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공상 소방관 자녀의 자립을 위한 ‘함께 웃는 밝은 미래’ 장학금 수여식이 오는 3월27일 네 번째 돌을 맞는다. 이날 서울 중구 태평로에 위치한 프레스센터에서는 최성룡 소방방재청 청장, 서정식 대한소방공제회 이사장, 장성필 동방전자산업 대표이사 등 소방관계자들이 참석해 장학금 수여식이 열린다. 장학금 수여 대상자는 순직·공상 소방관의 자녀들 중 대학생과 중·고등학생 13명이다. 장학금 수여대상은 ‘드림(Dream) 장학생’ 2명에게는 300만원씩, ‘뷰티(Beauty) 장학생’ 5명에게는 200만원씩, ‘에너지(Energy) 장학생’ 6명에게는 150만원씩 총 2500만원의 장학금이 지급된다. 3월19일 현재 51명이 장학금 신청을 한 상태이다. 장학금을 받게 되는 수여자는 오는 24일 확정될 예정이다. 재난포커스는 순직·공상 소방관 자녀를 위한 장학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장성필 동방전자산업 대표이사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 재난포커스 - 김수한 기자  ins@di-focus.com >

	장성필 동방전자산업 대표이사

장학사업을 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가?
 - 소방에 관련된 업무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화재로 인한 사건, 사고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불속에 뛰어드는 소방관이나 공무 중에 순직한 소방관들의 뉴스를 보게 됐고 소방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우리가 제품을 확실하게 만들었으면 소중한분들이 죽음에까지 이르지는 않았겠는가’하고 생각했다. 저희 회사에서 장학사업을 시작한 2006년도에는 순직 소방관들에 대한 처우라든지 복지가 굉장히 미약했다. 지금은 많이 개선 돼가고 있지만 그래도 생활의 어려움을 겪는 소방 공무원들과 그의 가족들이 많다.

조금이나마 짐을 덜어주고 그들의 희생에 대해 자부심을 갖게 하고자 장학금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저희 회사가 소방방재청에 건의해서 장학금 수여행사가 시작됐고 제1회 행사에는 순직 소방관의 자녀들 위주로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후 소방방재청으로부터 공상으로 중증 장애를 당하신 분의 가족들도 순직하신 소방관 가족들 못지않게 힘들다는 이야기를 듣고 제2회 행사부터는 공상을 입은 소방관 자녀들까지 그 범위를 확대했다.

장학사업을 함께 진행하는 세 주체(소방방재청, 대한소방공제회, 동방전자산업)의 역할은 무엇인가?
 - 동방전자산업은 전반적으로 장학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운영하는 주체로서 학생들에게 수여할 총 장학금 2500만원을 마련하고 장학금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소방방재청은 장학 프로그램을 공식화해 각 지역 소방서에 내용을 전달하는 일과 학생들의 신청을 받고 추천하며 대한소방공제회는 장학금을 받아서 집행하는 역할이다. 장학금을 신청한 학생들을 심의하고 선별해 자격에 맞는 학생을 선발하는 일 역시 대한소방공제회의 역할이다.

장학사업을 진행하면서 애로사항은 없는지?
 - 애로사항이라기 보다는 3년간 진행하면서 장학금의 규모나 액수를 더 늘리지 못한 점이다. 행사를 정규 프로그램으로 만들기 위해 소방 공무원들의 땀과 노력을 생각하고 점차 그 규모를 늘려가며 이들에 대한 지원을 늘리도록 노력할 것이다.

장학금을 받은 소방관 자녀들의 안타까운 사연도 많을 것 같다.
 - 모두 다 안타깝다. 심의하고 선별하는 과정을 거치는 모든 사연이 다 안타까운 내용들이라 심사하기가 무척 어렵다. 적은 금액의 장학금이지만 장학금을 받은 학생 가족분들께서 큰 도움이 되고 힘이 된다고 말씀하실 때에는 보다 더 장학금 수여 혜택을 확대해 제공치 못한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제1회 장학금 수여식에서 만난 학생 중에는 아버지의 뜻을 이어 소방학과에 진학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학생이 있었는데, 비록 아버지가 불의의 사고를 당했지만 그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아버지를 존경하는 마음을 보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

