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 여부와 환경파괴 논란으로 10년 넘게 표류하던 경인운하 건설 사업이 오는 2011년 완공을 목표로 3월부터 본격 착공에 들어간다. 이와 함께 올해는 녹색뉴딜을 포함한 대규모 국책사업들이 대거 추진될 예정이다. 대표적인 국책사업으로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올해 5월까지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2012년 안에 댐과 저수지 건설을 포함한 모든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미 안동과 나주 2개 지구에서 공사가 시작됐고, 충주와 대구, 부산 등 나머지 5개 지구의 사업도 올 상반기 중에 착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경인운하 사업이나 4대강 정비 사업이 결국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위한 전초사업이 아니냐는 의심을 품고 있다. 운송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 등을 들어 여전히 경제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자연 친화와는 거리가 있는 난개발도 우려하고 있다. 특히 환경단체와 학계에서는 “해양오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사회적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 최근 발족한 경인운하 백지화 수도권공동대책위는 “그동안 정부는 경인운하 건설이 100% 민자사업으로 가능하다고 했는데 이제 와서 공공사업으로 추진하려는 것은 사업성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사업성이 없는 경인운하 건설에 한 푼의 혈세도 낭비하지 말라”며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는 등 시민단체들의 반대 의견도 빗발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정부가 발표한 경인운하 사업과 관련, 환경, 재난 등 찬·반 논쟁이 오가는 9가지 쟁점 사안에 대해 조명해봤다.
< 재난포커스 - 최정환 기자  jhc75@di-focus.com >

국토해양부는 지난 1월5일 인천 서구 시천동 서해바다와 행주대교 인근 한강을 잇는 길이 18km 규모의 경인운하를 2011년 12월까지 완공한다는 내용의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오는 3월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부, 논란 속 지체 없이 강행 방침
정부가 지난 1996년 이후 환경단체 등의 ‘환경오염 및 경제성 문제’제기로 표류하던 경인운하 사업의 진행에 착수한 것은 수해예방은 물론 물류비절감과 교통난 완화 등 녹색성장에도 필요하다고 판단한 데 따 른 것이다. 특히 그동안 쟁점이 돼 왔던 환경오염과 경제성 여부 문제가 네덜란드의 운하 전문회사인 DHV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타당성 검토 결과 해소된 것도 정부의 재추진 의지에 힘을 실어 줬다. 국토부는 KDI의 연구보고서를 근거로 경인운하가 완공되면 2030년 기준 물동량이 연간 컨테이너 97만TEU(1TEU는 길이 20피트짜리 컨테이너 한개), 철강 75만t, 자동차 7만 6000대, 여객 105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적 효과는 일자리 2만 5000개 창출, 생산유발효과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인천터미널 내에는 108만m², 김포터미널 내에는 74만6000m²의 배후단지가 조성돼 화물창고, 분류·가공·조립시설, 유통시설 등도 들어설 예정이다. 먼저 인천터미널에는 갑문이 3개 만들어지고 컨테이너 3선석, 철강 2선석, 해사 5선석, 자동차 1선석, 여객 2선석이 마련된다. 김포터미널에도 갑문 1개와 컨테이너 4선석, 여객 5선석이 갖춰진다. 경인운하를 횡단하는 12개의 교량 가운데 7개는 높이를 높이고, 운하의 남쪽을 따라 15.6km의 제방도로도 건설된다.

