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부터 우리나라는 긴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 강수량 부족으로 인한 저수율의 저감, 지구 온난화 현상, 해수면 온도의 높고 낮음으로 일어나는 엘리뇨·라니냐 현상 등으로 인한 물 부족 문제가 심각한 고민거리로 대두되는 상황에 김진선 강원도 지사는 재해지역 선포를 요구 했다. 현재 전국 8개 시도 44개 시·군이 제한급수 지역으로 분류됐고 이중 강원도 태백시는 이미 제한급수에 들어간 지 2개월이 넘었다. 한국수자원공사(사장 김건호)는 지난 2월5일 가뭄극복 비상대책회의를 열었고 3월3일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가뭄종합대책을 수립했다. 기상청(청장 정병성)은 이 가뭄이 봄철 내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정부대책이 하루빨리 실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재난포커스는 수자원 관련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2009 가뭄 심포지엄’에서 나온 내용과 정부의 가뭄종합대책을 진단한다.

< 재난포커스 - 김수한 기자  ins@di-focus.com >

박종기 태백시장은 “일부 학교에서 빵과 우유로 급식을 대신하고 수돗물 공급이 완전히 끊긴 고지대 주민들은 급수차량에만 의존하고 있다”며 지역의 위기상황을 호소하고 전국기업체, 기관, 단체 등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이에 많은 단체에서 태백지역 가뭄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생수와 식수를 지원하고 있지만 근원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노후관로 누수율 ‘47%’

	사진1. 김덕진 광주교육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 사진2. 김현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자원연구실 박사 사진3. 변희룡 부경대학교 환경대기과학과 교수 사진4. 김영오 서울대학교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

태백시상수도사업소(소장 윤갑식) 관계자에 따르면 태백시는 지난 1월12일부터 광역상수도 공급량을 평일의 50%로 줄여 제한급수를 시작했다. 급수구역을 오전에 4구역, 오후에 3구역 총 7개 구역으로 나눠 공급하고 있어 주민들은 하루 3시간씩 수돗물을 공급 받을 수밖에 없다. 고지대 지역 주민들은 문제가 더욱 심각해 급수차 34대로 하루 1200톤 지원되는 물로 근근히 버텨내고 있다. 가뭄의 영향으로 물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20년이 넘은 상수도의 노후관로에서 발생하는 누수율이 47%나 된다. 이에 태백시는 노후관로 176㎞에 대한 정비비용 300억원, 동결관로 정비비용 45억원, 지하수 개발비용 22억원, 비상급수운반 10억원 등 국비 총 422억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허나 현재 20억원도 못 미치는 국비 지원으로 태백시는 매우 힘든 상황에 놓여있다. 게다가 태백상공회의소(회장 박학도), 태백시번영회(회장 김진필) 등의 사회단체에서 정부에 요청한 가뭄으로 인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도 일정 피해액을 기준으로 한 현행 규정의 선포 요건에 충족되지 못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본부장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아 주민들은 목마름에 한숨만 쉬고 있다.

1973년 이후 2번째로 강수량 적어
변희룡 부경대학교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올해 가뭄의 원인을 작년 남부지방 장마가 조기에 종료됐고 남부지방 가을장마가 없었다”며 “태풍이 한반도를 비껴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7월 태풍 ‘갈매기’는 군산앞바다에서 소멸됐고 9월의 ‘실라코’와 10월의 ‘장미’는 아주 약한 비만 뿌리고 지나갔다. 권원태 기상청 국립기상연구소 박사는 현재의 강수량 부족현황을 “2008년 7월 이후 남부 일부 지방은 평년 강수량의 26~47% 정도로 강수량이 매우 적었다”며 “한반도 강수량은 평균적으로 1973년 이후 2번째로 적었다”고 밝혔다.

