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는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의 원유 수입국이고 하루 평균 200만 배럴 이상을 수입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이 가운데 80%를 중동지역 8개 산유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등 중동 원유수입의 의존도가 너무 높은 상황이다. 이명규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10월7일 국정감사에서 한국석유공사(사장 강영원)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원유 수입 물량 중 중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80.7%로 2002년의 73.3%와 비교해 7.4%포인트 높아졌다고 밝혔다.

미국의 에너지정보국(EIA)은 2020년이면 중동 원유의 생산점유율이 현재의 29%에서 35%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런 전망에 비춰볼 때 우리나라의 원유 수입에서 중동 의존도가 심화될 것이라 예상된다. 과거 발생했던 석유 위기(Oil Crisis)는 의도적이었건 그렇지 않았건 간에 중동 산유국의 정치·외교적 문제가 그 원인이었다. 또 중동의 정치·외교적 상황은 20세기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세계 에너지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불안요인을 내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유도입의 중동지역 편중은 국내 석유공급구조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예측된다. 원유도입선 다변화 지원제도 유명무실 1982년 우리나라는 원유도입선 다변화 지원제도를 시작해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그 골간은 중동지역보다 원거리에 있는 산유국으로부터 원유를 들여올 경우 추가운송비를 지원하고자 하는 것이다.

	석유시추현장

미주 및 아프리카 등지로부터 1년 이상 장기계약을 해 원유를 수입할 경우 중동지역으로부터 원유를 수입하는 데 소요되는 운송비와의 차액 중 90%를 정부에서 지원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2004년 중동원유 대비 수송비 차액에 대해 자금을 지원하던 방식에서 수입부과금을 감면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지식경제부 고시 제2004-53호) 하지만 이 제도가 시행된 1982년부터 2004년까지 1924억원이 지원됐으나 나타난 중동의존도 감소효과는 1%포인트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종전까지 추가운송비를 지원하던 방식에서 추가운송비만큼을 수입부과금에서 감면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2004년부터는 석유공사를 비롯한 정유사들이 이 제도의 활용을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명규 의원은 “중동지역과 비중동지역 간 수송비 차액을 지급해 중동 의존도를 낮추는 원유도입선 다변화 정책보다는 공급잠재력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동시베리아 지역과 중앙아시아 및 카스피해 연안의 유전개발에 적극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