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재난관리책임기관들이 재난관련 2009년 업무연속성 계획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그리고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재난관리책임기관들의 재난안전 관련 위기관리 효율화 방안’이란 제목의 조찬 토론회는 재난포커스(발행인 한채옥)가 주최하고 국회위기관리포럼(대표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 한국BCP협회(회장 황효수), 한국도로공사(사장 류철호), 한국가스공사(사장 주강수), 한국IBM(사장 이휘성)의 후원으로 지난 11월25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58층에서 개최됐다. 재난관리책임기관은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제3조(정의)’에 의해 중앙행정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지방행정기관, 공공기관, 공공단체(공공기관 및 공공단체의 지부 등 지방조직을 포함한다) 및 재난관리의 대상이 되는 중요시설의 관리기관 등으로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관이다. 토론자들은 통합적, 복합적 재난안전관리체계를 하루빨리 갖춰야 하며 외부보다는 내부로부터의 위기나 위협에 대한 예방과 대비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유관협력기관 간의 원활한 공동대응을 위한 훈련도 절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찬 토론회 참석자 현황 <사회> 이남용 숭실대 교수 <기조발제> 강희조 목원대 교수 <발제 및 토론자> 김상돈 서울메트로 사장, 오상경 한국가스공사 안전환경실장, 김재용 한국가스안전공사 기술안전이사, 박희종 한국전기안전공사 안전관리팀장(기술사), 이완호 한국수자원공사 기술관리실장(공학박사), 이춘주 한국도로공사 도로관리처 방재총괄팀 도로방재부장 <토론자> 김시섭 비서관(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실), 정찬권 (사)한국위기관리연구소 연구위원(행안부 재난안전실 연구관), 정영환 한국BCP협회 부회장, 이재은 충북대 교수, 정종수 한국BCP협회 연구소장 등 참석자 전원.

	사진1. 정영환 한국BCP협회 부회장 사진2. 이남용 숭실대 교수 사진3. 강희조 목원대 교수

이날 토론회는 한국BCP협회 정영환 부회장의 개회사에 이어 이남용 숭실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진행 순서는 강희조 목원대 교수의 기조발제와 서울메트로, 한국가스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도로공사 순으로 각 기관의 현황 및 계획을 발표했다. 국회위기관리포럼 대표를 맡고 있는 한나라당 공성진 최고위원은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와 토론까지 같이할 계획이었으나 갑작스런 일정 때문에 참석치 못하고 김시섭 비서관이 대신 자리를 채웠다. 이날 토론에서 제기된 문제들은 국회위기관리포럼의 연구과제로 활용될 예정이다.

전문적 교육·훈련 체계 강화 필요
기조발제에 나선 강희조 교수는 “재난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발생할지 예측하기 힘든 만큼 평소에 재난에 대비한 예방사업을 지속적으로 펴나가는 것은 물론 재난 발생시 재난관리책임기관들이 신속하게 대응, 대처할 수 있는 재난안전 관련 위기관리 능력을 높여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재난관리를 책임지는 정부부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을 비롯해 국민 스스로 재난안전 위기관리에 대비할 수 있는 전문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한 재난대비 능력을 키워나가는데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재난안전 위기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정부부처장, 지방자치단체장, 공공기관장의 수고에 비해 경험과 전문성의 미흡으로 완벽한 재난대비, 대응, 복구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강 교수는 또 “미국, 유럽, 일본 등 재난관리 선진국의 경우는 재난안전 위기관리 책임자에 대한 교육운영 프로그램을 개설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재난안전 위기관리 책임자가 되기 위해서는 긴급재난관리책임자(Emergency Management Director) 양성교육과정, 긴급재난관리부책임자(Emergency Management Deputy Director) 양성교육과정 등 국가가 공인하는 재난관리 프로그램의 교육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도 재난안전 위기관리 정책을 책임지는 정부부처장, 지방자치단체장, 공공기관장을 비롯한 고위직 관리자, 담당자, 구성원 모두는 물론이고 국민 모두가 재난에 대비하는 능력을 함양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다섯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강희조 교수가 제시한 방안은 ▲첫째 재난안전 교육훈련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속적으로 교육훈련을 실시할 것. ▲둘째 재난안전 위기관리 전문가 그룹을 양성할 것. 이를 위해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기관 및 교육과정(대학, 협회, 사설기관, 전문기관 등)이 필요하다. ▲셋째 재난안전 위기관리 전문분야별 기능적 향상을 꾀할 것. ▲넷째 재난안전 위기관리 분야의 국제적인 표준인 ‘ISO/TC223’과 연계할 것. ▲마지막으로 재난에 대한 인증제도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재난관리책임기관 6곳 참여