한강과 인천 앞바다를 18km의 뱃길로 이어서 경제성이 있다는 것은 부풀려진 계산이며 환경문제 또한 보완되기는커녕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먼저 시민단체와 학계에서는 당장 정부가 내세운 경제적 효과 시점만 해도 2011년이 아닌 2030년인 것을 지적하고 있다. 완공시점의 경제적 효과가 얼마일지에 대한 언급 없이 수 십년 뒤의 효과를 예측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다. 또 물동량의 경우도 인천에 추가로 신항이 들어서고 있고 제3경인고속도로까지 대체 수단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겨우 18km를 운반하려고 김포와 인천에서 짐을 실었다 내릴 필요가 있겠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인운하 백지화 수도권공동대책위(이하 공대위)는 “KDI의 보고서를 보면 경인운하를 이용할 컨테이너 물동량을 93만TEU로 산정했다. 이는 경인운하를 이용할 컨테이너 물동량이 실제로 존재해야 가능한 것”이라며 “과거 부산~인천 간에 운영되던 컨테이너 전용 연안운송도 지금은 없는 상태다. 도로운송과 비교해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모든 해운회사가 포기한 것이다. 경인운하를 만든다 해도 부산~인천 간 연안운송 노선에서 불과 18km 늘어나는데 불과하기 때문에 새로운 수요가 창출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공대위는 또 “물동량에 산정된 해사의 경우 정부가 장래에 인천 남항의 모래부두를 폐쇄하고 별도의 부두를 개발하지 않은 이유를 분석해야 했다”며 “수요가 없을 수도 있다는 얘긴 데 KDI 보고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평택항의 물동량까지 산정했다”고 비난했다. 환경문제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거세다. 5급수에도 미치지 못하는 인천 굴포천 물이 유입되면 운하 수로는 부영양화와 산소 고갈이 불가피하다. 또 이미 경기 내만의 해양오염이 한계수준에 달한 상황에서 인천 앞 바다로 운하가 흐를 경우 수질오염은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지난 1월12일 경인운하 백지화 공대위는 건설단 정문앞에서 반대집회를 열었다. -환경정의제공-

진보신당 녹색특위도 지난1월 굴포천 방수로 공사 현장을 답사한 뒤 수질과 치수, 생태계 측면에서도 우려스럽다고 주장한바 있다. 학계에서도 경인운하 건설은 지역 주민들의 오랜 삶의 터전을 파괴하는 것은 물론 큰 열용량을 가진 인공호수의 효과가 나타나 기후가 변하게 되고 특히 안개발생 증가로 인한 일사량의 감소로 농작물이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학계에서는 지하수 고갈로 농업용수 및 지하수를 사용하는 주민들의 식수난, 경인운하의 수질 오염으로 인한 인천 앞 바다의 오염 등을 환경적 피해로 지적하고 있다.

경인운하 찬·반 9가지 쟁점

Point 1. 경인운하는 대운하의 선도 사업(?)
국토부의 발표에 따르면 경인운하 건설 사업은 지난 1995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사업으로 대운하와는 관련이 없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또 경인운하는 현재 치수목적으로 건설 중인 굴포천 방수로(14km)를 4km만 연결하면 물류·치수기능 등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경제적인 사업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측의 입장은 부정적이다. 경인운하는 현 정부의 대선 공약인 한반도대운하 계획에 일부 구간으로 포함돼 있던 사업으로 경인운하 건설은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는 한반도대운하의 시발점이자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1. 경인운하 완공 전 사진2. 경인운하 완공 후

또 지난 1992년 ‘굴포천 유역 종합치수 2단계 사업’으로 시작된 경인운하 사업은 당시 건교부(현 국토부)의 계획 조작에 의한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애초에 검토된 40m 방수로와 굴포천 하류지역 펌프장 건설계획이 가장 합리적인 안으로 채택됐음에도 1994년 검토순위 4순위안 이었던 80m 방수로안을 공사비 등을 조작해 사업의 계기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당시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따라 정부는 국토부에 사업 중단 지시와 함께 KDI의 경제성 분석에 개입했던 담당 공무원을 징계한 바 있다.

국토부가 내세운 경인운하의 방수로 및 다목적 활용에 대해서도 반대측 입장은 단호하다. 경인운하는 주운을 위해 물을 가둬야하는 상황에서 돌발적인 강우시 대처가 불가능하며, 운하가 건설된다고 해도 신공항 고속도로, 공항전철, 관리도로, 유료도로 등을 다 넘어야 물에 도착할 수 있어 운하 운영체계상 테마공원 조성 등 관광·레저 목적으로의 이용은 어렵다고 강조하고 있다.

