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엘리펀트광구

지난해 9월27일 카자흐스탄 하원이 외국 유전개발 투자자들과의 계약조건을 변경하거나 종료할 수 있는 권한을 정부에 부여하는 법안인 ‘지하자원 및 그 이용에 관한 법’을 통과시켰고 지난해 10월24일 동 법안이 대통령 승인을 거쳐 공포가 된 것으로 이명규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10월7일 국정감사에서 밝혔다. 이는 고유가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 불리하게 이뤄졌던 계약의 조건을 변경 또는 깨고자하는 의도인 것으로 파악된다.

전문가들도 관련 법안으로 인해 석유 자원에 투자한 외국 기업들의 행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현재 공사는 카자흐스탄 내 잠빌, 사우스 카르포브스키, 아다, 에지쯔까라 등 4개 광구에서 탐사사업을 벌이고 있고 LG상사 등 민간 기업을 포함한다면 모두 8곳에서 탐사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대표적인 탐사 사업지이다. 이명규 한나라당 의원은 “통과시킨 법안이 주로 초대형 유전이 타깃이라고 하지만 우리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결코 안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新자원민족주의로 생산차질 빚어
베네수엘라 오나도 생산광구의 경우 우리나라는 2006년 3월 오나도 광구 전체 지분 중 60%를 양도하라는 베네수엘라 정부의 지시에 따라 베네수엘라 정부의 지분 60% 참여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 공사의 경우 남은 40% 지분으로 기존 참여사와 합작회사를 구성함에 따라 공사의 지분 몫이 14.1%에서 5.64%로 60% 축소됐고 이로 인해 일일생산량이 500배럴에서 200배럴로 차질이 생겼다.

또 MOU체결에 불응한 ENI사(이탈리아)와 Total사(프랑스) 광구는 몰수를 당하는 일도 발생했다. 지난해 1월 리비아 엘리펀트광구의 경우는 리비아 측에서 고유가 상황과 일련의 리비아 내 광구분양 입찰 결과로 나타난 낮은 계약자 분배 몫을 반영해 기존 석유개발계약의 개정을 요구했다. 공사는 운영권자인 이탈리아 ENI사를 대표로 리비아 측과 협상을 진행했고 지난 1월 기존 계약을 새로운 계약 형태로 변경했다.

리비아 엘리펀트광구 주요 계약변경 내용은 공사 분배 몫이 축소 5.83%에서 2%로 축소됐고 이로 인해 일일생산량이 7000배럴에서 3000배럴로 차질이 생겼다. 특히 리비아는 계약변경과 함께 2억4000만 달러의 서명 보너스를 요구해 지난 6월 한국측은 8000만 달러(지분율에 따라 석유공사 4000만 달러)를 지불하는 사례가 있었다. 이렇듯 산유국의 정책 변경으로 생산에 차질이 생긴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

신자원민족주의가 새로운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고 이미 확보한 생산광구의 계약변경으로 인해 석유 자주개발률이 더 낮아지고 생각지도 못한 금융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산유국의 신자원민족주의를 내세울 수 있는 국가에 대한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이러한 위험요소들에 대해 보다 면밀히 검토하고 분석하는 작업을 선행한 후 사업 참여 결정을 내려야 국가와 국민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특히 산유국은 탐사광구가 아닌 생산광구에서 계약을 변경해 지분을 축소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탐사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향후 생산에 돌입하면 더 많은 계약변경이 제기될 수 있다는 현실을 감안할 때 면밀한 분석을 통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이명규 의원은 “공사가 사업 참여시 국제 컨소시엄 형태의 참여를 통해 리스크를 분산하고 리스크가 낮은 국가 및 사업 참여를 적극 추진해야한다”며 또 “리스크가 높은 국가 또는 사업 참여 결정시 경제성 평가기준을 상향 조정함으로써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