	'2009 가뭄 심포지엄'에서 종합토론을 하고 있는(왼쪽부터) 김일국 한국하천협회 회장, 심명필 인하대학교 교수, 곽결호 전 수자원공사 사장, 이원식 국토해양부 수자원개발과 과장, 오재호 부경대학교 교수, 김승 수자원의 지속적 확보기술개발 사업단 단장

이 현상의 원인은 첫째로 작년 7~8월에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에 비해 이례적으로 북쪽으로 편재해 우리나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오래 머물었고 9~10월에는 동서고압대의 영향을 받아 맑고 건조한 날씨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앞서 변희룡 교수도 언급했던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이 별로 없었다는 것을 두 번째 원인으로 보았다. 세 번째 원인은 엘니뇨, 라니냐 감시구역(Nino3.4 지역 : 5S~5N, 170W~120W)의 해수면 온도로 꼽았다.

작년 9월부터 약한 저수온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저수온 상태가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 강수량은 평년보다 적은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현재도 약한 저수온 상태를 보이고 있어 평년보다 다소 낮은 경향이 봄철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리고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으로 건조한 날이 많겠으며 강수량은 평년(260.8㎜)과 비슷하거나 다소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강수량이 2월에서 5월까지 평년 강수량 수준일 경우에도 가뭄 현상은 봄철 내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5월말까지 비상용 관정 개발
심기오 소방방재청 국립방재연구소(소장 이윤호) 박사는 ‘2009 가뭄 심포지엄’에서 국가안전관리집행계획을 토대로 진행됐거나 시행되고 있는 정부 부처별 가뭄 대책에 대해서 소개했다. ▲기상청은 강수량 분석 및 강수 전망 파악을 ▲농림수산식품부는 영농대비 가뭄대책 마련과 농촌용수개발사업 추진으로 수리답 조성 등을 ▲환경부는 관정개발, 송수관로 작업, 소규모 수도시설 개량사업 등을 ▲국토해양부는 용수공급, 다목적 댐 운영, 지하수 개발, 비상급수 지원 등을 ▲국방부는 군부대 가뭄대책과 대민 급수지원을 ▲소방방재청(중앙안전대책본부)은 자치단체 가뭄대책 추가예산 건의사업, 국가차원 가뭄재난 상황관리 기준마련, 홍수부담 경감 및 대체 수자원확보를 위한 우수저류시설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가뭄으로 광동댐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3월3일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가뭄종합대책을 단기대책과 중장기대책으로 나눠 수립·발표했다. 중요한 정책 몇 가지를 살펴보면 정부는 시급한 단기대책에 대해 ▲가뭄지역의 추가확산에 대비해 5월말까지 1055개소의 비상용 관정을 추가로 개발하고 기존의 민방위용 관정(521개소) 등을 생활용수로 최대한 활용토록 우선 조치 ▲극심한 공급부족을 겪고 있는 강원 태백권의 광동댐 유역에 대해서는 월별 계획을 수립해서 단계별로 용수를 공급하고 8만8000톤에 달하는 퇴사를 준설 ▲본격적인 영농이 시작되는 4~5월에 대비해 저수지와 하천 및 배수로 물가두기 등 중점 추진 ▲이미 배정 돼 있는 가뭄대비 용수개발비(230억원), 재해대책비(100억원), 저수지 준설사업비(300억원) 등도 조기 집행할 계획을 세웠다.

중장기적 대책은 ▲안정적인 식·용수 확보를 위해 누수율이 높은 노후수도관 총 2만5000㎞(전국) 개량 ▲상수도 급수체계를 현행 164개 지자체 개별 운영체계에서 9개 대권역, 26개 중권역으로 조정하며 상수전용 저수지 보강(15개소) ▲농어촌·도서 급수취약지역 식수원개발(급수율 70% 목표) 및 소규모 수도시설(7천여개소) 개량사업 추진 ▲17개소에 달하는 식수전용 저수지와 9개소의 지하댐 개발 ▲산업단지 하수처리수의 공업용수로의 재이용 확대 ▲ 7개소의 중·소규모 댐 건설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논면적의 82% 이상을 수리답으로 조성하고 지표수를 개발 ▲4대강 주변에 농업용 저수지도 보강해 나갈 예정이다.

