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한국수자원공사(사장 김건호)가 실시한 광역상수도, 공업용수도, 댐의 안전진단 정밀점검 결과 총 22개의 시설 중 전체의 81.8%에 해당하는 18개의 시설에서 C등급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16일 한국수자원공사의 국정감사에서 정희수 한나라당 의원이 광역상수도 5개와 공업용수도 시설 3개 모두가 C등급이었고 댐은 총 14개로 이 중 B등급이 3개, C등급이 10개, D등급이 1개였다고 밝혔다.

국토해양부의 ‘시설물의 상태평가 기준’에 따르면 C등급의 경우 전체적인 시설물의 안정성에는 지장이 없으나 주요부재의 내구성, 기능성 저하방지를 위해 보수가 필요하거나 보조부재에 보강이 필요한 상태를 말하며 한국수자원공사가 실시한 안전점검 대상 대부분 시설물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다. 특히 대청댐, 섬진강댐, 안동댐, 영천댐의 경우 구조적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지만 수문학적 안정성이 부족한 것으로 밝혀져 홍수 등의 자연재해에 대해 방어능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 중 영천댐을 제외한 나머지 3개의 댐은 홍수 방어능력 증대를 위한 비상여수로 공사가 진행 중이거나 설계만 완료된 상태인데 만약 집중 호우 등으로 인한 홍수가 발생할 경우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임하댐의 경우는 정밀점검 결과 대규모의 보수 또는 보강이 필요한 상태인 D등급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2006년에 시행했던 정밀점검 결과를 근거로 비상여수로 공사가 완료될 경우 댐의 안정성을 B등급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광역상수도와 공업용수도·댐에 대한 보수·보강 공사가 시행 중이거나 완료됐지만 조치에 대한 재점검이 미약했다. 이로 인해 1차 점검 이후 보수·보강 공사를 했음에도 5년 후 2차 점검에서 안정성이 향상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상태 유지 수준에 그치고 있었다. 현재 댐과 광역·공업용수도 시설을 포함한 건축물은 지난 9월18일에 신설된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제6조 1항 및 제9조 2항에 따라 준공 후 10년이 지난 후부터 시설물의 등급에 따라 정밀안전진단을 받게 돼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집중 호우에 의한 홍수 등의 피해도 많은 만큼 댐과 수도 시설에 대한 안전진단은 단순히 보수·보강 공사를 위한 점검이 아니라 언제 있을지 모르는 재해에 대한 예방의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정밀안전진단 이후 보수·보강이 된 시설물에 대한 세밀한 재점검과 등급에 따라 1~3년에 한 번씩 육안과 간단한 장비로 이뤄지는 정밀점검을 정밀안전진단에 준하는 수준으로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