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과 같은 대형충격은 기업들의 인프라스트럭처 연결망에 대한 의존도를 보여준다. 전화망, 전기망, 수도망, 가스망, 철도, 고속도로 및 항만은 기업들을 핵심적인 서비스와 공급업체 그리고 고객들에게 연결시켜 준다. 출근 철도가 손상되고 도로가 차단됐으며 가사로 인해 수많은 직원들이 지진 후 수일간 내지는 수주일간 출근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많은 이들이 직장에 갈 수가 없든지 아니면 가족을 위해 음식, 의약품 그리고 주거를 마련하는 데 시간을 투입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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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위기로 몰아넣는 취약성
일본의 대표기업들은 부분적으로는 자신들이 자랑하는 감량생산 시스템(Lean Operation) 즉 공급선으로부터 조립업체에 이르기까지 재화가 즉시 움직임으로써 고급제품을 생산해 나가는 시스템에 기반해 오늘날과 같은 선도 제조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일본 기업들 특히 자동차 업체들의 경우는 공급체인을 조절함으로써 부품들이 조립라인을 통해 움직이는 자동차에 적시에 공급되도록 함으로써 부품재고를 최소로 줄였다. 그러나 1995년 1월17일의 고베 지진은 이 같은 제조업 패러다임의 취약성을 보여줬다.

기업, 취약성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
충격적인 사건에 대한 한 기업의 ‘취약성(Vulnerability)’은 충격의 가능성과 심각성의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 기업들은 다음의 세 가지 기본질문에 대한 답을 통해 자신의 취약성을 평가할 수 있다.
1. 무엇이 잘못될 수 있는가?
2. 이 사태가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인가?
3. 사태가 일어났을 경우의 결과는 무엇인가?

취약성은 너무나 다양하고 상황에 따라 다르며 이를 측정할 수 있는 수단도 너무나 미비하기 때문에 이들을 하나의 ‘기대 취약성’이라는 수치로 나타낼 수가 없다. ‘기대 취약성’은 가능성과 그 결과의 곱으로 계산한다. 가능성과 그 결과가 모두 높은 경우에는 취약성은 최고에 달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드물게 그리고 경미한 결과를 가져오는 사건은 가장 낮은 취약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비즈니스의 기획이라는 차원에서는 중간 정도의 취약성을 가질 법한 사건들도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

한편으로는 가능성은 낮지만 심대한 결과를 가져오는 취약성이 있는 반면 가능성이 높은 반면 충격은 덜한 취약성도 있기 마련이다. 높은 가능성과 낮은 충격을 주는 사태들은 일상적인 경영환경의 일부로써 순간순간의 예기치 못한 소규모의 수요변화, 예상치 못한 생산성 감퇴, 품질결함, 직원들의 결근 등과 같은 일상적인 ‘비즈니스 비용’의 일부를 이루는 비교적 흔한 사건들을 가리킨다. 반면 가능성은 낮지만 충격이 큰 사건들은 일상적 활동 이외의 차원에서 기획과 대응이 필요하다.

충격의 가능성, 충격으로 부터의 회복
취약성과 관련해 앞에서 던진 질문들 ‘무엇이 잘못될 수 있는가?’, ‘이 사태가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인가?’ 그리고 ‘사태가 일어났을 경우의 결과는 무엇인가?’에 대해 기업의 경영진은 아래 사항들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1. 무엇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가?
2. 충격이 생기는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3. 충격의 파급효과를 줄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경영진은 무엇에 중점을 맞추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지진, 허리케인, 파업 및 사보타주 등 충격을 가져올 수 있는 가능한 사태의 리스트를 만들어 우선순위를 매기는 것이다. 두 번째는 생산차질, 핵심부품의 부족 또는 운송망의 단절 등과 같은 충격리스트를 만들어 그 원인 및 결과를 분석하는 것이다. 첫 번째 방식은 문제의 근원을 다루기 때문에 충격의 가능성을 줄이는 측면에서 유용하다. 두 번째 방식은 원인보다는 결과와 그 심각성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만일의 충격으로부터 회복을 고려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공급체인 구조, 공정 및 기업문화 탄력성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예외적인 큰 충격이 실제로는 그렇게 드물지 않다는 것이다. 특정지역에서의 지진과 같은 단 한 가지 형태의 충격만을 본다면 가능성은 낮아진다. 그러나 전체적인 면에서 전 세계에 걸쳐 대규모의 복잡 다양한 공급체인에 의존해야 하는 기업이라면 언제 어딘가에 어떤 형태로든 충격이 생길 것이라는 것은 일상적으로 흔한 일이 된다. 그 결과 기업은 충격의 가능성과 그 결과를 측정하고 보안에 투자하는 한편으로 공급체인의 구조와 공정 그리고 기업문화가 탄력성을 갖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유종기 Deloitte 안진회계법인 Manager, 영국 BCI(Business Continuity Institute) 한국대표, BS 25999 Technical Expert (registered by BSI)

참고자료 : 
ㆍBCM, 비즈니스연속성관리 - A Practical Guide, 전경련 FKI미디어, 2008년 2월
ㆍ리질리언트 엔터프라이즈: 글로벌 기업의 사업연속성확보방안(The Resilient Enterprise), 요시 쉐피 MIT 교수 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역, FKI미디어, 2006년 9월