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살리기 사업(이하 4대강 살리기)’ 추진에 관한 찬 반 입장은 아직도 분분하다. 이런 와중에 국토해양부(장관 정종환)는 2011년까지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 완료를 목표로 현재 마스터플랜 수립중이다. 마스터플랜의 용역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조용주)’에서 맡았다. 4대강 살리기는 전 국토를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사업이기 때문에 일선에서 많은 문제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인 시민단체과 지역주민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 이에 국토해양부는 문화,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자문을 바탕으로 마스터플랜을 수립할 예정이다. 특히 지자체 지역주민, 시민단체 등 국민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마스터플랜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난포커스는 4대강 살리기 사업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4대강 살리기를 재난·재해예방, 환경, 법적인 측면으로 접근해 5월에 확정될 마스터플랜에 반드시 고려돼야할 사항을 긴급 점검했다.

< 재난포커스 - 권윤대 기자  gwon@di-focus.com >

4대강 살리기 사업 종합정비 방안은 제방·준설·저류·하천부지 활용 등 종합적인 정비로 홍수, 가뭄 등 재난·재해에 안전하면서도 활용도 높은 하천공간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난·재해 예방 높인다
홍수 가뭄 및 지구온난화에 대비한 물 문제 해결을 위해 중소규모댐, 저류지 건설 등 홍수 저류공간을 확보한다. 또 하천제방 단면을 확대하고 필요구간은 월류에도 안전한 수퍼제방을 축조해 안전도를 높인다. 과도한 퇴적으로 단면이 축소된 구간은 준설을 통해 홍수 소통 공간을 확보하고 수로를 정비한 후 여기에 보를 설치해 안정된 수위를 유지한다. 가둬진 물은 지하 수위 유지 및 가뭄시 비상용수 공급에 활용한다. 농업용저수지는 개량을 거쳐 수질개선을 위해 순환시키고 습지를 조성해 수질 정화기능을 향상시킨다.

하천공간의 합리적 정비를 통한 이용 극대화 방안으로는 저수로 정비 및 설치로 확보되는 수면은 수상, 관광, 레저 및 소수력발전 등에 활용하고 둔치는 계단식으로 정비해 활용도를 높인다. 둔치에서 침수가 잦은 부분(절토부)은 습지 등 생태공간을 조성하고 침수가 잦지 않는 곳(성토부)은 문화, 예술 등 다양한 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한다. 특히 수질개선과 환경복원을 위해 둔치 내 경작은 최소화시킨다는 방침이다. 천변저류지, 슈퍼제방 등으로 조성되는 부지는 수목, 습지 등 녹지벨트 조성 및 태양광발전을 통한 신재생에너지 생산으로 이산화탄소 저감 등 녹색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상류부터 하류까지 연결하는 자전거길을 설치하고 산책로, 체육공원 등의 설치로 주민들의 휴식 및 여가공간을 확보한다. 4대강 살리기를 통한 기대효과는 크게 10가지다. 홍수를 막아 재난을 예방, 물부족에 대비 가뭄시 쓸 수 있는 물을 확보, 물을 깨끗하게 유지, 녹지벨트를 조성, 무공해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 일자리 창출, 전국을 고르게 발전, 수변 친수공간 조성, 수상레저 활성화, 새로운 여가활동의 기회제공이다.

정부에서 제시한 사업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조직으로 국토부, 환경부(장관 이만의) 등 6개 부처와 지자체, 유관기관 합동으로 ‘4대강 살리기 기획단’이 설치됐다. 이와는 별도로 각 유역별 지방국토관리청에 4대강 살리기 사업집행을 위한 ‘4대강 살리기 사업팀’이 신설됐다. 또 연구용역 추진과정에 도움을 줄 ‘자문위원회’를 구성했고 국토부 산하 5개 지방청 주관 하에 의견을 반영시킬 ‘지역협의회’도 구성중이다.

관리주체와 사업대상 분명해야
환경단체 관계자들의 의견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사업 대상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재난·재해의 측면에서 역시 마찬가지다. 문제는 재난·재해발생의 근본원인을 잘못 파악하고 있다는 데 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정기영 부장은 4대강 살리기에 있어서 사업 대상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기영 부장은 또 “4대강 살리기 사업에 있어서 본류가 아닌 지천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주장과는 다르게 강의 본류는 죽지 않았고 문제가 되는 것은 강의 지류”라는 주장이다.

