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및 지하연계 복합건축물의 안전관리를 개별법령으로 소관 기관에서 각각 관리하고 있어 개별법의 틈새 등 안전사각지대와 통합적 재난관리시스템 부재로 재난발생시 대규모 피해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시설 대형화·용도 복합화에 걸맞은 안전관리기준 미흡으로 화재, 폭발 등 재난발생시 다수 인명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또 중간피난층 등 안전 피난공간 설치 및 재난예방 대책도 미흡하고 상주 및 이용 인구를 감안한 시설별 또는 인접지역에 대한 재난관리 시스템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렇게 초고층 및 지하연계 복합건축물은 ‘재난·재해’에 노출된 사각지대이다. 이에 대책마련의 시급함을 감지한 유정현 한나라당 국회의원(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은 가칭 ‘초고층 및 지하연계 복합건축물 재난관리 특별법’을 제정하기 위해 오는 3월3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공청회를 가질 예정이다. 유 의원이 준비하고 있는 특별법의 제정 당위성과 특별법 제정의 시급함을 긴급 점검한다.
< 재난포커스 - 장영광 기자 jang@di-focus.com >

유정현 의원은 “초고층 및 지하연계 복합건축물 재난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관련, 지난 1~2개월 검토를 거쳐 왔다”며 “아무래도 재난관리에 대해 우리 측이 전문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자 관련 공청회를 개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정현 의원실에서 주관하고 소방방재청과 (사)한국비시피협회가 함께 후원하는 이번 공청회는 오는 3월3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재난관리사, 재난관리지도사, 재난관리 관련업체 및 협·단체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개최된다.

초고층 및 지하연계 복합건축물 주요개선대책

	지난해 10월10일 소방방재청 국정감사에서 최성룡 소방방재청장에게 질의하는 유정현 한나라당 의원

이번 공청회에서 논의될 ‘초고층 및 지하연계 복합건축물 재난관리 특별법’의 주요개선대책으로는 ▲재난예방 및 대비·지원 시스템 개선 ▲연구·기술개발 ▲안전시설 및 장비 보강 등이 꼽힌다. 현재 초고층 및 지하연계 복합건축물 건축 시에는 건축심의위원회에서 방재부분 심의를 실시하고 유지관리 시에는 시특법에서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계획을 수립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시설 규모와 이용 인구를 감안한 재난유형별 재난관리에 대한 검토가 미흡하고 각각 기관에서 수립한 계획들이 시설물의 유지관리 및 경비위주로 작성돼 재난의 예방·대응·수습에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사전재난영향성 검토협의, 재난예방 및 피해경감대책을 수립·시행해야 한다. 또한 시설의 대규모, 용도의 복합화로 소유 및 관리주체가 다수이고 현행법상 감독기관 주도의 안전 점검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재난발생 시 초동조치 등에 대한 유기적인 관계가 미흡해 재난 및 안전관리협의회의 구성·운영, 통합안전점검, 중앙본부장 또는 지역본부장이 직접 지도·감독 할 수 있는 교육·훈련, 방재 및 피난유도를 위한 홍보활동, 총괄재난관리자의 지정, 유해·위험물질 데이터 베이스(DB) 구축 및 주의관리 등 대비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특히 방재실 자체 사고 시 시스템 다운으로 심각한 안전 관리 문제 발생이 우려되기 때문에 종합방재실을 설치해 설계도서 비치, 비상통신망 운영 등 종합적인 재난관리를 하도록 하고, 방재시스템 이중화 체제를 구축토록 해야 한다.

대비 시스템 외에도 자체적인 초동 대응 및 수습체계·긴급구조기관 출동 시 효율적인 구조·구급을 지원할 수 있는 체계 구축, 관계지역 내의 방재 정보를 공유하는 재난관리종합시스템 등의 지원 시스템 개선도 필요하다. 이 밖에도 초고층 건축물 등 재난예방 및 피해경감에 대한 연구개발(R&D)과 CCTV, 연기감지기와 연동 개방되는 카드리더기식 출입문, 내열성 및 보완성이 강화된 방재시스템 선로, 지하공간에 ‘폐가스 감지·경보시스템’의 설치 등의 안전시설 및 장비 보강이 요구된다.

공청회 토론자들 기대 많아

	초고층 화재진압 소방훈련을 실시하는 동작서 소방대원

이날 공청회 토론자 좌장으로 참석할 예정인 김상대 고려대학교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가 재해·재난 방지에 관련해서 부족한 부분이 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재난재해관리 분야 선진국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며 기대를 내비쳤다. 이날 공청회의 발제를 맡은 김찬오 서울산업대 교수는 “이번 특별법의 쟁점 중 하나는 민간시설물에 해당되는 다수의 초고층빌딩 및 지하연계 복합건출물들에 대해 ‘재난관리의 목적으로 국가기관이 관리·감독할 것인지’, ‘그렇다면 수위를 어느 정도 조절해야 할 것인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예를 들어 민간시설물인 초고층빌딩에 국가기관이 입주한 경우 민간 쪽에 재난관리 허술로 국가공무가 마비된다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어진다”며 “모든 상황을 치밀하게 예상해서 세부적으로 법안을 제정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청회의 발제를 맡은 박형주 경원대학교 교수도 “재난관리 방지·관리적인 측면에서 법을 이용해 방법과 제도를 신설해 재난 피해를 예측하고 경감하는 것이 중요하고 초고층 재난대비 관련 특별법은 인프라 허가보다는 소방방재청 등 관련 기관들이 비상사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대안을 내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 참석할 뜻을 밝힌 강희조 목원대학교 교수도 “초고층 빌딩은 우리나라에 긍정적인 경제적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며 “재난경감을 위해 초고층 재난관리 특별법이 빨리 입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희조 교수는 또 “입법 절차가 비교적 까다롭지 않은 의원입법으로 초고층 관련 재난관리 특별법을 빠른 시일 내에 입법하고 차후 수정·보완을 거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각계의 움직임으로 봐서 초고층 빌딩의 사회적·경제적 파급효과는 적지 않다.

이번에 유정현 한나라당 의원이 준비 중인 법이 제정, 공포되고 다소 시간이 경과된 후 시행되는 것을 감안한다면 차후 준·착공되는 초고층 빌딩에 적용될 재난관리 특별법의 입법이 시급한 실정이다. 유정현 국회의원은 “이번 공청회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현재 초안을 만들어 논 법안을 수정, 보완해 빠르면 오는 4월, 늦어도 5월 중에는 입법안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상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