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무자년(戊子年)은 많은 국민들의 기대 속에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하지만 그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고 곧 불신과 실망으로 바뀌었으며 재난안전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2월 이명박 정부는 통합적 재난안전관리체계 구축을 국정과제 중 하나로 확정하고 통합적재난안전관리체계구축기획단을 출범시켰다. 또 ‘작은정부’에 걸맞고자 행정안전부와 소방방재청의 업무중복과 보고체계 이원화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조직 개편으로 행정안전부와 소방방재청의 정부조직 직제를 확정했다. 하지만 기획단의 국정과제 추진은 순탄치 않은 상황이고 직제확정만으로 행정안전부와 소방방재청의 업무혼선을 개선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부와 책임기관들의 혼잡함 속에서 지난해 12월 발생한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유출 사고는 여전히 보상과 여러 관계자들간의 갈등으로 많은 숙제들이 남아있고 지난 2월 600년간 지속됐던 자랑스러운 국보 1호인 숭례문에서 화재가 발생해 5시간 만에 소실된데 이어 정부중앙청사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또 방역체계에 문제를 드러내며 고병원성 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됐고 봉화군이 폭우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정도의 대형자연재난이 발생했음에도 이를 15시간 후에나 인지하는 등 정부의 재난관리 체계는 엉망이었다. 식품안전체계도 마찬가지였다. 생쥐머리가 나왔던 과자와 칼날이 발견된 참치캔에 이어 플라스틱의 원료로 쓰이는 화학성분인 멜라민이 식품에서 나왔으나 정부는 이에 대해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2009년 기축년(己丑年)이 기대되게 하는 성과도 있었다. ISO/TC223 사회안전의 5차 총회가 서울에서 개최된데 이어 6차 총회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돼 사회안전 관련 국제표준 제정이 순조롭게 진행돼왔고 ‘통합지휘무선통신망 구축사업’의 감사원 감사가 통과하면서 통합지휘무선통신망 구축사업이 전국적으로 확대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재난포커스는 2008년을 돌아보며 재난안전분야의 이슈를 조명해 본다.

1. ‘통합적재난안전관리체계구축기획단’ 출범 
 ㆍ구 성 : 국무총리실 3명, 행정안전부 7명 등 총 62명으로 출범 
 ㆍ운영상황 : 재난시스템개선반, 소방시스템개선반, 법령정비반의 3개 자문위원회를 만들고 반별 주요 추진과제도 확정했다. 하지만 추진과제가 통ㆍ폐합이 반복되고 기획단의 추진방향이 대폭 수정, 보완되는 등 추진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우려되었던 바 현재 기획단 운영을 올해 12월 말까지 연장됐다.

2.재난안전 분야 정부조직개편… ‘정부조직 직제확정’ 
 ㆍ일 시 : 5월14일-‘행정안전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6월5일-‘소방방재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확정 
 ㆍ주요내용 : 소방방재청에서 지방자치단체에 거의 비슷한 내용의 공문을 각각 발송, 업무혼선을 빚는 등 현재 우리나라 ‘재난안전 분야’의 가장 큰 문제점은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실과 소방방재청의 업무중복으로 인한 업무와 보고체계의 혼선이다

3.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유출 
 ㆍ발생시점 : 2007년 12월7일 7시15분 
 ㆍ발생장소 : 충남 태안군 만리포 북서쪽 10km 해상 
 ㆍ발생현황 : 삼성중공업 소속 1만2000톤급 대형 해상크레인선과 홍콩선적 14만7000톤급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가 충돌, 원유가 바다로 유출되는 해양사고 발생했다. 
 ㆍ피해상황 : 총 1만2547㎘에 이르는 원유가 유출됐다. 사고발생 13시간 후인 12월7일 오후8시경부터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일대ㆍ학암포ㆍ만리포 등 기름띠가 밀려들었다. 사고 3일 후 태안 앞바다는 물론 안면도 가로림만까지 기름이 퍼졌고 12월11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4. 국보1호 숭례문 화재 
 ㆍ발생시점 : 2008년 2월10일 오후 8시50분쯤 
 ㆍ발생장소 : 국보1호 숭례문 
 ㆍ발생현황 : 70대 남성이 사회를 비관 숭례문에 방화, 화재가 발생했다. 
 ㆍ피해상황 : 불은 5시간 만에 숭례문을 다 태워 완전히 소실됐고 현재 숭례문 복구 작업에 한창이다.

