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사장 강영원)에서는 지난 1999년부터 비상시 대비용으로 휘발유를 비축하고 있다. 하지만 주승용 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월7일 한국석유공사 국정감사에서 비축휘발유가 사용하지도 않고 사라지고 있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휘발유 사라져
주승용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1999년부터 용인기지와 곡성기지에 휘발유를 비축하고 있는데 비축휘발유가 자연적으로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용인과 곡성에서 저장 중 증발 등 불가피한 사유로 인해 발생하는 비축석유의 손실을 말하는 자연감모 허용치인 0.2%를 넘어 손실 처리된(재물조정) 휘발유는 37만6000여 리터이고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용인에서 10만3000여 리터, 지난해 용인과 곡성에서 14만1000여 리터로 10년간 총 62만여 리터가 손실 처리됐다.

석유비축관리규정에서 휘발유의 자연 증발을 인정해 연간 자연감모 허용율을 저장용량의 0.2%로 정하고 있는데 이 범위 안에서 자연감모된 양은 손실처리를 하지 않지만 이 범위를 넘어선 양에 대해 손실처리(재물조정)를 한다. 즉 62만여 리터가 비축만 하다가 그냥 사라졌다는 것이다. 62만여 리터는 일반 승용차 한 대가 600만km, 서울에서 부산까지 6600번 왕복할 수 있고 지구를 150바퀴를 돌 수 있는 거리이다.

지난해에만 사라진 휘발유가 14만여 리터로 현재 소비자가 가격이 1700원이라면 무려 2억4000여만 원에 이른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2002년의 ‘휘발유 경제적 비축방안 검토’에 제시된 최대한 충유를 통한 자연감모 최소화에 대한 방안을 실시하였음에도 자연감모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 10월에 휘발유 자연감모 최소화 방안을 찾기 위해 국내외 정유사를 찾아 비교·분석을 했으나 싱가폴 보팍터미널의 경우 비밀규정을 이유로 자료를 보여주지 않는 등의 이유로 별다른 대책을 찾지 못했다.

비축용량 조정 필요
현재 정부의 석유비축계획에 따라 휘발유는 15일분, 약 2억4600만 리터를 비축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용인에 7000만 리터, 곡성 4700만 리터로 총 1억1700만 리터를 비축하고 있다. 하지만 석유수급시장이 자율화됨으로써 휘발유의 비상수급 역할이 감소됐고 주승용 의원에 따르면 1999년 이후 현재까지 비상사태로 휘발유를 방출한 적이 없다. 주승용 의원은 “비상수급 역할도 거의 안하고 비축에 따라 저장관리상의 경제적 손실이 과다하며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추가적인 설비 부담 등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휘발유 비축 필요성이나 비축량에 대해 원점에서 다시 한 번 검토가 이뤄져야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