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의 올해 해빙기 기상예보를 보면 기온은 -6~12℃로 평년과 비슷하고 일시적으로 쌀쌀한 날씨를 보일 때가 있겠으며 기온변화가 크다고 알렸다. 강수량은 19~298㎜로 평년보다 적고 건조한 날이 많겠으며 강원도 영동 산간지방에는 지형적인 영향으로 많은 눈이 올 때가 있다고 예보했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이 날씨와 함께 풀리면서 각종 안전사고의 위험요소들이 눈을 뜨는 시기이다.

이에 소방방재청(청장 최성룡)에서는 봄철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산불, 붕괴, 황사, 가뭄 등에 대비해 2월1일부터 4월30일까지를 해빙기 대책기간으로 설정해 해빙기, 봄철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경제위기로 각종 시설물들이 방치되고 저수지나 강등의 얼음들이 약해지면서 인명사고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작년부터 이어진 긴 가뭄으로 화재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기후변화에 의한 3월의 기습한파와 장기화된 황사 지속일수 등이 여기에 속하는 문제들이다.

소방방재청이 발표한 ‘최근 5년간 해빙기 붕괴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재난 취약시설물에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총 82건의 붕괴사고가 발생, 12명이 사망하고 20명이 부상당했다. 최근 경기위축으로 건설공사장 및 각종 시설물의 방치 또는 유지 관리비용 절감을 위한 시설물 보수지연 등 안전관리가 소홀해진 상태이다. 각종 건설공사 조기 발주에 따른 건설 공사장 증가, 공기단축 등 무리한 시공, 안전조치 미비 사례가 다수 우려 된다.

해빙기 수난사고 위험 증대
날이 풀리는 해빙기에는 바깥나들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완만한 기온상승으로 저수지, 강 등의 얼음층이 약해져 낚시, 빙상놀이 도중 인명사고 발생 가능성이 늘어난다. 하지만 광범위한 빙상사고 발생우려지역에 비해 안전요원과 안전시설이 부족하고 관리 또한 부실해서 안전관리에 한계가 있다. 이런 지역은 대부분 원거리 비도시 지역에 산재되어 예방 및 신속한 구조활동에도 문제점이 있다. 통신촬영시설, 지하철 역사 등 지하공간은 여전히 화재에 취약하다.

	최근 10년간 산불발생 현황
※ 최근 10년간 연평균 497건, 인명 13명, 재산 93억원, .,635ha 피해발생 ☞ 봄철에 316건/ 3,513ha 피해(건수는 64%, 피해면적은 97% 차지) ※ 기후변화로 산불발생 집중기간이 2개월(3~4월)에서 3개월(2~4월)로 늘어나고, 집중발생 시기도 빨라지는 추세

청소년 시설의 경우 산중시설이 많아 보통 진입로가 좁고 지대가 높아, 출동에 오랜시간이 걸리고 큰불이 날 경우 소방용수를 확보하기가 힘들어진다. 건축공사장의 경우 용도변경, 가설건축물 등은 신고사항이므로 사전에 안전관리를 하기가 힘들다. 가뭄의 장기화로 산림이 건조해지고 저수량 또한 부족해져 산불방지에 대한 여건이 불리해진 상태이다. 소방방재청의 조사에 따르면 강수량은 평년대비 69%(08.7~09.1), 전국 저수율은 58%(09.1) 수준이라고 한다. 특히 경남, 전남 등 산불이 많이 발생하는 남부지방은 평년대비 강수량이 24~43%에 불과해서 산불발생 위험 증가상태라고 한다. 그리고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사회불만자에 의한 방화성 산불위험도 늘어난 상태이다.

대설 및 강풍, 풍랑에 의한 피해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최근에는 3월에도 기습, 집중적인 대설로 비닐하우스나 축사 같은 구조적으로 취약한 사유시설이 피해를 입게 됐다. 대설피해 현황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충남 54%, 충북 28%, 경북 9% 순으로 충청지역에서 80%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다. 지형의 특성상 충청지역이 서해상에서 발생한 눈구름의 영향을 받기 쉽고 설해에 취약한 비닐하우스, 인삼재배시설 등이 다수 분포해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2004, 2005년 2년 연속 예기치 못한 때늦은(3월 초순) 대설로 대규모 재산피해 및 고속도로 등 차량 고립사례가 발생했다. 3~5월은 해안가 등에 강풍, 풍랑이 빈발한다. 작년 5월 충남 보령에 위치한 죽도방파제에선 이상파랑에 의해 9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부상을 입는 인명피해가 발생키도 했다. 지난해 여름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시작된 가뭄이 전국으로 확산 됐다. 일부 지역에서 생활용수 부족사태가 지속됨은 물론, 농번기 도래시 농업용수가 크게 부족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달까지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다거나 다소 적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가뭄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황사로 인한 피해 우려 커 중국 서북부지역과 몽골 남부지역의 사막화로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황사 발생횟수와 지속일수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다. 서울의 황사 지속일수는 1980년대 3.9일 1990년대 7.7일 2000년 이후 12.4일로 증가했다. 황사발생 시기도 3~5월에서 2~4월로 앞당겨지는 추세이고 이로 인한 대기먼지농도 악화로 호흡기 질환 및 항공기 등 정밀기계, 농작물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해빙기 피해에 대비해 소방방재청은 올해 2월1일부터 4월30일까지 권역별 해빙기 대책기간 설정, 운영할 예정이다. 2월1일부터 3월31일까지 건설공사장, 절개지, 축대 등 해빙기 재난 취약분야 1만9000여개소에 대한 안전관리 실태를 일제히 점검하고 3월1일부터 4월30일까지는 청소년시설, 지하철 역사 등 봄철 재난 취약시설 3716개소에 대한 특별소방검사를 실시한다.

산불예방, 초동대응태세 강화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된 극심한 가뭄이 올해 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가뭄 장기화에 대비 ‘부처합동 가뭄극복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가뭄지역 비상급수 지원을 위해 소방인력과 장비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또 피해면적 30ha 이상인 대형산불발생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산불예방과 초동진압을 위해 소방방재청, 산림청, 문화재청 등 중앙정부와 자치단체가 공조체제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2~3월 중 기습적인 강설에 대비해 24시간 상황근무체계를 유지하고 도로별 제설 및 안전관리 대책을 추진하는 한편, 산악 고립예상지구 155개소, 이상파랑 등 해안가 위험구역 166개소를 지정해 특별관리 해나갈 계획이다.

< 재난포커스 - 김수한 기자 ins@di-focu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