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감사원 감사결과로 ‘통합지휘무선통신망 구축 전국확장사업(2007년부터 2009년까지(178개 시·군·구로 확대))’이 전면 중단됐다. 이 사업은 ‘통합지휘무선통신망 구축 시범사업(2005년부터 2006년 7월14일)’과 ‘통합지휘무선통신망 구축 확장1차 사업(2006년 11월1일부터 2007년 12월4일)’에 이어 추진될 예정이었다.<재난포커스 2008년 8월호(28쪽), 11월호(53쪽), 12월호(92쪽) 참고>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라 국무총리는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통합지휘무선통신망 구축 전국확장사업’의 타당성 여부에 대한 검토를 지시했다. 이에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 ‘통합지휘무선통신망 구축 사업 타당성 재검토 연구용역’을 맡겼다. KDI의 연구용역 최종 보고서는 오는 3월20일 기획재정부에 넘겨지고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 보고서를 감안해 최종 부처 입장을 국무총리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KDI의 보고서 결과가 ‘통합지휘무선통신망 구축’을 전국으로 확대할 것인지의 여부를 최종 결정 짖게 된다. 이에 월간 재난포커스는 지난 2월3일부터 10일까지 일주일간 국가 통합지휘무선통신망을 사용하고 있는 기관 담당자 380여명을 대상으로 ‘국가 통합지휘무선통신망 단말기 관련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기간이 2월 초이고 일주일로 짧아 설문지 회수는 83명에 그쳤다. 하지만 많은 응답들이 성실하게 답변해줘 이번 설문조사의 소기 목적은 이뤘다. 이들이 성실하게 응답한 결과가 향후 국가 차원으로 추진 예정인 ‘통합지휘무선통신망 구축 전국확장사업’의 나침반으로 활용됐으면 한다.
< 재난포커스 - 장영광 기자 jang@di-focus.com >

설문조사 응답자 중 테트라 TRS 무전기를 실제로 사용하는 각 부처 유관기관의 통신 담당자들 53%가 추가구입 의사를 밝혔다. 또 통신 담당자 전체적으로 무선통신망 사용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상품가치는 ‘품질’,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는 ‘모토로라’인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 대상자 전체 83명 중 50명(60%)이 국가 통합지휘무선통신망과 연동되는 단말기 실사용자였고 23명(40%)은 미사용자였다. 연동 단말기 실사용자 50명(중복 사용자 포함) 중 모토로라 단말기 ‘MTP850'을 사용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4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EADS 단말기 ’THR880i' 18명, 유니모 단말기 ‘MU-1000' 10명, 세퓨라 단말기 ’SRH3500' 4명 순이었다.

KDI, 지난해 5월부터 보고서 착수
‘통합지휘무선통신망 구축 사업’이란 소방, 경찰, 군, 응급의료기관 등 재난관리책임기관 별로 운영 중인 기존 무선 통신망을 디지털 주파수 고용통신(TRS)을 이용해 그룹통화, 일제지령, 데이터 전송 등이 가능한 첨단 재난지휘통신망으로 대체하는 사업이다. 현재 영국 등 80여 국가에서는 디지털 TRS 방식의 공공안전통신망을 운영해 재난관리 측면에서 굳건한 상호협력체계를 갖추고 있다.

	지난해 1월22일 '통합지휘무선통신망구축' 워크숍이 KISDI에서 개최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05년부터 통합지휘무선통신망 시범사업, 지난 2006년 확장1차사업이 진행됐고 지난 2007년부터는 전국확장사업이 진행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감사원의 감사 처분결과 통보로 전국확장사업이 중단되고 당해 연도 사업계획 미고시로 확보사업비가 자동 소멸됐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통합적재난안전관리체계’ 구축 차원에서라도 전국 확장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2월28일 통합지휘무선통신망 사업에 대해 감사원의 실질 감사 결과<재난포커스 2008년 8월호 28쪽 참고>가 확정되고 지난해 8월까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정책연구용역을 진행, 위험요인 및 전국사업 타당성을 검토하고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통합망 운영관리방안을 연구했다. 지난해 5월부터는 기획재정부 주관 하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제성, 기술성, 정책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타당성을 결정하는 ‘통합지휘무선통신망 구축 사업 재검토 연구용역<재난 포커스 2008년 12월호 92쪽 참고>’을 진행해 왔다.