가뭄 끝나면 진행 중 사업 중단

	사진1. 권원태 기상청 국립기상연구소 박사 사진2. 황필선 한국수자원공사 물관리센터 실장 사진3. 정찬기 한국농어촌공사 수자원관리처 처장 사진4. 심기오 소방방재청 국립방재연구소 박사

심기오 박사는 “가뭄이 닥쳐왔을 때 근본적인 대책이 무엇인가를 논할 때는 항상 수자원의 ‘개발’ 쪽으로 생각하게 된다”며 “하지만 개발보다는 ‘보존’ 쪽으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개발’이란 지하댐, 강변여과수, 해수담수화, 해양심층수, 인공강우 등의 대체 수자원확보 문제이다. ‘보존’은 기존의 중소규모 저수지와 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대체 수자원확보도 물론 중요하지만 장기적 측면으로 볼 때 기존의 저수지와 댐을 관리 잘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가뭄사태가 심각해져 시급한 단기사업들을 추진하다가도 가뭄이 해결되면 중도에 그만두게 된다. 처음부터 예산을 조기 확보해 가뭄에 대한 선관리 매뉴얼을 만들어서 장기적인 대책에 더 투자해야 한다. 광역으로 연계되는 수로 하나만 완성돼도 가뭄극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오재호 부경대학교 환경대기학과 교수도 태백지역의 예를 들며 “가뭄대책이 이재민 구호차원의 성격이 돼서는 안된다”며 “장기적인 대책마련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00만명 사망 예 있다
지난 3월11일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수자원의지속적확보기술개발사업단(단장 김승)이 주관하고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안병만), 국토해양부(장관 정종환), 농림수산식품부(장관 장태평), 산림청(청장 정광수), 기상청이 주최하고 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조용주), 한국농어촌공사(사장 홍문표), 한국수자원공사, 대한토목학회(회장 편종근), 한국기상학회(회장 오재호), 한국농공학회(회장 이정재), 한국물학술단체연합회(회장 송재우), 한국수자원학회(회장 지홍기), 한국하천협회(회장 김국일)의 후원으로 수자원에 관련된 많은 전문가들이 모인 가운데 ‘2009 가뭄 심포지엄 : 가뭄의 역사, 현황, 대책 그리고 극복기술’이 열렸다.

심포지엄은 초청강연과 3개의 세션 그리고 종합 토론으로 이뤄졌다. 김덕진 광주교육대학교 사회교육학과 교수의 초청강연 ‘기근은 우리 역사에 무엇을 남겼는가’로 시작해 7시간 토론이 진행됐다. 김덕진 교수는 우리나라의 역사기록에서 과거의 가뭄 흔적들을 찾아내어 기근이 사회적으로 미친 영향에 대해서 분석했다. 대기근은 국가 전체를 흔들어 놓을 정도로 막강한 위력을 지녔다고 강조하면서 경신 대기근, 을병 대기근으로 굶주림과 전염병으로 100만명 가량 사망한 예를 들었다. 기근으로 비롯한 정치적 갈등, 사회적 신분의 변화, 경제적 상황 등 주로 정치, 경제, 사회분야에 대해 살펴봤다.

9월까지 댐 가득 차지 않으면 가뭄 이어져
오재호 교수를 좌장으로 한 첫 번째 세션은 ‘가뭄의 역사, 분석, 예측’이란 주제로 시작됐다. 첫 번째로 김현준 박사(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한반도 2000년간의 가뭄 기록’에 대한 연구발표가 이뤄졌다.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근·현대까지의 가뭄의 기록적 측면과 조선시대의 가뭄대책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이야기했다. 삼국사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등에 실린 역사기록 속 가뭄의 기록을 취합해 수치화했다.

