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홍성태 상지대 인문사회과학대학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한국은 토건국가의 덫에 걸려서 고통 받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이다. 토건국가 문제는 한국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거대한 사회문제이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토건국가의 극단화를 통한 토건망국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토건국가라는 말을 환경문제에 대해 얘기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토건국가’ 문제
수구와 보수에 속하는 자들뿐만 아니라 진보와 개혁에 속한다는 자들도 대체로 그렇다. 여기에는 두가지 커다란 문제가 있다. 첫째, 스스로 어디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떠나서 토건국가를 환경문제로 생각하는 자들은 환경문제를 본질적이거나 핵심적인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나 지구온난화에서 잘 알 수 있듯이 오늘날 환경문제는 이미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문제이다. 이런 사실을 무시하는 것은 그저 자신의 무지와 무능을 드러내는 것일 뿐이다.

수구와 보수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적어도 진보와 개혁을 자처하는 자라면 결코 이런 식이어서는 안 될 것이다. 환경문제의 중요성을 올바로 인식하지 못하면서 진보와 개혁을 자처하는 자들은 바보가 아니라면 사기꾼일 뿐이다. 둘째, 토건국가는 환경문제와 깊이 관련돼 있지만 그것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토건국가는 사실 환경문제에 앞서서 재정구조와 정부조직의 문제를 지적하는 개념이다.

정부가 불필요한 대규모 토건사업을 끊임없이 기획하고 강행해서 막대한 재정을 탕진하고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자연의 파괴를 자행하는 기형국가가 바로 토건국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수니 진보니 하는 차이를 떠나서 재정과 정부의 합리적 운영에 관심을 갖고 있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깊이 관심을 갖고 해결을 추구해야 하는 보편적 과제가 바로 토건국가 문제인 것이다. 수구를 포함해서 한국의 보수세력은 ‘반공-보수’일 뿐만 아니라 ‘토건-보수’이다. 이 때문에 한국의 보수세력은 망국적 토건국가의 문제에 대해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 옹호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진보를 포함해서 한국의 개혁세력은 어떤가? 우습게도 한국의 개혁세력도 토건국가 문제에 대해 대체로 무관심하기만 하다. 한국의 개혁세력도 상당히 ‘토건-개혁세력’이다. 그도 그럴 것이 농민도, 노동자도, 자영층도 모두 토건과 투기에 깊은 관심을 갖고 적극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나라에서는 서울도 지방도, 영남도 호남도, 부자도 빈자도 모두 토건과 투기를 좋아한다. 이 상태를 그대로 두고는 어떤 개혁도 이뤄질 수 없다. 토건국가는 다른 모든 개혁을 가로막는 진정한 장벽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돈이 없어서 문제인 나라가 아니라 돈을 잘못 사용하고 있어서 문제인 나라이다. 한국은 ‘돈 많은 못 사는 나라’이다. 전체 GDP에서 토건업이 무려 18%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매년 50조원이 넘는 막대한 재정이 토건사업에 퍼부어지고 있다. 토건과 투기의 달인인 ‘강부자’(‘강남 땅부자’)와 토호들을 위해 막대한 재정을 탕진하고 있기 때문에 복지와 교육에는 제대로 돈을 쓸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토건국가 한국은 환경 질이 세계 130위권, 부패가 세계 40위권에 머물고 있는 ‘후진국가’이다. 한국 사회의 ‘진정한 선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토건국가 문제를 전면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내용
2009년 1월6일 이명박 정부는 이른바 ‘녹색뉴딜’을 통해 ‘녹색경제’를 이룩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그 핵심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이다. 그러나 ‘녹색뉴딜’의 실체는 ‘회색헌딜’이라고 해야 하며,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실체는 ‘4대강 죽이기 사업’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실로 ‘4대강 살리기 사업’은 ‘토건국가의 극단화’를 추구한 이른바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1단계로 볼 수밖에 없다. 여기서 우선 이른바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자. 공식적으로 그것은 2009년 1월6일이 아니라 2008년 12월15일부터 시작됐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12월15일에 열린 제3차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발표했다. 이 회의가 열리던 날 아침에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조찬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질풍노도’, ‘전광석화’ 등의 표현을 들어가며 전국을 공사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해서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의 말은 그가 얼마나 후진적인 인물인가를 생생히 입증해줄 뿐만 아니라 말 그대로 1970년대 ‘개발독재’ 시대로 돌아가는 것이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실체라는 것을 입증해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나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나 모두 ‘개발독재’ 시대에 큰 성공을 이룬 사람들이고, 21세기에도 여전히 ‘개발독재’의 삽질경제에 매달리는 대단히 후진적인 인물들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2008년 12월15일에 발표된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주요내용은 2009년 6월부터 본격 추진, 2012년까지 14조원 투입(당초 정부가 제시한 ‘한반도 대운하’ 건설비용과 같은 액수), 19만개 일자리 창출, 23조원의 생산유발효과 기대 등이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정부는 2008년 12월29일 낙동강 안동2지구 및 영산강 나주지구 생태하천조성사업의 기공식을 일방적으로 강행했다. 그런데 이 기공식은 사전환경성검토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강행된 것으로 명백한 불법이었다. 입만 열면 ‘원칙’이며 ‘준법’을 외치는 이명박 정부가 불법집회를 개최했던 것이다. 자연환경보전법에 따르면 사전환경성검토를 마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한 사업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과 함께 원상복구명령을 받게 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최고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이명박 정부가 얼마나 심한 혼란상태 또는 무능상태에 있는가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기도 하다. 이명박 정부는 스스로 대표적인 사업이라고 제시하는 이 사업을 불법으로 시작했다. 그것도 모자라서 이명박 정부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 사업의 이름과 내용을 모두 크게 변경해서 발표했다. 2009년 1월6일에 이명박 정부는 이른바 ‘녹색뉴딜사업’을 발표했다. 2012년까지 50조원을 투입하게 될 이 막대한 사업의 핵심은 ‘4대 강(한강, 영산강, 금강, 낙동강) 살리기 및 주변 정비 사업’이다. ‘4대강 살리기 사업’에서 ‘4대강 살리기 및 주변 정비 사업’으로 이름이 바뀐 것이다.