전국적 홍보 아직 부족해

	지난해 10월30일 열린 연찬회에서 모토로라코리아 한승혁 부장이 '통합지휘무선통신망'을 활용한 단말기간 그룹통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번 국가 통합지휘무선통신망 단말기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서울·경기권에 구축된 국가 통합지휘무선통신망을 이해하느냐는 질문에 49명(60%)이 ‘이해한다’고 답했고 33명(40%)이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는 대상자 중 실사용자가 50명인 점을 감안해볼 때, 연동 단말기 실사용자들이 대체적으로 국가 통합지휘무선통신망에 잘 이해한다고 분석된다. 이를 통해 통합지휘무선통신망 전국확장사업을 위해서는 통합지휘무선통신망 시범사업, 확장1차사업 등 준비활동 이외에도 재난관리책임기관에 대한 전국적 홍보 및 사용자 교육·훈련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계기 부족, 하우링 심각 등 불만 많아
다수의 실사용자들은 “성능에 대해 통화거리가 대체로 양호하고 감도가 깨끗하다”며 만족을 표시 했다. 하지만 일부 응답자들은 “통화 거리가 멀다”며 불만족을 표시했다. 설문에 응답한 한 사용자는 “서해안 방면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난청구간이 많아 불편함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또 하우링 심각, 고층이나 지층에서의 송수신 곤란 등 다수의 불만족 의견도 쏟아졌다. 이는 통신망 구축사업 추진 전면 중단에 따른 중계기 부족에 인해 나타난 현상으로 해석된다.

특히 기존 시범사업시 통합망의 이용률 저조로 상습효과가 미흡했고 지하시설물 통화권 미확보로 화재, 구조 등 소방업무에 적용이 곤란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사용하고 있는 국가 통합지휘무선통신망 단말기를 추가로 구매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한 30명 중 16명(53%)이 추가구매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에 테트라 TRS 무전기에 대한 실사용자의 만족도가 대략 반반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는 ‘모토로라’
국가 통합지휘무선통신망 단말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거나 선호하는 브랜드(제조사)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응답한 76명 중 65명(86%)이 모토로라를 압도적 1순위로 꼽았다. 이는 전체 83명 중에도 78%에 달하는 수치. 그 뒤로 1순위로 꼽힌 제조사는 유니모 7명(9%), 기타 2명(3%), EADS·세퓨라 각 1명(1%) 순이었다. 2순위는 51명이 응답했고 유니모 20명(39%), EADS 18명(35%), 세퓨라 8명(16%), 모토로라 5명(10%) 순이었다. 3순위는 40명이 응답했고 세퓨라 16명(40%), EADS 14명(35%), 유니모 8명(20%), 모토로라 2명(5%) 순이었다.

재난포커스는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1순위 7점, 2순위 5점, 3순위 3점, 4순위 1점, 5순위 0.5점을 부여, 순위를 산출했다. 그 결과 압도적 1순위로 꼽힌 모토로라가 486점을 득점해 173점을 얻은 유니모를 손쉽게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는 139점을 득점한 EADS, 92점을 얻은 세퓨라 순이었다. 이는 국가 통합지휘무선통신망 연동 단말기 사용자(중복사용자 포함) 80%가 사용하는 단말기가 모토로라 단말기가 차지하는 국내 테트라 TRS 무전기 시장에서의 강력한 입지를 나타내는 대목이다.

설문조사 결과 다양한 의견도 모아졌다. 이 결과에 따르면 모토로라 단말기는 디자인에 따른 휴대성 및 완벽한 A/S, 그리고 견고한 내구성에 대한 만족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격에 있어서는 ‘너무 비싸다’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방수성과 배터리의 효율이 지적됐고 해외 A/S로 인해 데드라인(D/L)이 지나치게 길다는 의견도 나왔다.

아직 많은 부분에 대해 개선이 요구됨에 불구하고 모토로라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이유는 국제적 통신기업이라는 ‘모토로라’ 브랜드 자체에 신뢰도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모토로라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국내 기업 유니모의 단말기는 가격대비 성능 면에서 뛰어나고 내구성이 견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국내에서 A/S가 가능하기 때문에 신속한 서비스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이에 유니모테크놀로지(대표 정진현)가 미국(모토로라), 프랑스(EADS), 영국(세퓨라) 등의 외산업체가 과점해왔던 국내 테트라 TRS 시장에서 단시간 내에 입지를 굳힌 후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니모의 단말기는 다른 제조사 단말기에 비해 크기가 크고 무겁다는 단점이 다수 지적됐다. 3위를 차지한 EADS의 단말기는 밝은 색의 디자인과 튼튼한 내구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성능대비 고가, 장기간의 업데이트 서비스가 단점이라는 평가다. 그 뒤로 4위를 차지한 세퓨라의 단말기도 성능과 A/S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성능대비 고가, 약한 내구성 등의 단점을 지적받았다.

