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장관 이상희)는 지난 3월18일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함께 기습적 국지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에 서해5도서를 아우르는 인천 옹진군(군수 조윤길)은 촉각을 곤두세워 접경해역 ‘서해 NLL 교전 위기’ 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옹진군청은 지역 주민의 안전을 효과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기존 종합상황실을 비상 체제로 가동하고 서해5도서 대피시설을 점검해 유지 보수 관리 계획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재난포커스는 긴박한 대북 상황에 대비하는 옹진군청의 민방위 비상대비태세를 긴급 점검한다.

< 재난포커스 - 장영광 기자  jang@di-focus.com >

	지난 1995년 3월1일 인천광역시로 통합된 옹진군은 100개(유인 25개, 무인 75개) 섬으로 구성됐다. 옹진군은 약 175km의 서해 북방한계선과 빈번한 군사적 충돌을 일으킨 서해 방위전초지역임과 동시에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해양관광개발적지다

옹진군청은 주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NLL 주변 어업 선박 및 군사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주민 피해가 없도록 사전 예방 및 홍보 방안을 수립하는 등 지난 1월21일부터 비상 종합상황실 운영에 들어갔다. 이 상황실은 평시에 자치행정과에서 운영되고 상황 발생 시 군청 본청에 위치한 충무상황실에서 운영된다. 운영기간은 상황 종료 및 별도 지시 때까지이다.

민·관·군 통합방위태세 확립
옹진군청은 상황실을 통해 지방자치단체 중심의 민·관·군 통합방위태세를 확립하고 상황 발생 시 군부대 작전에 차질없이 주민을 통제, 지원할 수 있도록 현장 대응 방안을 유지할 계획이다. 또 상황 발생을 대비, 주민생활에 있어 최소한의 생필품 및 에너지 등을 사전파악하고 긴급지원체계를 준비할 예정이다. 즉 평시에는 옹진군의 자치행정과의 업무를 유지하고 관내 동향파악 및 군사상황을 파악하고 상황발생 시 전시·국지전 상황에 준한 상황실을 운영하는 것이다.

최초 상황 발생 시 부군수가 종합상황실장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상황실을 총괄하는 종합상황반은 기획조직업무를 담당하는 기획팀, 동향관리업무를 담당하는 행정팀, 비상대비업무를 담당하는 총무팀으로 구성된다. 또 각 실·과·소는 비상상황임을 고려해 전직원 복무점검을 강화하고 2~3명의 필수요원으로 각각 상황반이 구성된다. 익일 야간 상황은 당직 체계에 의해 취합보고서가 제출되고 면단위에서는 4시간 단위 동향보고가 부면장 책임 하에 제출된다. 옹진군청은 평시에도 일일 상황보고를 통해 주민동향, 어선 출항 현황, 해상 특이사항 등 주민 안전 대비에 관련된 일련의 사항들을 점검하고 있다.

면장, 민방위경보시설 관리
옹진군 서해5도서의 민방위경보시설은 연평면, 백령면, 대청면 3개소에서 각 면장의 관리 하에 운영되고 있다. 이 시설은 시 경보 통제소에서 일괄 관리 중이며 지속적으로 담당자 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또 옹진군청은 올해 안에 덕적면에 경보시설을 설치할 계획으로 현재 설치 장소를 물색 중에 있다. 옹진군청은 비상사태 발생 시 피해를 효율적으로 예방·복구할 수 있도록 민방위대원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임무고지 및 신속한 동원 대비태세 확립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서해5도서 대피시설 전경. 서해5도서의 대피시설 내부, 노후에 의한 철근부식에 따라 붕괴위험에 노출됐다

특히 접경지역 민방위대원에게는 관내 대피시설 유도요원 지정 및 임무, 주민 통제 방안 등 개인별로 임무를 고지해 비상시를 대비하고 있다. 또 평시 급수시설의 철저한 관리, 운용으로 수질검사 결과가 양호한 비상급수를 확보(243%)하고 있고 전자메가폼, 이동식발전기 등 13종의 민방위 장비를 구비(153%)하고 있다. 하지만 옹진군청은 화생방전 대처를 위한 주민 지급 방독면이 부족한 실정이다. 전문인력 부재 및 인식 부족으로 장비 사용이 제한되고 있다. 김지협 옹진군청 자치행정과장은 “활용방안 홍보 및 교육을 강화하고 부족 물자 확보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서해5도서 주민 배부용 방독면 부족분에 대해 중앙정부 차원에서 구입 지원을 요망한다”고 말했다.

대피시설 현대화 추진 절실
옹진군청은 2월9일부터 14일까지 서해5도서의 대피시설을 안전 점검했다. 옹진구청은 이번 점검을 통해 ▲기존 대피시설의 활용가능 유·무 ▲대피 시설 사용을 위한 진입로 및 주 출입구 등 유사시 편리 이용 가능 여부 ▲ 노후시설 및 폐쇄시설 발생 시 추가 대피 시설 확보 방안을 가늠했다. 안전점검 결과 조명불량 116건, 입구정비 불량 13건, 출입문 및 경칩 불량 13건 등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총 123개소의 대피시설 중 116개(94%)가 조명불량이라는 점, 특히 백령면의 72개소 전부가 조명불량이라는 점은 시설 노후화 정도가 심각함을 방증하고 있다.

옹진군청은 시설 노후화 정도에 따라 우선 ▲도색 및 출입구·입간판 정비 ▲1개소당 휴대용 랜턴 2개, 양초 10갑 구비 ▲파렛트 스치로폼으로 바닥좌석 보강 ▲웅진군 보건소로부터 약 3개월간 사용할 수 있는 구급약품 확보 협조 ▲상수도사업본부로부터 음용수 확보 등을 조치했다. 현재 옹진군에 설치된 비상대피시설은 지난 1974년, 1975년에 설치됐다. 적의 공습으로부터 일시적인 대피의 목적으로 건립된 이 시설들은 노후로 인해 피폭 시 피해 우려 및 유지관리비 확보가 어렵다. 또 집단 취락으로 형성돼 해안포 등의 공격 시 주민 피해가 우려된다.

옹진군청 측은 이를 대피시설의 기능유지 필요성 인식 저하로 인한 관리 소홀이라고 밝혔다. 또 옹진군청은 대피시설 유지 관리 시 관리비 과다 소요 및 민원 발생 가능성에 의한 어려움을 예상하고 있다. 노후 시설에 대한 유지관리 예산이 토지보상 예산 등으로 과다 소요될 수 있고 대피시설 부지 86.9%가 민간소유로 재산권 주장 요구에 대한 민원이 발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점검 결과에 따르면 현재 옹진군의 대피시설은 약 40분 정도의 일시적인 기능만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2시간 이상의 장기적인 대피호로서의 기능은 제한되는 것이다.

이에 옹진군 서해5도서의 항구적인 대피시설 현대화사업 연차별 추진이 절실한 실정이다. 옹진군청은 대피시설 1개 소당 철거에 5000만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200~300명 정도 대피 가능한 2등급 기준 시설로 대피시설을 보강하는 사업비로 10억~15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옹진군청은 점검 결과에 따라 유지 관리 및 철거 등 판단 조치를 하고, 자체적으로 조치가 어려울 경우 인천시를 통해 행정안전부 등 중앙정부 차원의 정밀 진단 및 대책을 건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