그 예로 “수해의 대부분은 강의 본류가 아닌 지류의 하천 즉 지천에서 일어난다”고 한다. 따라서 “4대강 살리기가 재난·재해 예방을 목적으로 한다면 강의 본류보다는 지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정기영 부장의 입장이다.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국토해양부 4대강 살리기 기획단 관계자에 의하면 “4대강 살리기의 대상은 대부분 국가하천의 본류이고 지류에 관한 사업은 소방방재청에서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방방재청 재해경감과 관계자 역시 “소방방재청에서 진행하고 있는 소하천정비사업과 4대강 살리기는 거의 연관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 팀장은 “하천에 대한 관리주최가 너무 많아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하천의 관리주최가 나뉘는 경우 담당구역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본류의 정비를 통해야 개선이 가능한 지류 또는 반대의 경우 일관 돼야하는 사업을 두 개의 주최가 진행하면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로 불필요한 시공이나 중복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4대강 살리기 본연의 목적이 재난·재해예방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간과해서는 안 될 사항이다. 사업을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사업기간 동안 하천관련사업을 총괄하는 프로젝트팀을 만드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

현실적인 예산 확보 필요
정기영 부장은 “금강의 경우 하굿둑의 불건정성에 의해 하천 오염, 생태계 파괴와 같은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며 “따라서 하굿둑을 없애는 등의 생태계 복원을 통한 재해예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하굿둑을 대처할 시설물이 없는 상태에서 하굿둑을 틀수는 없다. 이에 전남도청 영산강사업지원단 관계자는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사업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며 “하굿둑의 존재로 인한 생태계파괴의 문제가 있음을 알고 있지만 하굿둑을 트는 것으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을 뿐더러 농업용수부족과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하굿둑을 대신할 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하굿둑을 트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경우에서 사업을 계속해서 진행할 경우 2차, 3차의 재시공을 유발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때문에 예산을 확보하고 문제에 대안을 세운 후 사업을 진행해 나가야 한다.

생태계 파괴의 주범은 법?
영산강사업지원단 관계자에 따르면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관련해 최우선으로 하고 있는 목표는 수질개선과 재해예방이며 차후 목표로 관광과 같은 자원개발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영산강 하구쪽은 배가 뜰 수 있을 정도의 수심을 가지고 있으나 상류는 나무와 흙, 모래가 쌓여 배가 뜰 수 없다”며 “과거에는 나주까지 배가 드나들었다는 것을 고려할 때 과거에 비해 수심이 낮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모래와 흙을 파내고 수심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유지해 강을 지속적으로 활용 가능한 상태로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강바닥을 파내 하천을 재정비하는 경우 생태계 파괴 문제를 피해갈 수 없다. 4대강 살리기 사업 관계자는 “현재의 법으로는 하천구역내에 사전 계획되지 않은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생태계 파괴 문제에 대해 돌아가는 길이 없다는 것이다. “공사중 사전계획과는 다르게 생태계 보호를 위해 시설물을 설치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런 경우 하천법에 의해 시설물 설치가 불가하다”고 밝혔다. “무분별한 개발을 하겠다는 것이 아닌 상황에 적합한 공사를 위함이지만 법으로 규제돼있다”는 것이다.

또 관계자는 굴포천의 예를 들며 “굴포천의 경우 심각하게 환경이 파괴된 상태로 친환경 공법이 잘못 적용된 예라 할 수 있다”고 했다. “굴포천의 경우 생태계와 시설물이 공존할 수 있는 시설구조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이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특별법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는 하천법에 의해 하천구역에 사전허가 없이 시설물을 설치할 수 없다.

‘특별법 제정’과 ‘사업비 확보’ 우선
내용을 종합해 보면 하천정비사업의 혼돈을 줄이기 위해 소방방재청과 국토해양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한 사업계획 설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천의 본류와 지류의 담당 기관이 다르다면 재난·재해예방사업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때문에 한 기관이 하천정비 업무를 총괄하거나 또는 두 기관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필요에 따라서는 프로젝트팀을 구성해 재해예방지역의 선정과 예방사업과 같은 재해예방에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또 중복되거나 재해지역을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또 4대강 살리기의 목적과 경제성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4대강 살리기를 통한 하천정비 사업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거나 경제성을 갖지 못한다면 4대강 살리기에 투입되는 예산 15조원이 그저 흙을 파내고 메꾸는데 사용한 꼴이 되고 만다. 때문에 하천정비를 통한 재난·재해 예방이라는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 또 4대강 살리기의 일자리 창출효과는 지속적인 것이어야 한다. 4대강 살리기 진행 이후 지속적으로 일자리가 창출돼야 한다.

