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국회위원

성능에는 별 차이가 없으나 구입비용은 국산보다 3배 비싼 수입산‘중환자용 구급차’도입 결정의 잘잘못에 대한 설전이 지난 10월10일 소방방재청 국정감사장에서 오갔다. 결국 이 건은 국감 이후 감사원 감사가 청구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유정 위원(민주당)은“국산보다 3배 비싼 수입산 중환자용 구급차의 도입이 옳은 결정이었느냐”며“성능도 별 차이가 없는 데 왜 외산을 결정했는지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말했다.

구급차, 대당 1억8천만원에 도입
최성룡 소방방재청장은 “지난 3월 발표한 중환자용 구급차 운영 계획에 따라 기본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는데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는 국산 구급차에 맞지 않아 사실상 수입차량만 들여올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해명했다. 외산‘중환자용 구급차’도입 예산은 지난 2005년 당시 보건복지부‘응급의료기본계획’에 따라 복지부와 지방자체단체가 50%씩 부담해 중환자용 구급차를 대당 1억8000여만원에 수입키로 돼 있었다.

김유정 위원은“외산과 국산 중환자용 구급차의 주요 제원이나 엔진의 성능을 볼 때 거의 차이가 없으나 외산 중환자용 구급차의 제원을 볼 때 차량의 전고나 전장이 커서 국내 도로 환경에 적합지 않을 수 있다”며 “차량 진입이 어려운 도로의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 이전에 수입된 19대의 구급차량의 운용에 대해 불편하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는데 현재의 가이드 라인이 수입차량에만 가능토록 했는데 충분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느냐”고 추궁했다.

최성룡 청장은 “국내 구급차는 봉고차나 일반트럭을 개조해 구급차로 리모델링했기 때문에 써스펜션 등이 좋지 않아 소생률을 높이기 위해 승차감도 좋고 내부에 산소호흡기와 여러 장치를 좀 더 많이 해서 이송중에 구명률을 높이기 위한 것” 이라고 해명했다.

청장,“ 국산과 외산 성능 현격한 차이”
최 청장은 또“신고 받고 출동할 때 차량 진입이 어려운 곳은 국산차로 보내면 되고 공청회를 열어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친 후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며“국내 업자도 그런 형태로 만들 수 있도록 했으나 수입차와 국산차의 성능에 현격한 차이가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수입 구급차 제원과 국산 구급차의 제원을 하나씩 비교해가며 추궁하자 최 청장은“취임이전에 결정된 사안이기 때문에 다시 정황 등을 확인해 보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김유정 위원은 조진형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에게“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는 구급차보다 세 배나 비싼 외산 구급차를 도입하는 것은 예산 낭비”라며“이렇게 결정된 데에는 상당한 의혹이 있는 만큼 위원회 차원에서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한다”고 요청했다.

“제연설비 자동문 있으나 마나”
김유정 위원은 구급차 문제뿐만 아니라 고층아파트와 복합주거용 고층빌딩에 설치된‘제연설비’에 대한 문제점도 강도높게 지적했다. 김 위원은“고층아파트와 복합주거용 고층빌딩에 설치된 제연설비에 대해 소방방재청 관리가 소극적”이라며“제연설비나 자동폐쇄장치에 대한 홍보·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이 지난 10월10일 밝힌 자료에 따르면 피난통로인 제연구역의 출입문은 연기감지기와 연동돼 닫히는 자동폐쇄장치를 설치해야 하지만 실제 대다수의 고층건물들이 이를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기감지기와 연동돼 닫히는 자동폐쇄장치(문 잠금장치(도어클로져))를 검정 받지 못한 업체의 제품으로 설치해 놓은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마저도 평상시 도어클로져를 수동으로 열어놓거나 제연구역 출입문을 종이와 나무토막 등으로 고정시켜 논 곳이 많아 제연설비의 기능을 상실한 곳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김 위원 측은 설명했다. 또 상황이 이런데도 관리, 감독의무가 있는 관할 소방서에서는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은“소방법령 규정과 제연설비의 기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주민들이 상당수로 제연구역 출입문에 종이나 나무토막 등을 고여 제연설비를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리는 행위가 많다”며“매년 국감 때마다 지적되고 있는 데 다음 국감때는 지적 받지 않도록 근복적인 대책을 강구하라”고 질타했다. 김유정 위원은“소방방재청이 지난해 6월7일 시도본부에 공문을 보내 성능을 인정받은 자동폐쇄장치를 제연구역 출입문에 설치토록 했는데 현재가 지난해 6월 당시보다 더 악화된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