	사진1. 김상돈 서울메트로 사장 사진2. 오상경 한국가스공사 안전환경실장

강희조 교수의 기조발제에 이어 서울메트로 김상돈 사장이‘재난안전체계 및 운영관리 현황’, 한국가스공사 오상경 안전환경실장이‘재난안전관리체계’, 한국가스안전공사 김재용 기술안전이사가‘위기관리체계 및 2008년 겨울철 안전관리 대책’, 한국전기안전공사 박희종 안전관리팀장이‘재난안전관련 위기관리 효율화 방안’, 한국수자원공사 이완호 기술관리실장이‘재난안전관리체계 및 운영관리 현황’, 한국도로공사 이춘주 한국도로관리처 방재총괄팀 도로방재부장이 ‘고속도로 재난관리’에 대해 발제했다.

서울메트로 김상돈 사장은 “지난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사고 이후 112개(4건 취소됨)의 개선과제를 선정해 개선작업을 진행했으며 현재까지 이미 76건을 완료하고 내년부터 나머지 32건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지난 2006년 1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노후 전동차 702량을 교체하고 있는 데 지난해 75량, 올해 253량, 내년에는 286량을 교체하고 2010년에는 88량을 교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가스공사 오상경 안전환경실장은 “지진감지장치가 설치된 곳은 모두 121개(공급관리소 95개, 생산기지 26개)이고 공사설비의 내진설계는 국내 원전수준”이라며 “지진재난대비 설비개선을 위해 성능저하 지진감지장치에 대해 교체작업을 추진 중인데 총 75개소 중 올해 20개소를 교체했고 내년에 55개소를 교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 김재용 기술안전이사는“올해 겨울철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지난 10월10일부터 내년 2월28일까지 가스공급(가스보일러) 및 자중이용시설 안전점검, 중앙정부 및 지자체 합동점검 지원, 가스안전 집중홍보 및 상황근무를 강화할 계획이며 오는 12월22일부터 내년 1월27일까지는 연말연시 및 설연휴 가스시설 안전점검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지역본부(지사) 사고조사반의 24시간 긴급출동태세를 상시 유지하고 있고 모든 간부직원의 비상연락망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 연휴 대비, 1만755호 안전점검 실시
한국전기안전공사 박희종 안전관리팀장은“설 연휴를 대비해 전기안전관리 강화대책을 시행해 대형사고 예방을 위한 취약 다중이용시설 사전 안전점검에 착수했다”며 “시장상가(5816호), 백화점(21호), 병원(810호), 숙박시설(1091호), 노래연습장(925호), 복지시설(430호), 기타(1662호) 모두 1만755호를 대상으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수자원공사 이완호 기술관리실장은 “풍수해, 가뭄, 지진, 식·용수 등 유형별 재난관리를 하고 있다”며 “풍수해예방을 위한 댐통합운영시스템, 댐실시간 지진감시시스템, 수도통합운영시스템, 수진모니터링시스템 등을 구축해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1. 김재용 한국가스안전공사 기술안전이사 사진2. 박희종 한국전기안전공사 안전관리팀장(기술사) 사진3. 이완호 한국수자원공사 기술관리실장(공학박사)

