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가 전 세계적으로 빈발하고 있어 기후변화 대응이 글로벌 최우선 아젠다로 급부상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이미 단순한 기상의 문제를 벗어나 인류가 함께 공존해 나가기 위해 해결해야 할 중차대한 문제이다. 오는 2010년은 2005년 1월 일본 효고 고베에서 개최된 세계재해위험경감회의(WCDR)에서 채택된 효고선언의 ‘중간점검의 해’가 될 것이다. 우리는 2010년 WCDR의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비한 국토체질 강화 계획
박연수 소방방재청 차장은 지난 12월1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된 ‘기후변화 대응 방재기준 재설정 및 녹색성장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박 차장은 “한반도는 지난 백년간 세계 평균 기온상승의 두 배 이상의 기온상승을 기록하고 있다”며 “해수온도 상승으로 남해안에서만 잡히던 고기가 강릉에서 잡히고 해수면 상승으로 제주시 해안가의 용머리바위 주변 산책로가 물에 잠긴지 오래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초강력 태풍 매미·루사, 중부지방 폭설, 강원도와 봉화군 지역을 강타했던 게릴라성 ‘물폭탄’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가져온 대표적인 부작용”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오랫동안 기후변화에 한발 앞서 대응하기 위해 기후변화 대응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소방방재청도 지난 6월5일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후변화대응과를 신설하고 방재분야 종합기본계획(안)을 수립해 기후변화에 대비한 국토의 체질강화를 계획하고 있다.

박연수 차장은 “지금은 기후변화로 인해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대규모 재해에 대한 국제 공동의 문제해결 및 상호협력체제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우리 청에서는 UN ISDR과 긴밀히 협조해 한국의 발전된 IT기술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대응 전략의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방방재청은 오는 2009년 8월 인천광역시(송도자유경제구역)에 UN ISDR(국제연합 재해 저감을 위한 국제전략 기구, International Strategy for Disaster Reduction) 동북아지역사무소와 교육훈련센터를 개소할 계획이다.

	사진1. 소방방재청 기후변화대응과 서상덕 과장은 국내외 기후변화 양상과 자연재난의 변화 양상, 그리고 정부차원의 대응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2. 박연수 소방방재청 차장은 지난 12월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된 '기후변화 대응 방재기준 재설정 및 녹색 성장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3.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기상현상'이란 주제의 기조발제를 하고 있는 권원태 국립기상연구소 기후연구팀장(박사).

또 2007년 12월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에서 개최된 제3차 재해위험경감아시아 각료회의에서 오는 2010년에 개최되는 제4차 회의를 한국에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를 기반으로 오는 2010년 UN에서 주최하고 전 세계 168개 관계 장관들이 참석하는 ‘세계재해위험경감회의(WCDR, World Conference on Disaster Reduction)’도 유치하기 위해 전력하고 있다. 이미 소방방재청 기후변화대응과는 이 회의 유치를 위해 2009년 상반기 중으로 TF팀 구성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워 논 상태이다.

‘끓는 물 속 개구리’되지 말자
이번 토론회는 15일과 16일 양일간에 걸쳐 진행됐다. 첫 날에는 기후변화라는 시대적 화두를 방재분야에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가에 대한 거시적 관점에서 토론이 이뤄졌다. 이 날은 소방방재청에서 추진해 오고 있는 기후변화대응 방재정책에 대한 발표와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 소방방재청 기후변화대응과 서상덕 과장은 국내외 기후변화 양상과 자연재난의 변화 양상, 그리고 정부차원의 대응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1. 지정 토론자로 나선 오창규 동부엔지니어링 전무 사진2. 지정 토론자로 나선 정창삼 인덕대학교 교수 사진3. 지정 토론자로 나선 김형수 인하대학교 교수 사진4. 지정 토론자로 나선 김병식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사

서 과장은 정부차원의 대응전략을 ▲지역별·부문별 자연재난 위험예측시스템 구축 ▲국토개발계획과 연계 ▲자연친화적 방재환경 구축 ▲수방시설물 설계기준 재설정 ▲IT기술 활용 재난안전기술 개발 ▲풍수해 보험제도 확대 ▲긴급구조·구호체계 강화 ▲건강 등 기후변화 적응대책 강화 ▲시민사회 자율참여 확산 모두 아홉 가지로 구분했다. 서 과장은 “혹독한 기후환경 변화를 고려한 방재기준을 다시 설정하고 재해위험지역에 대한 보강과 개조, 그리고 국토개발 계획과 방재정책을 연계하면서 자연친화적 방재환경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끓는 물 속 개구리’ 이론을 인용하면서 “펄펄 끓는 물에 개구리 한 마리를 넣으면 순식간에 튕겨져 나오지만 찬물 속에 개구리를 넣고 천천히 가열하면 점점 올라가는 온도를 지각하지 못하고 기진맥진한 채 죽어버린다”며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재해는 지구상의 모든 생물체를 개구리처럼 ‘찬물 속에 넣고 천천히 가열해 죽이는 것’과 같다”며 적극적이고 중·장기적인 대응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기상현상’이란 주제의 기조발제를 한 권원태 국립기상연구소 기후연구팀장(박사)은 새로운 기후변화의 패러다임을 설명하면서 “지구온난화는 가속화되고 피할 수 없고 이로 인한 피해는 자연재해, 생태계에 가장 크게 나타날 것”이라며 “사전예방만이 비용대비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만큼 우리나라의 기후변화를 예측하고 적응정책을 도출하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지정 토론자로는 오창규 동부엔지니어링 전무, 정창삼 인덕대학교 교수, 김형수 인하대학교 교수, 김병식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사가 맡았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기후변화, 방재기준, 녹색성장산업 등 분야별 전문가들로 각 섹션을 구성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방재분야 녹색성장 전략’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방재기준 재설정’을 주제로 8개의 토의 과제를 선정해 진행했다. 권원태 국립기상연구소 박사, 서상덕 소방방재청 기후변화대응과장, 안재현 서경대 교수, 김성준 건국대 교수, 심재현 국립방재연구소 실장, 한건연 경북대 교수, 김영오 서울대 교수, 김문모 신구대 교수 등 38명의 기상 및 방재분야 전문가가 토론에 나섰다. 소방방재청은 이번 토론회 결과를 방재분야 기후변화 대응 종합 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 재난포커스 - 윤성규 기자  sky@di-focu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