조선 지배층의 가뭄에 대한 시각은 사람의 도리를 다 못했을 경우나 음양의 조화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에 발생한다는 성리학적 유교 사상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로 인한 조선시대의 가뭄대책은 자아성찰이 가장 먼저 이뤄졌다. 재정절약, 기우제, 내한품종, 농서발간, 정책수렴, 제언축조, 수차보급, 강우측정의 조선시대 가뭄대책들을 설명했다. 이어 변희룡 교수의 ‘동아시아의 2009 가뭄 현황과 전망’에 대한 연구발표가 있었다. 가뭄문제는 예측이 힘들다는 문제가 가장 크다.

하지만 변 교수는 정확치는 않지만 가뭄을 예측하는 몇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한반도는 여름에 강수가 집중되는 기후특성을 가지므로 9월 말까지 댐이 가득차지 않으면 가을, 겨울, 봄철에 가뭄이 오는 것은 예외가 드물다는 단순명료한 예측방법이 있다. 또 유사연도를 찾아 예측하는 방법으로 가뭄지수를 이용해 EDI(Effective Drought Index)자료 분석도 있다. 올해의 가뭄은 1977년과 1995년에 발생한 가뭄발생 위치와 강도 그리고 시기가 유사하다.

그 두 해와 비슷하리라고 추측한다면 내년 장마철 전에 가뭄강도가 아주 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세 번째로 발생주기로 알아보는 방법이 있다. 124년, 38년, 6년 주기가 우리나라에 가뭄이 일어나는 큰 주기인데 최근 이 세 주기가 겹쳐서 접근하고 있는 현상을 보여 2010~2012년을 시작으로 큰 가뭄이 올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오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수문학적 가뭄전망 기술과 댐 운영 전략’의 주제를 연구발표 했다.

	사진1. 정용호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박사 사진2. 정상만 공주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사진3. 이동륭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사진4. 고익환 한국수자원공사 수자원연구소 소장

가뭄전망을 위해서는 활용 가능한 기후정보가 존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GDAPS(Global Data Assimilation and Prediction System)는 가뭄전망에 활용이 가능하리라 판단됐다. 월단위의 경우 발생 가능한 과거 여러 기상 시나리오들을 동시에 강우유출모형에 입력해 같은 수의 유출 시나리오들을 생성한 반면 주단위의 경우는 GDAPS 강우예측 시나리오 하나만을 강우유출모형에 입력해 단일한 유출예측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유출예측 시나리오를 M-SWISI(Modified Surface Water Supply Index)라는 가뭄지수에 입력해 예측 가뭄지수를 계산하고 이에 따라 가뭄전망을 실시했다.

또 가뭄년도에 대한 특별한 댐 운영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이를 EOP(Emergency Operating Policy)라 명명하고 기본개념은 미래가뭄에 대비하기 위해 현재 방류량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현재 방류량 감소계수(Rationing Ratio)를 계산하는 것이 그 초점이다. 김 교수는 EOP를 사용하면 소규모의 물 부족은 늘어나지만 큰 가뭄은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퇴적토 준설사업 확대 시행
두 번째 세션은 ‘가뭄의 현황과 대책’이라는 주제로 김국일 한국하천협회 회장이 좌장을 맡았다. 권원태 박사는 ‘2009 가뭄의 기상학적 현황’을 발표했다. 2008년에서 현재까지의 기상통계자료들을 기반으로 겨울철 기상 및 강수량 부족현황과 2009년 기온, 강수량 전망,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한반도 기후변화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황필선 한국수자원공사 실장은 ‘가뭄 및 다목적댐 운영 현황과 전망’에 대한 주제를 발표했다. 전반적인 강수현황, 수문기상 상황과 댐의 저수현황을 통해 가뭄 현황을 분석했다.