이에 영산강사업지원단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관광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며 “관광인프라 구축을 대운하 사업과 관련지어 무조건적인 반대를 하는 것은 옳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4대강 살리기가 자연친화적이고 재난·재해 예방에 실효를 거둬드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특별법제정이 필요하다. 하천법에서 하천구역에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과 관련된 조항을 보면 “지방하천의 경우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지방청이나 지방자치단체에 권한을 위임한다”고 돼있다.

국토해양부 하천계획과 관계자에 의하면 “하천구역내에 시설물을 설치해야 하는 경우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 하고 지방 1~2급 하천은 중앙에서 3~4급 하천은 자치단체에서 총괄한다”고 한다. “허가에는 일반적으로 20일이라는 기간이 소요되며 현재 법상으로 하천구역에 시설물을 설치하는데 제한이 있고 이는 생태계보호와 재난·재해 예방을 위한 시설물에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기관은 허가에 걸리는 기간 동안 기존 하천기본계획에 어긋나지 않는지와 계획 변경시 하천공사간 유지관리에 필요한 것들을 고려한다”고 했다.

“기관에서 하천정비사업을 하기에 앞서 연구용역과 하천에 대한 친환경적인 공사법 등을 사전에 고려한 사업계획을 세우기 때문에 돌발적으로 시설물을 설치해야 할 경우 재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이 사업 진행 일선에서 필요로 하는 실질적인 법규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4대강 살리기는 생태계 파괴의 위험을 알면서도 조치를 취할 수 없는 실효성이 떨어지는 사업이 되고 만다. 또 사업을 용역업체에 맡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입찰방식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4대강 살리기 사업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의 입찰방식은 올해 초의 조기집행으로 인해 사업기간이 지나치게 짧아져 문제가 된다”고 한다. “짧은 사업기간동안 시공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업체는 입찰을 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또 “이런 짧은 시공기간은 하천구역내 시설물 설치 허가를 받아내는 기간을 보장치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입찰을 하는 업체는 입찰조건을 겨우 충족한 정도의 품질을 제공하거나 경력이 부족한 업체일 가능성이 높고 이런 과정을 통해 품질이 떨어지는 시공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스터플랜에는 4대강 살리기 일선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수렴이 있어야 두번, 세번의 예산이 중복투자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충분한 의견 수렴해야
최근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예산이 당초 13조9000억원에서 크게 증가했다는 주장이 있었다. 그리고 국토해양부는 이에 대한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보도자료 내용은 “아직 사업의 구체적인 사안이 나오지 않아 예산이 정확하게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5월 마스터플랜이 나올 때 까지는 아무것도 확정된 것이 없다”는 것이 ‘4대강 살리기 기획단’의 입장이다. 여기서 우리는 예산 증가만을 문제 삼을 것이 아니라 예산이 어디에 쓰일 것인가를 문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또 정부는 예산 책정 과정을 투명하게 하고 국민에게 공개해 신뢰를 줘야한다. 무엇보다 정부가 사업 이전에 확실히 해둬야 할 것이 있다. 사업의 목적과 결과물이다. 지금과 같은 확실치 못한 목적을 가지고 사업을 진행해 나가려면 수많은 반대에 이도저도 아닌 사업이 될 수 있다. 현재 영산강 사업지원단에서는 하굿둑의 통선문을 넓히는 사업을 계획 중이라고 한다. 통선문을 넓히는 이유가 4대강 살리기가 대운하 사업의 기초공사이기 때문인지 4대강 살리기의 관광 인프라 구축 때문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작은 의혹이 쌓여 불신을 만들어낸다. 최지현 팀장은 “하천정비사업은 4대강 살리기라는 명목아래 시행되는 것이 아닌 기존의 하천정비사업의 연장선상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4대강 살리리기 사업에 지역협의회나 환경단체의 의견을 수립하다는 것은 전제 자체가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하는데 있기 때문에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진행을 돌려서 말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정부는 사업의 목적을 확실히 해야 한다. 또 사업의 투자한 예산 이상의 이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해내야 한다. 창출이 발생했다고는 하나 투자한 자본에 미치지 못하거나 또는 특정 기간 동안으로 한정된다면 4대강 살리기 사업은 투자만 반복되는 실패한 사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