Point 2. 경인운하의 경제성 여부
국토부는 경인운하 사업의 추진 근거로 DHV와 국책연구기관인 KDI의 최근 연구용역 결과를 들고 있다. DHV는 지난 2004년부터 2년간 경인운하의 경제성을 검토한 결과 비용수익비율(B/C)이 1.76으로 교통난 완화 및 수송비 절감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KDI도 비용수익비율 1.07로 결과를 냈다. B/C가 1을 넘으면 비용 대비 편익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국토부는 지역 주민, 관련 지자체·국회의원 등 해당 지역에서도 적극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반대측은 DHV와 KDI의 분석결과 자체가 엉터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DHV의 경제성 분석결과를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이 정밀 검토한 결과 B/C 0.61에 불과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또 KDI는 이미 지난 2003년 감사원 감사결과 경인운하에 대한 '2002년 KDI의 경제성 분석 결과'라는 연구용역 보고서를 경제성 없음(B/C 0.81)으로 건교부에 납품했고 건교부가 이를 거부하자 B/C 1.18로 수정·제출했던 이미 신뢰성을 잃은 기관이라는 것도 하나의 이유로 제시했다.

Point 3. 경인운하와 환경문제
환경문제와 관련한 국토부의 발표에 따르면 기존 환경영향평가 협의과정에서 4차례 보완을 거치는 등 대부분 쟁점사항이 해소됐다고 밝히고 있다. 수로 내 수질대책으로 수중폭기시설과 유수전화시설 설치, 철새도래지 관련 해사부두이전(행주대교→난지도) 등이 그 내용이다. 또 DHV의 용역결과를 근거로 수로 내 서해 해수유통 시 현재의 굴포천 보다 수질이 향상되며, 주변농경지 염해의 경우도 경인운하 수위보다 지하수위가 낮은 구간(인천 계양~서해, 약 6km)에 대해 점토라이닝 등을 설치하면 경인운하 건설로 인한 특별한 환경피해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이밖에 추가적으로 검토되는 환경영향 등에 대해서는 충분한 보완대책을 수립해 추진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환경영향평가 협의는 완료되지 않았다는 게 반대측의 반박 논거다. 당시 건교부는 현대건설 등 8개의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주)경인운하와 민자 유치에 관한 협약을 맺고 공식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려 했으나 2000년부터 진행됐던 환경영향평가과정에서 환경부로부터 5차례나 보완 지시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인운하사업으로 인한 환경적 위해성에 대한 실질적인 답을 내놓지 못했다. 따라서 현재까지도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완료하지 못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한 2002년에 진행됐던 KDI 공공투자센터의 사업타당성분석 보고서에서는 '현재 경기내만의 오염 상황이 임계치에 도달해 있어 추가적인 개발 사업은 경기내만의 환경오염을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치닫게 할 수 있다는 경고 문구까지 포함돼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당시 건교부에서도 환경문제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밖에 반대측은 경인운하 사업대상 부지에 수도권 매립지가 포함돼 있는 것도 기타 환경오염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쓰레기 매립지에 대한 추가 확보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인운하 사업이 예정대로 이 부지를 사용하게 되면 쓰레기 대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Point 4. 기존 민간사업자와의 이해관계
국토부는 이미 지난 2004년 7월 기존 민간사업자와의 실시협약을 해지 했으며, 기존 투자비 396억원도 법원조정을 통해 지급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경인운하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기존 민간사업자와의 관계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반대측 주장에 따르면 실시협약은 해지됐으나 기존 민간사업자인 (주)경인운하가 여전히 사업우선권을 주장하며 사업권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현재 기존 투자금에 대한 보상 요구를 위해 국토부를 상대로 소송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인운하 터미널 사업 개요