5. 고병원성 AI 전국 확산 
 ㆍ발생시점 : 4월 
 ㆍ발생장소 : 전북 김제를 시작으로 총 19개 시ㆍ도ㆍ군ㆍ구 33개 농가 등 
 ㆍ발생현황 : 지금까지 11월에서 12월 사이의 겨울철에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3말에서 4월초에 발생했다. 처음 발생했던 김제지역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인된 이후에도 음식점으로 유통시키는 등 방역체계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6. ‘멜라민’ 파동… 먹거리 안전 불감증 확인 
 ㆍ발생시점 : 9월25일 공식발표 
 ㆍ발생현황 : 9월11일 중국 내에서 중국산 분유에서 멜라민이 검출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우리나라는 9월18일부터 495개 식품에 대해 멜라민 혼입여부를 검사하기 시작했다. 9월25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해태제과의 미사랑 카스타드를 시작으로 멜라민 검출을 공식발표했다. 또 10월6일에는 총 10개 품목과 뉴질랜드산 락토페린에서멜라민이 검출됐다고 최종발표를 했다. 
 ㆍ검출품목 : 10개의 품목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 한국네슬레(주) 킷캣(KIT KAT), 롯데제과(주) 슈디, 한국마즈(유) 엠앤드엠즈밀크 (M&M'S MILK)ㆍ땅콩 스니커즈 펀사이즈(SNICKERS FUNSIZE), 해태제과 미사랑 카스타드ㆍ미사랑코코넛, (주)제이앤제이인터내셔날 밀크러스크, 화통앤바방끄(주) 고소한 쌀과자(RICE CRACKER), 동서식품(주) 리츠샌드위치크래커치즈, (주)유창에프씨의 식물성크림(VEGETABLE CREAM POWDER F25)

7. 봉화군 폭우로 특별재난지역 선포 
 ㆍ발생시점 : 7월23~26일 
 ㆍ발생장소 : 경북 봉화군 
 ㆍ발생현황 : 7월23일부터 26일까지 내린 폭우로 경상북도 봉화군은 8월1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고 이 과정에서 중앙재난안전본부와 소방방재청, 청와대 등에 보고체계가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ㆍ피해현황 : 인명피해 -총 8명(사망4명, 실종4명) 재산피해 -총 421억8500만원

8. ISO/TC223 사회안전 총회 개최 
 ㆍ개최시기 : 5차 총회- 5월20일~23일
                      6차 총회- 11월10일~14일 
 ㆍ개최장소 : 5차 총회- 대한민국 서울
                      6차 총회- 인도네시아 발리 
 ㆍ개최상황 : ISO/TC223사회안전 5차 총회에서는 40개국 150여명이 참석했고 6차 총회에서는 30개국 120여명이 참석해 사회안전의 국제표준화 제정에 대해 논의했다. ‘재난관리 시스템 가이드라인’, ‘지휘·통제’, ‘재난경보 체계’, ‘연습·훈련의 원칙과 절차’, ‘재난관리 역량 개선’ 등 7종의 국제표준안을 제정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 됐고 이후 내년 5월25일부터 29일에 프랑스 파리에서 7차 총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9. 중앙정부청사 화재 
 ㆍ발생시점 : 2월21일 오전 12시30분쯤 
 ㆍ발생장소 : 서울 광화문 중앙정부청사 5층 
 ㆍ발생현황 : 국무조정실로 사용된 504호에서 시작돼 6층으로 번졌다. 0시32분에 화재 신고가 접수됐고 화재 발생 약 30여분 뒤인 1시4분에 불길이 일단 잡혔다. 
 ㆍ피해상황 : 화재가 발생한 건물 5층은 국무조정실, 통일부 등이 함께 사용하고 있고 불길이 일부 번졌던 6층은 청와대 비서실 T/F팀이 전체를 쓰고 있었다. 이로 인해 정부의 인수ㆍ인계 업무가 차질을 빚기도 했다.

10. ‘통합지휘무선통신망 구축 사업’ 제동 
 ㆍ일 시 : 2월28일 
 ㆍ감사결과 : 감사위원의 의결을 거쳐 ‘통합지휘무선통신망 구축 사업’의 실질감사 결과가 최종 확정됐다. 감사원은 국무총리실장, 기획재정부장관, 소방방재청장, 경찰청장, 공정거래위원장 등 11개 기관장에게 통보 10건, 징계 5건, 시정 1건, 주의 10건을 요구했다. 통합지휘무선통신망 전국확장사업은 사업추진방식의 부적성과 예산과다 투입 등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일시 중단된 후 현재 타당성 재조사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또 내년 3월 중으로 통합지휘무선통신망 구축 사업이 전국으로 확장될지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