예산과 일자리 목표는 더욱 크게 변했다. 2012년까지 17조9917억원 투자, 27만5973개 일자리 창출로 크게 확대된 것이다. 불과 20일만에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막대한 사업의 이름과 내용이 이렇게 쉽게 바뀔 수 있는가? 국민들은 이러한 의문을 품고 있는데 기획재정부는 다음과 같이 화려하게 ‘녹색뉴딜’과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그 실체는 제방 보강, 댐 건설, 저수지 건설, 둔치 개발, 도로 건설 등 자연을 파괴하는 ‘삽질사업’ 일색이다. 과연 이러한 것을 ‘4대강 살리기’라고 할 수 있는가?

실체는 ‘4대강 죽이기’ 사업
이명박 정부는 4대강이 죽어 있기 때문에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주장과 달리 4대강은 전혀 죽어 있지 않다. 4대강은 심하게 오염돼 있는 곳도 있지만 대체로 여전히 우리의 젖줄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4대강이 죽어 있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만들어서 인터넷을 통해 공표키도 했다. 언론과 시민의 항의에 따라 거짓말로 점철돼 있던 그 동영상은 결국 철회됐다.

	자료 : 김정수(2009), '국토부, 영상에 23년 전 미국작가 사진 게재', <한겨레> 2009/2/6

이명박 정부의 거짓말 동영상은 미국의 사진가가 오염된 미국의 강을 찍은 사진을 마치 한국의 강인 것처럼 제시해서 사람들을 속이려고 했다. 이명박 정부는 이렇게 엉뚱한 사진을 제시하고는 4대강의 수질이 엉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낙동강과 영산강 하류의 수질은 무려 5등급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CBS는 취재를 통해 4대강의 절반 이상이 1급수이며, 낙동강과 영산강에서 5급수인 곳이 사실상 없다는 것을 밝혔다. 나아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4대강에 습지도 없고 철새도 없다는 ‘설명’도 했다.

