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국회위원

지난해 말부터 ‘사업을 전면 중단해야 된다’는 쪽과 ‘사업의 타당성을 다시 따져 합리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쪽의 입장이 팽팽히 맞섰던 ‘통합지휘무선통신망구축(TRS) 사업<참고 재난포커스 8월호 28쪽 ‘통합지휘무선통신망 사업’ 감사원 보고서 진단>’이 지난 10월10일 소방방재청·한국소방검정공사 국정감사에서도 ‘뜨거운 감자’가 됐다.

“TRS 관련 사업 중단시켜라”
장제원 위원은 “올해 초 감사원에서 감사결과가 나와 ‘TRS’ 사업 자체에 대해 상당히 많은 의혹 등이 있어 새로운 타당성 검토 등을 지시했으나 현재도 TRS 사업과 관련된 용역사업들이 발주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성룡 소방방재청 청장이 TRS 사업 관련 용역발주 사업을 전면 중단시키지 않은 것은 중복투자로 혈세를 낭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위원은 또 “당초 예상사업비 3376억원보다 4배나 증가한 1조3120억원이 소요될 예정으로 그 중 절반인 6514억원은 낭비와 중복투자”라며 “TRS 사업은 즉시 중단돼야 하고 예산낭비를 초래한 관계 당사자들에 대한 책임을 철저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TRS’ 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실질감사 결과가 지난 2월28일 감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 관련 정부부처뿐만 아니라 해당 기업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감사원은 ‘TRS’ 사업 감사 결과 국무총리실장(통보 1건), 기획재정부장관(통보 1건), 소방방재청장(통보 4건, 징계 3건, 주의 1건), 경찰청장(통보 2건, 주의 2건), 서울지방경찰청장(통보 1건, 주의 2건), 공정거래위원장(통보 1건) 등 11개 기관장에게 통보 10건, 징계 5건, 시정 1건, 주의 10건을 요구했다.

타당성 재검토 보고서 이미 완료
소방방재청은 ‘TRS’ 사업의 경쟁성과 경제성이 확실히 확보될 수 있도록 사업 자체를 재검토하는 차원에서 경제적 타당성을 재조사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경찰청에서 별도로 ‘통합지휘무선통신망 구축사업’과 중복되게 추진하고 있는 ‘u-사회안전통합시스템개발·구축사업(가칭)’도 ‘TRS’ 사업 재검토시 중단여부 등도 함께 검토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또 국무총리실, 기획재정부 등의 ‘TRS’ 사업 재검토 및 타당성 재조사 이후 이 결과를 고려해 통합되는 통신환경에 맞는 재난대응 ‘표준운영절차’와 지하시설물에 대한 통화권 확보 방안 등도 마련키로 했다. 소방방재청은 이미 지난 4월28일 기획재정부에 타당성 재조사를 요청했고 지난 5월1일 기획재정부로부터 타당성 재조사 대상 사업통보를 접수했다. 이어 지난 6월10일 타당성 재조사 연구진에게 통합망 구축사업 전반에 대해 설명했고 KDI로부터 타당성 재조사 관련 자료 1차(지난 6월23일), 2차(지난 7월10일)를 제출 받았다.

소방방재청은 KDI 자료를 근거로 국무총리실,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등에서 요구하는 자료작성에 적극 협력키로 했다. 특히 ‘TRS’ 사업 관련 담합 정황이 있는 (주)에이피테크놀로지(현 (주)리노스)와 현대정보기술(주)에서 제출한 규격입찰서, 업체해명 등을 조사해 2개 업체를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76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부정당업체로 입찰참가자격제한조치를 하는 방안과 함께 ‘형법’ 제315조에 따라 고발조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소방방재청은 입찰담합 정황업체인 (주)리노스와 현대정보기술(주)에 대해 지난 4월25일까지 5일간 조사를 실시했고 지난 5월2일 조달청에 부정당업체로서 입찰참가자격제한 조치를 요청함도 동시에 종로경찰서에 입찰방해죄로 형사고발 조치했다. 장제원 위원은 “감사원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서울종합방재센터가 TRS 관련 사업을 입찰 공지하고 있는 것은 정책입안 기관인 소방방재청의 관리 소홀”이라며 “TRS 관련 사업의 총 지휘사령탑이 어디냐”고 따졌다.

최성룡 청장은 서면으로 답변을 제출하겠다고 하자 장 위원은 그동안 TRS 사업을 추진해 온 송귀근 기획조정관, 박헌 통합망사업팀 사무관을 불러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1441개 관련기관에 TRS 사업 중단을 통보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소방방재청이 TRS사업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