	태백시 고지대 거주 주민들에게 인근 군부대에서 용수공급 대민지원을 펼치고 있다

가뭄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홍수기말 저수율을 예년대비 85% 수준까지 확보한 댐 운영 상황을 살펴보고 가뭄과 홍수에 대한 댐의 운영기준과 함께 향후 용수공급전망도 제시했다. 물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강원태백지역과 낙동강수계에 대해서는 주요 댐 운영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정찬기 한국농어촌공사 처장은 ‘가뭄에 따른 농업용수 확보 대책’을 발표했다. 항구적 가뭄대책으로 시행중인 농촌용수개발사업의 조기완공과 농촌용수 사업가능 대상지 추가 발굴 및 신설, 저수지 퇴적토 준설사업을 년차적으로 확대 시행해 저수지 내용적을 크게하는 등 권역별 통합급수체계를 구축을 조기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심기오 박사의 ‘가뭄 극복을 위한 대책 방안’에 대한 발표도 이어졌다. 심 박사는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입장에서 대응 고려사항과 강수량, 평균온도 변화 등에 대해 설명했다. 그리고 기상청, 농림수산식품부, 환경부(장관 이만의), 국토해양부, 소방방재청(청장 최성룡)의 가뭄발생에 따른 단기 및 중장기 대책을 살펴봤다. 두 번째 세션의 마지막으로 정용호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최완용) 박사의 ‘산림유역의 갈수기유량 및 토양수분 특성’에 대한 연구발표가 이어졌다.

산림이 빗물을 머금었다가 서서히 흘려보내는 역할이 인공 댐과 같은 기능을 한다고 이름 붙여진 녹색 댐에 대해서 설명했다. 국토의 65%인 숲을 이용해 녹색댐 기능 즉 홍수조절기능, 갈수완화기능, 수질정화기능을 높이는 방안을 살펴봤다. 광릉 침엽수인공림, 광릉 활엽수천연림, 양주 사방지혼효림에 집중관측유역을 두고 녹색댐 효과로 인한 물 유출 상황과 토양 저수량 등을 시기별로 분석해 발표했다.

선진국 기술 수준 대비 85% 향상
‘가뭄 극복기술’이란 주제의 세 번째 세션은 심명필 인하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첫 번째로 정상만 공주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가 ‘국가 가뭄정보시스템 구축’에 대한 주제를 발표했다. 가뭄자료 수집 및 관리를 위한 가뭄자료관리 시스템, 가뭄현황, 전망, 예측을 위한 가뭄분석 시스템, 가뭄피해액 및 취약성 평가를 위한 가뭄평가 시스템, 가뭄피해경감을 위한 가뭄대책 시스템 등이 통합적으로 관리 운영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1. 박승우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사진2. 김용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구환경 연구본부 박사

가뭄재해 정보시스템 구축 전략과 구성에 대해 살펴보고 개발 및 운영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가뭄재해 정보시스템을 통해 행정구역별로 피해정보와 가뭄심도별 대책방안을 제공하고 웹기반의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다양한 사용자들이 자유로이 접속해 가뭄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뭄에 대한 대비 및 대응을 함으로써 피해규모를 경감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 이동률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사가 ‘가뭄과 수자원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물 수요량은 증가추세에 있으나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수자원은 한정돼 있고 가뭄의 정도에 따라 가용 수자원은 더욱 감소하게 된다. 이에 따른 수자원 확보 대책으로 지표수 개발(댐, 저수지), 지하수 개발, 해수 담수화, 빗물·하수처리수 이용, 광역공급망 구축 등을 예로 들며 수자원 계획의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고익환 수자원연구소 소장은 ‘기후변화와 극한 가뭄에 대비한 유역 물관리 기술’을 주제로 연구발표 했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지난 2001년부터 시작해 2011년 완성을 목표로 수량과 수질을 동시에 고려한 유역 단위의 통합수자원 관리기술인 유역물관리 운영기술(IRWMS, Integrated Real-time Basin Water Management System)에 대해 설명했다. 주요 기능으로는 ▲다양한 강우, 유출 분석 기능 ▲다지점 연속 유출 예측 기능 ▲장단기 저수지 운영 목표 수위 설정 기능 ▲유역 물 배분 및 계획, 평가 기능 ▲장단기 정상 및 비정상 하천 수질 예측 기능 ▲하천, 저수지를 연계한 수질 분석 기능 ▲실시간 저수지 탁수 예측 및 모니터링 기능이 있다.