그러나 4대강의 중상류 쪽은 말할 것도 없고 한강의 하류에도 습지들이 있다. 또한 4대강에는 해마다 50만 마리가 넘게 철새들이 찾아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말 그대로 거짓말로 점철된 동영상을 만들었던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멀쩡하게 살아 있는 4대강을 죽은 강처럼 보이게 하려고 거짓말 동영상을 만들어서 공표했을 뿐만 아니라 ‘4대강 죽이기’라고 해야 옳을 사업을 ‘4대강 살리기’의 이름으로 강행하고 있다. 댐 건설, 둔치 개발, 자전거 길 건설은 그 단적인 예이다. 한국은 이미 댐이 너무나 많아서 고통받고 있는 나라이다.

댐은 강과 강변을 대대적으로 파괴하는 시설이다. 이 때문에 세계적으로 댐이 아니라 산과 숲과 들을 보호해서 수자원을 확보하고 홍수를 예방하고자 하는 노력이 강화되고 있다. 둔치는 홍수를 줄여주는 구실을 하는 습지이자 다양한 생물의 서식지로서 대단히 중요하다. 둔치를 대대적으로 개발해서 이용하는 것은 후진적인 하천이용방식이다. 자전거 길은 사실상 자동차 길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건설된다. 이것은 둔치를 대대적으로 파괴해서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만들겠다는 것과 같다.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새로운 생태하천을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모범으로 서울의 ‘한강종합개발사업’을 들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미 2001년에 발간한 한강에 관한 공식자료에서 ‘한강종합개발사업’이 생태적으로 크게 잘못된 사업이라고 밝혔다. 한강의 바닥과 강변을 대대적으로 파괴한 ‘한강종합개발사업’을 예로 들면서 ‘4대강 살리기’를 하겠다는 것에서 우리는 이 사업의 실체가 ‘4대강 죽이기’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는 것이다. ‘4대강 죽이기’의 실상은 이미 최대 사업지인 낙동강에서 적나라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반도 대운하’ 건설의 1단계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이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내용과 이에 대한 여러 발언들을 살펴보았을 때, 이 사업은 분명히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1단계라고 할 수 있다. 만일 이 사업이 결코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1단계가 아니라면, 이명박 대통령이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폐기를 선언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의혹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으나 그렇게 하지 않는 것 자체가 심각한 불신의 원천이다. 사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이미 2008년 4월부터 ‘한반도 대운하’를 하천정비사업과 비슷한 것으로 제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8년 5월13일에 청와대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반대여론을 극복하기 위해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4대강 재정비 사업’으로 제시해서 널리 홍보한다는 방침이 결정됐다.

이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최측근인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의 의견을 적극 받아들인 결과였다. 2008년 11월에 박승환 전 한나라당 의원이자 전 한나라당 대운하추진본부장은 ‘4대강 정비사업’에 관해 “4대 강 치수 사업을 통해 국민들이 강에 대한 친환경적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고 보고요. 그럼 자연스럽게 대운하 논의도 활성화된다고 봅니다”고 말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이명박계의 한 핵심 의원(‘정부, 하천정비 기정사실화, 운하 논란 재점화', <문화방송> 2008/12/1).’은 아예 ‘4대강 정비사업’을 ‘대운하사업의 1단계’라고 명확히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는 내용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4대강 살리기 사업’은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대적인 준설, 강폭 확대, 하도 정비, 주변 개발 등은 분명히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1단계라고 할 수 있다. 2단계에서 이른바 ‘물길 잇기’만 하면 ‘한반도 대운하’의 기반이 사실상 완성되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해 온 말이나 사업의 내용에 비추어 보아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명확히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1단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이미 참담한 토건망국의 길에 들어서 있는 것이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이 그냥 ‘하천정비사업’일 뿐이라고 해도 큰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4대강의 정비사업은 2006년에 끝난 사업이기 때문이다. 건설교통부가 2006년에 발표한 <하천정비기본계획 수립현황과 하천별 정비현황, 치수사업의 민간위탁 현황>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현재 4대강의 하천정비사업은 97.3%나 이뤄진 상태였다. 이명박 정부가 이미 다 끝난 하천정비사업을 다시 대대적으로 벌이는 이유는 그것이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1단계이기 때문일 것이다.