또 “재난대응안전한국훈련(SKX), 홍수모의훈련, 식용수위기대응통합훈련, 방재교육 등 전사적 위기관리체계(ERM)를 갖췄다”고 덧붙였다. 한국도로공사 이춘주 도로관리처 방재총괄팀 도로방재부장은 “도로공사는 자연재난인 풍수해, 설해, 지진, 해일, 가뭄, 황사, 냉해, 동해, 우박, 병충해, 이상조류, 적조현상 중에서 풍수해와 설해를 고속도로 중점관리 재난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인적재난인 교통, 화재, 폭발, 붕괴, 화생방, 환경오염 중 교통사고와 화재사고를, 국가기반재난 중 교통, 통신, 에너지, 금융, 의료, 전염병 중에서 교통 부분을 중점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방도 중요하지만 ‘조기경보’에 총력
지정발제에 이은 자유토론에서는 기조발제와 지정발제에 대한 상호 질의와 응답이 이뤄졌다. 토론회 사회를 본 숭실대 이남용 교수는“토론회에 참석한 재난관리책임기관들의 재난안전대책, 위기대응체계, 재난관리계획 등이 소개됐는 데 매뉴얼도 잘 만들어졌고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조체계도 잘 갖춰져 있는 것 같다”며 “좀 아쉬운 부분은 조기경보 체계”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또 “위기나 재난, 위기발생 경고(조기경보)를 할 수 있다면 재난, 재해를 저감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전쟁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도 중요하지만 전쟁 자체를 억제하는 노력에 더욱 힘을 쏟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조언했다. (사)한국위기관리연구소 정찬권 연구위원(행안부 재난안전실 연구관)은 “우리는 역사적으로 많은 침략을 받아와서 그런지 향후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예방, 대비 측면에 약한 것 같다”며 “현재를 중심적으로 살아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 연구위원은 또 “재난안전관리 부분은 ‘보험’인 것 같고 국제적인 표준 정립 부분도 중요할 것 같다”며 “기존에는 국민을 대상으로 재난안전 홍보 및 교육을 전달하는 시대였지만 이제는 웹2.0 시대로 쌍방향 홍보 및 교육은 물론 국가 차원의 교육도 상당히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내부로부터 위협 대비책 세우자
충북대 이재은 교수는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미래에도 그렇겠지만 재난과 재해라는 것은 복합적인 요인을 동반하게 된다”며 “과거에 비해 현재와 미래는 그 복잡성이 더욱 심해지게 될 것으로 생각되는 데 재난관리책임기관들이 미래환경 변화 대응에도 많은 힘을 쏟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재난관리책임기관들의 재난과 재해는 곧 국가위기상황 차원에서도 논의 폭을 넓혀야 할 것 같다”며 “기존에는 전쟁 등 전통적인 안보위기 차원을 예방하고 대비했다면 이제부터는 사회적 위협이나 위험이 국가위기상황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토론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1. 이춘주 한국도로공사 도로관리처 방재총괄팀 도로방재부장 사진2. 정찬권 (사)한국위기관리연구소 연구위원(행안부 재난안전실 연구관) 사진3. 이재은 충북대 교수

그는 특히 “재난관리책임기관들이 외부로부터 발생하는 위협이나 위험에 대한 예방과 대비는 잘하고 있는 것 같은 데 내부로부터의 위협이나 위험에는 얼마나 잘 예방하고 대비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내부로부터의 위협과 위험에 대해서도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사회를 본 숭실대 이남용 교수는 “내부의 위험이나 위협에는 많은 요인들이 있겠지만 IT적인 요인들이 많을 것 같다”며 “물리적인 위험이나 위협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위험과 위협요인들도 찾아내 예방하고 대비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원자력발전소, LNG기지, 인공위성, KTX 등에서도 IT시스템에 의해 모니터링하고 거버넌스 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부분에 있어 물리적인 위험과 위협에 예방,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이라는 것을 인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BCP협회 정영환 부회장은 “한국수자원공사의 경우는 ERM시스템을 갖춰 전사적인 위험과 위협을 체크하고 예방하고 대비하고 있는 것 같은데 아주 바람직한 선택인 것 같다”며 “다른 재난관리책임기관들도 요소별 위험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사적인 위험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신중히 고려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 이춘주 부장은 “현장에서 만 4년 재난관리 업무를 맡아왔는데 업무를 하면서 언론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언론사나 기자들이 재난안전관리를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는지가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또 “언론사의 보도방향은 흥미위주가 너무 많은 데 일본의 경우는 고베 대지진 이후 재난을 보도하는 태도가 많이 바뀌었다”며 “오늘과 같은 모임이 또 마련된다면 다른 언론사도 참여시켰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 김재용 이사는 “안성 나들목 부근에서 가스탱크 차량의 가스가 새고 있었고 재난관리 유관기관에 연락이 되지 않아 5시간 정도 통제 됐었다”며 “결국 소방서와 안전한 조치를 취했지만 아찔한 순간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재난안전관리에 있어서 유관기관간 협력을 공고히 할 수 있는 연계 대응 훈련이 체계적으로 만들어졌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