Point 5. 사업방식 전환 이유
국토부는 사업 추진주체를 민간사업자에서 수자원공사로 전환한 이유에 대해 조속한 사업추진을 들고 있다. 국토부는 또 외환위기 당시 민간사업자의 금융약정 체결 애로 등 사업 지연 문제가 많았던 것과 현재 경제위기로 인한 금융경색으로 민간사업자의 금융조달 가능성이 매우 제한적인 것을 이유로 민자방식 보다 재정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측은 사업 추진을 민간에서 정부로 바꾼 것은 경인운하의 경제성 부재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이는 민간사업자가 추진할 만큼의 경제성이 보장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반대측은 특히 이런 상황에서 수공이 운하건설에 앞장서는 것은 2조 2500억 원이라는 엄청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처사라고 비난하고 있다.

Point 6. 사회적 합의 문제
국토부는 현재 진행하려는 경인운하 사업은 그동안 제기된 경제성, 환경성 문제 등에 대해 전문기관의 검토 및 관련기관의 협의 과정을 거쳐 보완 됐다고 밝혔다. 또한 향후에도 관련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추진계획을 보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경인운하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관련 협의회를 통해 환경단체 및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했으며, 서울·경기·인천 등 해당지역의 광역지자체장들도 공동건의문 제출 등의 방법으로 조기 추진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반대측은 지난 2005년 국토부가 사회적 논란이 많은 사안이니 만큼 경인운하사업의 추진은 협의회 구성원 2/3 이상의 동의를 얻도록 하자고 제안한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사회적 합의를 저버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국토부의 제안에 따라 구성된 ‘굴포천유역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2007년 세 차례에 걸쳐 합의절차를 진행했으나 의도적으로 불참, 결국 합의문에 명시된 재적의원 2/3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했고, 이 때문에 경인운하 사업은 당연히 폐기돼야 마땅하다는 게 반대측의 입장이다.

Point 7. 수해예방과 관리 문제
국토부는 경인운하가 건설되면 비상시 서해갑문의 활용 등으로 배수능력이 향상돼 상습 침수지역인 굴포천 유역의 홍수피해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유지관리측면에서도 방수로만 시행 시 매년 별도의 유지관리 비용이 필요하지만 운하는 항만 하역료 등 일정한 수익을 거둘 수 있어 국고지원 없이 안정적인 유지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굴포천 유역현황

그러나 이에 대해 반대측은 운하는 배가 다니기 위해 항상 일정 수심을 유지해야한다. 이 때문에 홍수나 돌발강우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물을 빼는 것도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물을 빼면 배가 다닐 수 없고 그만큼 운하의 경제성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대규모 홍수가 날 경우 운하시설의 훼손 및 유지관리·복구비용도 크게 증가하게 돼 국민의 혈세가 허투루 쓰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Point 8. 재원조달 방법
재원확보 방법에 대해 공사기간(3년) 동안 채권발행 등으로 약 1조 9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경제여건 및 시장상황 등의 사정으로 채권발행이 어려울 경우에는 자체자금 투입이나 자금차입도 고려하고 있다. 국토부는 사업 추진주체인 수공(부채비율 16%)의 국제신용등급은 정부와 같은 A2(Moody's)로 2011년경에 부채비율이 35% 정도로 늘어날 전망이지만 도로공사(84%), 철도공사(69%), 주택공사(318%), 토지공사(356%) 등 다른 공기업보다 낮은 수준이라 자금조달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굴포천 방수로 활용방안

하지만 반대측은 현재의 경제여건을 감안해 볼 때 재원확보에 있어 공적자금의 투입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토부가 밝힌 1조 9000억원의 채권 매입에 연기금이나 수공 자체자금 등 공적자금이 투입될 경우, 이후 경인운하 사업이 난항을 겪게 되면 결국 엄청난 공적자금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Point 9. 경인운하의 물류가치
국토부는 목표연도인 2030년을 기준으로 경인운하를 통한 화물수송은 연간 컨테이너 97만TEU, 모래 913만m3, 자동차 7만 6000대, 철강 75만t이며, 여객수송은 105만명 정도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운하를 통해 트럭 250대 수송 분량의 컨테이너를 한 번에 싣고 운반할 수 있으며, 컨테이너 1TEU당(부산-김포) 약 6만원의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미국 교통부가 발표한 자료에도 운하의 연료효율은 철도의 2.5배, 도로운송의 8.7배 수준으로 나타나 있다.

