선사업에 근거해 우선 수행되고 있는 반면 재해위험지구정비사업은 지방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인기 위원은 “침수유발 주요요인 분석결과 하천정비사업만으로 해소가 가능한 지역은 27.5%에 불과하고 배수펌프장이나 하수관거를 58.2%나 설치했어도 침수피해가 다시 발생하는 등의 문제점이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하천주변 502개 상습침수지역 중에 이미 하천정비사업을 완료한 113개 지역도 포함돼 있어 하천정비사업 추진계획 수립시 내수침수피해 예방대책의 병행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재해취약시설에 대한 근본적인 실태조사와 체계적 대책마련도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8월말 현재 상습침수지역, 수해위험교량, 위험저수지 등 부처별 관리대상에서 제외된 지방의 재해취약시설도 1만5277개소(2007년 1만5024개소)에 달하고 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약 3조3000억원(2007년 13조9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인기 위원은 “그동안 소방방재청을 중심으로 재해예방사업 개선 방안을 수립해 왔으나 아직까지 전 국토에 걸쳐 산재해 있는 재해위험지역이나 재해관리 사각지역에 대해 충분한 정밀진단이나 검사가 부족한 실정”이라며 “기획재정부장관을 위원장으로 행정안전부, 국토해양부, 농림식품부, 소방방재청장이 참여하는 ‘국가방재예산조정위원회’를 상설조정기구로 설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예방사업 투자예산, 종합조정 기능 강화 필요
최 위원은 예방사업 투자예산에 대한 종합 조정 기능의 강화도 필요하다는 주장을 했다. 최 위원은 “현재 각 부처의 재해예방사업은 관련 예산분배, 우선순위 결정에 대한 종합조정, 사후평가 체계 미흡 등으로 그 효율성이 저하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결국 국가의 재해예방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서는 범부처 예방사업을 전체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종합조정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은 또 “국가안전관리기본계획과 집행계획의 수립·집행은 국가 재난관리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내용이나 계획의 정책조정 기능이 마련돼 있지 못하고 계획의 추진상황에 대한 공식적인 확인이나 평가제도도 미비 돼 있어 실질적 효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소방방재청의 기관 위상으로는 재해발생시 총체적 대응을 위한 강력한 지휘·통제 기능이 미약한 상황이다.

정부조직법상 ‘청’급 기관인 소방방재청이 지자체에 대한 실질적인 지도·감독 권한을 수행하기에 한계가 있어 실제 자치단체에 대한 지휘통제기능은 매우 취약한 수준이다. 또 부처간 유사사업이나 지구(지역)단위에서 조정 및 연계추진이 필요한 예방사업들 간의 조정 및 관리가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최인기 위원은 “재해사전예방에 필요한 사업들이 체계적 계획수립 하에 종합적으로 추진되지 못함에 따라, 사업간 연계를 통한 시너지효과가 반감돼 예산사업의 효과성이 극대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