장학금의 규모와 진행에 있어 차후 변동사항이 있는가?
- 장학 프로그램을 연간 행사로 정규화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행사를 지속적으로 활성화시켜 음지에서 묵묵히 책임을 다하시는 소방관들의 애로사항을 전 국민과 공유하면서 ‘함께 웃는 밝은 미래’ 프로그램과 유사한 많은 지원이 뒤따르길 바랄뿐이다. 또 이 프로그램에 더해 순직 및 공상 소방관 자녀를 돕기 위한 새로운 개선안을 모색해 향후 더 획기적인 장학 사업을 추진토록 할 것이다.

동방전자산업은 1966년에 설립돼 지난 40여년간 화재경보기를 전문 생산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 이 분야도 많이 변했을 것 같다. 시장의 확대 가능성 여부와 규모, 그리고 시장의 상황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작년 3월19일 열린 제3회 '함께 웃는 밝은 미래' 장학금 수여식

 - 회사 설립 후 지난 40년간 소방업계는 화재 안전에 대한 국민의 의식이 변화되고 법 조항이 엄격해지면서 신제품 개발 및 해외선진 기술의 도입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차츰 주거 환경이 다양해지고 건설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복잡하고 광범위한 다기능의 공간에 적용되는 제품이 개발됐다. 이로 인해 소방 업계는 더 세분화, 전문화, 규모의 대형화 됐다. 동방전자산업은 99년 세계적 방재 기업인 타이코(Tyco International)에 인수되며 화재경보기 전문 생산업체에서 현재는 고층 빌딩으로부터 대형 에너지 설비, LNG 설비, 석유화학 플랜트 및 원자력 발전소, 시추선, 선박 등까지 다양하게 제품을 공급하는 종합 소방 전문회사로 거듭났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시장이 무궁무진하다. 사찰, 고궁, 박물관 등 국내 문화재들을 보호하기 위한 시설이 아직 열악해 목조 건물 등 화재에 취약한 국내 문화재의 보호를 위한 화재방재시스템의 연구와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또 터널, 지하철 같은 주요시설에 대한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건설 경기가 좋지 않아 많은 건설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 같은 탄탄한 기업이 더 신뢰받고 도약할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한다.

시장이 발전하기 위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요구조건이 높아져야한다. 점차 우리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의식 수준이 올라가고 우리나라의 소방기술이 발전되고 외국의 선진기술들이 계속 들어오게 되면 국민들이 직접 소방시스템을 선택하게 되는 수준까지 올라갈 것이다. 소방이란 불을 끄는 것이 아니고 화재로부터의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것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국민들의 대다수는 불이 완전히 꺼지는 것을 소방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불이 제대로 꺼지지 않으면 제품의 문제를 이야기하게 되는데 그것보다도 화재 발생 시 피해를 어디까지 볼 것이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내 방에 불이 났을 때 내 방 타는 것에서 끝나게 둘 것인가, 내 집 타는 것에서 끝나게 둘 것인가, 불이 번져 위층까지 타버리게 둘 것이냐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미리 계획을 세우고 예방해서 화재의 피해를 최소화 하는 것이 소방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화재를 더 이상 남에 일이라고 가볍게 생각하면 안 된다.

국내 방재산업 분야에서 꼭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이라 보는가?
 - 우리나라에도 초고층 빌딩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다. 건설기술이 발전되고 다양화되고 시설들이 대형화 되다보니 화재가 발생하게 되면 대형 참사로 발전될 가능성이 크다. 건물이 대형화되고 복잡해질수록 재난본부에서 정확한 위치를 빨리 파악하지 못하면 화재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빠르게 발전되는 건설 기술에 발맞춰 소방기술도 빠르게 진화 돼야 한다. 이런 소방 기술 부문을 더욱 업그레이드 할 수 있도록 일부 소방 규제가 완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해외 기술을 좀 더 쉽게 받아들이기 위해서 이미 해외에서 그 성능이 인정돼 널리 사용되고 있는 기술은 국내 도입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추진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으면 한다. 더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신기술, 신제품의 도입을 빠르게 할 수 있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