토건국가의 극단화와 토건망국
거짓말 동영상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듯이 올바른 계획과 논의가 없이 강행되고 있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은 토건국가의 극단화를 통해 이 나라를 결국 토건망국의 상태로 이끌고 갈 것이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상수원과 생명원을 대대적으로 파괴하는 것이기 때문에 토건국가의 극단화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또 복지, 교육, 문화, 기술 등 ‘진정한 선진화’에 쓰여야 할 막대한 재정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강을 대대적으로 죽이는 데 사용될 것이기 때문에 토건망국에 이를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대규모 토건사업을 통해 가장 큰 이익을 보는 것은 재벌을 위시한 ‘강부자’(‘강남 땅부자’)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토건사업은 ‘강부자’에게 막대한 혈세를 퍼주는 ‘강부자 퍼주기 사업’의 성격을 갖는다. 다음에 지역의 토호들이 어느 정도 나눠 갖게 되고 지역의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돈은 극히 적다. 일시적으로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것처럼 보여도 토건사업이 끝나가면서 지역경제는 다시 급속히 침체하게 된다.

국가적으로는 이런 사업이 벌어질수록 막대한 재정의 탕진과 국토의 파괴라는 망국적 문제가 갈수록 악화된다. 토건국가는 계층적으로 ‘강부자’가 지배하는 국가이며 산업적으로 ‘토건업’이 주도하는 국가이고 조직적으로 각종 ‘개발공사’가 주도하는 국가이다. 그런데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토건사업은 언제나 국토개발 또는 지역개발의 명분으로 강행된다.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토건사업은 지역주의와 강력히 결합돼 있다. 토건국가는 지역주의를 동력으로 삼고 있으며 또한 그 자체로 지역주의의 강력한 원천이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의 경우는 무엇보다 ‘영남 지역주의’의 문제가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2008년 12월15일에 발표된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따르면 전체 14조원의 예산 중 낙동강에 6조7000억원이 투여된다. 2008년 12월13일에 한나라당이 민주당과의 합의를 무시하고 단독으로 통과시킨 이른바 ‘운하 예산’, ‘형님 예산’도 이런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다. 토건국가 정책의 강행에도 지역적 우선순위가 명확히 있는 것이다. 사실 ‘영남 지역주의’의 문제는 이명박 정부의 큰 특징이다.

이른바 ‘고소영 S라인’(‘고대, 소망교회, 영남, 서울시 라인’) 정부라고 불릴 정도가 아닌가? ‘사정기관’은 영남출신이 장악하고 있으며 청와대 인사 라인에 호남출신은 전무하다(하윤해·노용택, ‘靑 인사라인 TK가 절반 넘어…PK 포함땐 80%, 호남출신 전무’, <국민일보>, 2009/2/13). 토건국가는 재정의 탕진과 국토의 파괴를 거대하게 구조화한다는 점에서 치명적인 문제이다.

여기서 나아가 토건국가는 지역주의를 악화시키고 그 결과 개발주의를 전국적으로 더욱 더 악화시킨다. 이명박 정부는 이러한 토건국가와 지역주의의 악순환 구조를 더욱 더 강고하게 만들고 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사실상 ‘4대강 죽이기 사업’이며 ‘한반도 대운하’의 1단계 사업이고 토건국가의 극단화 사업이고 경제와 고용의 후진화 사업이고 국토와 자연의 피폐화 사업이고 지역주의의 악화 사업이다.

우리가 ‘진정한 선진화’를 이루고자 한다면 후진적인 ‘삽질경제’가 아니라 정보경제, 기술경제, 문화경제를 추구해야 한다. ‘강부자’와 ‘토호’들에게 혈세를 퍼주기 위해 재정을 탕진하고 국토를 파괴하는 토건국가의 개혁이야말로 오늘날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진정한 선진화’의 핵심과제이다. 누가 ‘진정한 선진화’를 가로막고 토건망국을 향한 토건국가의 극단화를 강행하는가? 우리는 지금 심대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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