실사용자, “품질과 휴대성이 중요”

	사진1. 모토로라 MTP850 사진2. 유니모 MU-1000

국가 통합지휘무선통신망 단말기를 선택할 때 가장 고려하는 사항
1순위로 품질이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 순위별로 분석하면 1순위는 83명 전체가 응답했고 품질이 70명(84%), A/S 5명(6%), 디자인 3명(4%), 가격·기타 2명(2%), 브랜드 1명(1%) 순이었다.
2순위는 68명이 응답했고 A/S 27명(40%), 가격 14명(21%), 브랜드·디자인 각 9명(13%), 품질 5명(7%), 단말기의 국산 여부 4명(6%) 순이었다.
3순위는 61명이 응답했고 A/S 19명(31%), 디자인 18명(30%), 가격 12명(20%), 브랜드 4명(7%), 품질·단말기의 국산 여부 각 3명(5%), 다양한 액세서리 1명·기타 각 1명(2%) 순이었다.
4순위는 9명이 응답했고 단말기의 국산 여부·디자인·가격·A/S 등 각 2명(22%), 브랜드 1명(1%) 순이었다.
5순위는 8명이 응답했고 브랜드·단말기의 국산 여부 각 2명(25%), A/S·가격·디자인·다양한 액세서리 명표(13%) 순이었다.
6순위는 7명이 응답했고 브랜드·다양한 액세서리 각 2명(29%), 가격·디자인·단말기의 국산 여부 각 1명(14%) 순이었다.
7순위는 7명이 응답했고 다양한 액세서리 4명(57%), 단말기의 국산 여부 2명(29%), 브랜드 1명(14%) 순이었다.

재난포커스는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1순위 10점, 2순위 8점, 3순위 6점, 4순위 4점, 5순위 2점, 6순위 1점, 7순위 0.5점을 부여, 순위를 산출했다. 그 결과 1순위에서 70명의 지지를 얻었던 품질이 역시 758점을 득점해 392점의 A/S를 제치고 국가 통합지휘무선통신망 단말기에서 가장 중요한 상품가치로 분석됐다. 그 뒤로는 A/S 392점, 디자인 224점, 가격 215점, 브랜드 115.5점, 단말기의 국산 여부 64점, 다양한 액세서리 12점 순이었다.

또 국가 통합지휘무선통신망 단말기의 액세서리나 업무상 필요한 액세서리가 있냐는 질문에는 14명이 응답했다. 실사용자들은 휴대용케이스, 휴대용케이스 멜빵, 차량용 핸즈프리, 방수팩, 배터리, 오디오 액세서리, 안테나, 클립 등을 필요로 했다. 대체적으로 휴대성 편의를 위한 액세서리를 많이 선호했다. 한 응답자는 블루투스 기능을 도입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이는 특히 군, 경찰, 소방, 의료기관 등 재난관리에 근접한 기관들이 긴급 상황시 통합망 사용을 위해서는 단말기의 휴대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분석된다.

열악한 테트라 TRS 무전기 국내 시장
국가 통합지휘무선통신망 단말기 및 액세서리 구매시 제품 정보 취득 경로에 대한 질문에 전체 83명 중 54명(64%)이 응답했다. 그 결과 대체적으로 타 관련기관 및 주변인 반응 및 추천을 통해 통합지휘무선통신망 연동 단말기 및 액세서리를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가 통합지휘무선통신망 단말기 및 액세서리 구매시 불편했던 점이 있었냐는 질문에 총 83명 중 24명(29%)이 응답했다. 그 결과 대체적으로 판매처 및 제품정보가 빈약해 구매하는데 애로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국내 테트라 TRS 무전기 시장이 열악하다는 방증이다.

통합망 구축 위해 해결할 사항 많아
유럽, 미국, 일본 등의 외국 사례와 전문가의 의견에 따르면 효율적인 재난대응을 위해서는 어떠한 형태로든 재난현장에서의 일사불란한 지휘통신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국가 통합지휘무선통신망의 전국 확산 여부가 불확실한 실정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실시 중인 타당성 재조사 결과에 따라 국가 통합지휘무선통신망 전국 확산 추진 여부가 결정된다.

테트라 TRS 방식의 통합망이 타당성이 없다고 판단된 경우에는 현재 각 재난관리책임기관에서 사용 중인 장비의 혼합·활용 방안이 모색될 예정이다. 국가 통합지휘무선통신망 전국 확산이 확정되더라도 그 유지를 위한 업무의 정의 및 프로세스 및 콘텐츠의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이 필요하고 통합망 사용기관 정의 및 사용 시나리오 개발과 재난현장에서의 표준운영절차(SOP)의 정립이 요구된다.

특히 현재 전국확장사업이 중단된 관계로 향후 3년간은 노후 단말기의 지속 사용이 불가피하다는 문제점도 있다. 또 독점 해소방안, 지하 통화권 확보, 제조회사가 다른 교환기간 연동, 주파수 분배 등 통합망 구축을 위한 많은 현안사항들이 쌓여 있다. 이처럼 국가 통합지휘무선통신망 구축 사업은 각 재난관리책임기관들이 서로간 협조를 통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산재된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