	경인운하 완공후 물류체계, 국토부

그러나 반대측은 정부가 해하(바다/강) 겸용 바지선으로 중국과 부산을 곧바로 항해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경제의 문제라고 반박하고 있다. 현재 부산과 홍콩을 오가는 선박이 컨테이너 1200TEU를 적재할 수 있는데 비해 해하 겸용 바지선의 적재용량은 160~250TEU로 경제성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일반 바지선과 비교해 해하 겸용 바지선의 건조비와 연료비는 각각 일반 바지선의 5배와 2배에 달한다고 설명한다.

즉 대량의 저가화물을 장기간 운송하는 장거리 운하가 아니라면 트럭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는 것이다. 18km인 경인운하의 경우 트럭으로 20분이면 갈 수있는 거리지만 시속 9km 정도인 바지선은 운항시간만 2시간이 소요된다. 게다가 운하의 양끝에서 트럭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화물을 싣고 내리고 보관하는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경인운하 영욕(榮辱)의 기록
경인운하는 원래 굴포천 홍수 피해를 막고자 40m 폭의 방수로를 만들기로 했던 사업에서 비롯됐다. 길이 21km, 유역 면적 134km2에 달하는 굴포천은 인천 부평구와 계양구, 부천, 서울 강서구, 김포를 가로질러 한강으로 연결되는 데 경사가 완만하고 폭이 좁아 통수 능력이 부족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특히 중하류 지역은 해발 5.5m 안팎의 저지대로 한강 수위가 상승하면 자연 배수가 안 돼 펌프로 퍼내야 한다. 이 같은 문제점은 1987년 7월 대홍수를 계기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당시 홍수로 3767ha의 농지가 침수됐고 사망자 16명, 이재민 5427명, 재산 피해 420억원에 달하는 큰 피해가 발생하자 노태우 당시 대선후보가 경인운하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운 것이다. 노태우 정부가 들어서면서 1991년 굴포천 종합치수 사업 기본계획이 수립됐고, 1992년 굴포천 방수로 사업에서 1995년 경인운하 건설 사업으로 변경됐다. 치수에만 그치지 않고 주운 등 다용도로 활용하겠다는 취지에서였다.

그러나 이 때 부터 경인운하 건설 사업은 찬·반 논쟁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당시 시민단체와 환경단체들이 경제성과 환경피해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반발했고 결국 2003년 9월 감사원이 재검토를 통보하면서 경인운하 건설 사업은 물거품이 되는 듯 했다. 정부는 2004년 경인운하 민간사업자와의 실시협약 해지 및 사업시행자 지정을 취소 했다. 그리고 최근까지 굴포천 일대에서는 방수로 공사만 진행돼 왔다. 그러던 경인운하 건설 사업에 다시 힘이 실리기 시작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한반도대운하 건설에 경인운하를 포함시키면서 부터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뒤 지난해 9월 국회 업무보고에서 재추진 의사를 밝혔고, 지난해 12월 KDI의 연구용역 근거로 재추진을 확정했다. 경인운하 건설을 찬성하는 지자체나 지역주민단체들은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을 ‘대형호재’라며 반기는 입장이다. 그러나 환경단체와 경제 전문가들로 구성된 공대위 등 반대하는 단체들은 다양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정부의 경인운하 강행방침에 대해 인천환경운동연합 조강희 사무처장은 “경인운하 사업은 (주)경인운하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조작하고 강압적으로 진행된 사업”이라며 “DHV에 20억원을 날린 혈세 낭비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한양대학교 홍종호 교수도 “경인운하 사업이야말로 국토부의 부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무리수이며, 전형적인 정책실패로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경인운하를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