이를 가뭄대비 저수지운영, 수자원 계획에 활용한 예를 보여주고 수량과 수질을 해석하는 다양한 기술과 시스템의 현장 적용과 검증을 통한 범용화와 상용화를 통해 기술의 완성도를 높여 나가게 되면 이수 및 수질환경생태를 고려한 댐-하천 연계한 유역수자원관리 역량을 선진국 물관리 기관들(미국 개척국, 테네시 유역관리청, 호주 eWATER CRC) 기술 수준대비 85% 이상 향상시키게 된다고 강조했다.

박승우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는 ‘하수처리수의 재처리 및 농업용수 재이용기술’에 대한 연구발표를 했다. 하수재이용은 정부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장려하고 있는 녹색뉴딜사업 중 하나로 물부족을 해소하고 공공수역으로 배출되는 오염부하량의 총량 삭감 및 상수 사용량의 절감,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한다는 측면에서 필요하다. 하수처리수를 재처리해 대체수자원으로 이용함으로써 수량, 수질, 생태환경적 측면에서 유리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수를 재이용해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기술개발을 진행 중이고 수원병점지구, 제주판포지구에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농업용수 재이용 연구결과, 공중보건 위해성 평가 결과, 농업용수 재이용기술 현황과 전망에 대해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용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장호완) 박사가 ‘지구환경변화에 따른 물부족 대응전략: 지하수 인공함양기술’에 대해 발표했다.

지하수 인공함양 기술이란 강수, 지하수 및 하천 처리수 등을 정호, 인공함양 분지, 수로, 지하댐, 우수 침투 시설 등의 인공시설 또는 지표조건을 변경해 인공적으로 대수층에 함양시키거나, 불포화대 및 충적층의 투수 성질과 정화능력을 이용해 양질의 수자원을 확보하는 기술이라 설명했다. 김 박사는 제주도에서 인공함양기술 실용화 사업을 진행중이다. 그 이름은 제주친화형 대수층 인공함양 기술(J-ART, Jeju-friendly Aquifer Recharge Technology)이다.

고지대 하천에서 강수에 따른 돌발유출이 발생할 때 하류 하천 생태 및 자연적인 함양현상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하천 유출수의 일부를 취수해 적절한 수처리를 거친 후 불포화대에 위치한 주입정을 통해 주입함으로써 오랜 시간 동안 대수층을 통해 흐르게 함으로써 바다로 버려지는 하천수를 지속적으로 이용 가능한 수자원으로 전환하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종합토론 시간에 김용제 박사는 제주도는 특수지역으로 높은 투수율로 인공함양 기술이 적용된 것이고 내륙에 실용화된 사례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종합토론은 곽결호 전 수자원공사 사장을 좌장으로 각 세션의 좌장들과 김승 단장, 노재화 국토해양부 수자원정책관을 대신해 이원식 과장(국토해양부 수자원개발과) 토론자로 참여해 토론했다.

국가 재난 차원 가뭄으로 인식해야
김국일 회장은 “국가 재난 차원 문제로 가뭄을 인식하고 이번기회로 물 정책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나가야 된다”며 “가뭄 대책은 치수대책과 동일선상에 놓고 정책수립을 수립해야 된다”고 말했다. 모든 우리나라 국가수자원시설들을 극대화시키고 연계시켜야 된다. 전국 가뭄 위험도를 작성해서 꾸준하게 투자 우선순위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승 단장은 “가뭄이 심각하다는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또 “수자원운용에 대한 정보는 원활한 공유가 이뤄져 수요자들이 바로 이해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재호 교수는 “지구온난화 등 장기적 측면을 바라보는 ‘기후변화’와 5~6년 사이를 기준으로 하는 ‘기후변동’의 말 차이에 따라 구분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